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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석정 “내 나이에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 역할들 모두 도전하고파”

2017-07-11 15:45:12

[우지안 기자]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배역들이 있었다. 웹툰과 싱크로율 100%를 보여준 ‘미생’의 재무부장, ‘그녀의 예뻤다’의 파격적인 편집장을 포함해 동네 변호사 조들호, 곡성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여태껏 보지 못했던 캐릭터에 황석정의 색깔을 입혔다.

스스로 ‘발연기’ 할 때도 많다고 하지만 그는 맡은 배역을 위해 생소한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채찍질하며 연기하고 있기에 대중은 그를 기억하고 찰나의 순간에도 매료될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가 생각했던 정형화된 모습과는 다른 것을 보여주는 황석정. 틀을 깨기 위해 무명의 시절을 견뎠고 실제로 그의 노력 덕분에 많은 편견이 깨지기도 했음에 틀림없다. 그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Q. 오랜만이에요. 요즘 어떻고 지내고 계시나요?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간간이 출연하고 있고요. 얼마 전에는 여행 프로그램 때문에 베트남에 다녀왔어요. 지금은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영화 촬영 중이에요.

Q. 화보 촬영도 오랜만이죠.

bnt와 화보 촬영을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게 패션에 다양한 경험이 없다 보니까 한 번도 안 입어 본 의상들만 골라서 입게 되는 거예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부분이 어떻게 보면 편견이잖아요. 화보 촬영을 할 때마다 익숙지 않은 낯선 것들을 경험 해보게 되는 것 같아요. 옷을 받고 처음에는 항상 당황해요. 근데 당황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경험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다른 화보들은 다 거절했었거든요. 제 개인 사진도 없고 집에 거울도 없어요. 연기를 하면서도 늘 저한테 놀래요. 어떻게 제 직업이 이런지 저도 모르겠어요(웃음).

Q. 의외네요. 원래 내성적인 성격인가 봐요?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조용한 걸 좋아하긴 해요. 남 앞에서 뭘 한다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주변에 보면 의외로 그런 성격의 배우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Q. 예능 ‘나 혼자 산다’ 출연으로 친근하고 사람 냄새나는 면모를 보여줬어요. 이후로 사람들도 많이 알아보지 않나요?

출연한지는 꽤 됐는데 아직도 ‘나혼자 산다’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죠. 여성 첫 멤버였잖아요. 너무나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줬고요(웃음). 원래 그래야 하는 줄 알았어요. 하나도 빠짐없이 실제 제 모습이었거든요. 저도 제 비주얼에 놀라고 모두가 놀랐을 거예요. 특히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알아봐 주세요. 통쾌했던 면이 있었나 봐요. 제가 출연한 드라마 잘 봤다며 배우로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많아요.

Q. 꾸미지 않았던 모습 덕분에 더 호감이 된 것 같은데요? 예능 섭외도 많이 들어왔었죠?

여러 곳에서 섭외가 들어왔는데 안 했어요. 그중에서도 여성 범죄, 범죄, 심리, 각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토론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 했었고 실제로 고정으로 계속했었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진 않았지만요(웃음).

앞으로 예능 기회가 있다면 철학, 인문학과 같은 부분도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해보고 싶어요. 정치나 역사도 좋고요. 제가 새로운 걸 경험해보고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배우고 보시는 분들도 채워지는 정보성 있는 예능이 있다면 출연하고 싶어요.

Q.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역적’ 월화매 役, 이하늬 씨가 SNS에 역적으로 얻은 가장 큰 선물이 황석정이라는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작품을 통해서 남다른 사이가 된 것 같던걸요.

하늬 성품이 참 선하고 부지런하고 열정적이고 정직해요. 실제로 촬영할 때 하늬가 외로운 역할을 맡았고 제가 계속 옆에 있어주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든 것 같아요. 그 당시 너무 잘 지냈었고 또 국악과 후배다 보니까 여러 가지로 말이 잘 통해서 후배보다 친구처럼 지냈어요. 힘들 수도 있었던 촬영이었는데 재밌게 잘 했던 것 같아요. 하늬에게는 그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하고 싶어요.

Q. 그러고 보니 석정 씨도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서울대 국악과에서 한예종 입학,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인문계 학교 중에 공부만 시키는 고등학교들이 있어요. 그 당시에 저희 학교에서 연극을 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었겠어요. 이대로 졸업하는 건 너무 청춘이 아깝다고 생각해서 한 반에 한 명씩 모여서 학예전에 시화전만 하는 게 아니라 연극이란 걸 올려보자 해서 본적도 없는 애들이 모여 한 달 반간 새벽에 와서 연습했죠. 교장, 교감 선생님이 정말 무서운 분이셨는데 연극을 보시고 흔쾌히 좋다 해주시더라고요. 그 이후로 그 학교에 연극반이 생겼어요. 제가 그 때 허생전의 주인공을 하게 됐고 그게 시작이 된 것 같아요.

작은 사회라 할지라도 못하게 하고 답답하게 하고 창조적인 마인드를 자꾸 꺾어버리고 반복하게 하고 다 같이 획일화되게 만들어 버리는 시스템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고 같이 하고 싶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고 했던 기억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고등학생 때의 일탈이 지금까지 연기를 하게 만든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 때도 연극반에 들어가게 됐어요. 그런 생활이 어두웠던 저의 성격도 많이 바꿔줬어요. 하다 보니까 사회성이 부족하고 편견이 많은 저의 성격을 깨닫게 해주고 같이 사회적으로 만들어가는 공동 작업이잖아요. 여러 가지 좋은 것들을 깨닫다 보니까 안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Q. ‘역적’에서 비파를 연주해야 하는 장면에서 자비로 중국에서 수 백 만원을 주고 비파를 직접 사서 배우고 민화도 그려 넣었다고 들었어요. 모든 작품에 임할 때 이렇게 완벽하게 준비하는 편인가요?

완벽 할 수 는 없어요(웃음). 시대를 보증을 하다 보니까 그 시대에는 궁 안에서 여자가 피리를 불지 않았어요. 그 시대를 찾아봤더니 고려가요가 아직도 많이 구전이 되고 있더라고요. 아직도 전통이 남아 있었고 그때의 악기도 여전히 있었기 때문에 찾아보니까 가장 많이 연주를 했던 게 비파더라고요. 지금은 사장 되다시피 했다가 다시 복구가 됐는데 아직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있고 제가 국악을 했던 사람으로서 조상님들께 부끄럽지 않게 고려가요를 가지고 비파를 연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사모곡 하고 청산별곡을 가지고 악기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과 협의를 해가면서 편곡을 해서 비파 곡을 만든 거예요. 거기는 비파곡이 하나도 안 만든 게 없어요. 그래서 되게 어려웠어요. 비파 악기는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으니까 선생님이 중국에 가서 직접 구입해 오셨죠. 또 거기에다가 민화를 직접 그려 넣었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닐 거예요. 많은 배우분들이 역할에 맞는 것을 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고 그렇다고 절대로 완벽할 수는 없어요. 제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비파만 한 게 아니라 생황도 했어요. 드라마 내용상 생황을 하지는 않았지만 계속 배우고 있어요.

Q. 그래도 실제로 악기를 사서 직접 연주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악기라는 게 금방 해서 배워지는 게 아니잖아요. 비파가 너무 어려워서 지옥 속에 왔다 갔다 했던 것 같아요. 6번 배우고 드라마 시작했는데 아주 큰 코 다쳤죠. 비파는 노래하면서 치는 게 아니라 악기만 치는 건데 저는 노래 곡을 만들었잖아요. 노래하면서 비파를 연주할 때 비파를 쳐다보면 안 되는데 안보면 손이 인지를하기가 어려웠어요. 연기하면서 카메라를 쳐다봐야 하니까 너무 어려운 거예요. 제가 정말 어려운 걸 해낸 거죠(웃음). 마음대로 안돼서 정말 가슴 아프고 속상했어요.

Q. 매 작품마다 짧게 나와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신스틸러’라는 수식어를 남겨요.

어떤 작품을 할 때 누가 안됐으면 좋겠어요. 저한테 어떤 역할이 맡겨졌는데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을 못했을 때 제일 괴로워요. 역할이라는 건 작품 안에서 다른 극적인 역할을 해야 되는 게 있어요. 그 몫을 못해냈을 때 괴로운 거예요. 관계성에서도 있을 것이고 인물의 독특한 성격이라든지 전체적인 작품 안에서 맥락도 알아야 하고 하다 보니까 근데 그것을 못해 냈다고 생각하면 불행하죠. 어느 정도만 해도 안심을 하는데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때 정말 괴로워요. 매 작품마다 느껴요. 발연기 할 때도 많아요. 어떤 작품은 제가 하면서 힘들 때도 있어요. 모든 배우들이 다 잘 할수 는 없거든요. 경험이 많아야 나중에는 자기만의 방법이 생기고 성숙하게 되니까요. 저는 솔직히 얘기해서 1-2년 한 느낌이에요. 아직도 헤매고 있고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Q. 그래도 매 연기마다 호평을 받잖아요.

저만의 무기는 단점일 수도 있지만 저의 생김새인 것 같아요. 조금 배우 같지도 않기도 하고 괴상하게 생겼잖아요. 처음에는 정형화된 배우의 외모가 아니기 때문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었는데 배우가 되고 나니 다른 배우들과 다르다 보이니까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Q.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요?

무술, 액션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원래 액션으로 유명했었거든요. 영화를 먼저 시작했었는데 검술, 창술 등 액션배우처럼 정말 많이 했었어요. 이 나이에도 해볼 수 있는지 도전해 보고 싶어요. 제 나이 또래에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역할들은 다 도전해 보고 싶어요. 그러한 역할들을 하면서 사람들의 편견도 많이 없어질 테고 여성 캐릭터도 많이 확대 시킬 수 있으니까 보람 될 것 같아요. 여전히 틀을 깨고 싶어요.

제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저 같은 여배우가 한다는 것 자체가 틀을 깨는 거였으니까요. 어쨌든 틀을 깨고 여성 캐릭터의 확대, 배우를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을 넓히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싶었거든요. 배우도 그런 역할들에 대한 기회가 잘 없었기 때문에 여자 배우들이 다 똑같고 저 같이 생긴 사람이 배우를 못하고 이런 게 팽배해 있었으니까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넓힐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예요.

Q. 여배우라면 멜로에 욕심이 있을 것 같은데 석정 씨는 어떤가요? 하게 된다면 상대 배우는 어떤 배우와 해보고 싶나요.

저는 의외의 조합이었으면 좋겠어요. 주변에 보면 의외의 조합이 많지 않나요. 어떻게 저 여자가 저 남자랑? 이라는 생각이 드는 조합이요. 근데 작품에서는 그런 조합이 별로 없더라고요. 저는 제가 특별히 못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못생겼다고 하니까(웃음). 저는 그런 틀을 깰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굳이 꼽자면 친한 윤제문과 해보고 싶네요.

Q. 여태까지 안했던 역할 중에서는 어떤 거 해보고 싶어요?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저는 쑥스러워하고 사랑에 빠지고 설레는 모습을 잘 다뤄요. 실제 성격도 그렇고요(웃음). 처음으로 50살이 다 돼서 사랑에 빠진 여자, 어찌할 바 모르고, 순진한 여자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오히려 저한테는 그런 모습을 기대 안 하잖아요. 저돌적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안 그렇거든요.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이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하게 되면 다른 매력일 것 같아요. 어쨌든 제가 코믹한 연기도 많이 했으니까 요즘은 다른 방향으로 계속 넓혀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니까요. 철이 없어서 정신연령이 남들보다 저는 20년 늦어요.

Q. 어떤 부분에서 늦다고 생각하세요?

뭘 깨닫는 부분에서 늦는 것 같아요. 왜 사람들이 화장을 하고, 왜 된장을 담그고 하는 것들을 이제 깨닫고 있어요. 사랑이 뭔지도 몰랐어요. 10년 전에 이해했어야 할 많은 것들을 지금 이해하고 있어요. 대신 늦게라도 깨닫는 순간은 중요하게 생각하죠. 최근에 깨달은 것은 내가 개를 키운 게 아니라 개가 나를 지켜준다는 거예요. 또 모든 일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걸 느꼈어요. 모든 원인과 결과는 저한테 있는 거죠.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뭔가요?

정말 다 소중해요. 못했던 작품, 함께 즐거웠던 작품, 상을 받은 작품, ‘미생’처럼 한 번 출연했는데도 많이들 기억해주시는 작품도 있더라고요. 너무 괴로워했을 때 남을 웃겨야 하는 괴로운 연기를 해야 할 때 매 순간 모든 작품이 기억이 남아요. 대부분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사실 연기는 일이기 때문에 재밌고 신나는 여행이나 쇼핑이 아니니까 내가 못했던 부분, 내가 실수했던 부분, 내가 간과했던 부분, 내가 채우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지났어도 생각을 하게 되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못했던 작품과 준비를 안했던 작품들이 훨씬 마음 깊이 박혀있어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좋은 소리를 들었던 작품들도 언제나 남아 있지만 그것보다 못했던 작품이 더 깊이 박혀 있어요.

고마운 작품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많이 알아봐 주셨던 ‘미생’, ‘그녀는 예뻤다’도 좋았고 이윤복 감독의 ‘비밀’이라는 작품은 잠깐 나오는 역할이었는데 갑자기 채택이 돼서 역할이 늘어나 끝까지 나왔어요. 제가 잘해서 그런지는 모르겠고요(웃음). 그전에도 ‘영덕 우먼스 씨름단’이나 황수정 씨랑 했던 ‘아들을 위하여’라는 작품도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고 너무 즐거웠어요. 그때는 이름을 알리기 전이니까 모두 힘들게 했는데 즐거웠던 것 같아요.


Q. 요리 솜씨가 좋다고 들었어요. 최근 ‘황 바(BAR)’에 다녀간 연예인은 누구고 어떤 음식을 했나요?

‘역적’ 하고 나서 서이숙 선배님, 김진만 감독님 등 스태프와 배우 몇 분 다녀갔어요. 갈비찜, 수육을 하고 샐러드와 전은 반드시 있어야 해요. 동생에게 부탁하기도 하고 저는 소 수육을 잘해요. 손님들이 오시면 무조건 10가지 이상은 요리하고 있어요. 나래 바의 술안주 개념과 다르게 출장 뷔페 느낌으로 대접을 해요. 잔나비 밴드와도 친해서 저희 집에 자주 왔어요. 잔나비 밴드가 ‘식샤를 합시다2’ OST를 했는데 그때 술자리에서 친해졌어요. 그 후로 콘서트도 가고 앨범에 내레이션으로 참여도 했고요.

Q. ‘황 바’에 초대하고 싶은 연예인 있나요?

같이 작품을 했던 친구들을 마음 같아서는 부르고 싶은데 그러면 제가 죽을 것 같아요(웃음). ‘도깨비’에서 같이 귀신으로 나왔던 친구들은 꼭 불러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안 맞아서 못 부르고 있어요. ‘역적’팀은 저번에 제대로 실력 발휘를 못했기 때문에 다시 초대하고 싶어요.

Q. 요리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셨나요?

요리는 기본만 하면 돼요. 정성만 있고 시간만 있으면 너무 쉬워요. 요리는 간맞고 냄새만 없애면 되는 거예요. 따로 요리할 때 팁보다는 저는 소금, 간장, 된장의 기본 간에 충실해요. ‘황 바’의 자랑은 MSG를 쓰지 않는다는 거죠. ‘윤식당’ 같이 ‘황식당’으로 출연해서 배우고 싶기도 하고 1인 방송으로 해보고 싶어요. 힘든 사람들 초대해서 맛있게 음식 만들어 주고 쉬게 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술방’이네요(웃음).

Q. 쉬는 날엔 뭐하세요?

따로 휴식이란 거는 없고 제가 집 주위에 장미를 40그루 이상 키우는데 물 주고 가꾸고 있어요. 가장 마음이 편한 거는 대박이랑 함께 있는 시간이에요. 저에게 진짜 어떻게 휴식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Q. 2년 전 사랑과 결혼을 포기한 상태라고 했었는데 그 생각은 여전한가요?

네. 저는 그쪽으로 운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랑은 저를 항상 힘들게 했어요. 많은 노력과 시간을 가져가고 또 지금 와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제는 더 이상 사랑으로 에너지 소비를 하고 싶지 않아요. 그걸 통해서 뭘 얻고 내 짝을 찾았으면 좋겠는데 모든 사람이 그 복이 있다고 생각 하진 않아요. 저는 누구를 통해서 채워지고 기댈 수 있는 복은 없는 것 같아요. 책임져야 할 사람도 많고요. 내가 나의 반쪽이 되고 내가 나를 스스로 완성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아까 보니 구릿빛 몸매가 예사롭지 않던데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몸매 관리 안 해요. ‘역적’하면서 4-5kg 쪘어요. 저는 어디 운동하러 어디 가지도 않고 조깅도 안 하고 먹고 싶으면 다 먹어요. 배우들은 먹고 싶어도 다 참지만 저랑은 안 어울리더라고요. 생활 근육은 많이 들어서 생긴 거죠. 안찌는 체질은 아닌데 제가 뭔가를 할 때 열정적이어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밥 한 그릇만 안 먹어도 에너지가 확 빠지는 기분이에요. 이제 정말 관리하려고요. 키우는 나무에 물 주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까 늘어져있지 않아요. 가장 좋은 운동은 걷기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너무 더워서 걷기 운동을 잘 못해요. 어떻게 하면 근육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런닝머신은 살 계획이에요(웃음).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저는 이제 배우를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이 경험해서 나 자신을 알게 돼서 긴장되고 못해서 허덕이는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연기하는 것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은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여러 가지 긴장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 나의 편견, 나의 욕심에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에요, 또 나 자신을 정말 잘 아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배우로서 저를 잘 활용할 수 있으니까. 아직은 절 잘 모르고 있는 거 같아요. 사람들에게는 배우다운 배우로 비쳤으면 좋겠어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김연중
의상: 맘누리, 레미떼, 그리디어스
슈즈: 이로스타일
백: 볼드리니 셀레리아
선글라스: 룩옵티컬
주얼리: 티아도라(TEDORA)
헤어: 쌤시크 다란 팀장
메이크업: 쌤시크 정선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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