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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지혜 “예능이요? 부담스럽지만 사람들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아요”

2017-07-13 16:39:57

[김민수 기자] 1990년대 수많은 히트곡으로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그룹 샵(s#arp) 출신 이지혜가 예능인으로 거듭나면서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및 라디오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녀는 자신만의 색을 넣은 입담을 과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네티즌들의 많은 질타와 악플들을 격려와 응원으로 바꿀 수 있었던 요인은 그녀의 거짓된 모습이 아닌 솔직함으로 대중 앞에 섰기 때문이 아닐까. 아픈 상처를 이겨내고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지혜는 앞으로 더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외치며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을 엿볼 수 있었다.

라디오 디제이가 꿈이라는 이지혜. 대중과 함께 소통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Q. 오늘 화보 재미있었나

정말 재미있었다. 여태 하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이라서 신선하더라(웃음). 아무래도 스타일리스트는 내 스타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스타일대로 준비를 하지만 화보 같은 경우에는 새로운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좋다.

Q. 근황

쉬지도 않고 계속 일하고 있다. 최근에 우연히 골프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와서 10박11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에 갔다 왔다. 갔다 와서도 계속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데 몸이 새까맣게 다 탔더라(웃음). 약간 피로 누적이 있지만 괜찮다.

Q. 행복해 보인다

몸이 피곤해도 예전처럼 티를 내는 것이 아니라 큐 사인 들어가면 프로답게 하는 것이 몸에 베여서 조금씩 즐기는 법을 알게 됐다. 현재는 일 하는 게 감사할 정도로 행복하다(웃음). 예전에는 연예인 이지혜와 일반인 이지혜를 나눴다면 지금은 그냥 이지혜인 거다.

그래서 방송이든 아니든 돌아다니다가 누가 말을 걸면 수다 떠는 건 기본이고 앉아서 몇 시간 씩 이야기할 수 있다. 전에는 정말 새침데기였는데(웃음) 내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내려놓으니깐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림들을 그릴 수 있게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예전보다 행복지수가 훨씬 높다.

Q. 얼마 전 프로그램에서 언급했던 생활고에 대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건 최근 몇 년 사이에 힘들어서 그랬던 것이고 샵(s#arp)(이하 샵) 이후에 솔로로도 활동해서 사실 금전적인 수입은 계속 있었다. 하지만 활동이 뜸해지면서 조금 고생을 했을 뿐이지 지금은 다시 일어나고 있다.

현재는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무 바빠졌다(웃음). 그때에 비하면 많이 찾아주시고 그래서 나 또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된다. 또 하나 기쁜 건 샵 이지혜보다 이지혜로 많이 알아주셔서 감사하다는 것이다.


Q. 지금까지 쭉 지켜봐왔던 부모님 반응은

너무 행복해하시고 나에게 많이 의지하신다. 어렸을 때부터 강남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연예인이란 허세가 있었나 보다(웃음). 그랬는데 혼자 살면서 상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다시 부모님과 살게 됐는데 처음에는 안 맞는 부분이 있더라. 그러다보니 부딪히는 것도 많았고 생활 패턴도 맞지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하신다.

Q. 본인이 힘들었을 땐 부모님한테 의지를 많이 했었을 텐데, 보통 딸들은 그러지 않나

내가 의지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의외로 내성적인 부분이 있어서 굳이 기대거나 부탁하는 것을 좀 민망해하는 스타일이다. 정말 힘들었을 때 주위 언니들한테 도움을 받긴 했지만 대부분 혼자 감당하는 스타일이다. 워낙 어렸을 때 데뷔를 해서 사회생활을 빨리 경험하다 보니 많은 것들을 알게 됐고 스스로 터득하게 되더라.

Q. 최근 KBS2TV 상반기 결산 특집 ‘가요톱텐X뮤직뱅크’에서 걸그룹 나인뮤지스와 무대에 올랐더라. 오랜만에 오른 소감은

어떻게 잘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어쨌든 계속 무대를 섰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있긴 있었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떨리진 않았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려고 하니 떨리더라(웃음). 리허설 때는 완전히 망했고, 또 연습할 시간도 하루 밖에 없었다.

그때가 말레이시아에서 바로 온 터라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목도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가수는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내 나름대로 철칙이 있기 때문에 라이브로 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뿌듯하더라(웃음).

Q. 샵 데뷔 당시 여자 아이돌 보컬 순위를 매긴다면?

그때는 잘하는 가수들이 많았다. 아마 나는 4, 5등정도(?)(웃음) 바다 씨랑 옥주현 씨가 라이브를 워낙에 잘했고 그 뒤로는 아마 내가 나서볼 수 있었던 것 같았는데, 노래 부심이 좀 있었다.

Q. 만약 모든 여건이 갖추어진다면 다시 샵으로 활동할 생각은 있는지

사실 나는 지금도 샵을 잊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계속 놓지 않고 가고 싶다. 내가 무대를 설 수 있는 것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도 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샵 발언에 대해 고민이 많다. 방송이나 매체에서도 언급을 하는데 내가 어느 순간 그들이 원치 않은데 굳이 발언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실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나는 너무 하고 싶지만 상대가 어떠한 상황 때문에 못하는 건데 계속 언급을 하게 되면 미안함도 있고 또 내가 재촉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괜히 관계들이 더 어색해지지 않을까 한다.

힘든 상황에서 화해를 했고, 겨우 화해를 해서 유지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더구나 내가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샵에 대해 발언하는 것들이 굉장히 조심스럽다. 내가 자꾸 이런 발언을 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고민이다. 솔직히 아직도 어렵다(웃음).

Q. 이지혜에게 샵이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샵 노래를 부르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어쨌든 샵으로 시작을 했고 나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샵 노래를 했을 때 댓글을 남기는 네티즌들을 보면 그때가 생각이 난다면서 감동적이라고 말을 해주는데 그럴 때 내가 누군가에게 행복감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샵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그룹이었다고 생각한다.


Q. 샵 노래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다 좋은데(웃음) 베스트를 꼽으라면 ‘내 입술...따뜻한 커피처럼’이다. 잊지 못한다. 심지어 92년생인 내 동생이 이 곡으로 힐링 한다고 하더라.

Q. 비디오스타, ‘난자왕’ 언급 주위 반응

사람들이 다 웃기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좀 불안했다. 나이도 있고 주위 언니들도 결혼해서 아이 낳은 거 보면 너무 예쁘고 그래서 고민을 좀 하다가 겁이 나서 시작을 했는데 알고 보니 난자왕이더라(웃음). 솔직히 소문내고 싶었다.

예능을 하다 보니 여자로서 숨길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나는 예능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들이 좋다. 또 어떻게 보면 좋은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밝혔다. 다행히도 다들 좋아해 주시더라(웃음). 그리고 난자왕이다 보니 다신에 욕심도 생긴다.

Q. 절친 백지영, 얼마 전 출산했던데

언니가 의외로 방송을 빨리하고 싶은 모습을 보이더라(웃음).

Q. 이성 관계 그리고 결혼

솔직히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이 있는데 일부 알려져 있는 회계사는 아닌 일반인이고 평범한 회사원이다. 올 가을에 결혼할 예정인데 아직 상견례도 안 했다. 나는 남자를 볼 때 성품이 좋은 사람을 보는데 이 사람 정도 성품이면 평생 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결혼 생각이 들더라(웃음). 외모는 많이 안 보는 편이고 얼굴보다는 마음이 훈남이다.

Q. 혹시 속도위반?

지금 속도위반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급하다. 내가 방송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웃음).

Q. 관심사

관심사도 지영언니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다보니 결혼이 사실 가장 큰 관심사다. 그리고 방송을 어떻게 재미있게 할지 고민이기도 하고, 특히 예능을 하다보니깐 어떻게 살려야할지 생각을 많이 한다. 심지어 꿈을 꿨는데 멘트를 살리지 못해서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웃음). 나도 몰랐는데 어느 순간 예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라. 부담이긴 하지만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Q. 센 언니 이미지, 실제 본인 성격

강한 부분이 있긴 있지만 예전부터 상처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나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것들이 생기더라. 내가 아프지 않으려면 내가 강해져야 된다. 그러다보니 내성도 생기고 연륜이 쌓이면서 노하우가 생기니깐 강해보이더라. 또 강해지고, 난 센 언니가 맞지만 부드러운 부분은 있다.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양보와 배려심이 있다. 내 스스로 겸손하지 못하면 여기선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

Q. 이루고 싶은 목표

라디오 디제이를 하고 싶다. 어렸을 때 내 말에만 급급해서 듣는 귀가 없었는데 어느 샌가 남의 말도 집중해서 들어보니 재미있더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도 귀가 열리기 시작한 것 같다. 대중과 소통을 하고 싶다. 슬픈 일, 기쁜 일, 행복한 일 등 사소한 것들까지 함께 공유하고 싶다.

Q. 하고 싶은 말

고여 있는 물이 될까봐 고민을 한다. 경험상 내가 조금 잘 되면 남의 이야기를 안 듣기 시작하더라.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계속 발전하는 사람이고 싶다. 예능이건 노래건 내 스스로 노력을 하려고 하고 후배, 선배들 관계에서 잘 조율하는 지혜로운 연예인으로 되고 싶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나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김태양
의상: CH 캐롤리나 헤레라, 맘누리, 레미떼
슈즈: CH 캐롤리나 헤레라
주얼리: 바이가미
선글라스: 룩옵티컬
시계: 망고스틴
파우치: 토툼(TOTUM)
헤어: 제니하우스 프리모점 박현숙 부원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프리모점 한나 실장
장소: 이태원 더 방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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