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박재정, 원석에서 보석으로

2017-07-20 16:45:52

[우지안 기자] ‘슈퍼스타K 시즌 5’ 우승을 거머쥔 후 공백기를 가지며 박재정은 원석에서 보석으로 다듬어졌다. 목을 혹사 시켰던 창법을 바꿨고 애절한 멜로디에 더해진 감정은 더욱 깊어졌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고 이제야 비로서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했다.

음악 할 때와는 또 다른 반전 매력까지 갖춘, 예능에서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음악도, 예능도 욕심 많은 이 청년, 누구에게든 친근한 사람이 되고 싶다며 특유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진짜 하고 싶었던 발라드 노래,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5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박재정과 함께한 시간을 들여다보자.

Q. 오늘 화보 촬영 어땠나요?

일단은 굉장히 오랜만에 화보를 찍었어요. 패션에 관심은 많지만 잘은 모르거든요. 많이 찍어보고 싶고 제가 지금 어리잖아요(웃음). 박재정의 젊은 날을 기록하는 느낌이라서 너무 좋아요.

Q. 촬영 끝나고도 스케줄이 있다고 들었어요. 요즘 바쁘게 지내는가 봐요.

신곡 나온 지 3주 정도 됐어요. 음악 방송을 하고 있고 방송 스케줄도 하고 있고요. 저도 알리고 노래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슈스케5’ 우승 후 어떻게 지냈나요. 공백 기간이 길었잖아요.

오디션 프로그램 끝나고 난 후 댄스 가수로도 잠깐 활동 했었죠. 원래는 발라드 가수로서의 꿈이 컸는데 그 부분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의기 소침했었고 자존감도 낮았던 시간인 것 같아요. 여론의 관심은 높았지만 사랑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뭔가 무게 있는 이미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미스틱에 들어오고 나서 저를 내려놔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역 가수지만 음악으로서는 아직 학생인 것 같아요. 미스틱 스쿨에서 계속 배우고 있는 셈이죠.

Q.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점이 인상 깊어요.

이곳 저곳에서 저를 알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음악은 음악대로 진지하게 하면 되니까요. 회사에도 김영철, 서장훈 형처럼 방송을 잘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배울 점도 많고요. 특히 윤종신 선생님은 예능도 잘하시지만 본인의 예술성도 지키고 계시기 때문에 저 또한 좋은 선생님을 만난만큼 선생님처럼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음악이랑 예능은 다른 직업의식이잖아요. 음악은 위로를 해주는 반면 예능은 재미와 행복을 주니까요.

Q. ‘라디오 스타’ 엉뚱한 이미지로 각인됐잖아요. 원래 엉뚱하다는 얘길 많이 듣나요.
엉뚱하다는 소리를 듣긴 하는데 마냥 그렇지는 않아요. 감사하게도 제 분량을 많이 내보내주셨어요. 사실 그때 방송도 오랜만에 하는 거라 엄청 떨렸어요. 공중파 예능은 처음이라 전날 잠이 안 오더라고요. 또다시는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에 맞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얼마 전 출연했던 ‘해피투게더 3’에서 에디킴 씨가 재정 씨가 평소에 옷을 못 입는다고 지적했던데 어떻게 생각해요?

옷은 좋아하는데 입는 거엔 관심이 없어요. 원래 돈을 쓰던 거에만 쓰는 타입이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축구를 좋아해서 유니폼을 모으고 있는데 그것도 입지는 않고 보관만 하고 있어요. 벌써 10년째 취미로 모으고 있는데 그런 데에만 돈을 쓰지 제가 입을 옷을 사는 거엔 영 관심이 없어요. 늘 입던 거만 입고요(웃음).

Q. ‘해투3’에서 유재석 씨도 처음 만났죠? ‘유재석도 인정한 야망남’으로 나왔던걸요.

카메라가 켜지면 무조건 리액션이라도 해야 된다는 사명감이 생겨요. 당연히 다른 출연진들이 얘기를 할 때는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게 기본인 것 같고요. 방송이라고 위축돼서 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하다 보니 그런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아요.

Q. 예능인으로서 욕심이 있나 봐요. 이것도 윤종신 씨의 영향인가요?

그럼요. 방송도 많이 하고 싶고요.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으면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도 하잖아요. 저는 그게 윤종신 선생님이었어요. 안경도 잘 어울리고 싶어서 세뱃돈으로 안경도 사고 그랬어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이 다 안경을 썼거든요. 김동률, 정준일, 성시경 선배님까지 전부 다요.

Q. ‘라디오 스타’에서 한국어 실수를 보고 교포라 생각했는데 돈암동 출신으로 밝혀졌죠.

혀가 짧아서 그랬던 걸까요? 어눌한 발음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웃음). 콘셉트는 아닌데 실제로 외국에서 살았던 건 1년 4개월이에요. 영어도 잘 못하고요(웃음).

Q. 이제 음악 이야기도 해볼까요. ‘시력’을 발표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우선 창법 변화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들려드린 제 목소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그 창법은 제 목에 안 좋았던 창법이라 부드럽게 푸는 연습을 했어요. 처음엔 음악을 할 때 감정을 넣어야 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몰랐었어요. 선배님들께서 연기랑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말투나 발음, 강약 조절까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어요.

Q. 애절한 발라드 노래, 재정 씨도 이별에 대한 아픔을 겪어본 적 있나요?

큰 이별을 겪어보지는 않았더라도 사랑은 해봤으니까 그 감정이 뭔지는 알거든요. 좋아하면 그 사람이 생각나고 때로는 그 사람 때문에 힘든 게 잊혀 지기도 하니까요. 오랫동안 좋아했는데 스스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느꼈던 감정도 이별의 감정과 비슷할 것 같아요. 노래할 때는 가사를 생각해요. 가사의 흐름이 있거든요. 윤종신 선생님 노래는 결코 처음부터 헤어졌다고 얘기하지 않아요. 이야기의 흐름이 있어서 그 감정을 따라가는 거죠.

Q. 윤종신 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재정 씨에게는 어떤 존재인가요.

무서워요. 음악 할 땐 무섭고 냉철한데 일상생활에서는 너무 좋은 스승님이에요. 사실 제가 찬양해서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웃음).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 때부터 좋아한다고 했었고 종신 선생님께서 쓰신 노래를 많이 불렀거든요. 그 노래를 부르는 게 행복하고 좋았는데 선생님께서 알아봐 주신 거죠.


Q. 듀엣 경험이 없진 않지만 앞으로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요?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이라면 무조건 함께 하고 싶고요. 기회가 된다면 백예린 씨와 해보고 싶어요. 나이 또래도 비슷하고 곡도 너무 잘 쓰시고 음악을 들어보면 왜 함께하고 싶은지 답이 딱 나오거든요(웃음).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목소리도 너무 좋고요. 함께할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아요.

Q. 소속사에서 친하게 지내는 가수는 누군가요?

다 친하게 지내는데 에디킴 형은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아서 신기해요. 만나면 음악적인 것들을 제가 많이 물어보죠. 뭔가 대학교 과선배 같은 느낌이에요. 잘 챙겨주는 형인데 저는 형한테 생일 선물을 줬었는데 형은 저한테 생일 선물을 안 줬어요(웃음).

또 친하게 지내는 크루가 있어요. 로이킴, 박보람, 김필 형이랑 자주 봤죠. 필이 형은 지금 군대가 있어서 자주는 못 보지만요. 보통 밥 먹으러 가서 주구장창 수다 떨면서 놀아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함께 음악을 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Q. 혹시 지금 연애 중인가요?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요?

아니요. 그동안 연애 관련해서는 잘 안 풀렸던 것 같아요. 이상형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홍수현 씨요. 어렸을 때 사극 드라마에서 한복을 입은 장면을 스치듯이 봤었는데 그때 반했어요. 뭔가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환상 속에 있는 분이시고 한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Q. 웹 예능 ‘눈덩이 프로젝트’에서 NCT 마크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유니크하고 그 친구가 가진 파워가 있는데 그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저보다 어리지만 훨씬 어른스럽고 프로답고 배울 점이 많아요. 음악적으로 천재인 것 같더라고요. ‘눈덩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요?

보여드리고 싶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요. 그런데 그게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는 없는 거고 들어주는 사람의 입장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좋은 5분이 되고 싶어요. 누구든 제 노래를 들어준다면 그분들의 인생에서 5분을 투자해준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해주신 만큼 제가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지 지속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조형근, 강수정
의상: FRJ Jeans, 자라, 소윙바운더리스
슈즈: 하티스, 팀버랜드
선글라스: 블랙까발리에 by 모다루네쯔
시계: 잉거솔
헤어: 보이드바이박철 재영 디자이너
메이크업: 보이드바이박철 송이 실장
장소: 이태원 더 방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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