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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티아라 효민 “팬들에게 받은 사랑 더 크게 돌려주고 싶다”

2017-07-27 15:17:35

[허젬마 기자] 그녀는 유난히 말 사이에 공백이 길었다. 말 한마디를 내뱉는 것 조차 무척 조심스러워 하던 그녀가 팬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처음으로 말에 속도가 붙었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인사치레로 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최근 신곡 ‘내 이름은’으로 5년만에 1위에 오른 것도 모두 팬들 덕분이라며 겸손히 공을 돌리던 그녀, 티아라 효민의 이야기다.

수많은 아이돌 사이에서 탑의 위치를 누리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녀에게 지난 몇 년은 꽤나 마음 쓰린 시간이었으리라. 그러나 효민은 말한다. 자신이 누리는 이 작은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땅은 비 온 뒤에 더 굳는다고 했던가. 한층 단단하고 성숙해져 돌아온 티아라 효민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Q. 화보소감

벌써 bnt와 세 번째 작업이다. 항상 색다른 콘셉트를 시도해보는 것 같아서 재미있다. 내 나름대로는 고수하는 스타일이 있어 다양한 변화를 잘 시도하지 않는 편인데 이렇게 화보를 통해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어 즐거웠다.

Q.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흑백 느낌으로 찍었던 컷. 원래 흑백사진을 좋아한다. 흑백 특유의 차분하고 감성적인 느낌이 참 좋다.

Q.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것 같더라

요즘에는 활동하느라 많이 못 찍고 있는데 사진에 관심이 많다. 필름 카메라로 직접 찍어서 인화를 하기도 하고. 너무 스피드하고 트렌디한 것보다는 옛날 감성의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다.

Q. ‘효민’ 하면 옷 잘입는 연예인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는데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은?

글쎄. 나는 스스로가 옷을 막 잘 입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색채 놀이를 좋아했었다. 그래서인지 옷을 입을 때도 컬러 매칭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 컬러란 게 꼭 옷의 색깔 뿐 아니라 포인트로 주는 아이템의 색이 될 수도 있고 모자나 가방 같은 소품이 될 수도 있는 거고.

그리고 입었을 때 나와 잘 어울리는 게 중요해서 신상품이나 이런 건 관심도 없고 잘 모른다. 게다가 요즘은 쇼핑을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더 잘 모르겠다(웃음). 철 지난 옷이나 유행에 민감한 편이 아니라서 그냥 손이 가는대로 편하게 입는 편이다.

Q. 요즘 관심사는?

드라이브랑 요리. 혼자 차에서 있는 시간이 참 좋더라. 목적지나 갈 곳을 정해두지 않고 서울 시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곤 하는데 혼자 운전하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좋은 것 같다. 면허를 딴지 오래되지 않아서 한창 운전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웃음).

요리 같은 경우는 집에서 음식을 자주 해먹는 편이라 이것 저것 다양하게 만들어보고 있는데 하다 보니 실력도 늘고 재미있더라. 그 중에서 제일 자신 있는 메뉴는 닭볶음탕. 먹어본 사람들이 다들 맛있다고 하더라(웃음). 보통은 한식 위주로 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메밀 등 일식 종류도 시도해보고 있다. 나중에 결혼하면 주방에 욕심을 많이 부릴 것 같다. 예전에는 백화점에 가는 옷만 눈에 들어왔는데 요즘은 그릇이나 음식 소스 등 주방용품에 눈길이 가더라(웃음).


Q. 각선미 좋기로도 유명하지 않나. 관리팁이 있다면?

간단한 노하우인데 옷으로 몸매의 결점을 가리거나 혹은 드러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가 좀 부은 것 같은 날에는 긴 바지나 롱스커트로 가려주고 좀 괜찮다 싶은 날에는 과감하게 드러낸다(웃음).

Q. 자신 있는 신체 부위는?

음.. 힙? 하하. 내가 보니까 살이 찌면 허벅지랑 엉덩이부터 찌는 체질이더라. 처음에는 스트레스였는데 주위에서 좋은 거라고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장점으로 여기게 됐다. 나도 이제 성숙해지는 나이가 되다 보니 좋게 여겨지더라(웃음).

Q. 최근 발매한 신곡이 5년 만에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다.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 기분이 어땠나

전혀 예상을 못했다. 후보군에 올랐다는 소리에도 정말 아무런 기대 없이 뒤에 가만히 서 있었는데 갑자기 1위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멍해지더라. 솔직히 1위를 한다는 게 앞으로는 불가능할 거라는 생각이 은연 중에 있었다. 예전에도 1위를 해봤지만 그때의 감사와는 차원이 다르게 큰 감사로 다가오더라.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Q. 요즘은 어떻게 지냈나

앨범 활동이 끝나고 개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아마 조만간 예능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공연도 있어서 해외 팬들도 만나러 갈 예정이다.

Q. 티아라 멤버들이 이제는 자매 같겠다

그렇다. 눈빛이나 말투만 봐도 다 아는 사이가 됐다. 처음에는 비즈니스로 만난 사이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훨씬 이상의 사이가 됐다.

Q. 멤버들마다 잘 통하는 부분들이 다를 것 같은데

지연이하고는 게으름 피우는 게 잘 맞다(웃음). 같이 룸메이트를 5~6년 정도 했었는데 같이 누워있거나 퍼져있는 게 잘 맞았다. 은정 언니는 청소를 정말 잘 하는데 나도 청소를 할 땐 또 확실하게 하는 편이라 그런 부분이 잘 맞았고. 큐리 언니는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것처럼 정말 독특한 사람인데 실제로는 정말 유머스럽고 재미있다. 신비로운 이미지와 달리 허당끼도 있고 동네 아저씨 같은 성격이 있다(웃음). 공주처럼 꾸미는 걸 좋아하기도 하면서 또 엄청 알뜰살뜰해서 생활력도 좋고. 매력이 많은 언니다.

Q. 그러면 멤버들이 보는 효민은 어떤 캐릭터?

그때그때 다른 것 같은데 재미있을 때는 분위기 메이커? 하하. 그냥 재미있는 언니이자 동생인 것 같다. 낯가림이 엄청 심한 편인데 친해지면 또 안 그래서(웃음).

Q. 티아라 멤버 외에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소녀시대 친구들이 나이대가 비슷해서 친하게 지낸다. 특히 유리나 써니는 밖에서도 자주 보는 편이고.

Q. 음주도 즐기는 편인지?

좋아한다(웃음). 소주도 좋아하고 와인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술안주를 너무 좋아해서 그날그날 먹고 싶은 안주에 따라 술을 고른다(웃음).


Q. 어느덧 데뷔 9년차,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

그게 참 기분이 이상하더라.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에서는 우리가 제일 선배팀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더라. 기분이 좋고 안 좋고가 아니라 그냥 묘했다. 세월이 무척 빠르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인지 후배 가수들이 무대에 서는 걸 보면 그렇게 귀엽더라. 예전에 선배님들이 우리를 볼 때도 이런 생각이 들었나 싶기도 하고. 그냥 보고 있으면 부럽다. 그 젊음이(웃음). 나도 분명 그 나이일 때가 있었는데 그땐 그 젊음이 얼마나 좋은 건지 잘 몰랐던 거 같다. 물론 선배님들이 이런 말 들으면 웃으시겠지만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그냥 후배들 보면 예쁘고 부러운 감정이 들더라(웃음).

Q. 그래도 누구보다 꽉 채운 20대를 보내지 않았나. 후회되는 부분도 있나?

후회는 없다.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면 좋을 거 같긴 하다(웃음). 다른 게 아니라 그냥 더 그때의 상황을 감사하게 여기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난 촬영을 가든 해외 공연을 가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그동안 내가 많은 걸 놓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시간이 정말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Q. 눈여겨 보는 후배가 있다면?

레드벨벳 친구들. 노래도 좋고 너무 상큼하더라.

Q. SNS로 팬들과 소통도 활발히 하던데.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한 명만 콕 찝어 이야기 하기에는 다른 팬들이 서운해 할 것 같다. 우리 같은 경우는 팬들이 많다기 보다 골수팬들이 많다. 그래서 이제는 웬만하면 그들의 이름을 다 안다. 심지어 팬사인회를 할 때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적어줄 정도니까(웃음). 중국팬 이름은 아직 좀 어려워서 잘 못 외우고 있는데 일본팬들이나 한국팬 이름은 거의 다 외웠다.

우리에게는 사실 가족, 스탭들, 그리고 팬들이 전부다. 팬들이 티아라의 존재 이유라고까지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선택한 직업이지만 팬들이 주는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거다. 얼마 전 1위를 한 것도 팬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가능한 거였고. 그래서 우리가 1위에 호명이 됐을 때 팬들이 마치 월드컵 4강 진출한 것마냥 부둥켜 안고 울었다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고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라. 항상 고맙고 또 고마운 마음이다.

Q. 얼마 전 한 기자간담회에서는 “티아라는 내 청춘의 전부”라는 말을 했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과 똑같은 삶을 살고 싶나?

물론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그래도 기쁜 날이 더 많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 이상으로 커다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기에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거 같다. 실력만으로 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건데 운이 참 좋았다.

Q. 이상형은?

수수한 사람이 좋다. 대화가 잘 통하고 솔직담백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눈치가 빠른 편이가 대화를 할 때 상대가 뭔가를 자꾸 꾸미려고 하면 그런 게 눈에 다 보이는 편이라 솔직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Q. 30대를 목전에 앞두고 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매 순간을 감사하게 여기며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힘든 일 조차 즐기면서 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보다 자신감도 더 높아졌으면 좋겠고. 이게 내면에 있는데 감춰져 있는 거면 좋겠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을 팬들과 함께 보내다 보니 군대 다녀온 친구도 있고 결혼해서 아이를 데리고 오는 친구들도 있다. 예전에는 팬들이 우리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들이 오히려 우리의 사랑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보니 하나라도 더 챙기게 되고 마음껏 사랑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앞으로 오랜 시간 같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홍도연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석지혜
의상: 스타일난다, KKXX, 마벳
슈즈: 제프리캠벨
액세서리: 악세사리홀릭, 도나앤디
선글라스: 에르하트 by 모다루네쯔
시계: 망고스틴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김수민 디자이너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민영 실장
장소: 살롱드도나 도나앤디 플래그십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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