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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근 “현재 무모한 도전 중, 더 나은 성공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만들 것”

2017-08-11 11:54:32

[신연경 기자] 이처럼 바른 사람이 어디 있을까. 선한 이미지에 부족한 것이라곤 없을 것 같던 방송인 김정근.

13년간 MBC 아나운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똑 소리 나는 진행을 선보이던 그가 최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보여주는 모습은 참으로 어색하다. 모든 게 서툴고 불안한 초보 아빠로 대중들에게 다가와 꾸밈없는 일상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이 남아 있는 그의 새로운 시작이 아직은 미약하지만 김정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당찬 용기와 준비된 자세를 보면 그 끝은 더욱 빛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bnt와 첫 화보 촬영 소감

처음으로 여러 가지 스타일을 바꿔가면서 화보 촬영을 진행해봤다. 색다른 경험이었고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아무래도 뉴스나 스포츠, 교양 프로그램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셔츠에 정장 바지를 착용한 두 번째 콘셉트가 가장 몸에 익숙했다. 반바지를 입고 풀어진 느낌의 콘셉트는 앞으로 활동을 하면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인데 아직 몸이 많이 굳어있는 것 같다.

Q. 요즘 근황

최근에 SBS ‘동상이몽2’에서 육아 대디로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고 얼마 전 tvN ‘수상한 가수’에도 출연해 녹화를 마쳤다. 이전의 정형화된 모습보다 자유롭고 의외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여기저기 얼굴을 비추고 있는 중이다.

Q. 의외라면 어떤 모습인가

그동안 모범적이고 착한 교회 오빠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앞으로 좌충우돌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모습이 내 안에 많이 있을 것 같아 꺼내보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생각보다 유머감각이 많은 편이다. (웃음)

Q.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

처음 섭외가 왔을 때 프리랜서다 보니 바로 승낙했다. 한편으론 집안을 다 노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더라. 메이크업도 안 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에서 시청자분들께 나의 어떤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궁금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 아이가 많이 어리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아빠가 힘들게 키웠다는 증거로 보여줄 거다. 추억 플러스 생색내기용이다. (웃음)

Q. ‘동상이몽2’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대부분의 가정은 남자가 밖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환경이지만 지금 나의 모습은 완전히 역전된 모습이지 않나. 아직 아이를 돌보는 게 서툴지만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아빠의 모습을 편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정말 꾸밈없이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많이 공감하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신혼부부는 달달하지만 아이가 있는 부부의 생활에는 육아전쟁이라고 할 만큼 미묘한 충돌들이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한 문제점들이 우리 부부를 통해 보인다면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와 해결방안을 알 수 있지 않을까.

Q. 서로의 입장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통해 아내 이지애가 알아줬으면 하는 점

아이와 단둘이 있을 때 쉬는 게 아니라는 점. 나름 아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겠지만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해줬으면 좋겠다. 딸만 예뻐하지 말고 남편 베이비도 우쭈쭈를 원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웃음)

엄마는 아이가 편안하고 안정적이었으면 좋겠고 아빠는 모든 행동들이 서툴다 보니 엄마의 눈에 차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 차이를 점점 좁혀가는 게 가족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Q. 반대로 워킹 맘 아내를 바라보는 마음은 어떤지

아이를 키우는 동시에 일을 한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안다. 특히나 밤에는 아내가 아이를 전담하고 있어 잠도 제대로 못 잔 채 나가서 일을 하고 온다.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 텐데 사랑으로 극복을 하는 모습을 보면 여자가 엄마가 되는 순간이 정말 위대하다고 느낀다.

Q. 독박육아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

아무래도 첫아이다 보니 모르는 게 많아 아이가 원하는 부분을 즉각적으로 채워주지 못해 힘들다. 또 엄마와 다르게 손길이 어설프기 때문에 아이가 불편하게 느끼더라. 최고의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과 다르게 해주는 것들이 아이에게 백 퍼센트 만족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Q. 아이가 너무 예쁘다. 7년 만에 얻은 사랑스러운 딸 자랑한다면

일단 아이가 너무 착하다. 많이 칭얼거리지 않고 엄마, 아빠를 편하게 해준다. 모든 부모님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존재 자체가 자랑이고 사랑스럽다.

나와 아이가 딱 마흔 살 차이가 난다. 아이가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건강관리나 외적인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물리적인 시간은 어쩔 수 없지만 정서적으로 더욱 친밀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Q.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나. 출연 중인 아이들 중 딸의 남자친구로서 인정할 만한 아이가 있다면

그 프로그램을 지금 잘 안 보기 때문에 어떤 아이가 출연 중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는 친구는 샘 해밍턴 씨의 아들 윌리엄이다. 밝고 명랑한 기운의 친구가 딸아이와 잘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남자는 모두 늑대라고 조기교육을 시킬 거다. (웃음)


Q. 추자현-우효광, 이재명-김혜경 부부와 함께 출연, 다른 부부와 다르게 김정근-이지애 부부만의 강점은?

아직까진 방송에서 우리 부부만의 강점이 보이지 않았다. 육아라는 예민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날이 세워진 모습만 나왔다. 둘만의 모습만 봤을 때는 꿀 떨어지는 모습과 아이처럼 장난치는 모습이 많이 있는데 그런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우블리가 결혼한 지 2개월 차라 꿀이 많이 떨어지지만 진짜 꿀 떨어지는 모습은 우리 부부처럼 8년 정도 숙성돼야 진짜 예쁜 모습인 것 같다. (웃음)

Q. 결혼생활 8년 차 변함없는 잉꼬부부의 모습 보여주고 있다. 둘만의 비밀이 있나

초반에 많이 다투면서 대화를 많이 하고 같은 취미생활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된장, 간장이 발효되면 더 좋아지듯이 오랜 시간 부딪치고 배려하면서 숙성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아내가 혀 짧은 소리도 많이 내고 애교 있는 행동을 잘 하는 편이다. 이런 모습도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웃음)

Q. 그럼 평소 아내 이지애 씨의 성격은?

부지런하고 깔끔하지만 덤벙대는 모습도 많이 있다. 남편에게 애교도 많고 사랑에 굶주려있는 동물이다. (웃음)

Q. 아내를 위한 이벤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아무래도 프러포즈했던 이벤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 프러포즈를 위해 피아노를 세 달 동안 배웠고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줬다. 또 아내를 위해 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준비하고 계획한다. 프러포즈 이후 큰 이벤트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아내를 배려할 수 있는 가장 큰 나만의 이벤트다.

Q. 원래 좀 로맨틱한 편인가

그렇진 않다. 세심하고 좀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다.

Q. 얼마 전 미스코리아 진행을 맡았는데 오랜만에 MC로 서게 된 소감

먼저 미스코리아라는 전통적인 대회에서 오현경 씨와 토니안 씨와 함께 진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역시 나는 생방송 무대에 서야 하는구나 싶었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약간의 긴장감이 정말 짜릿하고 뿌듯하더라. 생방송 무대는 비로소 나의 존재 이유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고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경연 프로그램도 해보면 잘 할 것 같다.

Q. 은행, 패션회사의 직업군을 거치며 아나운서가 된 계기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은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연수원 생활 중간에 그만두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패션회사에 입사해 잘 다니다가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더라.

고민하던 중에 대학생 때 학교 아나운서로 활동을 했던 좋은 기억이 있었고 딱 한 번만 아나운서 시험에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MBC에서 불러줘 13년 동안 행복하게 아나운서 생활을 보내게 됐다.

Q. 스포츠 뉴스나 해설위원으로 활동을 많이 했다. 그 부분으로 특화된 강점

특히 스포츠 분야의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훈련이 잘 되어있고 능력 또한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의 같은 경우 장비의 성능이 중요하지 않나 그러한 부분에서 나라는 장비를 설치하면 시청자나 청취자들이 똑같은 현상이더라도 더욱 생생하고 흥미진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옵션의 준비는 끝났다. 그냥 가져다 사용하면 된다. (웃음)

Q. 특별히 좋아하는 스포츠가 있나

축구, 배구 등 구기 종목을 좋아한다. 어머니가 배구선수 출신이셔서 자주 즐겨봤고 축구는 중계를 많이 맡으면서 좋아하게 됐다. 또 요즘에는 격투기가 너무 재밌더라. 쌓여있는 답답함과 나이가 들면서 점점 떨어지는 힘 때문에 격투기를 보면서 통쾌함과 젊음에 대하여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Q. 프리를 선언한 이유

오랜 시간 회사를 다니면서 다양한 방송을 해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폭이 좁아지더라. 전형적이고 규격에 맞춰진 방송과 지금 내 나이로는 할 수 없는 방송들이 점점 생겨나는 게 사실이다. 회사를 나와 좀 더 자유롭게 방송에 도전하고 싶었다.

이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하는 것도 대단히 의미 있고 뜻깊지만 김정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고 방송인과 엔터테이너로서의 모습을 확장하고픈 욕심이 생겼다. 그 욕심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이 필요했고 현재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더 나은 성공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만들어갈 거다.

Q.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 많다. 만나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지

상진이, 우종이, 현무 같은 경우 언제 만나도 반가운 친구들이고 프리 선언에 관해 많이 물어봤다. 늘 불안하니까 불안해하지 말라며 역설적인 이야기를 해주더라. (웃음) 울타리를 벗어났으니 불안한 게 당연하구나 생각한다.

지금 구속 없는 자유와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더 즐기고 누리며 언제든지 찾아줄 때 일할 수 있도록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불안감을 극복하는 방법인 것 같다.

Q. 연기에 도전하겠다는 인터뷰 기사를 봤다.

사실 대학원에서 연기전공을 했다. 해왔던 방송 분야를 열심히 하면서 연기라는 영역에서도 작은 역할부터 천천히 시작해 영역을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전달력에 있어서 타고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그 전달력에 사람들의 감정과 인생을 담아낸다면 허구일지라도 실존할 것 같은 인물을 표현해내는 도구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신인의 자세로 더 노력하고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연기라는 게 한 번에 도전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연기로 전업을 하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

일단 해보지 않았던 프로그램의 영역은 다 하고 싶다. 평소에 잘 안 입던 옷도 자연스럽게 소화하듯이 예능에 출연해 일상에서 펀하게 사용하는 용어들로 아나운서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알고 싶다’같은 사건 추적 프로그램, 여행 프로그램 등 다양한 종류에 도전하고 싶다.

Q. 기대할만한 활동 계획이 있다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가을쯤 연극무대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방송에서 조금씩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유쾌한 진행자, 여행자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여드리고자 한다. 리모컨을 돌리면서 ‘윌리를 찾아라’가 아닌 김정근을 찾아주면 좋겠다.

Q. 김정근이라는 이름 앞에 달고 싶은 수식어

그동안 늘 붙여진 수식어는 ‘따뜻한’, ‘기분 좋은’이었다. 항상 이 수식어가 감사했다. 앞으로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유쾌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 힘들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나를 봤을 때 즐겁고 편안한 사람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홍도연
의상: 매료, 크리에이티브폭스, 캔
슈즈: 골라클래식, 에리레네, 하티스
시계: 잉거솔
선글라스: 블랙까발리에 by 모다루네쯔
헤어: 더 셀렉 주호 원장
메이크업: 더 셀렉 오지은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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