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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웃사이더 “딸에게 진짜 슈퍼맨이 되고 싶어요”

2017-08-30 16:51:51

[김민수 기자]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힙합에 대해 낯설고 무지했던 대중은 그를 통해 새로운 문화 충격을 경험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를 외치며 1초에 17음절을 소화해내는 사나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말이 빠른 래퍼 아웃사이더.

화려한 무대 장악력으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그는 최근 KBS2 예능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를 통해 따뜻하고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선사하기도 했다. 음악인, 한 가정의 가장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들을 책임지고 있는 한 회사의 수장으로서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에 그와 함께한 bnt화보는 좀 특별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귀여운 딸 로운이와 함께 화보를 진행한 것. 지금부터 아웃사이더가 공개하는 래퍼의 삶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딸과의 공감 스토리를 전한다.

Q. 딸과 함께한 화보 소감

오늘 좀 특별했다(웃음). 아이와 함께한 화보는 처음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더라. 또 집에 애완동물들도 많고 사람들도 많아서 아이가 다행히 낯을 잘 안 가리는 편이다. 힘들면 한 번씩 억지를 쓰긴 하는데 순하다. ‘슈돌’ 할 때도 촬영했던 아이들 중에 가장 착하고 잘한다고 하더라.

Q. 로운이와 함께 화보 촬영, 아내의 반응은?

예전에는 결혼이나 아이에 대한 노출을 반대했었다. 힙합 장르가 젊고 신선한 느낌이다 보니 노출을 안 했었는데 힙합이란 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지 않나. 있는 그대로의 삶을 그려내야지만 설득력이 있는 장르라서 요즘에는 오히려 보여주려고 한다.

Q. 최근 ‘슈돌’ 특별 출연 했더라. 섭외 당시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가 노출되는 부분에서 어떨지, 사실 아빠와 엄마의 판단으로 아이가 스트레스라도 받게 되면 안 되지 않나.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동물들도 있고 문복이도 있고 또 아이가 워낙 밝다보니깐 이 에너지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질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출연하게 됐다.

Q. 키우는 동물이 30마리 이상, 아이에게 위험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어떻게 케어를 하고 환경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전혀 위험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환경이 아이에게 좋다.

Q. ‘슈돌’ 시청자들은 고정 출연을 원하던데, 궁금하다

로운이를 너무 예쁘게 봐주셔서 시청자 분들에게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웃음). 그리고 지금 ‘슈돌’ 제작진 측하고 좋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마 보실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우리 집이 정말 행복하다. 마치 룸메이트 같은 분위기인데 집에 동생들이나 지인들 오면 누구든 며칠 씩 재운다. 보여드릴게 너무 많고 제작진도 로운이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신다.

Q. 아웃사이더에게 ‘슈돌’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와 함께 48시간을 보낸다는 게 정말 힘들지만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서로 가까워질 수밖에 없더라. 그래서 문복이라도 더 가까워졌고 로운이랑도 정말 가까워졌다.


Q. ‘프로듀스101 시즌2’ 장문복, 3년째 동거

문복이와 같이 산다는 게 다들 신기해하더라(웃음). 일단 아내가 이해해준 부분이 가장 큰 부분이고 문복이도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물론 내가 같이 살자고 말은 했지만 본인도 힘들었을 것 아닌가. 나와 띠동갑이고 본인이 존경했던 사람이랑 사는 게 얼마나 불편하겠나. 하지만 나는 솔직히 서로가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이었고 그냥 형 같은 마음으로 있어보라고 했다가 정이 들어서 지금까지 살게 된 것이다. 가족이 되어준 것만으로 오히려 고맙다.

Q. 인연이 길다

문복이가 Mnet ‘슈퍼스타K2’(이하 슈스케) 시상식 때 ‘크레이지보이스’ 상을 받게 됐는데 스페셜무대를 한다며 엠넷에서 전화가 오더라. 문복이가 나와 같이 특별 무대를 하고 싶은데 꾸며줄 수 있겠냐고 제안이 왔었다. 사실 반신반의 했다. 문복이 이미지가 희화된 느낌(?) 진지함보다 웃긴 느낌이어서 고민을 좀 하다가 힙합을 좋아한다기에 만나보기는 했다.

대기실에서 3~4시간 대기하는 동안 이야기를 했는데 문복이가 힙합을 대하는 태도가 생각보다 진지하더라. 그 당시도 랩에 대한 실력은 부족했지만 무대 에너지는 정말 뛰어났다. 그리고 이후에 종종 연락하다가 내가 군대를 가게 돼서 마지막 콘서트 때 문복이가 게스트로 왔었고,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도 연락하다가 지금까지 연이 닿은 것이다.

Q. 문복이의 큰 힘이 된 아웃사이더

문복이가 대구에 살지 않나. 음악을 하고 싶다고 찾아왔더라. 음악을 너무 하고 싶은데 도와줄 사람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기를 보는 시선이 무섭고 두려워서 피하고 싶은데 음악은 계속 싶다더라. 그 이야기를 들으니 컴백 준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나도 어떻게 무대에 서야할지 고민이 많던 시기라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 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깐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잘못한 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음악을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던 것이다.

문복이는 당시 ‘슈스케’에서 희화되고 놀림거리로 보였던 것들이 본인한테는 굉장히 큰 상처였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내가 나중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면 오디션이 나올 때마다 상처를 받을 것이니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를 계기로 문복이에게 이겨보자고 당분간 나와 같이 있을 것을 권유했고 그러던 와중에 문복이가 CF기회를 얻게 됐는데 당시 그 모습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재능은 뛰어나더라(웃음). 그렇게 조금씩 기회가 생겼고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결과물을 보여줬다. 점점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깐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으로 같이 하게 됐다.

Q. ‘프로듀스101 시즌2’ 장문복, 끼 발견

아마 어디서 오픈했던 적이 없던 것 같은데(웃음) 문복이가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한 것에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연말쯤 우리 집에 우리 아티스트들이랑 모여서 브루마블이란 게임을 하는데 문복이가 벌칙이 걸린 것이다. 나와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소녀시대 ‘GEE’ 춤을 추더라(웃음). 갈이 살면서 문복이 춤추는 것을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선도 예쁘고 여성적인 느낌(?) 중성적인 느낌도 있고 깜짝 놀랐다. 결국 ‘GEE’ 댄스 때문에 ‘프로듀스101 시즌2’에 나가게 된 것이다.

Q. 장문복 탈락 당시

그 쯤에서 탈락할 줄 알았다. 쟁쟁한 친구들도 많았고 문복이 자체가 아이돌을 준비했던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이 오해를 하시는 부분이 3년 동안 문복이와 살았던 것이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아니다. 아이돌 연습을 했던 친구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받을 때는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알려준 건 딱 두 가지. 무대에 대한 경험과 매일 같이 글을 쓰게 한 것이다.

문복이가 내성적인 성향이고 사회성이 약간 부족하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있었던 친구라서 외로움을 많이 부분이 있는데 항상 열심히 하고 웃지만 가끔 안쓰러울 때가 있다. 실제는 외로움이나 아픔이 많은 친구인데 그 부분들을 꺼내놓지 않으면 쌓이다 터진다. 그래서 문복이에게 매일 글을 쓰게 했다.

Q. 화제를 바꾸자. 1초에 17음절, 타고난 건가

타고난 것도 있고 연습한 것도 있는데 당연히 노력과 연습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발음은 무조건 연습량이 중요하다. 중학교 때 별명이 시옷(ㅅ)이었다. 시옷 발음이 안 돼서 친구들이 엄청 놀리더라(웃음). 그래서 발음을 극복해야 된다는 생각에 백과사전을 사다가 하루에 7~8시간 씩 시옷 들어간 단어는 전부 읽었다. 그리고 신문, 간판, 지하철 문구 등 시옷이 들어가는 단어는 무조건 연습을 했다. 중학교 3년 내내 읽는 연습만 한 것 같다.

Q. 아웃사이더=‘외톨이’

‘외톨이’는 어떤 반응일지 생각하고 만든 앨범이 아니다. 이때 가장 행복했던 건 기대도 안 했는데 1등을 하면서 하루에 스케줄을 5~8개, 6개월 동안 하루 쉬면서 일을 했던 것이다. 이후에 너무 무리했는지 성대 결절이 오더라(웃음). 그렇게 좀 쉬면서 다음 앨범인 ‘주변인’을 발매했는데 ‘외톨이’만큼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솔직히 그때 많은 것을 느꼈다. 아무도 기대를 하지 않았을 때는 어떤 음악이든 부담이 없었는데 1등을 하고 더 많은 사랑을 받고 나니깐 주변 사람들 시선이 1등으로 맞춰지더라. 4, 5등만 해도 잘한 건데 1등을 못했다는 이유로 이번 앨범은 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니깐 그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다음 앨범 내고 바로 군대를 갔다.

Q. 혹시 당시 수입 공개 가능한가?

내가 듣기론 음원 매출만 20억 정도(?), 어찌 됐던 그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때는 돈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라 스케줄을 많이 하는 게 마냥 행복했었다. 내가 만든 음악을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기뻤으니까.


Q. 전역 이후 ‘쇼미더머니2’(이하 쇼미2) 심사위원

‘쇼미2’에 출연하는 동안 많이 힘들더라. 말 못할 상황이 있던 와중에 컴백이라 신중해야 했고 생각할 상황들이 많았다. 그래서 준비가 덜 된 것 같았다. 군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제한적인 것들이 많았다. 트렌드는 무엇이고 사람들은 어떤 힙합을 좋아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연구가 부족했더라. 그런 상황이 겹치다보니 무대가 불안정했던 것이다. 분명 결과에는 승복한다.

Q. 엄청난 부담감

당시 ‘불후의 명곡’을 준비하던 찰나여서 여기에 나갈 퍼포먼스들을 ‘쇼미2’에 가서 시도를 하게 됐는데 너무 과해서 마이너스가 된 것 같다. 그때는 신경을 안 쓴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닌 것 같더라. 상처를 많이 받았고 속으로는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 잘 해야 된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스스로한테 부족함도 느꼈고 창피함도 느꼈고 당시 20만원을 받아서 ‘이십사이더’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20이라는 숫자만 봐도 트라우마에 걸려서 엄청나게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동물들을 키우게 된 것도 ‘쇼미2’에 대한 상처 때문에 키우게 된 것이다(웃음).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슬럼프가 와서 방송이라든지 음악 무대를 2년 정도 쉬었다.

Q. 청소년, 청년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현재 대한민국 토크콘서트에서 가장 많이 했고 오래한 그리고 잘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웃음). 4~5년째 하고 있다.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하는 거지만 요즘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니깐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게 돼서 좋더라. 실제적인 고민들을 나눌 수 있다 보니 그게 너무 좋더라.


Q. 래퍼 아닌 작가?

원래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전공도 그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원하는 성적이 안 나오게 되면서 원치 않는 학과를 갔었다. 그러다가 도저히 내 이야기를 하긴 해야 될 것 같아서 취미로 했던 랩을 업으로 삼게 된 것이다. 랩은 다른 매력보다도 내 이야기를 가사로 마음껏 담을 수 있는 것에 매력이 있는 것 같다.

Q. 만약 딸 로운이가 래퍼의 꿈을 꾼다면 찬성?

반대. 그 누구보다도 반대한다(웃음).

Q. 로운이에게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지

항상은 아니지만 옆에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매일 같이 할 수는 없더라도 아이가 느끼는 중요한 순간 함께 있다고 느끼는 아빠가 되고 싶다. 정말 슈퍼맨처럼 말이다(웃음).

Q. 힙합 꿈나무들에게 한마디

내가 트레이너로서 랩을 가르친다거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타입의 래퍼는 아니다. 그래서 랩 교육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랩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실력이 상향평준화가 되어 있어서 과거 우리 세대보다 훨씬 더 잘한다.

그런데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뭔가 획일화되는 느낌이 있더라. 너무 잘하는데 다들 비슷한 것이다. 물론 잘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랩을 배우고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누군가의 랩을 따라가려고 어떤 롤모델을 정하고한다기 보다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연습을 같이 하면 좋지 않을까 그래야 재미있고 본인에게 매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홍도연
의상: 써틴먼스
슈즈: 에이레네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이효정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도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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