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김상혁, 행복을 말하다

2017-09-07 15:11:42

[허젬마 기자] “최근 10년 중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에게 방송 출연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거든요. 과거의 인기와 사랑이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잔잔하게라도 대중 여러분들과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 거 같아요”

오랜만에 만난 김상혁은 전성기 때 모습 그대로였다. 이번 화보를 위해 그는 철저한 식단관리와 운동을 병행하며 6주 동안 총 12kg을 감량, 모델 못지 않은 포스를 뽐내며 프로페셔널하게 촬영을 이끌어갔다.

10여 년 전 논란이 됐던 음주사건 이후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그는 그 사이 음식점 두 곳을 운영하는 요식업 사장님이 되어 있었고 대중에게 잊혀질까 조바심을 내는 대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결과 방송과 라디오에서 조금씩 얼굴을 비추며 다시금 방송 재개에 기지개를 펴고 있다.

얼굴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지난 10년의 세월 중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하던 김상혁. 조심스럽게 다시 한발짝씩 대중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걸음에 조용한 응원을 보낸다.

Q. 화보소감

이번 화보를 위해 한달 넘게 몸관리를 했다. 오랜만의 화보 작업인데 작가님을 비롯한 스탭분들이 옆에서 잘 도와준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Q. 근황

가게를 운영하면서 간간이 방송활동도 하고 있다. 라디오 같은 경우 고정으로 하고 있는 코너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개편 중이라 조정 중에 있고. 아무래도 가게 때문에 거의 여의도에 머물고 있다.

Q. 몸매가 전성기 때보다 더 좋아진 거 같다

최근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조금 나태해진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뭔가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다 느꼈고 스스로에게 터닝포인트를 주고자 근 한두 달간 독하게 몸관리를 했다.

일단 식단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닭가슴살과 고구마, 야채 위주로 섭취하면서 매일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과 인터벌 러닝을 병행하여 6주 동안 총 12kg을 감량했다. 관리 전 몸무게가 75kg이었는데 현재 63kg으로 줄었고 체지방은 17% 감소했다. 가게를 운영하며 많은 유혹들이 있었지만 결과를 보니 나름 뿌듯하다(웃음).

내 스스로 비결이라고 할만한 건 없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김창현 코치님에게 의지하며 이끌어주시는 대로 잘 따랐더니 이렇게 됐다. 혹시 단기간에 몸무게를 감량하고 싶거나 몸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내 인스타그램으로 문의하라.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와주겠다.

Q. 요식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 (그는 현재 여의도에서 육회 요리 전문점 ‘오식야주 육회관’ 과 수제 맥주&피자집 ‘바오밥’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여러 사업을 운영해보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사업이란 게 정말 어려우면서 또 한편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이번에 정말 심기일전해서 준비했더니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지금 하나를 더 오픈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Q. 직접 요리를 하기도 하나

아주 바쁠 땐 한번씩 감자튀김 같은 거 튀기고 그런다(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음식은 주방팀에서 담당하고 나는 주로 홀에서 음식을 서빙하거나 손님을 맞이한다. 가게 위치가 여의도다보니 직장인 손님이 많은데 내가 직접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걸 다 직접 하시냐” 묻곤 하는데 나는 웬만한 건 다 내가 한다. 그런 모습 보면서 더 좋아해주시는 거 같기도 하고 나 역시 직장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 재미있더라.

Q. 팬들도 많이 방문하겠다

예전에는 팬분들의 얼굴을 일일이 다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자주 방문해주시는 얼굴들은 확실히 보인다. 그리고 우리 멤버 중에 랩을 하던 (우)연석이 형이 연남동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팬들에게는 연석이 형 가게에서 밥을 먹고 우리 가게에 와서 술을 마시는 게 코스더라. 어떻게 보면 연석이 형이 더 실속 있는 거지(웃음). 어쨌든 팬들의 방문은 늘 반갑고 그래서 팬들이 오면 서비스를 정말 많이 준다. 시킨 거 이상으로(웃음).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스타와 팬을 떠나 함께 과거의 즐거웠던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로서 오면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고 그렇더라.

Q. 흔히 ‘사업체질’이라는 말이 있는데. 잘 맞는 거 같나

어려서부터 활동하면서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올 때는 몰랐는데 공백기를 맞이하니 일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게 됐고 그 후에는 어떤 일을 해도 즐겁더라. 사업이 아니라 다른 무엇을 했어도 바쁘게 일할 수만 있다면 즐거웠을 거 같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간간이 방송일을 하면서 내 사업을 꾸려나가는 지금이 참 즐겁고 행복하다. 아마 지난 10년 동안 최근 2년이 가장 행복한 거 같다.

그런데 아직 레시피라든가 요리에 관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공부해야 될 게 많다. 그래도 운영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기 시작하더라. 현 목표는 2년 안에 여의도에 내 가게를 4개 정도로 늘리는 거다. ‘여의도의 백종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웃음).


Q. 원조 아이돌 출신으로서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다른 아이돌 그룹들을 보면 옛 시절이 그립진 않나

항상 그립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가 아쉽다는 건 아니다. 지금 이렇게 잠깐씩이나마 방송일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너무 감사하니까. 한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 않나. 그런 그리움이나 아쉬움, 조바심은 내려놓은지 오래됐다. 처음에는 당연히 너무 힘들었지만 차차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더라. 그저 내 자리에서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며 노력하다 보니 방송도 조금씩 들어오고 라디오도 고정으로 출연하게 되는 둥 좋은 일이 생기더라. 이제는 화려했던 옛 시절이 그립다기 보다는 생각하면 즐겁고 좋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Q. 음주 사건으로 논란 이후 심적 고통이 컸을 거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나

그때는 어떻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저 가만히 숨만 쉬고 있었던 거 같다. 이미 팬을 비롯해 대중들에게 너무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줬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뭘 하더라도 오히려 역효과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냥 속으로 혼자 끙끙 앓기만 했었던 거 같다.

당시 어머니께서 내가 밖에 외출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하곤 했었다. 혹여나 무슨 일이라도 날까봐 걱정했던 거지. 그런데 나는 주변에 가족들과 멤버들, 팬들 등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았던 분들 덕분에 극단적인 생각까지는 안 할 수 있었다. 연예인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굉장히 화려한 삶을 사는 만큼 한번 슬럼프가 오게 되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내 경우에는 연예인 김상혁보다는 동생으로서 아들로서 친구로서 평범한 일반인 김상혁으로서 주변에 소중한 가족과 지인들에게 안심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기에 오히려 그들을 안심 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나아졌던 거 같다.

Q. 음주 사건 이후 했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발언이 지금까지 패러디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이제 그만 좀 하면 안 되나, 이제 좀 잊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그 발언 조차 잊혀지고 희미해지면 나는 뭐가 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웃음). 그 정도로 그 발언이 곧 나의 존재감이 되어버린 거 같다. 만약 그 이후에 내가 열심히 활동을 해서 다른 이미지를 심어줬다면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그게 아니니까… 뭐랄까 굉장히 내적갈등이 일으키게 되더라(웃음). 분명 나에게는 독이 되는 멘트인데 이것 조차 잊혀지면 나는 뭐가 되는 걸까 싶은 거지. 자아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지더라(웃음).

심지어는 작년에 나라가 시끄러울 때 뉴스에서 내 발언을 응용한 멘트들이 많이 나오는 걸 봤다. “이력서는 줬지만 추천은 하지 않았다”라던가 “통장은 갔지만 한 지갑은 아니다”라던가. 이제는 나도 해탈을 한 건지 재미있고 웃기더라.

Q. 향후 클릭비 활동 가능성

일단 우리는 한번도 해체한 적은 없다. 재작년에는 같이 음원도 내고 콘서트도 한번 했었는데 아무래도 제각기 회사가 다 다르다 보니 7명 모두 모이기가 힘들더라. 회사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제약도 저마다 다르고. 그래도 우리 멤버들은 회사의 제약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는 무대를 이어가자는 게 7명 멤버 모두 동의하는 바다.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공연을 할 계획이다.

Q. 여전히 멤버들끼리 끈끈한 의리를 이어가나 보다

그렇다. 다들 여전히 사이좋게 잘 지낸다. 저번 주에도 봤고.

Q. ‘송은이, 김숙 언니네 라디오’에 고정 출연 중인데 옆에서 보는 송은이, 김숙의 실제 모습은 어떤가

방송에서 보여지는 것과 똑같다. 둘이 아웅다웅 하면서 정말 사이가 좋다. 케미가 잘 맞는 거지. (김)숙이 누나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도 그렇고 라디오에서도 그렇고 정리가 잘 안되는 말들을 그냥 잘 내뱉는데 그럼 (송)은이 누나가 그걸 잘 정리해준다. 숙이 누나에게 은이 누나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웃음).


Q. 가수 딘딘과도 친분이 깊어보이던데

예전에 한 방송에서 고정 프로를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친해졌다. 사실 친해지기 전에는 딘딘 씨에게 선입견이 좀 있었다. 방송 이미지로만 봐서는 왠지 좀 못되고 의리 없고 형들에게 잘 못할 것 같은? 왠지 약아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생각보다 참 괜찮은 친구더라. 꼬박꼬박 안부인사도 잘 하고 의리도 있고. 또 친해진 이유가 둘 다 축구를 좋아해서 게임비 걸고 내기 게임하면서 더 가까워졌다. 그때는 지금처럼 안 바쁠 때였는데 지금은 너무 바빠졌다(웃음).

Q. 배우 오창석과도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동네에서 워낙 친하게 지냈던 한 살 터울 형들이 있는데 그 형들과 (오)창석이 형이 서로 또 친한 친구라서 자연스레 같이 어울려 지내면서 친해졌다.

Q. 이성 친구 중에 친한 사람은 없나

글쎄, 없는 거 같다. 친구로서 이성은 좀 불편한 게 있다. 정말 친구라면 일단 편해야 하는데 이성 친구랑 아무리 편하게 논다고 해도 동성 친구랑 놀 때의 편안함과는 당연히 비교가 안되지 않나. 그러다 보니 이성친구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허물없이 막역하게 지내는 이성 친구는 글쎄… 장단점이 다 있는 거 같다.

Q. 연애는 혹시?

지금은 솔로다. 작년에 7~8개월 정도 만난 친구는 있었다. 연애를 자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작년에 연애한 것도 3~4년 만에 만난 거였다. 물론 그 사이에 이 친구도 만나보고 저 친구도 만나보고 했지만 확실한 관계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선 조금 신중한 편이다. 아무래도 친구 사이일 때는 쿨할 수 있지만 연인 관계가 되는 순간 마냥 쿨할 수는 없으니까. 여자친구가 있을 땐 여자친구에게만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Q. 연애스타일

여자친구 말을 잘 듣는 편이다. 서로 솔직함과 신뢰를 바탕으로 개념 있게 잘 행동만 한다면 크게 트러블 날 일은 없는 거 같다.

Q. 이상형으로 ‘잘 먹는 여자’를 언급한 걸 봤는데

깨작깨작 먹는 것보다 잘 먹는 게 좋으니까(웃음).

Q. 아까 촬영하면서 보니 평소 속옷 착용을 잘 안 한다고.

이게 계기가 있는데 예전에 친구집에서 한 두달 같이 살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 속옷을 빨고 너는 걸 반복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안 입고 반바지만 입어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하고 시원하더라. 물론 아무래도 행동을 좀 더 조심하게 되는 등 불편한 점도 있는데 안 입다 버릇을 하니 습관이 돼 버렸다. 그래도 겨울에는 추우니까 겨울에만 살짝 입는다(웃음).

Q. 30대가 가기 전 이루고 싶은 목표

이루고 싶은 건 많다. 예전에 받았더 관심이나 사랑도 그립고. 욕심은 내려놓았지만 노력은 열심히 할 거다. 그냥 최소한의 바람이 있다면 지금처럼 잔잔하게라도 대중 여러 분들과 계속해서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엄마와 꼭 유럽여행을 다녀오고 싶고. 사업적인 목표로는 ‘여의도의 백종원’이 되는 게 나의 가장 큰 야망이다(웃음). 논현동에 백종원 거리가 있다면 여의도에 김상혁 거리를 만들고 싶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차케이
의상: FRJ jeans, 트렁크 프로젝트, 제로라운지, 사일런트 소사이어티
슈즈: 부테로, 푸마
헤어: 엔끌로에 희린 실장
메이크업: 엔끌로에 조원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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