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배우 최정원의 My Way

2017-10-01 16:24:41

[허젬마 기자]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하고 싶은대로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대로 제 안의 다양한 매력들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세요”

전 UN 멤버이자 이제는 어엿한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최정원은 최근 MBC 금요드라마 ‘보그맘’에서 주인공 최고봉(양동근 분)의 절친한 측근인 한영철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4차원의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는 그는 이제야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펼쳐보이는 중이라며 환히 웃어보였다.

무표정일 때는 세상 제일의 ‘차도남’ 같으면서도 얼굴에 약간의 미소가 스치는 순간 영락없이 개구진 아이의 모습으로 변하던 그. 한없이 진중해 보이다가도 언뜻 언뜻 여전히 철들지 않은 청년의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가장 좋아하는 운동으로 농구와 크로스핏을 꼽으면서도 최근에는 요가에 푹 빠져있단다. 캐면 캘수록 반전 매력이 뿜어져 나오던 최정원. 그가 몹시 궁금해진다.

Q. 화보 소감

스탭들간에 팀워크가 잘 맞아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결과물이 기대된다.

Q. 근황

MBC 금요드라마 ‘보그맘’ 촬영이 한창인데 미친 사람 역할이다(웃음). 너무 자유분방한 캐릭터라 제정신의 사람은 아닌 거 같고(웃음). 옷도 일반 사람들이 입지 않는 스타일로 많이 입어서 재미있다.

모든 연기자들이 그렇겠지만 드라마 촬영을 하다 보면 극 중 캐릭터와 많이 비슷해져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장난끼도 좀 많아진 거 같고 말도 좀 많아진 거 같다. 아무래도 캐릭터 특성상 과장되고 오버스러운 연기가 필요한 인물이라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적응이 되니 또 그런 연기만의 ‘맛’이 느껴져 재미있더라.

Q. ‘보그맘’이라는 소재가 특이한 첫 방송 후 주변 반응

유치하다는 말보다는 신선하다는 평이 많다. 그리고 대본 자체도 재미있는데 악마의 편집으로 편집이 너무 재미있게 잘 나와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 처음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에도 한영철 역에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서 하게 됐는데 그 동안 너무 나쁜 사람 아니면 너무 바른 사람의 양극의 역할만 주로 맡아오다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대로 연기를 펼쳐보일 수 있게 돼서 즐겁게 촬영에 임하고 있다.

Q. 양동근의 첫인상

굉장히 특이한데 인간미 있는 아빠의 모습을 지닌 분이다. 많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독특한 캐릭터임이 확실하면서도 아빠의 역할로는 누구보다 부성애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Q. 평소 성격

자기 성격을 자기입으로 이야기하는 건 사실 너무 애매하지 않나(웃음). 개인적으로는 장난기가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어른스러운 모습도 많이 드러나는 거 같다. 그래도 여전히 개구진 부분들이 많이 있다.

Q. 주변 사람들로부터 재미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인지

글쎄, 재미없다던데(웃음).

Q. 가수로 활동하다 배우로 전향했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어렵지만 재미있다. 최근 연기에 대해 스스로 많이 고민하고 있는 시점인데 변화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신기하고 재미있다. 많이 고민하고 그만큼 또 많이 깨지고 있다.


Q. 스케줄이 없을 때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이다. 운동도 좋아해서 농구 등 여러 가지 스포츠를 즐기기도 하고.

Q. 여행은 누구랑 다니나

주로 혼자 다닌다. 나는 여행을 가면 보통 한달씩 장기로 다니는데 한 동네에 머무르면서 아무 생각 안 하고 멍 때리면서 지내는 걸 선호한다(웃음).

Q. 추천 여행지

예전에 바르셀로나에서 한 달 정도 머무른 적이 있는데 정말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따뜻한 날씨에 저렴한 물가, 친절한 국민들이 인상적이더라.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번 꼭 가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나는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많지 않다. 물론 두루두루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은 많지만 글쎄,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Q. 과거에 공황장애로 많이 힘들어했던 걸로 아는데 요즘은 괜찮나

똑같이 아프다. 그런데 요즘은 그것을 대처하는 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Q. 극복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

극복 안 하려고 하는 게 극복하는 거 같다. 얼마 전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 씨가 그러더라.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 행복한 건데” 라고 말이다. 극복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고통이 되고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이 되더라. 이제는 그냥 공황장애를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가끔씩 불쑥불쑥 찾아올 때는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Q. 데뷔는 어떻게?

그 당시에 흔했던 길거리 캐스팅으로 됐다.

Q. 워낙 외모가 출중하니 눈에 많이 띄었겠다

그건 아니고 그냥 별다른 재주가 없어서 연예인 됐다(웃음).

Q. 만약에 연예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파일럿이 되지 않았을까? 원래 꿈이 공군사관학교를 가는 것이었다. 비록 나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나중에 자식 낳으면 시키려고 한다(웃음). 내가 세뇌교육을 당해서 연예인이 된 케이스인데 부모가 함부로 자식들에게 꿈을 설정하는 건 사실 맞지 않는 거 같다. 뭐 이제는 그냥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지만.

Q. 데뷔 전으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했겠는가?

아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다.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남았을 거 같다.


Q. 가장 자신 있는 신체부위는?

아킬레스건. 워낙 스포츠를 좋아해서 그런지 아킬레스건이 점점 더 얇아지더라.

Q. 주로 어떤 스포츠를 즐기나

농구도 좋아하고 크로스핏도 하는데 최근에는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 정신과 육체의 해탈을 위해 100살까지 할 수 있는 스포츠인 거 같아서 시작했는데 요가가 생각보다 정말 힘든 운동이더라. 그리고 막상 해보니 운동이라기 보다는 정신수양에 가까운 활동인 거 같다. 아직은 초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나에게 잘 맞는 운동인 거 같다.

Q.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있다면

글쎄 철학이라기 보다는 예전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오랜 고민 끝에 내린 잠정적 결론은 행복에 값어치를 두지 않고 물 흘러가듯이 사는 게 행복한 거 같다는 것. 행복을 잡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도망을 가더라.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지고. 그냥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 그게 중요한 거 같다.

Q. 요즘 하는 고민이 있다면?

나를 인정하는 것과 나를 이기는 것. 과거의 나는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면 인생도 그렇고 하다못해 요즘 내가 배우는 요가도 그렇고 작은 동작 하나를 이뤄내는 데에도 정신적인 고통이 따른다. 그런데 그 정신적인 고통을 이겨내는 순간 정신적인 쾌락이 오더라. 늘 고통이 수반된 후에는 정신력에 탄력이 붙고 더욱 단단해진다. 정신의 근육이랄까. 그래서 그 두 가지가 굉장히 상반된 말이긴 한데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을 이겨내고 또는 인정하 것. 요즘은 그런 것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다.

Q. 연애는 혹시?

해도 한다고 하겠나(웃음). 지금은 안 하고 있다.

Q. 연애할 땐 어떤 스타일인가

어른과 아이가 공존한다. 어떤 때는 한없이 아이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누구보다 듬직한 어른의 모습으로 케어해주기도 하고.

Q. 결혼 계획은?

글쎄. 아직 결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고 오히려 아이에 대한 생각은 조금씩 들기 시작하더라. 날 닮은 아이의 모습은 어떨까 하고. 결혼이란 건 억지로 할 수 없는 일이지 않나. 그러다가 또 인연을 만나면 하루 아침에 할 수도 있는 거고. 현재 생활이 즐겁고 만족스러워 아직 결혼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언젠가 미래의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치는 분명 있다. 그래도 아직까진 결혼에 대한 압박이나 스트레스는 없는 거 같다.

Q. 이상형

센스 있고 나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 예전에는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는데(웃음) 이제는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닌 거 같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점은 과거엔 상대의 단점이 크게 보였다면 지금은 장점을 훨씬 극대화해서 볼 수 있게 된 거 같다. 마음이 가는 사람이라면 외모도 내 눈엔 예뻐보이지 않을까.

Q. 앞으로 활동 계획

앞으로도 쭉 연기를 할 거 같다. 여전히 연기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깨지고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좀 더 나아지리라 기대한다. 또 예능 쪽으로도 자주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올 거 같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차케이
의상: 노앙, 노이어
슈즈: 푸마, 라파엘레 다멜리오
시계: 잉거솔
주얼리: 만치노(MANCINO)
아이웨어: 스틸러
헤어: 아우라뷰티 정선이 실장
메이크업: 아우라뷰티 아라 아티스트
장소: 파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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