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김미연 “진솔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

2017-11-02 15:57:48

[신연경 기자] ‘라이브의 여왕’, ‘개미허리’, ‘음치 개그우먼’ 수식어를 들어봤는가. 한때 큰 인기와 함께 전성기를 누리며 ‘행사의 여왕’이라고 불리던 개그우먼 김미연이 그 주인공이다.

돈을 버는 목적이 부모님을 위한 것이라며 악착같이 일에만 몰두하며 지내왔던 그가 2012년 돌연 모든 걸 내려놓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제는 새로운 것이 필요했던 그. 미국에 가면 모든 것이 달라질 줄 알았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무모한 도전이었을지도.

하지만 그 무모한 도전이 지금의 김미연을 만들었다. 그는 조급하지 않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렵지 않다. 그저 자신의 길을 감사히 걸어갈 뿐. 시간이 만들어준 그의 성숙하고 진솔한 내공이 담긴 인터뷰를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즐거웠다. 사실 일주일 전부터 긴장이 풀어져 정말 많이 먹고 운동도 안한 상태다. 항상 개미허리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데 완벽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몸매가 드러나는 운동복을 입게 되어 좀 아쉽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가을 분위기가 느껴졌던 첫 번째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항상 화보 촬영을 하면 화장도 짙게 하고 섹시한 의상을 많이 착용했었는데 새롭게 여성스러운 분위기에 도전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운동복은 뷰티 프로그램을 하면서 타이트한 의상을 많이 착용해서 그런지 익숙하고 평소 촬영하는 기분이었다. (웃음)

Q. 근황

‘뷰티스쿨’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5년 만에 방송을 다시 시작해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추어탕 가게 마케팅을 맡아 천안에서 지내는 시간도 많다.

Q. 5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소감

예전과 많이 다를 줄 알았는데 똑같더라. 나만 혼자 떨려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함께 진행하는 클라라와는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 더욱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2회분을 한 번에 촬영하다보니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긴 시간을 함께 보낸다. 너무 즐겁고 옛날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또 교복을 입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다. 그동안 뷰티 프로그램에서 교복을 입고 진행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제안하게 되었다. 뷰티 프로그램 MC들은 다 예쁘게 입고 진행을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뷰티 제품과 프로그램 주제에 집중되기보다 진행자들의 의상에 더 시선이 많이 가더라. 무엇보다 교복을 입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아이돌이 되고 싶어 생각하게 됐다. (웃음)

Q. ‘뷰티스쿨’ 멤버들과 호흡은 잘 맞는지

내가 제일 맏언니다. 다들 어린 친구들이어서 호흡이 잘 맞을지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얼굴도 예쁜데 성격까지 좋다. 6명 모두 털털한 면이 많아 호흡이 너무 잘 맞는다.

배우 신소율 씨는 중간에 영입이 되었다. 실제로 만나니 TV에서 보던 모습보다 더 호감이고 귀엽다. 클라라 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새침한 이미지로 많이 보는데 실제로 정말 털털하고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큰 효녀다. 클라라와는 그런 부분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아 잘 맞다.

Q.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강한 편인가 보다.

어릴 때부터 리듬체조와 무용을 해오면서 부모님의 희생과 투자를 많이 받아 왔다. 고등학생 때 IMF로 인해 아버지의 사업이 크게 무너졌다. 음식의 음자도 모르시던 아버지가 추어탕 만드는 법을 배워 오시고 가게를 시작하셨다. 쪼그려 앉아서 미꾸라지를 고르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있는데 앞으로 돈은 번다면 부모님을 위해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구두닦이, 신문 돌리기, 주유소, 주차장 도우미 등등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는 것 같다.

빚 때문에 집을 잃고 가족 모두 좁은 추어탕 가게에서 지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께 집을 선물해 드리는 게 가장 큰 소원이었다. 한참 활동할 당시 돈을 다 모아 부모님 집을 지어드렸고, 10년이 지나 건물도 세우게 됐다. 일하고 돈을 버는 목적이 모두 부모님을 위한 것이다.

Q. 개그우먼을 선택하게 된 계기

주변사람들도 그렇고 나는 정말 내가 연예인이 될 줄 몰랐다. 평소 반에서도 조용하고 묻혀가는 학생이었다. 특히나 사람들 앞에 서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MBC 무용단원으로 있으면서 드라마, 방송 안무 관련해 연예인들을 가르칠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함께 동행 했던 기획사 매니저나 대표님들이 연예인 해볼 생각이 없냐며 제안을 많이 해주셨다. 단장님께서 연예인이 되면 큰 목돈을 벌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시더라.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덜컥 혼성그룹 앨범 녹음을 하게 됐다. 그게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된 첫 시작이다.

무용단원 활동을 이어서 하는 중에 개그맨들에게 안무를 가르쳐주는 시간이 있었다. 개그맨 선배들이 개그맨 시험과 탤런트 시험을 권유해주더라. 스쳐가는 말에 나는 정말 지원을 했고 실기 시험에서 그저 할 줄 아는 무용으로 ‘화양연화’ 음악에 맞춰 사랑하는 남자에게 차여 힘들어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끝나고 나니 기립박수를 쳐주더라. 그렇게 3차까지 붙었고 비공개 1등으로 합격을 했다. 그렇게 코미디언이 되었다.

Q. MBC 무용단 수석 입단, 재능이 컸던 것 같다.

재능이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입상도 많이 했고 MBC 무용단 수석으로 들어갔을 때도 ‘10년 뒤 MBC 무용단 단장님이 뽑혔다’고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 큰 무대에 설 기회도 많이 얻어 감사하다.


Q. 김미연 하면 음치라는 수식어를 떼놓을 수 없다.

가수의 이름을 모르면 유명한 노래 제목을 말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김미연 하면 ‘음치’, ‘라이브의 여왕’이라고 지금까지 기억해 주시고 불러줘 감사하고 기쁘다.

Q. 음치는 모두 연기였다고

사실 엄청난 음치는 아니다. 라이브 여왕을 했을 당시에는 과장되게 연기를 했던 거다. 어렸을 적부터 무용을 해서 박자감은 있다. 하지만 실력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웃음)

Q. 몸매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19인치 ‘개미허리’, 아직도 유지하고 있나

지금은 한 21인치 정도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방송에 출연해 재봤는데 20인치 조금 넘더라. 그땐 대기시간이 길어 배가 쏙 들어간 상태였다. 지금은 살이 좀 붙었다.

Q.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몸매 관리는 꾸준히 하는 편이다. 어떤 운동을 정해서 하는 건 아니고 주말에 부모님과 같이 등산을 하거나 평상시에 많이 걷고 자기 전에 스트레칭 해주면서 생활 운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 최근에 골프에 빠져있다. 골프하기 전에 근력운동을 꼭 하고 있는데 골프에 큰 도움이 되더라.

Q. 2015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을 선택한 이유

예전모습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떠나게 되었다. 그동안 방송 생활을 하면서 이미 많은 모습을 다 보여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물을 먹고 무기를 만들어 와야겠다는 마음으로 미국을 선택했다. 미국에 가면 정말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웃음)

그래도 내 스스로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처음에는 무서운 마음도 있었다. 항상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의 케어를 받아 오다가 혼자 떠나야 하니까. 또 일을 계속 하던 사람이 직업을 놓고 떠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지 않나. 하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결심하고 유학을 택했다.

Q. 다녀와서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모든지 스스로 해낸다는 것. 그리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 예전 같았으면 언제나 내 옆에 스타일리스트와 매니저가 붙어 있어야 했다. 혼자서 해야 된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생기고 마음적으로 힘이 생기고 내공이 생겼다.

Q. 미국에서 어떻게 지냈나

미국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학비가 저렴한 학교를 가기 위해 동양인도 거의 없고 뉴욕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거리의 피치버그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지냈다. 유학생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학비나 생활비를 줄이는 일 뿐이었다.

Q. 에피소드가 있다면

홈스테이 집 주인 부부의 아들이 한국에서 유명한 배우라고 하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신비한TV 서프라이즈’의 재연 배우였다. 정말 신기했다. 나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더라. 통역을 너무 잘 해줘서 언어공부를 못하고 온 것 같다. (웃음)

또 언제는 치과를 갔는데 병원에서 공부를 하던 한국 학생들이 알아보고 정말 많이 반가워해줬다. 그때 학생들이 나를 픽업하기 위해 왔던 홈스테이 집 주인 딸에게 한국의 유명한 코미디언이라고 말해 홈스테이 집에서 난리가 났다. (웃음) 그때부터 음식이 달라지고 학교에 마중도 나와 줬다. 덕분에 생활비도 많이 줄이고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Q. 연기에 대한 슬럼프를 가졌었다고

연기자는 기다림의 직업이더라. 예능인으로서 색이 입혀져 있다 보니 들어오는 역할이 카메오, 감초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예능에 가면 항상 주목을 받고 주인공이 될 수 있었는데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는 주목을 받기까지 기다림이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연기는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거였더라. 삶의 모든 행동들이 연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 나이가 더해질수록 맡을 수 있는 역할의 폭이 줄어드는 조급함이나 아쉬움보다 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가지니 슬럼프를 겪을 것도 아니었다. 배우로서 먼저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내공을 쌓으려면 여러 가지 역할을 많이 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Q. 추어탕 가게 CEO, 건물주가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의 첫 번째 보물은 가족이고 부모님이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추어탕 가게의 운영을 도와드리고 있을 뿐이다. 처음에는 부모님을 위해 집을 지어드렸고 두 번째로 가게 건물을 새로 세워드렸다. 부모님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수익이라고 할 순 없다.

Q. 이상형으로 유해진을 꼽았다. 지금도 변함이 없나

유해진, 김윤석, 설경구 같은 남자다움이 너무 좋다.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남자의 모습이 정말 멋있다. 요즘에는 남자들도 관리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그을린 피부 그대로 혹은 트러블이 올라온 그대로 털털한 모습이 남성적인 매력인 것 같다.

Q. 5년 안에 결혼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5년 아니고 생기면 바로. (웃음) 정말 결혼 하고 싶다. 내가 여자친구로 괜찮은 사람은 언제든 연락해 주길 바란다.

Q. 활동 계획

계속해서 뷰티 프로그램 진행하면서 여행 프로그램으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앞으로 목표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싶다. 요즘에는 좋은 스펙을 가지고 좋은 경험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부족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앞으로 방송을 통해 내가 경험하고 내려놓으면서 얻었던 것들과 함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앞으로 방송뿐만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다양하게 만나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계속해서 많이 지켜봐 주길 바란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장한
의상: 맘누리, 마무트(MAMMUT), 애뜰루나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마무트(MAMMUT)
주얼리: 만치노
파우치: 토툼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크로체나인 다운 디자이너
메이크업: 크로체나인 희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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