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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성민 “모두의 예상 깨는 신스틸러 되고 싶다”

2017-11-06 15:45:12

[우지안 기자] 2005년 영화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로 데뷔해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부상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했던 2년의 공백기, 그리고 지금의 배우가 되기까지 권성민의 존재는 희미했지만 서서히 빛을 낼 준비를 마쳤다.

최근 드라마 ‘싱글와이프’에서 윤과장으로 분한 그는 누구보다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해가 뜨기 직전의 새벽은 가장 어둡기 마련이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 배역의 크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소중히 살고 있는 그의 미래는 꽤 괜찮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Q. 화보 촬영 소감

사진보다는 아무래도 동영상이 편한 편이라서 사진 작업을 하기 전에는 항상 긴장된다. 어제는 악몽도 꿨을 정돈데 나도 모르게 계속 사진에 대한 압박이 있나보다(웃음).

Q. 최근 드라마 ‘싱글와이프’ 출연, 엄현경 씨의 부하직원 역할로 등장했는데

허당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요소가 있던 캐릭터였다. 사전제작 드라마였는데 처음에는 아무래도 함께 팀원이었던 연기자들보다 내가 나이도 있다 보니 서먹서먹했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극 중에서 한 팀으로 나오는 연기자들과 함께 붙어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팀워크가 생기더라. 촬영장 분위기도 굉장히 유쾌했다.

Q. 2005 영화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 작품으로 데뷔 그리고 공백 기간

늦게 군대를 갔고 서른 살에 제대를 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한 건 서른 이후라고 볼 수 있다. 활동을 한창 하다가 연예인 농구 대회에 참가했는데 팀 결승전 시합 중에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면서 2년 정도 공백 기간이 생겼다.

Q. 2년간의 공백기 동안 참 힘들었을 것 같은데

대회를 하다 다친 후에 바로 촬영할 작품이 있었는데 우선 내가 건강 관리를 못한 탓이니 그 부분이 너무 아쉽고 죄송했다. 하지만 2년 동안 재활 치료를 하면서 생각도 많이 바뀐 것 같다.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더라. 이렇게 내가 말할 수 있고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소한 것들이 소중하고 감사하더라. 그래서 치료를 마치고 나서는 되는 대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고 또 그 시간 동안 느낀 점도 많았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이전과 달라졌을까

주변에 연기하는 친구들이 있으니 TV에 나오는 친구들을 보면 함께 호흡하면서 그런 에너지들을 느끼고 싶던 순간들이 있었다. 지금은 치료도 다 됐고 찾아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감사하더라. 한 씬을 찍어도 그게 마냥 스쳐 지나가는 씬이라도 나한텐 너무 감사한 거다. 삶에 있어서 생각해왔던 가치관이 바뀌었고 아프긴 했지만 배움은 많았던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다.

Q. 그래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제대하고 영화 촬영을 하고 난 뒤 완성된 작품을 보면서 나 스스로 내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고 너무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재능이 없나 라는 생각도 들고. 워낙 주변에 잘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연기자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사실 너무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컸다. 배우라는 직업이 내가 하고 싶어도 누군가 찾아주지 않으면 할 수 없으니까. 서른다섯 즈음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데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다. 다행히도 지금은 찾아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저 감사하다.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말이다. 한 사람이라도 날 찾아준다면 나 스스로가 ‘나 아직 쓸만하다’라는 생각으로 감사히 연기할 예정이다.

Q.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연극까지. 각각 어떤 매력이 있던가

연극은 딱 한 번 해봤는데 관객들을 바로 앞에 두고 함께 호흡을 주고 받는 것이 생동감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가 출연했던 영화는 대부분 스탭들끼리 의견 공유를 많이 했던 편이라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 뿌듯함이 있었다. 드라마는 스피디하게 촬영이 진행되다 보니 그런 부분에 있어 순발력을 시험해 볼 수 있고 여러모로 배울점이 많았던 것 같다.


Q.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출신이더라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연기자가 되리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너무 무의미하게 느껴지더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걸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하던 찰나 교회에서 대본을 쓰고 친구들과 콩트를 짜서 연극을 하던 게 떠오르더라. 그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부모님 몰래 문과에서 예체능으로 전과했고 무작정 입시 시험을 치렀다. 아니나 다를까 전부 떨어졌다(웃음). 그 후로 재수를 하면서 공부를 하게 됐고 1년 뒤에 합격해서 다니게 된거다.

Q. 대학 생활은 어땠을까

워낙 끼들도 많고 내로라하는 선배님들도 많았다. 차태현, 문희준, 채연 누나, 그리고 동기였던 장윤정까지. 지금 바로 생각나는 건 이 정도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무언가 다른 세상을 경험했던 것 같다. 당시에 학교가 규모도 작았는데 예체능 전문 학교다보니 신기하고 색다른 부분이 많았다. 나는 카메라 만질 일이 많은 과였다 보니 무용과 친구들을 모델로 세우고 찍기도 하고 실용음악과 친구들과 협업도 하고, 지금 생각해봐도 재밌게 다녔던 것 같다.

Q. 선후배 중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학교 사람들 중에서는 채연 누나. 누나지만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누구든 마찬가지겠지만 첫째로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떠올렸을 때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 안성기 선배님을 떠올렸을 때 뭔가 부드러운 이미지가 있지 않은가. 악역을 하더라도 연민이 보이거나 어떤 캐릭터를 맡아도 본질은 따뜻한 배우라는 생각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Q. 욕심나는 캐릭터

사람들이 날 보면 ‘잘 웃는다’, ‘밝아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이런 이미지와는 반대로 악역을 해보고 싶다.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 씨가 했던 사이코패스 연기를 해보고 싶다. 모두가 예상하는 캐릭터가 아닌 신스틸러가 될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역할이 욕심 난다.

Q. 함께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

배두나 씨. ‘비밀의 숲’을 보면서 느꼈는데 말투나 대사, 행동들이 전부 매력적이더라. 또 워낙 잘하는 배우다 보니 꼭 함께 해보고 싶다.

Q. 롤모델이 있을까

롤모델이라고 할 게 없다(웃음). 다 잘하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신하균 형을 존경한다. 사실 사석에서 봐도 연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안 나누는데 늘 잘 다독여주고 떠올리면 그저 멋진 형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Q. tvN 예능 ‘버저비터’ 출연, 평소 농구를 즐겨 하나보다

학창시절에 혼자 시간이 있을 때 놀만한 게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집 앞에서 심심해서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다(웃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취미가 농구에서 파생됐다. 농구화도 좋아하고 시간 있으면 유튜브에서 농구 영상도 보고 친구들과 농구 이야기도 많이 하니까. 사실 연예인들 사이에서 다른 운동보다 농구는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서로서로 다 아는 분위기다. 그러다 ‘버저비터’라는 농구 소재의 예능 프로그램을 한다는 말을 듣고 내가 직접 작가님께 연락을 했다(웃음).

Q. 농구의 매력이 뭔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농구가 터프하면서 섬세한 운동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정확해야 하고 전략과 전술이 그 조그마한 농구 코트 안에서 어마어마하다.

Q. 최근 관심사

막연한 생각이지만 빵집을 운영하고 있어서 빵을 배워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가만 보면 파티시에가 매력 있는 직업이더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아무래도 일주일에 세 번씩 보는 이상윤. 함께하는 농구 팀이 3개라 스케줄이 없으면 세 번은 본다(웃음). 또 실제 프로 농구 선수에서 연기자로 전향한 박광재. 그 외에도 여욱환, 이기우, 줄리엔 강, 강균성 등 농구 때문에 알게 된 인연이 많다. 실제로 만나서도 농구 이야기로 시작해서 농구 이야기로 끝나기도 한다(웃음).

Q. 연애와 결혼

이런 이야기는 항상 쑥스럽다(웃음). 결혼하려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건 아닌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생각이지만 뭔가 사회가 정해준 나이에 맞춰 무언가를 이루고 해야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재밌게 연애를 하고 싶고 아직까지 결혼에 대해 조급한 마음은 없다. 당연히 서로가 만나다 같이 살고 싶다는 포인트가 생겼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어떤 작품이던지 좋은 작품이라면 다 하고 싶다. 좋은 작품이 있을 땐 내가 찾아도 갈 거고. 가리는 장르 없이 열심히 할 예정이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이관형
의상: 자라, 제로라운지, 피스비사라
슈즈: 자라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콜라보엑스 혜민 디자이너
메이크업: 콜라보엑스 공주 실장
장소: 이태원 더 방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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