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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하나 “다작 이유? 일 쉬면 무기력하고 허무해 무섭다”

2017-11-13 15:33:58

[우지안 기자]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 ‘빛나라 은수’ 그리고 최근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이전과는 다른 연기를 보여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배우 박하나.

드라마 애청자라면 박하나의 얼굴이 그리 낯설지 않을 터. 때로는 새침하고 얄밉다가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던 그의 연기에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 어린 고민이 더해져 비로소 박하나 표 연기로 재탄생 됐다.

줄곧 검증된 캐릭터를 맡으며 갈증을 느낄 찰나 직접 뽀글거리는 가발을 찾아 쓰고 코믹스럽지만 어딘가 처연한 연기를 꺼내 보였다. 실제로 만나니 드라마 속 캐릭터와는 정반대로 털털했던 그녀, 박하나와 함께한 시간을 들여다보자.

Q. 화보 촬영 소감

오랜만에 bnt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오늘은 뭔가 좀 더 편하게 했고 의상부터 메이크업까지 합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요즘 패션에 관심이 생기고 있거든요. 이제는 오늘 연출했던 콘셉트처럼 여성스러운 의상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됐나 봐요(웃음).

Q. 취향이 바뀌고 있나 봐요

원래는 굉장히 캐주얼하게 입고 다녔어요. 요즘들어 여성스럽게 입고 싶어져서 옷을 새로 다 샀어요. 코트나 롱원피스 같은 차분한 디자인에 컬러도 평소에 입지 않았던 걸로 골랐고요. 예전에는 편한 것만 추구했다면 이제는 차분하고 분위기 있는 게 좋더라고요. 점점 취향이 바뀌나 봐요. 아마 이전과는 다른 박하나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Q.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 이야기도 해볼까요. ‘즐거운 나의 집’ 손지아 역은 어땠어요?

제가 많이 했던 뻔했던 역할일 수도 있어요. 항상 새침하고 도도한 악녀 이미지가 있어서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가 워낙 어려웠던 편이어서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Q. ‘빛나라 은수’ 김빛나 역

줄곧 비슷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빛나 역은 너무 나쁘게만 보이지 않게 하려고 씬 하나하나에 밝고 개구쟁이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마냥 얄미운 캐릭터보다는 얄밉지만 이해도 되면서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여동생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감독님과 상의도 많이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촬영 내내 밉고 악하다는 말보다는 얄밉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Q. ‘란제리 소녀시대’ 이모 역

제안을 받고 너무 신났어요. 시대극이라 표현할 부분들도 많고 상상하고 공부하면서 촬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옛날 머리 스타일을 해야 되는데 도저히 제 머리로는 그걸 표현할 수 없어서 제가 직접 남대문 시장에 가서 가발을 직접 샀어요. 가발이 잘 어울려서 다행이었고 오히려 편한 점도 많았어요.

‘란제리 소녀시대’ 이모 역을 맡았을 때 왜 하냐고 했던 분들도 있었어요. 저는 오히려 착하고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너무 재밌게 촬영했어요. 시나리오가 좋으면 현장 분위기도 굉장히 좋거든요. 짧은 시간 안에 촬영해야 해서 대기시간도 길었고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란제리 소녀시대’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좋았어요. 선배님, 후배님들 간에 호흡도 잘 맞았고요. 웃으랴 촬영을 잘 못하기도 했어요(웃음).

Q. 그러고 보니 쉬지 않고 다작을 했네요

쉬는 게 무서워요. 쉬면 무기력해지고 허무한 기분이 들거든요. 예전에 단역할 때는 일주일에 한 두씬 촬영을 하는데 대기시간이 6-7시간이 있어도 너무 좋은거에요. 그 하루를 위해 일주일이 행복했어요. 일주일 중에 하루 촬영하고 촬영이 끝나고 맥주를 마시는 게 일주일을 잘 버틸 수 있던 낙이였는데 지금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일을 많이 주시니까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천성적으로 이 직업이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오히려 쉬는 게 힘들어요.


Q. 예능 ‘풍문으로 들었쇼’ MC, 박수홍과의 호흡

첫 MC라 부담감도 있고 순발력 있게 잘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오빠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서 편하게 잘 하고 있어요. 또 오빠랑 함께 했던 분들이 다 잘됐잖아요. 아직은 제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 회 한 회 촬영하고 나면 아쉬움이 남기는 해요. MC끼리 케미가 있어야 되는데 말이 끊기기 전에 오빠가 자연스럽게 도와주셔서 명품 MC라는 말이 납득이 가더라고요(웃음).

Q.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저는 항상 정글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는데(웃음).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혈액형이 AB형인데 적응력이나 센스는 확실히 갖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AB형은 귀찮아하지 않거든요. 어떻게 보면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적극적인 면이 있어서 남들이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활동적인 예능은 많이 해보고 싶어요.

Q. 지난번 인터뷰 때는 액션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었죠

운동신경이 남아있을 때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기황후’ 찍었을 때 하지원 씨가 맡았던 역할이 너무 부러웠어요. 사극이었고 예쁜 부분도 있었지만 액션 씬이 많았는데 대역도 안 쓰고 직접 연기 하셨거든요. 그렇게 다이나믹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제 평소 성격과 비슷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막상 미팅 가보면 의외로 털털하다고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도 물론 좋지만 제 성격을 녹여낼 수 있는 생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Q.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

신하균 선배님이오. 멋있는 배우분들도 많이 뵀었지만 후광이 비친 선배님은 신하균 선배님이 었어요. 알고 보니 제가 신하균 선배님의 작품들을 많이 봐왔더라고요. 출연하셨던 ‘더게임’, ‘지구를 지켜라’ 같은 영화가 좀 독특하잖아요. 제가 그런 역할들을 하고 싶기 때문인지 동경하는 것 같아요. 뻔하지 않은 캐릭터라 연기하기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닮고 싶은 배우이기도 하고요.

Q. 친하게 지내는 배우

이유리 선배님, 김도연 선배님, 작품을 하면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요. ‘빛나라 은수’ 때도 출연진들과 여행도 갔었고요.


Q. 줄곧 비슷한 캐릭터를 맡았어요.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도 많을 것 같은데

아쉬움은 당연히 있어요. 그래서 ‘란제리 소녀시대’ 출연을 참 잘한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두려운 부분도 물론 있어요. 검증된 캐릭터를 많이 주시는데 비슷한 역할을 맡더라도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해요. 배우는 비중을 따지면 안 되잖아요. 많은 분들이 ‘저게 박하나야?’ 할 수 있도록 저를 못 알아볼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어요.

Q. 애완조를 키운다고

개랑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는데 알레르기가 심해요. 재채기도 심하고 두드러기도 많이 나고요. 뭔가를 키우고는 싶은데 당시에 회사 대표님께서 새를 키우고 계셔서 저도 우연히 키우게 됐어요. 근데 개랑 새랑 똑같더라고요. 교육도 되고 주인도 알아보고 주인 오면 소리도 내고 신기해요(웃음). 제가 집에 있을 때는 개처럼 집에 풀어놓고 키우는데 개처럼 쫓아오기도 하고 제가 외출하면 같이 나가려고 막 쳐다보고 그래요. 미워하고 좋아하는 것도 알고 똑똑해요. 얼마 전에 한 마리를 더 입양해서 총 세 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Q. 결혼 적령기, 결혼 상대는 여전히 찾고 있는 건가요?

그러게 말이에요(웃음).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고 지금까지 출연했던 드라마를 보니까 결혼식 장면이 매번 있더라고요. 밤마다 휴대폰으로 드레스를 보면서 캡처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얼마 전에는 웨딩 화보를 촬영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웨딩 드레스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해주고 그래서인지 어떤 식장에서 어떤 분위기로 해야되는지 저도 모르게 관심이 가더라고요. 앞으로 계속 찾아봐야죠(웃음).

Q.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대시는 없었는지

제가 나쁜 역할을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인지 상대 배우분들과도 많이 친해지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잘 지내지만 드라마 속 캐릭터 때문인지 딱히 대시를 받은 적은 없어요(웃음).

Q. 피부 관리 팁과 몸매 관리 비결이 있다면요?

코코넛 워터는 항상 이야기했던 부분이고요. 편식 안 하고 잘 먹고 잘 자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하루 종일 자거든요. 먹는 것도 거의 안 사 먹고 챙겨 먹는 편이에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기본적으로 된다면 피부도 좋아지지 않을까요. 1일1팩도 실천하려고 하고요. 여배우들은 마스크팩 관리를 확실히 많이 해요. 샵에 올 때 붙이고 오는 분들도 많거든요(웃음).

Q. 오지은 닮은꼴

많이 들었어요(웃음). 심지어 감독님이 구분 못했던 적도 있고요. 한 번은 제가 언니 대기실에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보자마자 서로 웃었어요. 같이 사진도 찍어서 SNS에 업로드했는데 저는 오히려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올린 건데 많은 분들이 ‘진짜 닮았다’는 의견을 주셔서 재밌었죠.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 보내는지

하루 종일 잠만 자요. 또 새들이랑 놀아줘야 되니까 외출은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은 제 성향을 아니까 잘 안 불러서 소외감을 느낀 적도 있지만요(웃음).

Q. 매력 포인트

생긴 거와는 다르게 털털한 부분이요. 어떤 사람을 만나도 편안하게 해드릴 수 있거든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박하나였어?’할 정도로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김연중
의상: 스타시카, 스타일난다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주얼리: 젬케이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JOY187 김초희 실장
메이크업: 쌤시크 정선미 원장
장소: 파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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