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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연화 “몸 아픈 후 6개월 동안 인생 포기 생각도 해,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2017-11-28 15:49:14

[김민수 기자] 그녀의 삶은 어쩌면 하루하루가 ‘도전’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청각장애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스스로 그 벽을 허물고 개척해 나아가는 이연화.

아시아에서 주목받고 있는 ‘머슬퀸’ 이연화는 2017 맥스큐 머슬마니아 아시아 챔피언십 여자 패션모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녀가 무대 위에서 선보인 우아한 곡선의 근육은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아름다운 근육으로 대중에게 관심을 받기까지 수많은 절망과 고통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이 시대 진정한 여성을 꿈꾸는 그녀.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연화의 멈출 줄 모르는 도약은 현재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Q. bnt와 화보 소감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무엇보다 호흡이 너무 잘 맞았다(웃음). 그리고 평소에 연출해보지 못했던 콘셉트여서 재미있더라.

Q. 얼마 전 특전사 체험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랐더라

국방일보 참관 기념으로 영광스럽게 내가 여자로서 처음 초청이 된 것이다. 당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랐을 때 진짜 놀랐다. 나는 국방일보랑 국방TV에 실리는 것 이외에 딱히 방송활동이 아니니깐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군인들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지 알겠더라.

Q. 가장 무서웠던 훈련은

전방낙하레펠. 원래 스릴 있는 스포츠를 좋아해서 촬영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 번씩 경험을 하곤 하는데 전방낙하레펠은 정말 무섭더라(웃음). 하지만 이번에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다음에는 UDT/SEAL(해군 특수전전단)과 CCT(공정통제사) 특집으로 또 하기로 했다. 그리고 비록 독감은 걸렸지만 명예 특임대원 훈장을 받았다.

Q. ‘머슬퀸’이 되기 전 이력이 굉장하다?

다전공 동시 수석이 중요한 포인트다(웃음). 그때 내가 일 욕심이 많았다. 지금처럼 운동을 했던 것도 아니었고 평범한 여자였다. 그리고 비키니도 무대에서 처음 입어봤지 한 번도 입어 본 적이 없었다.


Q. 패션디자이너로서의 삶은

어린 나이에 대기업에서 러브콜을 받다보니 당시 실무자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났었다. 이런 분들과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깐 잘 하려고 더 욕심을 많이 부렸었다. 그 분들이 쉬시는 동안에 공부도 열심히 했고 잠도 2시간 정도만 자고 작업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몸에 이상이 오더라.

몸이 아프고 나니깐 돈이나 명예가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허무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나는 열심히 산 것밖에 없는데, 그래서 1년 동안 치료하면서 한 6개월 정도는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Q. ‘머슬퀸’ 도전

그렇게 6개월이란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이 너무나 나약해져 있었다. 한동안 내 자신에 대해 몸과 마음을 돌보지 않아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것이 집에서 생활 운동 정도(?) ‘머슬퀸’ 도전은 본격적으로 근력 운동을 시작할 때 트레이너에게 권유를 받아서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Q. 운동할 때 무슨 생각으로 버텼는지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더라. 사실 돈을 많이 벌었을 때는 집에 무슨 일이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잘 관여를 못했고 연락도 잘 못했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하고 지금의 오기까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됐고 깨닫게 되더라. 그리고 대회 사진을 보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이자 그 힘든 시기를 돌파하고 했던 노력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Q. ‘2017 맥스큐 머슬마니아 아시아 챔피언십 여자 패션모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 ‘머슬퀸’이 되고 나서 어떤 기분이었으며 주위 반응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고 진짜 놀랐다. 주위 지인들에게 말도 못했다. 근육도 처음 만들어보고 비키니도 처음 입어봐서 쑥스럽더라(웃음). 그래서 부모님한테는 그냥 운동한다고 말씀드리고 친구들한테는 말도 안 했는데 기사를 보고 나서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었다.

Q. 비키니를 처음 입어봤다?

나는 트레이닝 복을 즐겨 입는다. 그런데 비키니라니 상상도 못했다. 심지어 대회용 비키니는 일반 비키니에 비해 더 돋보인다.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한다는 자체가 엄청 부끄러웠는데 내가 잘하고 나면 스스로 무언가 계기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 그것이 그랑프리라는 상이 아닌 나 스스로 운동을 한 것에 대한 만족이었다.

Q. 패션디자이너, ‘머슬퀸’까지 자꾸 도전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니체의 말을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신조로 삼는 말이다. 내가 정말 아팠을 때 6개월까지는 인생을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 일반인이었다가 장애등급을 받을 만한 상황이었으니 나에겐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살아갈 일이 많기 때문에 허송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Q. 가슴 성형 의혹이 있던데

내 가방에도 있는데 5cm 정도 가슴 패드를 가지고 다닌다(웃음). 원래는 내가 큰 가슴이 아닌데 대회 때도 안에 어마어마하게 넣었다. 원래 디자이너가 아닌가. 사람들 눈속임을 잘 하는 것 같아서 내가 입어보니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알겠더라. 그래서 나중에 속옷 브랜드를 만들까 생각 중이다. 의학의 힘은 빌리지 않았고 전부 가슴 패드의 힘이다. 항상 챙기고 다닌다.


Q. 요즘 목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악플을 보면 목소리가 남자 같다는 댓글이 많더라. 내 목소리가 귀 때문에 톤이 내려 간 것이다. 원래 하이톤이었는데 나도 몰랐다(웃음). 또 애교가 엄청 많아서 목소리가 좋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트랜스젠더 같다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은 발성, 발음 음성치료를 계속 받고 있고 원래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Q. 중국 팬들 많더라

솔직히 내 콤플렉스가 체격이 크고 긴 얼굴형이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인기더라. 중국이 가장 좋다. 또 중국인들은 악플이 없고 팬의 개념이 다르더라. 이번 12월에 중국에서 팬 사인회를 하는데 기대된다.

Q. 만약 중국 대부호가 고백한다면?

내가 중국 재벌보다 돈을 더 벌 것이다. 만약에 남편이 나보다 돈이 더 많다고 어필하면 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Q. 주변에서 첫 인상에 대해 뭐라고 하던가

생각보다 어리다고 그러더라. 내 얼굴이 여태 노안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어리다고 한다. 하지만 첫 이미지는 차가워 보인다는 말도 많이 듣고 그래서 언니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오히려 동생들이 잘 다가오는데 언니들은 선입견 때문에 나를 싫어하더라.

Q. 연애스타일은?

애교는 많은데 남자 친구에게 신경을 잘 안 쓴다. 남자가 나를 잘 맞춰주면 된다. 나는 구속하는 것도 싫고 전화나 문자를 많이 하는 것도 싫어해서 이런 것들만 잘 맞춰주면 된다.

Q. 그렇다면 이상형은?

우아한 사람, 존경할 수 있는 사람

Q. 남은 2017년은

아직 내가 언론에 노출 된지 5개월 밖에 안됐다. 너무 갑작스럽게 청각 장애라는 이슈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할지 스스로 다짐하면서 2017년을 마무리하고 싶고 여러분들도 행복한 연말을 보냈으면 좋겠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차케이
의상: 피스비사라, 스타일온미, 제너럴 아이디어 드리머즈, 애뜰루나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아식스
주얼리: 바이가미, 만치노
팔찌: 티아도라
파우치: 토툼
헤어: 쌤시크 지아 실장
메이크업: 쌤시크 모레 실장
장소: 파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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