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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은정 “티아라, 내 20대 전부를 쏟아부은 존재”

2017-11-30 15:21:03

[허젬마 기자] 티아라 은정은 요즘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주연을 맡았던 100부작짜리 MBC 일일 드라마 ‘별별 며느리’가 무사히 종방을 했고 뒤이어 영화 ‘실종2’가 바로 오늘 개봉했다. 그 사이 베트남에서 열린 티아라 단독 콘서트 역시 성황리에 마쳤고 곧바로 케이팝 뮤직 웨이브 2017 참석 차 말레이시아에 다녀오는 등 숨 가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

혹자는 그가 아이돌 유명세를 등에 업고 쉽게 배역을 차지한다고 오해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8세의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던 아역 배우 출신 가수. 그럼에도 여전히 ‘배우’라는 타이틀이 부끄럽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만의 속도로 노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자기 앞에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는 중이다.

티아라 은정 그리고 배우 함은정. 자신의 정체성을 대중의 몫으로 남겨놓는 배려심 깊은 그와 근황을 둘러싸고 나눈 일문일답.

Q. 근황

최근 드라마 ‘별별 며느리’가 종방을 했고 바로 얼마 전에는 베트남에서 열린 티아라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잘 마쳤다. 또 곧이어 말레이시아 팬분들을 찾아 뵙는 케이팝 무대가 있어서 준비 중에 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에 다녀오면 영화 ‘실종2’가 개봉해 있을 것 같다.

Q. 콘서트는 어땠나

사실 그 전에도 팬미팅 차 여러 번 방문했었는데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팬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반응도 정말 뜨거워서 덕분에 너무 즐겁게 콘서트를 하고 왔다.

Q. 드라마 ‘별별 며느리’ 종방 소감

마지막회를 몇몇 배우들과 스탭들이 다 같이 모여 함께 봤는데 뭔가 묘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렇더라. 사실 촬영이 끝나고 왠지 휑한 느낌이 있었는데 촬영 후 오랜만에 모여 같이 회포도 풀고 하니 위안이 되고 좋은 시간이었다.

Q. 연배가 있는 선배님들과의 호흡이 어렵진 않았는지

물론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차차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너무 다정하고 인자하게 대해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정말 너무 좋게 잘 지냈다. 나에게는 그런 대선배님들과 함께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자체만으로 큰 배움이 되는 현장이었다.

Q. 연기적으로 조언이나 도움을 받기도 했는지

연기적으로 가장 많이 도움을 받았던 분은 아무래도 엄마 역할을 맡으시며 나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김 청 선생님이다. 연기를 진중하게 대하시는 모습도 그렇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 누구보다 철저하게 준비하시는 모습, 또 그런 와중에 세심하게 후배들을 챙기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또 김영옥 선생님처럼 대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 내겐 값진 경험이었다.

선배님들을 가까이서 겪어보니 이렇게 오랫동안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리를 지키실 수 있는 이유를 알 거 같았다. 특히 문희경 선배님께서는 드라마 초반, 직접 모니터링을 해주시면서 전화를 걸어 어떤 부분이 좋았고 어떤 부분이 미흡한지 피드백을 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 여러모로 내겐 큰 경험이 된 작품이었다.

Q. 얼마 전 제 1회 신필름 예술영화제 인기상을 수상했는데

나도 왜 내가 그 상을 받았는지 모르겠다(웃음). 소감 때도 이야기했는데 내가 이걸 왜 받느냐고 재차 물었다. 사실 나는 시상하러 가는 줄 알았는데 수상 대상이라는 걸 듣고 ‘내가 왜...?’ 싶더라. 굳이 이유를 찾자면 신필름 영화제가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의 발전에 이바지한 분들 대상으로 상을 수여하는 자리인데 그동안 내가 저예산 영화에도 출연하고 그랬던 것을 조금 예쁘게 봐주신 게 아닌가 싶다. 그게 아니고서야 정말 나는 상을 받을 명목이 없다. 부족한 것도 정말 많고.

다만 그동안 역할이나 작품의 크기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던 걸 좋게 봐주신 거 같다. 사실 나는 아이돌이지 않나. 가십거리에 익숙한 사람이다. 그런 애가 개의치 않고 작은 영화에도 출연했던 걸 예쁘게 봐주신 거 같다. 오히려 상을 받고 나니 이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될 수 있게끔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앞으로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독립영화든 저예산 영화든 상업영화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다.


Q. 곧 개봉하는 영화 ‘실종2’ 간단히 소개 부탁한다

스릴러물 장르인데 스릴러물 매니아 분들이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실종1’이 굉장히 사이코패스적인 요소가 많았던 데 반해 영화 ‘실종2’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산악 스릴러물이라 할 수 있다. ‘실종1’과는 다른 장르와 다른 코드의 악을 다루는 영화라 생각하고 보시면 된다. B급 유머도 많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다.

Q. 영화 내내 등산복 한 벌만 입고 나온다고

그렇다. 정말 등산복 한 벌이 다다(웃음).

Q. 취준생 역할을 맡았는데 공감이 쉽지 않았을 거 같다

맞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쉽게 접근해서 포장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취준생 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울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영화에 대한 접근을 시작해 나갔다. 사실 나는 취업을 걱정하는 환경에 있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그렇지만 내가 어렸을 때 아역 연기를 하던 때를 생각하면 오디션장에 갈 때마다 내가 이 작품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라는 걸 입증시킨다는 게 얼마나 높고 어려운 벽인지를 실감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면서 거기서부터 출발을 했다. 선영 역은 물론 영화 전체의 스토리도 그 마음을 헤아려야만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가장 염두에 두며 연기에 임했던 부분이다.

Q. 사실 가수가 되기 전 연기자로 먼저 데뷔를 했다. 1995년 청소년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를 했던데 어린 나이에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나

어렸을 때 ‘무궁화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라는 게 있었는데 8살 때 그 무대에서 수상을 하면서 처음 이쪽에 발을 디디게 됐다. 후에는 ‘리틀 미스코리아’로 명칭이 변경되기도 했는데 내 동기로 장근석 오빠도 있고 여러 연예인분들이 계시다(웃음). 당시에 한국 모델협회가 주최를 맡아 매년 5성급인 하얏트 호텔에서 대회가 열리는 나름 큰 행사였는데 거기서 수상을 하면서 아역 모델 비슷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역 연기로 이어졌다.

Q. 엄마 눈에 어린 딸이 너무 예뻤나 보다

나중에 들었는데 엄마는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이쪽으로 내 진로를 생각했다고 하시더라. 나야 그때 워낙 어렸으니 그저 마냥 예쁜 옷 입으면 좋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재미있었지. 애초에 태몽을 연예인이 될 애로 꾸셨다고 하더라(웃음).

Q. 아역 연기자로 생활을 하다가 어떻게 다시 아이돌로 데뷔를 하게 됐나

활동 중간에 소속돼 있던 회사가 공중분해되면서 주변 분들의 추천으로 지금의 회사 분들을 소개 받게 됐다. 여러 차례 미팅이 오가면서 아이돌 그룹 데뷔를 권유받게 되었고 나 역시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아서 한번 도전해 보자는 심정으로 아이돌 준비를 하게 되었다.

Q. 처음부터 아이돌을 꿈꿨던 건 아니었던 건데

운과 타이밍이 잘 맞았다. 날 어려서부터 알았던 분들은 내가 아이돌로 데뷔한 걸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하시더라. 워낙에 순두부 이미지라서(웃음). 소위 말해 나는 뭔가 아이돌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그냥 순박한 이미지의 아이일 뿐이었다. 오히려 티아라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얻은 케이스라 나 역시 티아라 덕에 내 안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Q. 티아라 은정 vs. 배우 함은정

둘 다 나다. 연기를 한다고 해서 티아라라는 수식을 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연기를 할 때만큼은 티아라 은정이 아닌 배우 함은정으로 불리고 싶다면 그건 너무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러운 일 아닌가. 게다가 그건 마치 내게 무엇보다 소중한 티아라라는 존재를 부정하는 것만 같다. 그건 아니지 않나. 티아라는 내 20대를 쏟아부은 전부다. 그렇기에 대중들이 나를 봤을 때 티아라 은정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걸 구태여 배우인 척 대중들에게 주입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다. 나 스스로도 나를 배우라 칭하기엔 아직 너무 부끄럽다. 언젠가 대중들이 먼저 나를 배우로 떠올려주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때라야 나 역시도 나를 배우로 인정할 수 있을 거 같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연예인 친구가 많이 없는 편이다. 그래도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을 꼽자면 카라 규리와 배우 김예원 언니. 중간에 아는 언니를 통해 둘을 알게 돼서 다 같이 친해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최)여진 언니와 함께 골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조금 친해졌다. 언니가 성격이 정말 털털하고 너무 좋더라.

Q. 재테크 잘 하기로 소문난 아이돌들이 여럿 있는데 본인은 어떤 편인가

나 같은 경우에는 수입을 전부 엄마께서 관리하시고 나는 용돈을 타 쓰기 때문에 따로 관리하는 건 없다. 아무래도 어린 나보다 훨씬 연륜이 깊은 엄마께서 잘 아실 테니 알아서 관리해주실 거라 생각한다. 또 그러실 분도 아니지만 혹시라도 내가 번 돈을 다 쓰신다고 해도 상관없다. 내가 번 돈을 부모님께서 쓰시는 것도 나로선 뿌듯한 일이니까. 그런데 부모님들은 쓰시라고 해도 잘 못 쓰는 거 같다(웃음).

Q. 포털 검색창에 ‘은정’을 치면 ‘몸매’가 따라붙던데

하하. 도대체 왜 그게 관련검색어로 뜨는지 모르겠다(웃음).

Q. 몸매에 자신 있는 편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활동 중에 단기적으로 몸매를 확 가꿀 때가 있긴 하지만 평상시에는 좀 많이 풀어주는 편이다. 한마디로 몸매에도 주기가 있는 편이다(웃음).

Q. 연애는 혹시?

지금은 없다. 그래도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알게 모르게 잘 해왔던 거 같다(웃음).

Q. 결혼

어느덧 내 나이가 결혼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그런데 아무래도 연예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그 시기가 아직은 좀 더 멀게 느껴진다. 그래도 믿고 기댈 수 있는 좋은 사람이 생긴다면 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Q. ‘별별 며느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강경준 씨가 ‘동상이몽’에서 화제이지 않나. 옆에서 보면 어떤가

실제로 사랑꾼이다. 언니에 대한 사랑이 넘쳐난다(웃음).

Q. 30대에 이루고 싶은 목표

사실 내가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아직 학교 졸업을 못했다. 그래서 우선은 졸업이 목표이고 그 외에 별다른 목표는 없다. 그저 지금처럼 꾸준히 일하면서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래도 30대가 지나갈 즈음엔 결혼을 한 상태라면 좋지 않을까(웃음)?.

에디터: 허젬마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이재엽, 하유림
영상 편집: 김시영
의상: 루트원, 스타일난다, 피스비사라, 제너럴 아이디어 드리머즈
모자: 제너럴 아이디어 드리머즈
슈즈: 섀도우무브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이한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박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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