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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성욱 “데뷔 이래 가장 바빠, 다양한 길 열어준 ‘하트시그널’ 감사하다”

2017-12-20 14:47:07

[허젬마 기자] “활동을 시작하고 이렇게 바쁜 적은 처음이에요. 물론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이 많이 남아있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나죠. 저에게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준 ‘하트시그널’에 고마운 마음이에요”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배우 강성욱에겐 함박웃음이 번졌다. 지난 여름 ‘하트시그널’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현재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무대에 오르며 본업에 충실하는 한편 드라마, 라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 중이다. 방송에서 생긴 ‘푸드덕’ 이미지로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출연 기회도 얻었고 국내 유명 매거진 코스모폴리탄에서는 ‘썸톡시그널’이라는 연애상담 코너를 맡아 진행 중이다.

확실한 캐릭터와 말솜씨 좋은 그와의 촬영은 시종 유쾌했다. 무표정한 표정에 스치는 매서운 눈빛에 흠칫하다가도 이내 생글한 미소로 애간장을 녹이던 강성욱. 방송에서는 미처 다 보지 못한 그의 진짜 매력이 궁금해졌다.

Q. ‘하트시그널’ 출연 배경

회사를 통해 처음 컨택이 들어왔다. 얼굴이 많이 안 알려진 신인배우를 찾는다면서 연락이 왔는데 사실 그때만 하더라도 ‘무대부심’이 좀 있어서(웃음) 고민을 했었다. 게다가 연애 관련 예능이라고 하니 더욱 더 부담스러웠는데 더 나이 들면 이런 기회도 없겠다 싶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 출연했다 싶다(웃음).

Q. 덕분에 대중들에게 ‘강성욱’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렇다. 물론 욕도 많이 먹었지만(웃음). 사실 초반에는 방송에 편집되어 나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출연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 방송이 처음이다 보니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편집이 되어 나가더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들이 부각되어 나가기도 하고 내가 의도했던 바와 다르게 편집되어 나가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속상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래도 잘 출연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나아갈 길이 많이 남아있지만 덕분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생겨 감사한 마음이다. ‘하트시그널’은 나에게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준 고마운 프로다.

Q. 방송 후 나가는 기사에 달린 댓글도 다 봤나

다 봤다. ‘왜이렇게 나대냐’부터 시작해서 ‘너무 가벼워보인다’는 둥 덕분에 ‘푸드덕’이라는 별명까지 생기고(웃음). 사실 그게 내 모습의 전부도 아니고 그래야만 했던 이유도 나름대로 있었다. 다들 방송을 하던 사람들이 아닌 정말 평범한 사람들로 꾸려진 멤버들이지 않았나. 변호사에 운동선수에 대학생에 이러다 보니 그나마 그 중에서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더라. 그래서 자의반 타의 반으로 주도를 해나갔던 건데 방송에 그렇게 비칠 줄은 몰랐다.

Q. 그러면 실제 성격은?

사실 나서는 걸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특히나 단체생활에서는 더더욱. 오히려 소수나 일대일 관계에서는 말도 많이 하고 강한 편이긴 한데 여럿이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고 나서는 성격은 아니다.

Q. 방송 후 가족들의 반응은

보시면서 엄청 욕했다고 하시더라(웃음). 아버지께서 막 리모컨 던지시고 TV 꺼버리시고(웃음). 우리 아들이 이렇게 0표 받을 정도로 인기 없는 사람이 아닌데 하시면서(웃음).

Q. 방송에서 미스코리아 출신 신아라와 최종 커플이 됐는데

사실 방송 초반에는 이성적으로 느껴지는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었다. 이성적인 호감이 가는 친구는 없는데 무조건 문자 투표는 해야 하고. 그러다 (신)아라가 들어왔는데 확 끌렸다. 게다가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함께 생활을 공유하다보니 정이 금방 들고 처음 들었던 호감이 빠른 속도로 커지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최종커플까지 가게 됐는데 방송이 끝나고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니 아무래도 각자 일에 충실하게 되더라.

Q. 방송상에서만큼은 실제 자신의 마음에 충실했던 건가

그럼 물론이다. 방송이기 때문에 마음을 속이거나 한 적은 없고 그럴 성격도 못 된다(웃음).


Q. 실제 연애 스타일

나는 마음에 들면 상대방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정도로 호감을 표현하는 편이다. 밀당 같은 것도 없고 ‘상대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하면서 간 보거나 하는 걸 잘 못한다. ‘근자감’이라고 하지 않나. 스스로에게 확신이 들면 돌진하는 편이다(웃음). 물론 나중에 그 확신이 틀렸다는 걸 깨달을 때도 있다. 그럴 땐 또 미련 없이 돌아선다.

Q. 질질 끄는 연애가 아닌 확실한 연애 스타일인가 보다

그렇다. 방송 상에서는 내가 좀 눈치 없는 캐릭터지 않았나. 실제로는 내가 눈치가 제일 빠르다(웃음).

Q. 실제 이상형도 신아라와 비슷한가

그렇다. 사실 여자 멤버 구성 자체가 연령대가 어려 이성적으로 느껴지기 힘들었는데 아라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성숙한 모습이 있더라. 평소에도 너무 아기처럼 어린 느낌이 드는 친구들에게는 이성적인 매력을 못 느끼는 편이다. 아라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모습들이 나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던 거 같다.

Q. 멤버들과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편인가

다들 바빠서 다 같이 모이기는 힘들지만 그 중 유난히 친했던 친구들과는 자주 만나는 편이다. 특히 (장)천이 같은 경우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만날 정도로 자주 본다. 시간 없으면 짬짬이 커피라도 마시고.

Q. 장천과 절친이 되다니 왠지 의외다

그런 말들 많이 한다. 그런데 친해지고 보니 성격이 정말 잘 맞는 친구다. 방송 말미에는 각자 인터뷰에서 서로에 대해 “하트시그널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비슷하게 답을 하기도 했더라(웃음). 방송 끝나고 천이에게 ‘하트시그널을 통해 너를 얻어서 참 다행이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Q. 어떤 부분이 그렇게 잘 맞던가

사실 비슷한 부분보다 다른 게 더 많다. 성격도 다르고 여자 보는 눈도 다르고(웃음). 그런데 방송에서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나와 달리 천이의 경우 직업 특성상 방송에서 자기 모습을 전부 드러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절제해야 했던 모습들도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카메라가 걷어지고 난 후 보여지면서 나와 비슷한 부분들이 많이 있더라. 대화도 잘 통하고. 서로 비밀 하나 없는 사이가 됐다(웃음).

Q. 배윤경과도 사이가 각별해보이던데

여자 멤버들 중에서는 가장 가깝게 지냈다. 아무래도 비슷한 분야의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다른 친구들에 비해 공유할 수 있는 부분들도 더 있었고. 게다가 둘이 친하게 지내면서도 서로를 이성으로는 1도 안 느끼는 사이라(웃음)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거 같다.


Q. 근황을 좀 들어보자

먼저 현재 하고 있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격일로 공연이 있어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 거기다 짧은 분량이지만 최근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도 출연했었고. 또 코스모폴리탄에서 하는 ‘썸톡시그널’이라는 코너를 맡고 있는데 내 이름을 걸고 연애상담을 해주는 쇼(show)다. 거기다 라디오도 하고 오늘처럼 화보도 찍고. 활동을 시작하고 이렇게 바쁜 적은 처음이다. 물론 앞으로 더 바빠져야 하겠지만(웃음).

Q. 실제로도 주변 고민 상담을 잘 들어주는 편인지

그렇다. 평소에도 나에게 고민상담하는 주변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내 연애는 잘 못한다는 거? (웃음) 최근에 ‘썸톡시그널’에 (장)천이를 게스트로 초대해서 함께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천이가 “성욱이는 누군가의 연애상담을 해줄만큼 연애를 잘하지 못한다”고 했었는데 그게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웃음).

Q. 첫 드라마 출연

‘이번 생은 처음이라’ 메인 작가님께서 ‘하트시그널’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 방송에서 나의 푸드덕 거리는 이미지가 캐릭터와 잘 맞을 거 같다고 생각하셨다더라.

Q. 무대 위에 설 때와 어떻게 다르던가

무대는 혹여나 실수를 하더라도 감정을 그대로 끌고 갈 수 있는 반면 드라마 같은 경우 대본도 하루 이틀 전에 나오고 그 순간 몰입해서 찍기 때문에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더라. 혹시 다음에 또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사전에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Q. 데뷔를 늦게 했다고

맞다. 2015년에 뮤지컬 ‘팬텀’이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다. 원래는 성악을 전공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가니 적성에 잘 안 맞는 것 같아 자퇴를 하고 군대에 갔다. 제대 후 어학연수 겸 여행 겸 영국에 잠시 머무른 적이 있는데 그때 우연히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게 됐다. 사실 영어에 영국식 발음까지 더하니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도 못하겠는데 어느 순간 내가 울고 있더라. 그때 처음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사람들에게 무언가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거지. 그래도 성악을 전공했으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고 그렇게 한국에 돌어와 입시를 다시 보고 서울예대에 들어가 연기를 배우게 됐다.

Q. 데뷔작 뮤지컬 ‘팬텀’

정말 운 좋게 데뷔를 큰 작품으로 하게 됐다. 뮤지컬계의 대부라는 류정한 선배님, 신영숙 선배님, 거기에 박효신 선배님까지. 엄청난 선생님들과 같이 공연을 하게 되니 너무 떨리더라. 정말 너무 많이 긴장을 했다. 그래서 당시 무대에 오르고 나서 욕을 엄청 많이 먹었다. 아마 내 평생에 먹을 욕은 그때 다 먹었지 싶다. 무대 공포증까지 생길 정도였으니까. 아무래도 뮤지컬이 내 길이 아닌가 포기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그때의 트라우마가 상당 기간 오래가서 사실 나는 데뷔작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이 길도 내 길이 아닌가, 포기해야 하나 하는데 소속사에서 좋은 오디션이 있으니 한번 더 도전해보자고 하더라. 그게 뮤지컬 ‘베르테르’였다. 망설임 반 용기 반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또 덜컥 합격 소식이 날라왔다. 사실 그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무대에 섰다.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줘 보자는 심정으로.

시작은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이번에도 조승우 선배님, 엄기준 선배님 같은 엄청난 대선배님들과 하게 된 거지. 그렇게 또 다시 트라우마에 시달릴뻔한 걸 연출님과 음악감독님께서 깨주셨다. 그때도 많이 혼나고 욕도 많이 먹었지만 ‘팬텀’때와는 달랐다. 사실 ‘팬텀’ 때는 뭐랄까, 그냥 무관심했었다. 냉대랄까? 그런데 ‘베르테르’ 때는 내 어떤 점이 부족한지, 뭐를 더 보완해야 하는지 등 하나하나 꼬집어 주시며 진심으로 나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때 나를 이끌어주셨던 연출님과 음악감독님은 정말 나에겐 은인 같은 분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마음 속으로 ‘베르테르’를 나의 데뷔작으로 여긴다. ‘팬텀’이라는 작품은 사실 기억하고 싶지 않다.

Q. 활동하면서 만났던 배우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람은?

정말 많지만 (박)효신이 형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이 잊혀지지 않는다. 게다가 나는 그걸 바로 옆에서 매일 라이브로 듣지 않았나. ‘이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도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엄청나더라. 그냥 듣고 있는 내 귀가 행복하더라(웃음). 배우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데 감히 엄두도 못 낼 만큼.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탄탄한 팬층을 누리고 있는지 가까이서 보니 단번에 이해가 갔다. 이유가 다 있더라. 지금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다.

또 다음 작품인 ‘베르테르’에서 만난 (조)승우 형과 (엄)기준 형도 뭐 말로 다 못할 정도지. 내가 앞으로 뮤지컬배우로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몸소 그대로 보여주신 분들이라 내겐 마치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현장학습이자 학교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잘 한다고 소문난 분들도 정말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더라. 그게 나에게 너무 큰 인상으로 다가왔다. 당시의 나는 칭찬 한번에 안심하고 안주하고 그 선에서 자기만족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분들은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정말 스스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셨다.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

어쩌다 보니 ‘푸드덕’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는데 만약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드라마 ‘시그널’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거기에 나오는 이제훈 선배님 같은 역할은 정말 욕심이 나더라. 보면서 혼자 연습도 해보고 그랬다(웃음).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운이 좋게 현재 좀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만 고집하기보다는 지금처럼 꾸준히 뮤지컬 하면서 드라마나 라디오나 예능 프로 등 여러 분야에서 얼굴을 비치고 소식을 접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하유림, 김시영
의상: FRJ Jeans, 마무트(MAMMUT), 비슬로우, BOB
슈즈: 아식스, 라파엘레 다멜리오
액세서리: 만치노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시계: 잉거솔
헤어: VT101 지서현 부원장
메이크업: VT101 지영 디자이너
장소: 펜션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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