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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윤영 “30대에 배우로서 완전히 자리잡는 게 목표”

2017-12-27 16:07:42

[허젬마 기자] “새해 목표요? 일단 새해에 미니시리즈 한 작품을 꼭 했으면 좋겠고 멀리는 30대 안에 연기자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느리더라도 확실히 길을 다져가면서 연기자를 넘어서 배우 최윤영으로 제 연기 인생을 잘 닦아 나가고 싶어요”

어릴 적 장래희망과 일치된 삶을 살아가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어린 꼬마는 2017년 현재 안방극장을 장악하는 여배우로 자라났다. TV 속 주인공은 바로 MBC 일일드라마 ‘전생에 웬수들’에서 ‘최고야’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최윤영.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제빵왕 김탁구’, ‘내 딸 서영이’, ‘고양이는 있다’, ‘다 잘될 거야’ 등 착실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연기 외길인생만 걸어온 것 같은 그녀는 사실 이효리 백업 댄서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 같은 커다란 눈망울로 “시작해볼까요?” 하던 그녀가 몹시 궁금해졌다.

Q. 화보소감

그동안 동료 연기자들이 bnt와 화보 작업한 걸 많이 봐와서 궁금했었다. 사진 촬영이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분위기도 좋고 콘셉트도 겨울 시즌에 맞게 잘 짜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Q. 근황

10월부터 MBC 일일드라마 ‘전생에 웬수들’ 촬영을 하고 있다. 120부작이라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힘내서 촬영하고 있다.

Q. 호흡이 긴 작품을 소화해내려면 쉽지는 않겠다

그래도 일일드라마만의 매력이 커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다. 다들 오랜 시간 함께하는 만큼 스탭이나 배우들과 정말 스스럼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거든. 정말 가족처럼 가까운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거 같다.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조금 후다닥 끝나서 끝나고 나면 아쉬운 마음이 남는데 일일드라마는 그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Q. 극중에서 생활력 강한 캔디 캐릭터 ‘최고야’ 역을 맡았는데

솔직히 처음엔 좀 망설여졌다. 대본을 보니 가족들만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역할이라 생활력 강한 부분을 강조해야 하다 보니 화장이나 머리도 전혀 안 하고 옷도 헌 옷만 주워 입더라(웃음). 실제로 의상실에서 구제옷 파는 곳에서 옷을 사온다. 멀쩡한 옷도 일부러 뜯어서 입고. 메이크업도 전혀 안 하고 머리도 최대한 못생겨 보이게 한다(웃음). 그러다 보니 ‘그래도 여배우인데 이래도 될까’ 싶은 마음이 들더라. 그래도 예쁘게 나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거지. 그런데 촬영이 진행될 수록 너무 편해졌다. 실제로도 잘 안 꾸미고 털털한 편이라 지금은 너무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

Q. 우연인지 그동안 캔디 역할을 많이 맡아왔다. 실제로도 생활력이 좀 강한 편인가?

어쩌다 보니 그동안 그런 역을 많이 맡아왔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곱게 자랐다(웃음).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위에 언니가 한 명 있는데 언니는 여군 출신이라 언니가 오히려 좀 그러면 모를까 나는 그저 마냥 막내처럼 자랐다. 성격은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자라온 환경은 생활력과는 거리가 멀다(웃음).

Q. 자매가 굉장히 양극의 직업을 가지고 있구나

그렇다. 형부도 군인이라 다같이 만나면 정말 분위기가 달라서 서로 신기해 한다.

Q. 방송을 본 부모님께서는 뭐라고 하시던가

‘고야’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웃음). ‘고야’만큼만 효도하라고(웃음).

Q. 언제부터 배우를 꿈꿨나

초등학교 때부터 연예인이 되는 게 꿈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때 시아준수와 슈퍼주니어 은혁과 같은 반이었는데 그 친구들의 영향도 조금 받은 거 같다. 그 둘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춤을 춰서 학교에서도 유명한 춤꾼들이었다. 춤도 잘 추고 끼도 많고 남다른 구석이 많았다. 그런 친구들과 한반에서 함께 지내면서 나 역시 꿈이 좀 더 구체화되었고 그러다 고등학교를 안양예고에 진학하면서 연기자로서 진로를 정하게 된 거지.

Q. 의외의 인맥이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나?

가끔씩 서로 응원하는 안부를 주고 받는다. 한 반에서 세 명의 연예인이 나왔다는 걸 서로 신기해 한다(웃음).


Q. 이효리 백댄서 출신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대학교도 연극영화과로 진학을 했는데 대학교 1학년이던 어느 날 백업 댄서를 모집한다는 오디션 공고를 봤다. 사실 내가 초중고 시절 학교 댄스팀 출신이거든(웃음). 재미있겠다 싶어서 친구랑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덜컥 합격이 됐다. 알고 보니 이효리 씨의 백업댄스 오디션이었는데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할 수 있고 좋은 기회 같길래 한다고 했지. 그런데 2주 연습 후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웃음). 춤 추다 화장실 가서 토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거든. 그렇게 춤에 대한 미련은 그때 싹 버렸다(웃음).

Q. 어쩐지 ‘해피투게더’에서 선보인 춤솜씨가 예사롭지 않더라

내가 원래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성격이 조금 바뀌었다. 지금도 낯은 조금 가리긴 하는데 친해지면 다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할말 못 할말 가리지 않고 잘 망가진다(웃음).

Q. 배우생활을 하면서 힘들 때 의지하는 동료가 있다면

2년 전 kbs 드라마 ‘다 잘될 거야’에 나를 포함해 엄현경, 한보름, 이주우 등 여배우 넷이 출연했었는데 그 드라마를 계기로 네 명이서 절친이 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단톡방에 메시지가 몇 백 개씩 올라올 정도로 서로 별의 별 얘기 다 하면서 돈독하게 지낸다. 넷이서 성격이 정말 다 다른데 또 너무 잘 맞아서 한번도 싸운 적이 없다.

촬영을 하다가 힘들거나 지치는 일이 있을 때 힘들다고 털어놓으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라는 식의 위로가 아닌 ‘배부른 소리 하지마라, 감사한줄 알고 해라’ 등 독설이 난무한다(웃음). 친하니까 그게 되는 거지. 술도 자주 마시는데 다들 밤에 촬영이 있고 스케줄이 있으니 주로 낮술을 즐기고 일찍 헤어지는 편이다. 그 외에도 또 다른 남자 출연 배우들인 송재희 오빠와 최재환, 허정민 오빠와는 또 그렇게 7명의 단톡방도 있는데 거기 역시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카톡이 올라올 정도로 다들 정말 친하게 지낸다.

Q. 작품을 하면서 배우들끼리 잘 지내는 편인가 보다

지금까지 운 좋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인연을 잘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특히 일일드라마의 경우에는 더 그런 마음이 있긴 하다. 배우들에게도 ‘긴 작품을 끝까지 잘 버티려면 우리끼리 사이 좋게 잘 뭉쳐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종종 한다. 그런 의미에서 술자리를 자주 모집하는 편이다(웃음).

Q. 쉴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요새는 촬영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쉬는데 사실 작품을 할 때는 쉬는 날을 온전히 휴식을 취하기가 어렵다. 피부관리도 해야 하고 연기레슨도 받고 해야 하니 작품을 위한 부수적인 관리를 하는 셈이지. 대신 작품이 끝나면 여행을 자주 다닌다. 친구랑도 다니고 엄마랑도 다니고. 특히 겨울바다 보는 걸 좋아해 얼마 전에는 당일치기로 강원도에 다녀왔다. 가서 물회 먹고 소주 한잔 하고 밤바다 보고 돌아왔는데 너무 좋더라.

Q. 화면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말랐다

그런 소리를 자주 듣는다. 건강한 몸매일 거 같은데 의외로 말랐다고도 하고 화면에서는 얼굴이 이만한데(?) 실제론 작다고도 많이 얘기하시고(웃음). 일일 드라마의 주 시청대인 아주머니들께서 화면보다 실물이 낫다는 소리를 자주 하신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는데 자꾸 들으니 화면발이 많이 안 받는 거 같아 속상하기도 하다.

Q. 외모 중 가장 자신 있는 부위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이번에 촬영을 같이 하는 출연 배우분들이 눈동자가 예쁘다는 소리를 많이 해 주시더라. 나도 몰랐던 건데 남들보다 눈동자가 조금 큰 편인 거 같다. 화면 상에는 더 크게 나와서 렌즈 꼈냐는 오해도 종종 받고. 그래서 요즘은 동공에 자신 있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웃음).

Q. 반대로 콤플렉스도 있나

보시다시피 내가 얼굴이 조금 동그랗지 않나. 이게 화면에서는 더 크고 동그랗게 나온다. 요즘은 대부분 뾰족하고 갸름한 얼굴형을 갖고 있다 보니 깎아야 하나 싶다가도 한번 손대면 이것 저것 다 손보게 될 거 같아 관뒀다.

Q. 수술을 하나도 안 한 건가?

안 했다. 보톡스나 이런 건 맞은 적이 있지만 수술한 적은 없다.


Q.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 나만을 위한 가게를 차렸을 거 같다. 커피도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좋아해서 예쁜 카페를 차리지 않았을까. 왠지 언젠가는 차릴 것 같다.

Q. 결혼 생각

아직은 딱히 결혼 생각이 없다. 비혼주의는 아닌데 아마 짝이 없어서 그런 거 같다. 결혼이 하고 싶은 누군가를 만나면 빠르게 진행할 거 같긴 하다. 그런데 아직은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지 결혼 생각을 깊게 해본 적은 없다.

Q. 친하다는 배우 송재희가 최근 ‘살림하는 남자들’에서 꿀 떨어지는 신혼생활을 보여주고 있는데

안 그래도 우리 단톡방에서 (송)재희 오빠가 그렇게 결혼들 하라고 성화다(웃음). 이렇게 좋은 걸 왜 안 하냐고. 우리 사이에서 결혼전도사라 불린다.

Q. 방송 뿐 아니라 실제로도 그런가 보다

실제로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다(웃음). 너무 행복하다면서 너네도 해보면 자기 마음이 뭔지 알 거라나(웃음). 하도 그러길래 우리끼리 ‘일년만 지나봐라’며 질투 섞인 농담도 던지고(웃음). 두 분이서 정말 잘 어울리는 게 진짜 천생연분인 거 같다.

Q. 이상형

어떤 면으로든 나보다 나은 사람이면 좋겠다. 상대를 보면서 뭔가를 배울 수 있고 존경할 수 있는. 외모는 정말 안 본다. 남들 눈엔 못났더라도 내 마음이 가면 얼굴도 잘 생겨 보이는 거 같다(웃음).

Q. 최윤영을 행복하게 하는 세 가지를 꼽자면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가족. 그리고 동료를 포함한 의미의 작품과 함께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친구들? (웃음)

Q. 연말 계획

별다른 스케줄 없이 지금처럼 쭉 촬영을 하게 될 거 같다. 아마 스탭들끼리 조촐한 파티를 하지 않을까?

Q. 새해 목표

개인적으론 내년에 꼭 미니시리즈에 출연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30대 안에는 연기자로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느리더라도 확실히 길을 다져가면서 연기자보다는 배우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잘 닦아 나가고 싶다.

에디터: 허젬마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이재엽, 정인석
영상 편집: 하유림
의상: 루트원, 스타일온미, 오알오스튜디오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백: 네이버 해외직구 편집샵 안나 비르질리(ANNA VIRGILI)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주얼리: 밀튼아티카
헤어: 정샘물 이스트 가희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건희 실장
장소: 띠그레블랑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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