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허성태 “윤계상 뺨이요? 일부러 세게 때렸어요”

2018-01-05 14:31:54

[김민수 기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는 2018년에 주목할 만한 배우다. 영화 ‘밀정’으로 시동을 걸더니 ‘남한산성’, ‘범죄도시’, ‘부라더’, ‘꾼’까지 작년 한 해 동안 네 작품을 연달아 출연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

남자 나이 서른다섯.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번듯한 대기업에 다니던 그가 갑자기 연기를 하겠다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로 뛰어든 배포 있는 남자 허성태.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랴.

처음에는 걱정도 후회도 많았단다. 하지만 그의 판단과 선택은 틀리지 않았고 자신도 미처 몰랐던 가치가 대중들에게 선명해지고 있다.

- 화보 소감

정말 재미있더라(웃음). 얼마 전에 다른 화보 촬영을 할 때는 매번 웃으라는 말을 들었는데 오늘처럼 웃지 말라는 건 처음 봤다. 아무래도 맨날 악역만 하다 보니 웃으라는 말만 들어서 그런지 독특하기도 했고 즐거웠다.

- 근황

현재 ‘창궐’이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중이고 tvN에서 1월 말쯤 방영될 드라마 ‘크로스’도 함께 촬영하고 있다. 내가 맡은 역할이 장기밀매 브로커인데 역시 악역이다. 그리고 감독님이 드라마 ‘터널’ 연출하셨던 감독님인데 이 감독님이 나하고 죽을 때까지 같이 하자는 말씀을 하시더라. 나한테 너무 빠지신 게 아닌가(웃음). 너무 감사하다.

- 캐스팅과 오디션

‘터널’도 그렇고 최근 종영했던 ‘마녀의 법정’도 그렇고 캐스팅이다. 영화 같은 경우는 오디션을 봤었다. 그리고 오디션 준비할 때는 정말 열심히 준비한다. 이번에 ‘창궐’이란 영화 오디션 준비할 때 연습도 많이 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


- 영화 ‘범죄도시’

이것도 당연히 오디션을 통해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그러시더라. ‘이건 어쩔 수 없다. 얼굴, 목소리, 전체적인 이미지를 봤을 때 딱 독사’라고 말이다(웃음). 그리고는 감독님이 ‘짧은 분량이지만 성태 씨가 해줘야겠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

- 영화 촬영 중 에피소드

극중 이수파에서 장이수 역할을 맡았던 박지환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나보다 2살 어린 동생이다. 이 친구한테 말 놓는데 한 달이나 걸렸다(웃음). 그리고 극중 내가 장첸한테 죽는 장면이 있지 않나. 그때 일부러 계상 씨가 화날 정도로 세게 뺨을 후려친 것이다. 속으로 ‘네가 날 진짜 찌를 정도로 세게 때린다’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랬더니 그 촬영이 끝나고 나서 계상 씨가 너무 좋았다고 말을 해주더라.

- 마동석은 어떤 사람?

어제도 연말 인사 겸 전화를 드렸는데 사람을 정말 잘 챙기신다. 현재 팔씨름 영화를 준비하고 계시지만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챙길 것이다. 아마 사람을 챙기는 인성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것 같다.

- 영화 ‘남한산성’ 이병헌은?

어떤 매체에서도 인터뷰를 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병헌 선배님은 정말 천상 배우시더라. 그냥 서 있는 자체만으로도 멋있고, 언제 한번 편의점에 계신 걸 봤는데 과자를 고르는 모습까지도 정말 멋지셨다. 편한 땐 어김없이 편하고 멋있을 땐 한없이 멋있는 온갖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래서 천상 배우가 아닐까.

- 남자나이 35살에 대기업 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솔직히 그 과정에 있어서 심각하게 고민을 많이 했다. 결혼도 했고 어찌됐든 선택의 문제더라. 당연히 선택에 대한 후회는 있었다. 전부 꽃길만 걷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서 힘든 적도 있었고 그때는 후회를 해도 나처럼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이 있지 않는가. 그 분들이 선택하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 당시 참여하게 된 SBS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부산 지역 예선에 지원했는데 심사위원분들이 소질이 있다며 또 오라고 하더라(웃음). 반은 장난이었지만 성격상 책임감도 강하고 지기 싫어해서 대충할 수는 없었다. 부산 지역 예선 참가자 중 나를 포함해 15명이 남았고 결국 서울에서 촬영을 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연기에 집중했다.

- 이후 변화된 삶

집안 살림은 내가 했고 아내 출근시키고 모든 가사 노동은 내가 했다(웃음). 돈이 필요하면 아르바이트도 했었다.


- 부모님 반응은

장인어른하고 장모님은 옆에서 응원해주셨지만 어머니가 날 뜯어 말리시더라. 엄청 반대하셨다. 하지만 내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다 어머니를 닮아서 그런 것이다(웃음). 이런 끼는 어머니가 가장 많고 유머스럽고 감각적인 사람이 우리 어머니다. 게다가 얼굴도 똑같이 닮았을 정도니까.

- 학창시절 허성태

중, 고등학교 때 댄서 팀으로 활동했었다. 수학여행을 가면 장기자랑에 나가서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자진해서 직접 나가는 것이 아니라 눈치 봐서 나갈 타이밍이다 싶을 때 나가서 보여주고 자리에 돌아왔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오래된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천직이라며 그때 왜 그런지 알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 연기가 좋았으면 일찍 준비해도 좋았을 텐데

아예 생각도 못했었다. 어렸을 때 내 목표는 효도 외에는 없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열심히 공부를 해서 전교 1등을 해야 했고, 열심히 투철하게 살아야 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지 내 꿈은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돈을 많이 벌어야한다는 생각이었고 부모님한테 자랑스러운 막내아들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것이 내 삶인 줄 알았다.

- 현재 경제적으로는 어떤가

좋아진 건 아니지만 예전보다는 괜찮다(웃음).

-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및 영화 분위기는

현장에 가면 스태프분들이 독사(영화 ‘범죄도시’ 극중 독사파 보스)가 왔다며 반겨주신다. 아무래도 이번 영화 ‘범죄도시’가 영향이 있었는지 반응이 정말 달랐다. 단역을 할 때는 반응이 별로였다면 지금은 아는 체도 해주시고 스태프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니깐 장난으로 감독님이 질투(?) 할 때도 있더라(웃음). 그래서 지금은 너무 즐겁게 지내고 있다.

- 연기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내가 살아 있는 느낌(?)

- 존경하는 배우는?

송강호 선배님. 이건 어쩔 수가 없다. 내가 학창시절부터 연기한 작품을 보면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빠져들면서 봤었다. 그리고 이렇게 동경했던 사람을 내가 연기하면서 언제 만나보겠는가. 그런데 ‘밀정’에서 캐스팅이 됐을 때 기뻤던 이유가 김지훈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했기 때문이다. 그 전부터 너무 팬이었다.

-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오달수 선배님, 김혜수 선배님. 오달수 선배님은 ‘밀정’ VIP시사회에 오셔서 한 번 뵌 적이 있었고 우연치 않게 사적인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정말 함께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김혜수 선배님은 우리나라 최고 여배우가 아닌가. 다른 이유는 없다.

- 2018년 앞으로 목표

배우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2018년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였으면 좋겠고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장한
의상: 스컬홍, 비오비, 닉스, 뉴해빗
슈즈: 라파엘레 다멜리오
시계: 마르벤
아이웨어: 룩옵티컬, 프론트(Front)
헤어: 꼼나나 소아 실장
메이크업: 꼼나나 솔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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