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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알리 “내 음악 세계, 계속 확장해 나갈 것”

2018-02-12 13:38:59

[이혜정 기자] 가수 알리가 대중들에게 주는 이미지가 있다. 기가 막힌 가창력의 소유자, 발라드 여가수, 독특한 목소리 등. 어찌 보면 우리가 알리에게서 떠올리는 이미지가 틀에 박혔던 건 아닐까. 최근 알리가 보여준 새로운 모습은 이제껏 알리에게서 상상할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이라 시선을 모은다.

‘Expand’라는 이름의 앨범을 발매한 알리는 음악 세계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발라드 여가수가 줄 수 있는 제한적인 이미지보다는 힙합, 소울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그. 앞으로 알리가 우리 곁에서 펼쳐나갈 음악 세계의 한계는 어디일까. 알리와 함께라면 언제나 새로운 멜로디 속에서 즐거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Q. 화보 촬영 소감

2018년 첫 시작을 노래가 아닌 화보로 시작하게 돼 의미가 좀 있는 것 같다. 이전에 했던 bnt와의 화보에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찾아주셨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나한테는 상상할 수 없는 스타일링과 모습을 연출해 주시고 콘셉트를 짜 주셔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Q. 가장 좋았던 콘셉트

작품과 함께 한 마지막 콘셉트도 좋았고 자연광을 통해서 나를 표현해 준 콘셉트도, 걸크러쉬를 표현한 콘셉트도 좋았다. 다 마음에 들었다(웃음).

Q. 촬영장소에 대한 느낌

스튜디오 촬영보다 뭔가 소품이 많은 곳에서 촬영하는 게 영감을 떠올리기 좋은 것 같다. 촬영 장소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도 아주 좋았다. 샹들리에부터 여러 소품, 미술작품들까지. 완벽했다.

Q. 근황

2017년도에 ‘말이 되니’라는 타이틀 발라드로 앨범을 냈다. ‘Expand’는 다섯 번째 미니앨범이다. ‘음악 안에 갇히지 않고 예술 분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Q. 2년 만에 미니앨범을 발매했다. 다양한 장르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눈에 띈다

이번 앨범에는 발라드뿐만 아니라 내가 20대 때 했던 소울, 힙합 등이 담겨있다. 평소 나 역시 발라드 여가수라는 틀에 갇혀있던 것 같다. 예전에는 힙합도 좋아하고 재즈도 좋아해서 시도도 많이 했었는데…

‘불후의 명곡’을 통해서는 편곡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었는데 오히려 내 음악에서는 시도를 안 하고 있더라. 이번 앨범을 계기로 좀 더 다른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내가 좋아하는 예술 분야에 대해서도 많이 보여드리자고 생각 중이다.

Q. 수록곡 ‘102가지’, ‘Black and White’의 스페셜비디오도 독특하다. 이전과 다른 색다른 콘셉트는 본인의 아이디어인지

‘Black and White’의 경우 내가 아예 의상 콘셉트를 하이패션으로 잡았다. ‘102가지’는 내가 제작을 했다. 투자를 한 거지. bpb라는 브랜드의 두 자매 디자이너가 나와 함께 콘셉트를 잡았다.

어느날 우연히 이들이 나에게 어울릴 것 같은 영상을 하나 보여줬다. 그러던 중에 ‘102가지’의 비트를 듣게 됐고 멜로디와 가사를 써서 들려줬더니 이전에 보여줬던 영상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 좋을 거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직접 제작까지 하게 됐다.

Q. 앨범커버를 그려준 화가 킬드런과의 콜라보는 어떻게 성사됐나

시나위 김바다 오빠와의 친분에서 시작됐다. 바다 오빠로부터 전시회와 음악이 함께 하는 콘서트에 초대를 받았고 그 공연이 김바다와 킬드런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이었다. 그 속에서 킬드런의 대형 그림을 봤는데 정말 순식간에 빠져들더라. 그래서 소개를 부탁했고 앨범커버 작업이 성사됐다. 알고 보니 킬드런 씨도 미술학원 선생님이던 시절 내 음악을 들으며 지냈다고 하더라. 나름 인연이 깊었던 거지.

Q. 치타, 호란, 예성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이 눈에 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에는 콜라보 작업 자체가 힘들었다. 나와는 이미지가 아예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는 것도 힘들 것 같았고 그들에 맞춰 내 소리도 많이 바꿔야 하고… 그런데 작업을 하면 할수록 내가 배우는 것들이 많더라.

기억나는 에피소드라면 치타와 작업한 ‘Don’t’ Speak’이라는 곡을 녹음할 때다. 이 곡이 굉장히 섹시한 멜로디와 가사다. 썸타는 느낌을 표현해야 하는데 정말 힘들더라. 민망하고. 그래서 오히려 치타한테 디렉팅을 많이 받았다(웃음). ‘언니 여기서는 조금 더 섹시하게 해’라는 등의 조언이 도움이 되더라.

Q. 어떤 아티스트와의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나

최근에 진행한 폴 킴과의 작업이 기억에 남는다. 여리여리한 나를 표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작업 속에서 ‘아, 이게 최적화구나’라는 걸 느꼈다. ‘폴 킴의 따뜻한 목소리와 어우러지려면 내가 이렇게 목소리를 내야겠구나’라는 어떤 느낌이 마치 정답처럼 떠오르더라. 그래서 작업을 하면서 수월했다.


Q. 앞으로 콜라보 하고 싶은 가수

베이빌론과 콜라보를 해 보고 싶다. R&B 신예 남자 가수가 있는데 목소리가 가요도 R&B도 소화해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수가 될 것 같아서 꼭 한번 작업하고 싶다. 공연 게스트로도 세우고 싶고(웃음). 신기하게 내 공연 게스트만 하면 다 잘 되더라.

Q. 어떤 이들의 성공에 힘이 됐나(웃음)

많다. 샘김, 한동근, 한희준 등. 한번 내 공연 게스트를 세우면 다 잘 되더라. 아직 폴 킴 씨를 게스트로 초대를 안 해 봐서 한 번 세워야 더 사랑받을 것 같다(웃음)

Q. 서로 힘이 되는 동료

신앙적인 면에 많이 의지하는 편인데 얼마 전에 배다해 씨와 친해지게 됐다. 종교적인 면이 통하다 보니 더 친밀해지더라. 종교에 대한 공감대가 통하다 보니 서로 정제하지 않은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위로하고 격려를 하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더라.

홍은희 언니와도 굉장히 친한데 라디오를 하면서 인사를 드리게 된 후부터 꾸준히 연을 이어가고 있다. 내가 뭘 할 때마다 잘 하고 있다며 격려를 해 주신다. 가끔 낮술도 한잔하고(웃음). 개그우먼 박지선 씨도 힘이 되는 동료다. 몇 안 되는 84년 쥐띠 동갑내기 친구다.

Q. 음악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

2016년에 ‘투란도트’라는 창작 뮤지컬을 했었다. 만약 나랑 맞는 작품이 있다면 다시 한번 뮤지컬을 해보고 싶긴 한데 팬으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웃음). 아직 내 음악 세계가 정립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사실 다른 분야로의 도전에 대한 생각은 잘 안 들더라.

Q. 아직도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느끼다니, 욕심이 많은 것 아닌가

장점이자 단점인데 내가 너무 다양한 것을 건드려서 내 색깔이 뭔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내 기준에 있어서는 한 달 정도 매일 같은 음악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앨범을 만들고 싶은데 아직 100%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까…

솔직히 편곡과 연출에는 정말 자신이 있다. KBS 예능 ‘불후의 명곡’을 통해 많은 무대를 했고 정말 감사하게도 상을 받고 대중분들에게 사랑받은 데에는 이유가 있으니까. 하지만 내 음악, 앨범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여전히. ‘365일’, ‘별짓 다해봤는데’, ‘지우개’ 등의 발라드곡이 나를 대표하긴 하지만 나에겐 그런 모습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나의 모습을 어떻게 잘 녹여내느냐가 숙제인 것 같다. 그걸 정리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중이라 생각하고‘Expand’가 시작이 아닐까 싶다.

Q. 리쌍 노래 ‘내가 웃는 게 아니야’의 피처링이 정인이 아니고 본인인 것이 최근 화제였다. 그간 답답하지 않았나

사실 난 사람들이 그 곡의 피처링이 내가 아닌 정인 씨로 알고 있단 사실을 몰랐다(웃음). 최근에 알았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그런 질문을 들은 후에는 그냥 ‘아, 그거 저에요’ 한다.

정인 씨 외에도 이하이 씨와 내 목소리를 헷갈리시는 분들도 있더라. 정인 씨나 이하이 씨도 그런 소리 많이 듣지 않을까. 그래서 별생각이 안 든다(웃음). 내가 객원 보컬로 활동을 할 무렵에 누군가 나를 헷갈린다면 ‘왜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모르지’라고 서운했을 수도 있을텐데 이제는 어엿하게 솔로 가수로 활동을 하고 있고 나만의 시그니처가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누가 이하이 씨와 목소리가 비슷하다고 하면 ‘아, 이하이 씨요? ‘한숨’ 불러드릴까요?’ 하기도 한다.

Q.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다이어트를 했는지

최근엔 오히려 작년보다 조금 쪘다. 평소 테니스를 하는데 이별 노래를 많이 부르는 나에게 최적화된 운동이다. 내 솔로 앨범을 내기 훨씬 이전인 리쌍 노래의 피처링을 할 때부터 리쌍 오빠들에게 주문받은 것이 있다. ‘너는 서른이 넘은, 이별을 한 우울한 여자처럼 행동해야 해’라고 하더라(웃음). 그래서 대기실 밖으로도 안 나가고 가만히, 조용히만 있었다. 그렇게 이별 감정에 젖어 오래 지내다 보니 너무 우울해지더라. 그런 우울함 속에서 나를 꺼내준 것이 운동이었다. 최근에는 골프도 배우기 시작했다.


Q. KBS 예능 ‘불후의 명곡’ 안방마님이다. 인상 깊었던 무대

다 기억에 남는 소중한 무대지만 아무래도 최근에 상을 받은 김추자 선배님의 ‘거짓말이야’가 인상 깊다. 오랜만에 댄스와 함께 한 무대로 재미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원래 신중현 선배님 노래와 다 잘 맞는다. ‘내가 만약 그 당시에 태어났다면 김추자 선배님 다음으로 신중현 사단의 디바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Q.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사실 ‘복면가왕’에서 가왕의 자리까지 오른 건 좀 의외였다. 1라운드에서 최대한 내 목소리를 숨겨야 하는데 대결 상대인 레드벨벳의 슬기 씨가 노래를 정말 잘하더라. 위기감에 나도 모르게 고음을 지르게 되더라. ‘나 알리야’라고 외친 거나 마찬가지지(웃음). 그래서 대중들이 나를 떨어트릴 줄 알았다. 너무 익숙한 가수다 보니. 그런데도 가왕까지 만들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Q.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을 통해 타인의 곡을 편곡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

전혀. 내가 재즈 보컬 전공이다. 재즈 보컬의 특징이 기존에 있는 곡을 내 곡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편곡을 하는 작업이 나에겐 너무 즐거웠다.

Q. 발매곡 중에 이별 노래가 많다. 연애를 할 땐 어떤 스타일

연애할 때는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스타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건 뒷전이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 위주로 한다. 내가 하는 음악만 건드리지 않으면 된다. 음악을 건드리면 불타오르는데 음악 외에는 모든 걸 다 맞춰주는 스타일이다.

Q. 본인의 경험을 담은 노래

‘지우개’, ‘365일’, ‘별짓 다 해봤는데’ 등등. 이별 곡 중에 내 경험을 담은 노래가 많다. 하나하나의 곡마다 주인공이 있다. 당시의 그 사람을 떠올리면서 노래를 하기보다는 당시의 내 감정, 상황 등을 생각하며 부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후에 노래를 불러도 괜찮더라.

Q. 노래를 듣고 노래의 주인공에게 연락이 온 적도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잘 해 보자는 내용은 아니고 ‘노래 잘 들었어’ 정도의 감상. 좋은 사람이라 그렇게 연락을 하고 마무리 지었었다.

Q. 이상형

외면보다는 내면을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같은 일을 하는 연예인들과 만나기가 좀 힘들지 않나 싶다. 내면을 알려면 조금 다가가야 하는데 그런 가까워짐조차 연예인들은 서로 조심스러워 하다 보니까, 내 스스로도 ‘다가가면 안 돼’라고 선을 긋는 것도 있고. 그래서 이성 연예인들과는 모두 친구가 되는 것 같다.

Q. 연예인 이성 친구를 만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친분이 있는 이들이라면

(정)동하 오빠와도 친하고 허각 씨, 케이윌 오빠, 휘성 오빠와도 친하게 지낸다. 오빠들이 워낙 잘 해주시다 보니 친분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휘성 오빠는 이번 앨범의 ‘섬’이란 곡의 작사가라도 참여해 주셨다. 내가 섬 같다고 하더라. 외로워 보인다고(웃음). 부르면 부를수록 명곡이다 싶다.

Q. 2018년 목표

올해 서른다섯이 됐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본인들의 황금기를 서른다섯이라고 하셨어서 그런지 35라는 숫자가 참 나 스스로에게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올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좀 더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고마움을 주변 이들에게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고 싶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이재엽
의상: 비바탐탐, 제누인 버크, EENK, haus of pbk, vem.ver, 구카
슈즈: helena and kristie
주얼리: 블랭
선글라스: 캘빈클라인, 프론트(Front)
헤어: 이엘 헤어메이크업 장보람 원장
메이크업: 꼼나나비앙 해은 부원장
스타일리스트: Anew 최유림
장소: 아트마켓, 아트마켓 룸, 디 아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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