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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태진 “많은 것 경험하며 나만의 길 만들고 싶다”

2018-03-14 15:03:16

[오은선 기자]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참 익숙한 그. 어느 경기장에서건 반짝반짝 빛나며 제 역할을 다 해내는 그를 모른다면 진정한 야구팬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제는 아나운서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윤태진.

“좋은 선배님들이 정말 많지만 롤모델을 정해 놓으면 그분과 제가 다른 길을 갔을 때, 그 길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할까 봐 정해놓지 않는다”며 아직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몰라 이것저것 배우면서 알아갈 예정이라던 그. 무용 전공에서부터 ‘미스 춘향’, 스포츠 아나운서 그리고 현재까지. 이미 윤태진은 독보적인 그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Q. 화보 촬영 소감

bnt와 화보 촬영을 여러 번 했는데, 이번 촬영이 제일 재미있었다. 얌전하고 진중한 모습이 아닌 발랄한 콘셉트라 더 좋았다. 촬영 분위기가 좋아서 결과물이 더 기대된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마지막 콘셉트. 평소 입기 힘든 옷이기도 하고,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밝은 컬러보다는 정적인 패션을 주로 입었었는데 상반돼서 좋다.

Q. 평소 스타일

평상시에는 아나운서 이미지와는 정말 다르게 입는다. 오히려 마지막 콘셉트와 비슷하다. 아무래도 방송에서 짙은 메이크업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옷도 편하게 입고 민낯으로 다니는 편이다. 사람들이 ‘왜 그러고 다니냐’고 하지만 피부도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웃음) 그리고 나는 메이크업에 소질이 없다. 관심도 없었고. 무용할 때도 공연 외에는 완전 민낯으로 다녔다. 데뷔하고 나서 헤어 메이크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메이크업을 잘하지 못해서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준다.

Q. 평소 성격

낯을 정말 많이 가린다. 그런데 실제로는 푼수다.(웃음) 잘 웃고 밝은 성격인데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는 말수가 없어진다.

Q. 아나운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오랫동안 무용을 했는데 대학원에 진학할 형편이 안돼서 생업 전선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춘향 선발대회’에 나가게 됐고, 이금희 선배님이 내 발음이나 딕션이 좋다고 아나운서를 추천해주셨다. 그래서 아나운서 학원에 다니다가 시험을 보고 붙게 됐다. 정말 운이 좋았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100:1 경쟁률이었던 것 같다. 스포츠 아나운서 붐이 일어난 다음 해였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았다.

Q. 무용을 하다 아나운서로 진로를 변경하는 것이 힘들진 않았는지

일단 스포츠를 일로 배우기가 힘들었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니까. 그 공부가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계속 찾아보게 되더라. 경기도 정말 재미있고, 야구팬들이 나를 좋아해 주기까지 하니까 더 잘하고 싶었다.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Q. 아나운서 생활하며 힘든 점이 있었다면

제일 힘들었던 점은 경쟁하는 것. 지금 생각해보면 현장 다니고, 스튜디오에 서고, 연습하거나 공부하고 배우는 것 등은 힘들긴 했지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작은 방송국에 여자 아나운서가 많고, 그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 보니 주변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점이 있었다. 그게 힘들었던 것 같다. 물 흐르듯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였는데, 마치 오르지 못하면 패배자인 것 같은 분위기였던 것 같다. 모두가 같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동병상련의 느낌이랄까. 다시 생각하니 뭉클하다.

Q. 그렇다면 좋았던 점

KBS N SPORTS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입사하고 6개월 때부터 퇴사할 때까지 쭉 진행했다. 가장 뿌듯하다. 아무래도 그러기 힘든데 지지해주시는 분도 많았고, 매년 프로그램과 같이 성장했던 것 같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잘 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Q. 프리 선언하고 가장 좋은 점은

출퇴근이 없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웃음) 처음에는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집에만 있어도 되는 건가’, ‘이러다 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지금 이 생활이 나와 더 잘 맞는 것 같다.

Q. 혹시 무용을 아직 취미 등으로 하고 있는지

안 한다. 친구들 공연 보러 가는 정도다. 그런데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서 무용을 놓아 버린 것이 후회된다. 충분히 같이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무용과 다른 직업을 병행하는 분들도 많더라. 다시 시작하기에는 오래 쉬어서 확실한 계기가 있어야 필요한 것 같다. 발레를 하는 예능에 출연하면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Q. 무용이 ‘춘향 선발대회’에서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춘향 선발대회’는 한복이 잘 어울릴 자신이 있어서 나갔다. 그리고 무용으로 몸을 표현하는 것도 자신 있었다. ‘춘향 선발대회’에서는 한복 자태도 심사하고, 한국 무용을 주로 본다. 나는 전공으로 배웠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웃음)

Q. 이름이 약간 중성적이다

다 남자로 생각하더라. TV조선 ‘평창은 지금’ 당시 윤태진이 남자인 줄 아신 분들도 많더라. 개명 생각도 한 적이 있지만 ‘윤태진’이 좋다. 이미 조금 알려지기도 했고,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Q. TV조선 ‘평창은 지금’을 통해 소식을 알렸다.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이었는데, 본인에게도 특별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데일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퇴사하고 처음인 것 같다.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다. 스태프분들이 예뻐해 주셔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런 기회가 얼마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또 우리나라에서 열린 올림픽이라 정말 뜻깊었다. 과거 6개월 동안 매일 방송했었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해서 몸이 약간 힘들었다.(웃음)

Q. 운동선수들에게 대쉬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내가 낯을 많이 가린다. 과거 현장 리포팅 때도 선수들에게 인사만 하고 바로 질문 몇 가지를 한 뒤 빠르게 사라졌다. 선수들 사이에서 ‘찬바람’이라고 불렸다 하더라. 찬바람 쌩쌩 분다고.(웃음) 개인 인터뷰 때는 아무래도 대화를 많이 하니까, 조금 더 밝은 모습으로 대하게 됐다. 그때마다 선수들이 놀라더라.

그리고 대부분의 소문이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들로 인해 나더라. 실제로는 아무것도 없는데도. 우선 선수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던 것은 물론, 사적으로 만나지도 않았다. 친한 선수의 경우 경기장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가 친함 표시였던 것 같다.

Q. 혹시 개인적으로 팬인 스포츠 선수가 있는지

이승엽 선수. 누구나 다 알듯이 성실하시고, 어디서나 가장 먼저 나와서 운동하시고, 전 구단의 축하를 받으며 은퇴를 한 것 등 정말 존경스럽다. 또 NC다이노스 이종욱 선수 팬이다. 정말 성실하신 것 같다. 하지만 NC팬은 아니다. 전 구단을 다 알다 보니 어느 한 팀의 팬이 될 수 없더라. 진심으로 모두 팬이다.

Q. 친하게 지내는 아나운서 혹은 스타가 있다면

스포츠 아나운서는 다 친하다. 그리고 어반자카파의 용인이. 야구 광팬이라 ‘아이 러브 베이스볼’에도 출연했었다. 그 친구 가게 하는데도 자주 놀러 가곤 했다.


Q. ‘나미춘’ 미스 춘향 출신이다. 피부 등 외모 관리 비법이 있다면.

피부가 엄청 건조하다. 트러블이 일어나는 이유가 건조해서라고 하더라. 따로 피부 관리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재작년부터 피부가 뒤집히기 시작하더니 심한 건성 타입으로 바뀌더라. 여드름이 올라오는 이유도 그 때문인 걸 알고 피부과를 열심히 다녔다. 요즘은 1일 1팩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팩 성분을 따지진 않지만, 나랑 잘 맞는 팩을 찾아서 그 팩만 쓴다.

Q. 외모도 그렇지만, 몸매도 완벽하다. 비결이 따로 있는지

식탐이 많은 편이 아니라 잘 안 먹는다. 고기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앞에 있으면 정말 잘 먹지만, 찾아 먹지는 않는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단백질, 채소 위주로 밥을 먹었던 것 같다. 부모님이 고기보다는 생선을 좋아하시는데,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Q. 배성재와 러브라인을 기대하는 팬이 많더라. 만일 정말로 만나게 된다면 어떤 점 때문에 만날 것 같나

우선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웃음) 성재 오빠는 정말 따듯하고 좋은 사람이다. 좋은 여자 만나면 좋겠다.(웃음) 실제로 정말 잘 챙겨주시는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여자를 잘 챙겨주신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같이 진행하다 보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다.

Q. 라디오는 방송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을 것 같다

일단 정말 편하게 대해주신다. 원래 친분이 없었는데, 성재 오빠가 날 추천했다고 하더라. 함께 방송하면서 친해졌다. 또 제작진분들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라고 해주신다. 노래도 하고(웃음). 그래서인지 원래 내 모습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정말 편하게 한다. 성재오빠와 제작진분들께 감사하다.

Q. 이상형

과거에 박해일 씨를 굉장히 좋아했다. 물론 외모도 잘생기셨지만, 그것보다도 약간 수수한 느낌이랄까,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박해일, 박서준, 양세종 같은 그런 느낌. 정말 팬이다. 이상형까지는 주제넘은 것 같다(웃음). 그런데 남자를 만날 때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격이 최고라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느낀다. 어린 친구들은 까칠한 매력,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던데, 많이 울어봐야 변하는 것 같다. 나도 그랬다.(웃음)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스포츠아나운서를 그만두고 내가 어떤 활동을 했는가 돌아보면 딱히 모르겠다. 다양한 활동을 했었나 생각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내가 많이 소극적이었던 면도 있었고, 다른 사람 눈치도 굉장히 많이 본다. 시켜서 그 분야에 뛰어들면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하는데, 그 계기가 필요한 것 같다. 시작하기 전 많이 주저하게 되는 것 같다. 현재는 연기도 배워보고 싶고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 ‘꼭 무언가를 해야지’보다는 남 눈치 보지 말고 이것저것 배우고 싶다. 그러면 언젠가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앨범은 내지 않겠다. 노래는 못한다.(웃음)

Q. 본인만의 힐링 방법

연극이나 뮤지컬을 본다. 뮤지컬을 볼 때마다 우는 것 같다.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소름이 쫙쫙 돋고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무용할 때의 느낌을 뮤지컬을 보면서 받는 것 같다. ‘아, 내가 심장이 뛰고 있어’라는 느낌이 든다.(웃음) 두근거리고 손발이 저린 그 느낌이 좋다. 무용하면서 무대에 오를 때 들었던 느낌이다.

Q. 2018년 계획

방송을 많이 하고 싶다. 작년에 방송 일을 많이 쉬었다. 여기저기 많이 나오면서 내가 뭘 잘하는 사람인지 알고 싶다. 늦었을 수도 있지만, 올해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는 해가 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나는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실제로 유약한 편인데,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팬들 사랑이 정말 크게 느껴진다. 매년 더 크게 느낀다. 정말 팬들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달하고 싶다. 팬들에게 정말 잘하고 싶다.

에디터: 오은선
포토: 차케이
의상: 데니스골프, FRJ Jeans, 랭앤루
선글라스: 프론트(Front)
슈즈: 모노톡시
시계: 오바쿠
백: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프랑코 푸지(Franco Pugi)
헤어: 스타일플로어 선희 실장
메이크업: 스타일플로어 조히 부원장
장소: 미쿡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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