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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혁수 “지금은 손에 깃발 쥐고 정복해 나가야 할 시기”

2018-03-20 15:25:04

[황소희 기자]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의 얼굴에는 그가 살아온 흔적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흔히들 그것을 인상이라 표현한다. 타고난 얼굴은 바꾸기 어렵지만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상은 부드럽게 혹은 사납게도 보이기 때문이다.

보고만 있어도 입가에 절로 웃음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의 주위에는 마치 행복 바이러스가 꿈틀거리는 듯 밝은 기운이 맴돈다. 화보 촬영장에서 처음 만난 권혁수가 그랬다. 웃음이 머문 친근한 인상과 유쾌한 에너지를 마구 뽐내는 그의 밝은 기운이 주위를 밝혀 행복이 머물게 했다.

2012년 tvN ‘SNL코리아 2’로 데뷔해 이제는 예능계의 블루칩이자 웃음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 행복 바이러스 권혁수의 스토리를 들여다봤다.

Q. 화보 소감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했는데 재미있게 놀고 가는 기분이다. 어렸을 때 봄 소풍 간 기분이랄까. 날이 좋아서, 온도가 적당해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웃음)

Q. 요즘 근황

‘SNL코리아 9’이 막을 내린 이후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됐다. 또 SBS 드라마를 통해 그간 보여드리지 못한 독특한 역할로 찾아뵐 예정이다.

Q. On Style 리얼리티 프로그램 ‘송지효의 뷰티풀 라이프’에 청일점으로 합류하게 된 소감

청일점이라 책임감이 막중하다. (웃음) 첫 촬영을 했는데 (송)지효 누나가 형처럼 털털하게 대해 줘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4명의 출연자 모두 관심사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많아 시청자분들께 소소한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에는 남성분들도 뷰티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여성분들처럼 트렌드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많지 않나. 여자와 남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문화를 영위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고 싶다.

Q. TV조선 ‘전설의 볼링’을 찍으면서 볼링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사실 스포츠맨의 경향이 없는 편이라 볼링은 그저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생각나면 한 번씩 치는 게 다였다. (웃음) 최근에 방송을 통해 볼링을 제대로 배우면서 심도 있게 치려고 노력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아직 점수는 그대로지만 볼링에 대한 마음가짐이 많이 달려졌다.

Q. 2012년 ‘SNL코리아 2’로 데뷔해 비교적 무명 시절이 없었는데, 불안함은 없나

‘SNL코리아’는 정말 핫한 프로그램이었지 않나. 그때는 아주 작은 배역이라도 잘 소화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지 불안감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Q. ‘SNL코리아 7’의 인기 코너 더빙극장의 주역이었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의 나문희 패러디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예상했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거침없이 하이킥’이 군대에 있을 때 방송했던 프로그램이라 내용도 잘 몰랐을뿐더러 나문희 선생님을 따라 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방송을 보며 스토리 흐름과 캐릭터를 파악하기 위해 공부했다. 호박 고구마를 외치던 나문희 선생님의 감정은 극 중 며느리인 박해미 선배님에게 산처럼 쌓여 있던 감정이 호박 고구마로 터진 순간이었다. 그 부분을 잘 살리고 싶었다.

Q. ‘호박 고구마’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혁수에게 ‘호박 고구마’란

나를 두 번 변화시킨 탄수화물? (웃음) 고구마를 먹고 다이어트를 해서 신체적으로 변화했다면 두 번째 호박 고구마를 통해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되며 삶에 변화를 준 것 같다.

Q. ‘SNL코리아 7’ 더빙극장에서 인물의 표정과 동작 등 섬세한 요소를 완벽하게 소화하는데, 관찰력과 표현력이 타고난 것 같다

신동엽 선배님을 비롯해 정성호 선배님과 안영미 누나 등 함께한 크루들에게 배운 점이 많았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남들보다 더 노력할 뿐이다. 어떤 캐릭터가 정해지면 스텝들과 회의를 거듭하고 이것저것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편이다. 스텝들이 나와 함께하는 촬영은 이미 밤샘 예약이라고 할 정도니. (웃음) 그래도 피드백을 받고 좋은 점은 살리고 부족한 점은 고쳐 나가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 같다.

Q. ‘SNL코리아’에서 보여준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본인을 개그맨으로 알고 있는 대중도 많은데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개그맨분들 못지않게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웃음) 내 개그와 콩트에 재미를 느끼고 웃어주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것만큼 감사한 일이 어디 있겠나. 웃음의 키워드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SNL코리아’는 나를 더욱 좋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들어준 학교나 마찬가지이다. 졸업은 했지만 마음속 한 편에는 감사하고 그리운 마음이 있다. ‘SNL코리아’라는 학교를 졸업한 덕분에 앞으로 더 큰 세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Q. 그에 반해 대중에게 배우 권혁수라는 인식이 약해 아쉬움도 남을 것 같을 것 같다

아쉽다고 하기엔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너무 많다. 지금은 어딘가에 깃발을 꽂고 정착하는 단계가 아니라 깃발을 손에 쥐고 하나씩 정복해 나가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웃기고 코믹한 부분을 보여드렸다면 반대로 진중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뭐든 부딪혀보고 싶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이것저것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특히 또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함께 성장통을 겪고, 고민하고, 나아가는 그런 스토리를 연기해 보고 싶다.

Q. ‘원나잇 푸드트립’과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먹방으로 모두가 인정한 ‘프로먹방러’에 등극했다. 문세윤을 이긴 무서운 ‘먹방남’이라고

먹방남 중에서는 굉장히 스키니한 편에 속한다. (웃음) 사실 문세윤 형과 먹방 대결은 내가 너무 유리한 조건이었다. 나는 빵돌이인 데다 닥치는 대로 먹는 스타일이라면 문세윤 형은 한식만 파는 스타일이다. 만약 문세윤 형과 한정식집에서 대결했다면 형은 청소기 모드로 돌변해 다 흡입해버렸을걸. (웃음)

나는 대식가라기보다는 다식가라는 얘기를 듣는 게 좋다. 음식을 한 종류만 많이 먹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것저것 다채롭게 깔아놓고 우걱우걱 먹는 걸 좋아한다. 소화 요정이라고나 할까. (웃음)

Q. 먹는 걸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그렇게 음식을 좋아하고 많이 먹는 거에 비해 관리가 잘 된 케이스 아닌가

그런가? 이건 나만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사실들이 있기 때문에 노코멘트 해야 할 것 같다. (웃음)

Q.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소소한 일상들이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나 혼자 산다’ 작가님과 미팅 때 일상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작가님이 나에게 늘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다고 하더라. 내 좌우명이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자’다. 대단하고 특별한 것들이 아닌 편한 친구를 불러서 놀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하는 데서 행복함을 느낀다. 시청자분들도 그런 모습을 보고 즐거워해 주시는 것 같다.

Q. 혼자 사는 데도 깔끔하게 정돈된 집이 눈길을 끌더라

정리 병이 있다. 방송에서 (노)홍철이 형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리 병이 있는 나와 너무 비슷해서 잃어버린 형을 찾은 줄 알았다. (웃음) 마음이 어지러운지 주변이 잘 정리된 게 좋더라.

Q. ‘나 혼자 산다’에서 몸매 관리법으로 버닝 다이어트를 공개했는데, 아직도 버닝 다이어트를 하는 중인가

버닝은 일상이다. 오늘도 촬영장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왔다. 웬만하면 올라갈 때는 계단을 이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 집 아파트가 13층인데 짐이 없을 때는 계단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되도록 짐을 만드는 편이지. (웃음) 이게 버닝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계단을 선택하는 것.

Q. 앞으로 다이어트는 계속되는 건가

나는 평생 다이어트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 단 한 순간도. (웃음) 다만 실패할지언정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남들과 다른 다이어트를 할 뿐이다. 아마 나보다 행복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없을걸. (웃음) 다이어트가 정신까지 굶기고 지치게 하면 안 좋은 것 같다. 1년에 1kg을 빼더라도 10년이면 10kg이다. 어차피 다이어트해서 원빈이나 현빈이 나오지 않을 거. 평생 다이어트를 불행하게 할 순 없지 않나. (웃음)


Q. 최근에는 브라질리언 왁싱 전도사가 됐다고

하기 싫은 분들한테까지 권유하지는 않지만 망설이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처음에 친한 스타일리스트인 서수경 누나가 당당함을 위해서 왁싱을 해야 한다고 추천해줬는데, 무슨 소리냐며 손사래를 쳤다. (웃음) 왁싱을 하고 나니 누나가 유익한 라이프 스타일을 선물해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 앞으로도 계속 왁싱을 할 생각이다. 왁싱을 하고 나서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웃음)

Q. 평소 하루의 마무리는 와인을 마시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고

‘SNL코리아 2’를 처음 시작할 때 생활이 불규칙해지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다 보니 와인을 마시게 됐다. 어느덧 와인 7년 차다. ‘오늘은 피렌체다’ 하면서 이탈리아 와인을 먹으며 매일 밤 와인 여행을 떠난다. (웃음)

방송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혼자서 조용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며 시끌벅적하게 지내다 보니 정작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모를 때가 있더라. 와인을 먹는 시간 동안 하루를 되돌아보며 오늘 뭘 했고, 누굴 만나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일기처럼 글로 쓰지 않아도 마음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됐다.

Q. 술버릇은 없나

정리 병이 있는 것 같다. 평소에도 워낙 깔끔하게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술자리에서도 정리 병이 도지더라. 또 가끔 진행하기도 하는데, ‘자! 지금 2차로 넘어가겠습니다’ 하면서 예능을 찍는다. 그래서 술 먹은 다음 날이면 목이 쉬곤 한다. (웃음)

Q. 술자리에서 네발로 기어 다닌 적이 있다고

대학 동기인 배우 조복래의 소개로 장진 감독님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됐다. 그때 술자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라 맨정신으로 가는데 ‘나는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할 것 같았다. (웃음) 그날 (조)복래가 장진 감독님에게 소개해준 것이 계기가 돼서 ‘SNL코리아 2’에 출연하게 된 거다.

Q. 연예계 마당발로 정평이 나 있더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소녀시대 써니와 수영은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누나 덕분에 친해지게 됐는데 소탈하고 편한 친구들이다. 써니도 나처럼 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보니 빨리 친해지게 된 것 같다. (웃음)

(류)준열이와는 ‘운빨 로맨스’를 찍으며 친해졌다. 드라마를 찍을 때는 서로 워낙 바쁘다 보니 만날 시간이 없었는데, 오히려 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 자주 만났다. 서울로 이사를 계획할 때 (류)준열이가 자기네 아파트가 괜찮다고 꼬셔서 같은 아파트로 이사 오게 됐다. 아마 놀 친구가 없었나 보다. (웃음)

(정)진운이 같은 경우에는 서로 집에도 자주 놀러 간다. 동생이지만 한참 선배인 데다 나보다 형 같을 때가 많다. 특히 일할 때는 도전 정신도 뛰어나고 프로의 모습을 갖춰서 배울 점이 많은 동생이다.

Q. 대중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

열심히 하면서 즐겁게 사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최고로 잘하지는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Q. 활동 계획

올해는 드라마와 다양한 형태의 예능을 통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친근함과 유쾌함으로 신선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아직 확장해야 할 영역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내 존재만으로 행복해하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애틋한 마음이 든다. 좋아해 주시는 만큼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석지혜
의상: 데니스골프, 씨웨어
슈즈: 페이유에, 에이레네
백: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막시마(MAXIMA)
선글라스: 캘빈클라인, 프론트(Front)
시계: 마르벤
헤어: 순수 박지선 헤어 부원장
메이크업: 순수 서지영 메이크업 수석실장
장소: 미쿡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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