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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정원 “결혼? 앞으로 펼쳐질 제2의 인생, 기대되고 편안해”

2018-04-02 11:05:27

[신연경 기자] 2001년 영화 ‘화산고’를 시작으로 ‘하늘과 바다’, ‘가문의 영광5’, ‘자명고’, ‘제 3병원’ 등 천천히 작품 활동을 이어 오며 대중들에게 다가온 배우 한정원.

오랜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한정원이란 이름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져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보고 어딘가 익숙한 모습에 곰곰이 기억을 끄집어내게 만드는 그. 보다, 이다은 등 활동 이름을 바꿔가며 예능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현재 배우, 모델, 쇼핑몰 CEO까지 여러 방면에서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결혼은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고 했던가.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푸른 나무같이 듬직한 사람을 만나 ‘5월의 신부’가 될 준비를 마친 한정원. 앞으로 그에게 펼쳐질 제2의 인생 스토리를 미리 들어봤다.

Q. 화보 촬영 소감

진행했던 콘셉트마다 의미가 담겨있는데 그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즐겁게 촬영했다.

Q. 근황

현재 패션 관련한 모델 일을 꾸준히 하고 있고 소속사와 함께 영화 작품을 검토하며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5월 결혼을 앞두고 여러 가지 준비로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웃음)

Q. 5월의 신부가 되는 소감은?

1년 정도 연애를 하고 결혼은 앞두고 있는데 사실 만나고 한 달이 지났을 때부터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만난 지 6개월쯤 상견례를 마쳤고 정말 빠르게 결혼을 준비해왔다. 대부분 결혼을 앞두고 걱정되는 마음을 많이 가지는데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안정되더라. 제2의 인생이 펼쳐지는 만큼 기대되는 마음이 크고 앞으로 배우 생활에서도 연기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을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여자로서 배우로서 많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Q. 농구 스타 김승현과의 열애, 둘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친한 언니와 골프 라운딩을 나갔는데 언니의 지인으로 오빠가 그 자리에 함께하게 된 게 첫 만남이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먼저 반말을 하더라. 평소 예의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그때는 속으로 욕을 많이 했었다. (웃음) 이후 지인의 전시회에서 마주치고 연락을 간간히 해왔지만 바로 열애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오빠가 좋은 말과 함께 위로의 메시지를 남겨줬다. 그 말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고 지금 생각해보면 할머니가 준 선물인 것 같다.

그러고 사귀게 된 계기는 어느 날 모임 자리에서 오빠가 나를 따로 불러내더니 “오빠랑 만나볼래?”라며 고백을 하더라. 쭈뼛쭈뼛한 모습이 웃기기도 했지만 태어나 처음 하는 고백이라는 말에 믿음이 가 안개꽃을 선물해달라고 답하며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었다.

Q. 예비 신랑 김승현의 매력은 무엇인가

인상은 다소 사나워 보이지만 사실 정말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다. 나의 털털하고 덤벙대는 성격이 신랑을 만나면서 많이 여성스러워지고 성숙하게 바뀌었다.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사소한 말도 다 기억하고 챙겨주는 사람이다. 약간 시골 촌놈 같은 느낌이 있다. (웃음) 정이 많고 농담이나 거짓말도 못 하는 순수함과 바른 모습이 가장 좋았다. 또 대화를 나눌 때면 항상 배려 깊은 모습이 나를 감동케 한다. 이 남자랑 살면 여자로서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반대로 김승현이 반한 한정원의 매력은?

항상 밝은 모습이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라 가장 좋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외모와 키, 몸매를 가졌다고 하더라. 사실 예전부터 2세를 위해 키가 170cm 이상인 여성을 이상형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내 키가 170cm인데 나를 만나기 위함이었나 보다. (웃음) 그리고 농담으로 아들이 나를 닮아 큰 키를 가지면 농구를 시켜 그동안 작은 키로 농구를 했던 자신의 한을 다 풀고 싶단다. (웃음)

Q. 농구선수 시절 뛰어난 활약과 함께 큰 인기를 누린 스타를 남편으로 맞이하는 소감은 어떤가

여러 가지 스포츠를 좋아하지만 농구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실 얼마나 인기가 있었고 활약이 대단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남을 시작했다. 훌륭한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한다는 건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당시 유명세에 대해 지금까지도 이야기하곤 하지만 나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오빠도 예전에 대해서 거들먹거리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하는 농구아카데미나 스포츠 해설가와 후에 농구 감독까지 둘 다 앞으로 바라보는 일들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서로를 부르는 애칭

‘현데렐라’와 ‘유미마마’다. 요즘에는 편하게 여보라고 많이 부르고 있다. (웃음) 오빠가 술을 좋아한다. 사실 술을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 남자는 별로이지 않나. 그런데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게 오빠는 술을 마시면 11시부터 졸기 시작하고 12시 전에는 꼭 집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현데렐라가 되었다. 유미마마는 본명 이유미와 현재 하고 있는 패션 사업 명칭인 스타일마마가 합쳐진 것이다.


Q. 평소 결혼에 대해 가지고 있던 로망

지금껏 살아오면서 남자에게 음성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본 적이 없다. 결혼식에서 축가를 들으며 처음으로 신랑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웃음) 또 평소 故장진영 배우를 정말 좋아해 ‘국화꽃 향기’라는 영화를 일부로 안 보고 아껴두고 있었다. 스스로 의미 있는 영화로 정해서 그런지 영화를 보게 된다면 소중한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남편과 함께 보고 싶다.

Q. 닮고 싶은 롤모델 부부가 있다면

가수 김종환 선생님의 모습을 닮고 싶다. 친구 아버지이셔서 뵌 적이 몇 번 있는데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내를 사랑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선생님이 부르신 모든 곡도 다 아내분을 위해 쓰신 곡이라고. 그래서인지 선생님이 부른 곡을 들을 때마다 그 마음이 묻어나 눈물이 나오더라. 오랜 시간 함께 생활을 하다 보면 결혼 초기의 모습을 유지하기가 힘들지 않나. 하지만 선생님 부부는 변치 않는 사랑을 보여주고 계신 것 같아 무언가 다르게 느껴진다.

Q. 영화 ‘화산고’를 통해 데뷔,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영화 ‘화산고’로 데뷔를 한 게 초등학생 때였다. 오디션을 통해 영화에 합류하게 된 케이스는 아니고 단지 장혁 선배님이 너무 좋아 얼굴을 보고자 촬영장에 찾아갔는데 감독님이 좋게 봐주시고 그 자리에서 바로 동생 역할로 캐스팅됐다. (웃음) 그리고 장혁 선배님과 3년간 같이 의류 브랜드 메인 모델을 했었는데 첫 촬영 날 감격스러워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말 꿈같은 일들이었다.

Q. 한편 작품 활동이 많지 않아 배우 한정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깊지 않은 편인데

어린 나이 데뷔를 해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지만 중학생 때부터 잡지 모델 활동을 하면서 모델 쪽으로 활발히 활동을 해왔다. 가수 제의를 받은 적이 있어 잠시 연습생 생활도 했었고. 무명생활이 길었던 건 아닌데 활동 이름을 많이 바꿔 생소할 수 있다. 이다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당시 회사에 예능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 나 또한 ‘스타킹’, ‘스타 골든벨’, ‘결정! 맛대맛’ 등 예능으로 얼굴을 알렸다.

예능 출연을 하면서 연기에 집중하고 싶을 때 연기에 집중하지 못한 시간이 더 많다 보니 정체성을 잃어가게 되더라.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할 정도였으니까. 떠나기 전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중 정태현 대표님이 마지막으로 연기하자고 붙잡아 주셨다. 그때 대표님이 전해주신 말들이 연기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켰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드라마 ‘제 3병원’에 출연했다.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초심으로 돌아가니 훨씬 마음이 편하다.

현재 나를 대표할 만한 작품은 없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 덕에 그간의 연기 생활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오히려 지금 나이가 되니 여배우라면 예뻐야 하고 고급스러워야 하는 환상도 없어지더라. 예쁜 캐릭터는 나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웃음) 앞으로 다양한 개성 있는 캐릭터로 배우 한정원을 알리고 싶다.

Q.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

영화 ‘하녀’, ‘돈의 맛’ 등 임상수 감독님의 작품처럼 다소 암울한 분위기의 작품을 도전하고 싶다.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그런지 평소 독백 연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들을 곱씹어보면 어두운 느낌의 대사가 많더라. 허스키한 목소리에 청순하고 공주 같은 캐릭터는 안 어울리지 않나. 한때는 꿈꿨지만 애당초 포기했다. (웃음) 악역이나 공포, 액션 장르 등 소리를 지르거나 말없이 표정 또는 감정으로 승부할 수 있는 연기로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Q.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故장진영 배우는 나의 오랜 롤모델이다. 출연한 작품을 보면 어린 나이에도 남들과 다르다는 걸 느꼈던 것 같다. 대사, 행동 모든 것이 연기가 아닌 진짜라는 느낌이다. 나도 연기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단순한 연기인지 실제인지 알 때가 있는데 장진영 배우의 연기를 보면 ‘저렇게 하는 연기가 진짜 연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또 최근에는 변정수 선배님의 도전 정신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모델에서 연기자로 완벽한 변신을 꾀했고 캐릭터를 맡는 데 있어 어떠한 연기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닮고 싶다.

Q. 가수 제의를 받았다고 했는데 가수로 활동하지 않은 이유는?

돋보이고 싶은 욕심과 질투가 많은 여성의 성향이 강한 걸그룹은 나와 맞지 않았다. 연습생 생활을 겪으면서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느꼈고 춤과 노래는 기운이 많이 빠져 즐겁지 않았다. 나는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캐릭터에 대해 연구할 때가 재밌다. 또 배우라는 직업은 내가 죽을 때까지 나이에 따라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Q. 쇼핑몰 CEO로 변신, 의류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옷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 덕에 예쁜 옷을 입고 자랐고 모델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패션에 관심이 많아졌다.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있는데 함께 스타일링 해서 SNS에 게시했더니 반응이 좋아 언니와 함께 쇼핑몰을 운영하게 되었다. 배우의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분도 놓칠 수 없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

Q. 현재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신랑이지 않을까. (웃음) 외동딸로 지냈는데 이제는 평생 내 편이 생긴 것 같아 든든하다.

Q. 취미

평소 스포츠를 좋아해서 운동에 관한 취미가 많다. 지금은 골프를 많이 치고 있고 서핑, 웨이크보드, 격투기 관람을 좋아한다. 격투기는 예전에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진행하면서 격투기의 매력에 빠져 프로그램을 마치고 친한 선수들의 체육관에 방문해 직접 배우기도 했다.

Q. 친하게 지내는 스포츠 선수들이 많은가

야구선수 김현수, 황재균, 민병헌과 친하다. 어렸을 적 장난치며 지내던 친구들이 이제는 각 분야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되었다. (웃음) 한기주 선수가 주최하는 봉사 단체에서 함께 봉사도 하고 있다.

Q. 모델 송해나와 친분이 깊어 보이던데

혜나와는 12년 친구다. 송해나, 리아킴, 바리스타 챔피언 최정민까지 넷이 가장 친하다. 혜나는 정말 밝고 아무 생각이 없는 게 매력이다. 뭐든지 다 좋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을 잘 맞춰주는 착한 친구다. (웃음)

Q. 모델 남부럽지 않은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데 몸매 관리 비결은 무엇인가

최근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평소 잘 찌는 체질이 아니긴 하지만 운동과 식단 조절을 꾸준히 하고 있고 촬영 스케줄이 잡히면 정말 타이트하게 관리를 한다. 2주 전부터 닭가슴살, 브로콜리를 먹고 촬영 당일에는 아무것도 안 먹는 편이다.

Q. 가지고 싶은 수식어

가지고 싶은 수식어는 ‘옆집 언니’처럼 친근하고 편한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 대중들에게 나를 많이 보이고 싶다.

Q.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SBS ‘동상이몽2’에 출연하고 싶다.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까 신랑과 함께한다면 재밌을 것 같다. 나중에 육아 관련 프로그램도 출연하고 싶기도 하고. (웃음)

Q.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의류 사업이 더 많이 알려져서 사업가로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고 당연히 연기적인 부분도 열심히 노력해서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그리고 결혼을 하면 아이를 빨리 가질 생각이다.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지금이 정말 행복한 순간이라고.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김태양
의상: 스타일마마, 제이미브라이드, 일루션
선글라스: MCM
아이웨어: 프론트(Front)
헤어: 보보리스 하늘 팀장
메이크업: 보보리스 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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