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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해미 “子 황성재, 뮤지컬 배우로 성장할 잠재력 충분해… 믿고 응원한다”

2018-04-12 15:40:07

[이혜정 기자] 아들 황성재가 어릴 적부터 많은 예능에 참여했던 박해미 가족은 대중에게 익숙한 그림이기도 하다. 어떤 프로그램에서건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며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드는 행복한 가족.

카리스마 있지만 자유로운 느낌의 엄마와 장난스러우면서도 의젓한 모습의 아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완벽한 모습으로 함께 하는 이 모자를 지켜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전국민이 마음을 졸인다는 고3 입시를 앞두고 있는 아들 황성재와 뮤지컬 두 작품에 드라마까지 앞두고 있다는 엄마 박해미의 2018년은 그 누구보다 바쁠 예정. 박해미, 황성재 모자의 유쾌 발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화보 촬영 소감

박해미: 영광이다. 사실 화보 촬영 할 기회가 많지 않다. 나이가 있다 보니 또 귀찮기도 하다(웃음). 그런데 이런 과정들이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더라. 오늘 귀중한 시간이었다.
황성재: 처음 해 보는 도전이어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신기하고 화보 촬영 내내 즐거웠다.

Q. 맘에 든 콘셉트

황성재: 테이블에서 찍은 콘셉트?
박해미: 다리가 길어 보여서 좋았나보다(웃음).

Q. 근황

박해미: 올해 뮤지컬 두 작품을 공연할 예정이라 준비를 하고 있고 하반기에 들어갈 드라마 준비도 차근차근 하고 있다. 몸담고 있는 학교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꾸준히 하고 있다. 또 올해는 작품을 새롭게 창작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어서 사실 굉장히 바쁘다. 그런데 이 바쁨이 행복하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간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다.
황성재: 고3이기 때문에 입시 준비를 하고 있다. 거기에 모든 노력을 다 하는 중이다.

Q. 예전부터 가족 예능에 출연해왔는데, 가족이 함께 하는 일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황성재: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방송 출연을 해 와서 이제는 이런 일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다만 내가 엄마와 같은 길을 가려고 하다 보니 엄마의 이름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건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무게 같다. 사실 이 길을 가다 보면 잘 해도 욕, 못 해도 욕을 먹을 거 같아 최대한 엄마의 이름을 숨기고 싶긴 하다(웃음).
박해미: 어릴 적부터 박해미 아들이란 이유 만으로 왕따를 당하기도 했었다. 아마 그래서 하는 이야기 같다. 나 딴에는 최대한 평범하게 키우고 싶어서 국립 학교를 보냈었는데 오히려 그걸로 왕따를 당했다더라. 연예인 아들이 여길 왜 와, 이런 소리도 많이 들었다고 하고…
황성재: 박해미의 아들이라서 힘든 때도 분명히 있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이를 악 물고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도 있다. 어딜 가나 하는 소리지만 앞으로는 “황성재 잘 한다, 근데 박해미 아들이라며?” 이런 소리를 듣고 싶다.

Q. 박해미는 어떤 엄마?

황성재: 여러분이 보시는 그 자체다. 쿨하고 자유롭고 엄마로서 해 줄 건 다 해 주시는데 뭔가 다르다(웃음). 자유롭게 잘 풀어주시기도 하는데 카리스마도 있으시고.

Q. 어떤 스타일의 모자지간인가?

황성재: 아빠는 형 같고 엄마는 누나 같은 그런 가족이다.
박해미: 엄마나 부모 같은 느낌 보다는 남매 느낌이다.
황성재: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뮤지컬에 관한 걸 물어볼 때면 선배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Q. 아들과 엄마.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박해미: 나와 같은 길을 걷고자 본인이 결정하고 시작을 한 상태니까 걱정이 약간 되기도 한다. 뮤지컬이라는 건 순수예술이라기 보다는 여러 매체를 통해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활동 속에서 약해지지 않길 바란다. 굳게 마음을 먹고 나아가길 바란다.
황성재: 엄마가 워낙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다 보니 바라는 건 딱히 없다. 내가 지금 고3이라 예민해서 가끔 부딪치는 일이 있는데 그럴 때 조금씩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풀어나가길 원하는 것, 그것 외엔 없다.

Q. 연기파 배우 박해미에게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 있나

사실 웬만한 건 다 해 봤다. 그럼에도 액션 연기에 도전하고 생각이 있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군인 역할이나 그런 좀 강한 캐릭터, 액션 연기에 관심이 있다.

Q. 앞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

솔직하게 말하자면 바라는 사람은 따로 없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웃음).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추더라도 나는 스폰지처럼 상대를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라 누구와 만나도 자신이 있다.

Q. 2006년 방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은 지금도 회자되는 레전드 작품이다. 극 중 박해미 캐릭터에 본인 모습은 몇 퍼센트 정도인가

한 80%는 내 모습이다. 내 주변인들은 방송을 보고 거의 나라고 하더라(웃음).

Q. 애초에 박해미씨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만든 건가

맞다. 김병욱 감독님이 원래 캐스팅을 할 때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하시더라. 다른 감독님들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하시는데(웃음). 예능을 보고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가 나오면 캐스팅을 하더라. 다른 배우들이 물망에 있었는데 날 보는 순간 딱이다 싶으셨는지 연락이 직접 와서 합류하게 됐었다. 나의 거의 모든 부분을 가져가서 만든 캐릭터다.

Q. 그럼 유행어가 된 ‘오케이’도 본인의 것인가?

언젠가 내가 지나가다 “오케이”라고 한 적이 있다더라(웃음). 작가님들이 보기에는 그게 멋있어 보였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후로 대본에 많이 등장한 것 같다.

Q. ‘거침없이 하이킥’ 이미지가 아직도 강렬하다. 그런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처음엔 있었다. 약간 속상하기도 했다. 시트콤이라는게 코미디적 요소가 많다 보니까 진지한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웃더라. 웃음이 나오면 안 되는데 웃음이 터지고 섭외도 약간 재미있고 활기찬 역들 위주로 들어오다 보니까 ‘이런 이미지가 오래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니까 별로 이미지 고착화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Q. 작품을 함께 한 이들과 자주 만나는 편인가?

사실 시간을 내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방송국에 촬영을 하러 갔을때 오며가며 만나는 정도다. 서로가 바쁘다 보니 우연치 않은 만남을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

Q. 극 중 아들이었던 김혜성이나 정일우, 김범 등과의 만남은?

작년에 김병욱 감독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서 만났었다. 마침 시간이 딱 맞게 그 친구들과 만나게 되서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었다.

Q. 무명기간이 길었는데 어떻게 견뎌냈나

내 무명기간이 길었던 게 타협을 하지 않아서 였다고 본다. 20년동안 무명이었던 이유는 내가 연예계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봤고 들었고 나에게도 어떤 제안이 왔을 때 NO라고 이야기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힘과 권력에 눌리고 싶지 않았다. 좋은 길을 많이 놓쳤지만 ‘안 하고 말지’라는 생각이었다. 오죽하면 별명이 대학로에서 깡패였다(웃음). 그냥 들이받아버렸다.

많은 이들이 여자가 꽃이길 원하고 말 잘 듣는 사람을 원했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일이 있으면 그냥 나가버렸다. 그러다 보니 트러블 메이커란 소리도 많이 들었고 피곤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웃음). 힘든 시간이었지만 온전히 나 자신만을 믿고 버텨냈던 시간이었다. 그러다 편견 없이 나를 봐준 영국 연출가의 캐스팅으로 뮤지컬 ‘맘마미아’의 주연을 맡으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Q. 본인의 경험이 있으니 어찌 보면 미투 운동에 대해 더욱 공감할 것 같은데

그로 인해 연극계가 많이 침체 돼 있지 않나. 올해 올리는 공연에 내 미투 이야기를 녹여내려고 준비 중이다. 다시 정화 운동을 시작하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내 이야기를 살짝 넣었다. 수익금이 생긴다면 피해자들의 변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후원을 하고 싶은, 그런 생각이 있다.

Q. 아들 성재군은 tvN 예능 ‘둥지탈출’에 출연 중인데 함께하는 친구들과 평소에도 연락하는지

(유)선호가 같은 학교 1학년으로 얼마 전에 입학했다. 그래서 선호는 오며가며 만나고 이야기도 하곤 한다. 나는 1기부터 참여 중이라 친구들이 연락이 오곤 한다. 집들이를 한다거나, 놀러가니까 같이 갈래 등의 연락이 오는데 아무래도 고3이다 보니 중압감이 커서 자주 만나지를 못 한다(웃음). 그게 좀 아쉽다.

Q. 성재 군은 엄마를 보고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됐는지

원래는 엄마가 뮤지컬을 하는 게 신기하거나 새삼스럽지 않았다. 워낙 많이 봐 왔고 같은 작품을 계속 보곤 했었으니까. 그러던 중 2008년도쯤 엄마가 ‘캣츠’에서 그리자벨라 역을 맡으셨던 적이 있다. 영화를 보고도 한 번도 운 적이 없는데 그때 처음으로 엄마의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났었다. 초등학생 때였는데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그 후로 살면서 절대 잊지 못 할 장면이 있냐는 질문에 항상 엄마의 ‘캣츠’ 공연을 적곤 한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힘든 일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유재석 씨처럼 따뜻한 이미지로, 그런 이미지의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 냄새가 나는…

Q. 선배 박해미가 보기에 후배 아들의 실력은?

재능은 확실히 있다. 재능이 없다면 반대했을 거다. 이 분야가 하나만 잘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음악, 춤, 연기 세 가지를 다 잘 하고 완벽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성재가 음악적인 기량은 충분하고 춤도 늦게 시작했는데 재능이 있더라. 연기도 곧잘 하고(웃음). 여러 가지 재능이 다 있고 예능감도 있다 또(웃음). 내가 강요를 한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본인이 진로를 정하더라. 원래는 농고에 가고 싶다고 하더니 본인이 마음을 먹고 예고로 진학하더라. 그런 모습을 믿고 지지하는 편이다. 더군다나 참 열심히 하는 걸 아니까. 응원하고 싶다.

Q. 끈끈한 가족관계가 돋보인다. 가족끼리 화목하게 지내는 노하우 있을까.

황성재: 별로 안 끈끈하다(웃음). 좋을 때는 좋은데 자주 싸운다.
박해미: 서로 지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앙금이 없다. 솔직하게 서로 말 하고 푸는 스타일이다.
황성재: 어제도 소리 지르는 걸 들었다(웃음).


Q. 박해미 씨는 연상연하 커플의 시초와도 같다. 9살 연하 남편과 산다는 건?

별 차이 없다. 위, 아래 다 만나봤는데 똑같다(웃음). 다만 내가 편한 남자가 가장 좋다. 그 남자 앞에서 어떤 행동이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편한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좋은 거 같다. 행복하고.

Q. 연예계 활동 중 힘이 되는 동료가 있다면

보통 뮤지컬 쪽 크리에이티브 팀과 친하게 지내는 편이다. 또 최근 종영한 TV조선 시트콤 ‘너의 등짝에 스매싱’ 팀들과는 아직 단톡방이 있을 정도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이야기도 나누고.

Q. 피부가 정말 좋다. 관리법이 있나

뭔가 특별하게 하는 건 딱히 없다. 다만 모델로 활동하는 쥬리아를 스킨 케어 제품으로 사용한다. 특히 연어 DNA가 들어간 오피에르 크림이 나와 잘 맞아서 애용한다.

Q. 황성재 군은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도 했는데 어떤 노하우가 있나

최근엔 살이 또 조금 올랐는데 그래도 총 40kg 정도를 감량했다.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갔을 때가 116kg 정도였는데 많이 뺐다. 비법은 그냥 마냥 굶었다. 하루에 한 끼를 먹었는데 닭가슴살 조금과 현미밥 반 공기 정도만 먹었다. 그렇게 두 달 정도 해서 감량했고 식단을 조금씩 추가해서 3개월 만에 20kg, 남은 1년동안 차근차근 20kg를 감량했다.

Q. 살을 빼고자 마음 먹은 계기가 있을까

지금 다니는 학교가 예술고등학교인데 아무래도 이 쪽 계통의 학교다 보니 친구들 외모가 장난이 아니더라. 특히 패션모델과나 연예과 친구들을 보니까 웬 백마 탄 왕자님들이 걸어 다니더라(웃음). 내가 여기서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든 살을 빼야겠다고 다짐했다. 거기서 밀리고 싶지 않았다(웃음).

Q. 박해미 씨는 연출가로도 활약 중인데 어떤 차이가 있나

둘 다 참 재미있는 작업이다. 뮤지컬 ‘넌센스2’의 경우 원래 연출만 하기로 들어갔는데 꼬임에 넘어갔다(웃음). 대사를 다 외우면 배우로도 참여하기로 했는데 어쩌다 보니 배우로도 하고 있더라.

Q. 연출가이자 배우로서 뮤지컬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는 뭐라고 생각하나

나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인성을 본다. 언젠가는 인성이 드러나더라. 무대에 혹은 화면에 올랐을 때 인성을 숨길 수가 없다. 실력 이전에 인성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Q. 눈여겨보는 뮤지컬 후배 있나?

누군가를 딱히 눈여겨 본다기 보다는 후배라면 다 호의를 갖고 챙겨보는 편이다. 아까 호흡을 맞춰 보고 싶은 배우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누군가의 인지도나 지금의 인기에 따라 상대를 판단하지 않는 편이다. 인기나 스타는 한낱 허울이라고 생각한다. 신기루와 같다. 그 사람의 심장 안에서 나오는 감성을 믿는다.

Q. 예정된 차기작은?

미투 이야기를 녹여 낸 소극장 뮤지컬 ‘Kiss and Makeup’ 에 들어가고 대극장 뮤지컬이 하나 잡혀 있어서 올 해는 총 두 작품의 뮤지컬을 할 것 같다. 그리고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인 드라마를 병행하는 스케줄로 대중 분들과 만나 뵐 것 같다.

Q. 2018 목표

박해미: 저희 창작 뮤지컬을 영국 웨스트엔드에 세우는 게 꿈이다. 또 제대로 된 영화 한 편을 찍는게 목표다.
황성재: 올해 입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를 비롯해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 모두 잘 되길 바란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강수정
의상: 포튼가먼트, 유니케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주얼리: 바이씨엘로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쌤시크 보리 디자이너
메이크업: 쌤시크 오모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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