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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덕철의 찬란할 그 날의 꿈

2018-05-02 15:44:38

[황소희 기자] ‘찬란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빛이 번쩍거리거나 수많은 불빛이 빛나는 상태, 그 빛이 매우 밝고 강렬할 때를 말한다. 찬란한 빛이 존재하기 위해선 짙은 어둠이 수반되어야 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일수록 빛은 더욱 강렬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짙은 어둠에서 번쩍이는 빛을 뿜어내며 ‘그날처럼’으로 데뷔 3년 만에 1위를 거머쥔 그룹 장덕철. 장중혁과 덕인, 그리고 임철이 모여 만들어낸 장덕철이라는 빛은 아무래도 꺼지지 않을 것만 같다.

음악이라는 열정 하나로 묵묵히 어둠을 견뎌온 그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렬한 빛을 뿜어내는 장덕철의 눈부시게 찬란할 그 날을 들여다봤다.

Q. 첫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장중혁: 첫 화보 촬영이었는데 정말 재미있게 찍었어요. 아무래도 체질에 맞는 것 같아요. (웃음)
덕인: 저는 좀 민망하기도 해서 무표정만 지었던 것 같아요. (웃음)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어요.
임철: 모든 게 다 좋았어요. 다음에 다시 화보 촬영을 하게 된다면 살을 좀 빼고 올게요. (웃음)

Q. 요즘 근황이 궁금해요

장중혁: 다음 앨범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 활동도 많이 하고 있고요.

Q. 장덕철이라는 그룹명이 독특해요

덕인: 처음에 멤버들과 그룹명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후보로 삼색 볼펜과 쓰리보이스 같은 말도 안 되는 이름도 있었죠. (웃음) 다들 너무 귀찮아해서 이름을 한 자씩 따서 장덕철로 하자고 했죠. 그렇게 장덕철이 탄생하게 됐어요. (웃음)

Q. 다음 앨범에 대해 소개 부탁해요

덕인: 아직은 준비 중에 있어요. 곡을 몇 개 써놓고 멤버들과 협의하는 중이에요.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기존에 보여드린 발라드와는 분위기가 다른 미디엄 템포 곡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그날처럼’이 ‘구남친송’, ‘미련송’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어요. 새 앨범에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을까요?

덕인: 수식어는 대중들이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또 다른 수식어가 만들어질 수 있게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저희의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Q. 새 앨범도 자작곡이라고요.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쓴 곡인가요?

덕인: 저와 멤버들이 느낀 감정을 서술하듯 써 내려 간 내용이에요. 저희가 삶의 고단한 부분을 풀어내기엔 어린 나이라 남녀 간의 감정을 많이 다룰 것 같아요.

Q. ‘그날처럼’으로 역주행의 신화를 그려냈어요.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부담도 될 것 같아요

임철: 순위를 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보다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면서 음악을 하고 싶어요.


Q. ‘그날처럼’으로 데뷔 3년 만에 1위를 했을 때는 어땠어요?

장중혁: 대중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장 컸죠. 기대도 못 한 상태에서 덜컥 1위를 해서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앞으로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덕인: 감정이 복받쳐서 다들 울었죠. 활동하면서 서러운 상황도 많았는데 한 번에 갚아진 것 같았어요.

Q. 활동하면서 서러웠던 상황이라면요?

덕인: 공연 준비를 앞두고 일방적인 취소를 당했던 적이 많아요. 부탁을 받아서 진행한 공연인데 홀대를 받은 적도 있었죠.

Q. 지금은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덕인: 노래는 많이 좋아해 주시지만, 아직도 저희가 돌아다니면 못 알아보세요. (웃음)
임철: 페스티벌이나 행사를 가서 공연할 때면 달라진 환호성에 조금 실감하는 것 같아요. (웃음)

Q. SNS를 통해 덕인 씨의 ‘그날처럼’ 술집 떼창 영상이 이슈가 되기도 했어요

덕인: 술집 떼창 영상은 제가 찍은 거예요. (웃음) 술집에서 ‘그날처럼’ 노래가 나오니까 뒤 테이블에 계시던 분이 따라서 부르시더라고요. 제 친구가 그걸 보더니 너도 불러보라기에 제가 일어서서 같이 불렀죠. (웃음) 그 영상이 SNS에서 많이 이슈가 되면서 저를 더 친숙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Q. ‘그날처럼’을 커버한 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까요?

장중혁: 저는 저희 노래 커버 영상을 보는 게 아직은 쑥스럽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거의 못 봤어요.
덕인: 음악 생활을 하면서 저를 굉장히 하대하고 함부로 대했던 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분이 ‘그날처럼’ 커버 영상을 찍어서 올렸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임철: 제가 좋아하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정국 씨와 뷔 씨가 ‘그날처럼’ 커버 영상을 찍은 것을 보고 정말 뿌듯하고 기뻤어요.

Q. ‘그날처럼’이 덕인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이라고 들었어요

덕인: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1년이 지나고 만든 곡이에요. 보통 가사를 쓰다 보면 꾸며 쓰게 되기도 하는데, 그때 느꼈던 감정 그대로 술술 풀어냈어요. 애써 감추었던 감정을 들춰서 가사를 쓰다 보니까 많이 힘들더라고요. 가사 중에 ‘찬란했던 우리 그날처럼’이라는 내용이 있어요.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함께 갔던 포장마차, 야경, 환한 불빛들이 떠오르면서 눈물을 많이 흘렸던 것 같아요.

Q. 덕인 씨의 전 여자친구도 자신의 얘기란 걸 알겠죠?

덕인: 그렇죠. 제가 만 원짜리 커플링을 뿌리고 다닌 게 아니니까요. (웃음)

Q. 가사 내용 중 ‘만 원짜리 커플링’에 대한 말들이 많아요

덕인: 솔직히 처음에는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만 원짜리 커플링이 기분 나쁜 분들도 있겠지만 그 잣대를 모든 남성과 여성에게 빗대어 분란을 만드는 게 속상하더라고요. 저한테 함부로 얘기하는 거는 괜찮지만 그 주체가 되는 전 여자친구가 그런 내용을 읽었을 때 얼마나 속이 상할지 생각하니 마음도 아팠죠.

어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만 원짜리 커플링을 주면서 평생 함께하자고 하고 싶겠어요. 당시 장덕철 활동할 때 변변치 않은 수입으로 음반을 제작하는데 모두 쏟아붓고 계속되는 공백에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지친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지만, 차비를 제외하고 쓸 수 있는 돈은 오만 원뿐 이더라고요. 그중 삼만 원으로 꽃다발을 사고 남은 돈으로 이니셜 커플링을 주면서 마지막 선물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반지는 상징적인 부분이었고 그만큼 붙잡고 싶었던 마음과 소탈했던 여자친구였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쓴 가사인데, ‘돈 없으면 연애도 하지 마라’는 말로 돌아와서 상처가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가치관과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제가 상처를 받으면 앞으로 다른 노래는 못 쓰겠더라고요. 이제는 그것 또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대중에게 사랑받는 만큼 상처가 되는 악플도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장중혁: 저는 악플은 안 보는 편이지만 주위에서 악플에 대한 내용을 듣거나 부모님이 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으실 때는 마음이 아프죠. 속상하지만 악플도 대중의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무관심보다는 낫잖아요. (웃음)

덕인: 저는 읽는 편이에요. 저희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비판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잘못된 부분은 고쳐나가는 건 좋은 방향이니까요. 그런데 일방적인 소통창구에서 말도 안 되는 거짓 정보나 가족에 대해 서슴없이 말하는 사람을 보면 속상하죠. 처음에는 그런 악플을 보면서 무서웠지만, 지금은 많이 의연해졌어요. 이제는 악플을 보면서 감정 소모하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상처가 되는 문장 자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정말 잘못된 거니까요.
저는 심지어 옆 테이블에서 장덕철 욕을 하시는 분을 실제로 만나기도 했어요. 만 원짜리 커플링이 지질하다고 하는데 저랑 눈이 딱 마주쳤죠. (웃음) 소스라치게 놀라시면서 사실은 좋아서 그렇다고 팬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사진 찍고 사인해드렸죠. (웃음) 저희가 대중에게 사랑받는 만큼 견뎌야 할 무게감과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임철: 저도 댓글을 보는 편이지만 관심은 없어요.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원한다면 언제든 피드백을 드릴 수 있지만, 명확한 답변을 줘도 비난하고 싶은 사람들은 사실을 외면한 채 비난만 하잖아요. 요즘은 악플을 봐도 기분이 나쁘기보다는 웃으며 넘기고 말아요.

Q. 가장 상처가 됐던 악플에 대해 물어봐도 될까요?

덕인: ‘돈 없으면 음악도, 연애도 하지 마라’는 악플이 상처가 많이 남았어요.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것 같아요. 여유롭지 못한 경제적 상황에 힘들게 사는 여성분들, 남성분들이 많잖아요. 그런 분들이 가지는 감정, 소탈한 마음마저 모조리 비난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속상하고 화가 나요.


Q. 같은 소속사 닐로의 사재기 논란이 장덕철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덕인: 사재기 논란에 대해 분명히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저희가 사재기라는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갖춘 가수도 아닐뿐더러 그럴 만한 돈도 없어요. 이 부분에 대해 해명을 드리고 싶었지만, 조심스러운 부분이기에 섣불리 얘기할 수 없었어요. 저희를 지지해주는 분들을 기만하거나 실망하게 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임철: 저희는 당당하고 떳떳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Q. ‘그날처럼’이 투빅의 ‘unforgettable’과 표절 논란이 생기기도 했어요

덕인: 먼저 투빅의 ‘unforgettable’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날처럼’을 만들었고 앨범 발매를 했어요. ‘그날처럼’이 1위를 한 후, ‘unforgettable’과 비슷하다는 논란이 생겨났어요. 이런 논란에 대해 함구하는 것은 원작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회사 측에 요청해서 원작자분께 연락을 취했죠. 원작자분께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표절 논란에 대한 반박 기사도 내주신다고 했는데 무마가 됐어요. 이번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저와 원작자, 회사 모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확실히 정리된 부분이에요.

Q. 힘들 때 어떤 음악으로 위로를 받나요

임철: 힘들 때 폴킴의 ‘길’이라는 노래를 자주 들어요.
덕인: 멜로망스 ‘입맞춤’이요. 이 노래를 들으면 ‘그날처럼’ 속 여성분에 대한 몽글몽글했던 감정이 떠오르면서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장중혁: 전 마이클 볼튼의 ‘All The Way’요.

Q. 장덕철 노래 중 숨은 명곡이 있을까요?

임철: ‘기억’이랑 ‘꿈’이요. ‘기억’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꿈’은 상투적이지 않아서 좋은 곡이에요.

Q. 함께 콜라보 작업을 해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요?

임철: 헤이즈 씨 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요. 기회가 된다면 꼭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장중혁: 저는 힙합을 좋아해서 다이나믹 듀오 선배님과 지코 씨랑 작업하고 싶어요.
덕인: 많은 아티스트들과 다작을 하고 싶어요. (웃음) 개인적으로 제프 버넷을 좋아해요.

Q. 덕인 씨는 M.net ‘쇼미더머니2’에 참가한 독특한 이력이 있어요

덕인: 힙합 크루에서 활동했던 적이 있어요. ‘쇼미더머니2’에 나갔는데 덜컥 붙은 거죠. (웃음) ‘어차피 내 실력으로는 오래 살아남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일대일 배틀미션에서 스윙스 씨를 지목했죠. ‘쇼미더머니2’ 출연했을 때 성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후라 스스로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악플도 많이 달렸죠. (웃음)

Q. 멤버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다툼이나 의견 충돌도 생기지 않나요?

덕인: 저희의 공식 입장은 서로 싫어하지만 미워하지는 않는 그런 관계입니다. (웃음)

Q. 가장 싫을 때는 언젠가요? (웃음)

덕인: 평상시죠. 밥 먹을 때, 얘기할 때, 노래 부를 때, 제 옆에서 마이크 잡고 있을 때. 더 말해야 하나요? (웃음)
장중혁: 얼굴 볼 때, 물 마시는 데 앞에 있을 때, 숨 쉴 때, 지금 이 순간이요. (웃음)
임철: 이하 동문입니다.

Q. 반대로 가장 좋을 때는요?

덕인: 잘 때요. (웃음)
장중혁: 저도 새근새근 잘 때가 정말 예뻐요. (웃음)
임철: 이하 동문입니다.

Q. 각자 닮은꼴이 많은 것 같아요

임철: 이시언 씨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웃음)
장중혁: 제가 하관이 있는 편이라 안경을 썼을 때는 김범수 선배님, 안경을 벗은 뒤로는 샘 오취리와 브루노 마스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세 분 다 매력적이시죠. (웃음)
덕인: 저는 어머니랑 아버지 반반 닮았어요.

Q. 앞으로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덕인: 최근에 사재기 의혹 때문에 회사가 아비규환이 됐어요. 거기에 대한 정비와 대중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려고 해요. 물론 곡 작업은 계속하고 있어요. 곧 대중에게 좋은 음악으로 찾아뵐 예정이에요.

Q. 마지막으로,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나요?

장중혁: 어떤 수식어가 필요 없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장덕철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그런 가수요.
임철: 우리는 장덕철이라는 그룹명처럼 서로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잖아요. 멤버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꾸준히 오래도록 함께 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에디터: 황소희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김시영
의상: 암위, SHUIT(슈트), 멜로이, FRJ jeans
슈즈: 암위, 에이레네, 바이비엘
선글라스&아이웨어: 프론트(Front)
백: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막시마(MAXIMA)
헤어: 차홍아르더 김버들 실장
메이크업: 차홍아르더 원제홍 수석실장
장소: 펜션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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