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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하 “음악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이야기 전하는 매개체,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

2018-06-25 14:29:08

[신연경 기자] 누구나 노래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혹은 어떤 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고, 힘든 상황에서 위로를 받은 경험이 있을 거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술 같은 존재로 순간순간의 삶을 녹여놓은 노래란 얼마나 위대한 창작물인가. 이렇듯 노래가 강력한 힘을 가지기까지는 그 안에 담긴 솔직함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진실된 노래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본명으로 활동하려 한다”, “얼굴보다는 곡이 알려진 가수가 되고 싶다”, “오래도록 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게 가수로서 목표다”라며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담담히 풀어내던 싱어송라이터 김선하. 짧은 시간 그와 마주한 채 이어간 솔직한 대화 속에는 어느새 서로를 구분 짓던 경계선은 희미해졌다.

차분한 저음의 목소리로 ‘비나리는’, ‘담시’, ‘꽃비’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전하는 그의 노래처럼 따뜻한 색채와 감정의 흐름으로 멈추지 않을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첫 화보 촬영 아닌가. 소감이 어땠나

“어려웠다(웃음). 평소 셀카도 잘 안 찍는 편이라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게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평소 잘 입어 볼 수 없는 옷들을 입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고 잘 알려주신 덕분에 재밌게 촬영을 마쳤다”

Q. 본명 김선하로 활동을 앞두고 있다. 가명이 아닌 본명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있을까

“특별한 이유는 없다. 본명으로 활동하려고 하는 이유도 딱히 생각나는 가명이 없기 때문이다. 의미를 생각해 보자면 아티스트로서 내 이름을 걸로 활동을 하면 더 진실된 노래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Q. 근황은 어떻게 되나. 6월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던데

최근에 3주 동안 러시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마치고 계속해서 곡을 쓰면서 앨범 작업에 매진 중이다. 정확히 6월 안에 새 앨범을 발매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영상 촬영도 해야 하고 작업을 하다 보면 늦어지기도 하니까. 편곡도 하고 아직 좀 더 다듬은 다음 좋은 곡으로 선보이고 싶다“

Q. 어떤 느낌의 곡인지 윤곽은 드러났을 것 같은데, 곡에 대한 느낌을 소개해준다면

“곡의 느낌으로 봤을 때는 잔잔했던 기존의 곡과는 다르게 뮤지컬과 재즈의 분위기로 곡 안에 재밌는 요소가 많이 있을 것 같다. 또 러시아 여행을 다녀온 그 감정으로 쓴 곡도 있다. 3주라는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여러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했던 시간이었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도 있었지만 지루할 때도 있었고 정이 들 때도 있었다. 러시아와 썸을 탔다고나 할까(웃음). 아마 노래를 들으면 어떤 남자와 썸을 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런 의도로 곡을 만들었다”

Q. 러시아 여행 중 영감을 받은 에피소드는 없었나

“나는 일기를 항상 쓰는데 순간 느꼈던 감정, 생각 등을 바로 메모하고 있다. 여행뿐만 아니라 평소 일상에서도 그렇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열차를 타고 횡단하는 여행을 했다. 그 열차 안에서의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러 사람을 만났고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 사람은 물론 열차와 정이 들더라. 또 대화는 잘 통하지 않았지만 번역기를 쓰면서 많은 여행객과 열심히 대화했는데 24시간 이상을 함께 공유하니 금방 친해진 거지. 지금 돌이켜 보면 새로 만나는 기쁨과 헤어지는 아쉬움을 그곳에서 많이 느꼈던 것 같다”


Q. 대부분 노래 가사가 사랑에 관한 내용이 많다. 곡을 쓸 때 연애 경험을 토대로 하는지

“그렇다. 사실 연애 경험이 많지 않지만 아무래도 내가 직접 쓰는 곡에는 내 경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발매한 곡 ‘꽃비’도 작년 벚꽃이 질 무렵 떨어지는 꽃을 보는데 전에 만났던 남자친구가 생각이 나서 만들게 된 곡이다”

Q. 그럼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곡에 대한 애정의 정도는 비슷한 것 같다. 가장 애정이 높아질 때는 곡이 완성됐을 때(웃음)”

Q. 영화 ‘바람’ 이성한 감독의 새로운 작품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에서 OST 가수로 참여했더라. 소감은

“좋은 기회로 OST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녹음이 한 시간 만에 빨리 끝나 기분이 좋았다(웃음). 영화에 삽입된 완성작을 아직 못 봐서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노래가 나오는 장면이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자를 떠나보내는 순간이기 때문에 힘든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 선생님의 미안한 마음을 생각하며 부르게 되었다”

Q. 지금껏 선보인 앨범에는 잔잔한 곡이 많던데 발라드를 고집하는 건가. 새로운 장르의 음악에 대한 마음은 어떠한지

“차분한 성격이 강해서 그런지 곡을 써도 발라드가 많아 나오는 편이다. 발라드가 더 익숙한 부분도 있고. 하지만 발라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작업한 곡에도 다양한 요소들을 삽입하고 이전과는 다른 느낌의 곡을 쓰게 되었다. 웬만한 장르의 노래는 다 하고 싶다. 춤을 추고 싶은 건 아닌데 댄스 음악도 재밌을 것 같고(웃음)”

Q. 차분한 성격이 강하다고 했는데 끼가 많아야 하는 직업이지 않나.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무대에 오르는 것도 안 좋아했기 때문에 음악을 선택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셨다. 반대한 건 아니지만 전공으로 선택하지 않길 바라셨다. 하지만 노래하는 게 너무 행복했고 앞으로도 제일 열심히 할 수 있는 길인 음악을 택하게 되었다. 공부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못 할 것 같다(웃음). 노래는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Q.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룰 수 있다고 들었다

“여러 가지라고 해봐야 피아노와 베이스 정도다. 평소 저음을 좋아해 베이스 연주를 들으면 설레는 기분이 든다. 밴드 수업 때 배우게 되었는데 실력이 뛰어난 정도는 아니지만 직접 쓴 곡을 연주할 정도로 ‘꽃비’, ‘비나리는’에 직접 베이스를 연주했다. 그리고 최근에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웃음). 먼 훗날 국악기를 접목하여 곡을 완성하고 싶은 큰 꿈을 위해 차근차근 국악기를 배워가는 중이다. 그 첫 단계가 가야금인 셈이고. 언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웃음)”

Q. 요즘에는 가수들이 피처링이나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무대가 많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좋아하는 가수이자 롤모델인 선우정아, 자이언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두 사람의 노래와 음색을 정말 좋아한다. 독특하면서도 자신만의 음색을 가지고 있고 질리지 않게 곡과 음색을 잘 살리는 그들의 능력이 대단하고 매력적이다”

Q. 또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미 활동 중이지만 자신을 더 알리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가수들이 많다. 선하 씨의 출연 의향은 어떠한지

“그동안 주변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권유를 많이 해줬었다. 그런데 나는 욕심 내서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출연해서 오히려 에너지를 빼앗기는 것보다 천천히 지금의 내 음악을 하고 싶을 뿐이다. 좋은 곡을 계속 만들어 나가면 언젠가는 그 곡들과 나를 알아봐 주실 거라고 생각하고(웃음). 의도적인 것보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나를 알아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따라서 방송 출연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고 김선하라는 사람보다 노래에 더 집중해주길 바란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국내 앨범 발매와 함께 일본에서도 앨범을 발매하려고 한다. 일본의 감성이 내 목소리와 잘 어울릴 것 같다. 또 여러 가수들과 함께 오르거나 단독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전에도 몇 번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긴장이 너무 많이 돼서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웃음). 최근에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받았다. 자신감이 좀 생겨 오랜만에 무대에 올랐을 때 어떤 모습과 기분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공연할 때는 온전히 내가 만든 곡으로 꾸미고 싶다. 그래서 싱글 발매부터 총 7곡을 선보이기까지 촉박하지만 무리해서 진행하게 되었다. 내가 직접 만든 곡인 만큼 나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공연이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가

“저작권이 많은 가수가 되고 싶다. ‘저작권 부자’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싶다(웃음). 얼굴보다는 곡이 알려진 가수이길 바라고 꾸준히 나아가고 싶다. 단기간이 아닌 오래도록 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게 가수로서의 목표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김병찬
의상: 루트원, 블리다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소보제화
헤어: 정샘물 이스트 주다흰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김민서 팀장
장소: 파티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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