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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지우 “브라운관 복귀? 나만의 확고한 캐릭터 만드는 것이 급선무”

2018-07-31 15:15:16

[김효진 기자]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시선을 사로잡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뮤지컬 ‘시카고’. 18년간 대한민국 뮤지컬 정상을 지키며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뮤지컬로 자리매김하였다.

그 자리에 멈춰있지 않고 스테디셀러 뮤지컬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연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 배우 김지우는 이번 시즌 새로운 록시 하트로 발탁되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14번째 시즌을 더욱 핫 하게 만들어줄 새로운 캐스트 박칼린, 안재욱, 김영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록시 하트의 계보를 잇는 김지우는 공연 막바지를 앞두고 있는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록시를 록시답게 보여줄지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쏟아지는 신작 뮤지컬 속 많은 관객의 박수와 집중을 받는 ‘시카고’의 새 주역 김지우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마지막까지 록시 지우가 보여줄 춤과 노래에 관심이 쏠린다.

Q. 현재 뮤지컬 ‘시카고’ 공연 중인데, ‘시카고’ 관람 포인트 한 가지를 뽑는다면?

“워낙 유명한 뮤지컬인지라 작품에 대해 알고 계신 분도 많을 것이고, 영화로 접한 분들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영화 ‘시카고’가 아닌 뮤지컬 ’시카고’의 멋을 알길 바란다. 제가 처음에 가장 놀랐던 점은 무대와 의상 전환도 없는데 굉장히 화려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극이라는 점이다. 그만큼 출연하는 전 배우들의 역량이 대단한 것 같다. 주연부터 앙상블 배우 구별 없이 본인 역할의 200배를 보여주고 있다. 벨마나 록시, 빌리뿐만 아니라 전체 배우들의 매력을 하나하나 잘 찾아보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 이전 공연과는 다르게 이번 공연하면서 힘든 점은?

“화려해 보이지 않아도 온몸을 다 사용해야 하는 안무가 많다. 몸의 기본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만이 이 안무를 잘 살릴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멤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미리 연습을 시작했다. 저는 기본이 안 된 몸이었기 때문에 안무를 소화하기 위해 죽을 만큼 연습을 했다. 기존에 ‘시카고’를 이끈 배우 최정원, 아이비 선배를 따라가기 위해 박칼린 선생님과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안무 연습 속에 살았다. 저와 다르게 박칼린 선생님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벨마 켈리다. 그 포스는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냥 타고나신 것 같다”

Q. 캐스팅이 아닌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되었다고

“‘시카고’는 반드시 오디션으로 캐스팅이 이뤄진다. 앙상블 하나까지 전부 오디션을 봐야 한다. 그래서 저 또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그리고 캐스팅 중 가장 마지막으로 참여하게 됐다. ‘시카고’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최정원, 아이비 언니와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무척이나 기뻤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실 뮤지컬은 오디션을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는 장르다. 저 또한 번호표를 달고 들어가, 수 없이 많이 떨어진 사람이다. 예전엔 배역과 작품만 보고 무작정 오디션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그러다 탈락의 고배도 마셨고, 큰 깨달음도 얻었다. 작품이 아닌 나에게 어울리는 캐릭터인지 아닌지를 먼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맞지도 않은 옷을 억지로 입었다가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Q. ‘시카고’ 오디션 합격 비결?

“오디션에선 지정된 대사와 노래, 안무를 보여줬다. 오디션을 보고 몸살 난적이 처음이었다. 대사도 길고, 음역이 낮아 힘이 들었다. 사실 운이 좋아서 된 것 같다. 오디션에서 춤과 노래를 잘 하진 않았지만, 정말 자신감 있게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 그리고 의상도 큰몫을 한 것 같다.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까지 록시와 똑같이 준비하고 오디션에 갔다. 모든 것을 다 갖추니 저 자신도 록시가 됐다 생각해 뻔뻔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Q. 같은 록시 하트 역의 아이비, 걱정된 점은?

“아이비 언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록시다. 사실 첫 연습을 가기 전까지 잠을 설쳤다. 아무래도 같은 극의 같은 역할인지라 보이지 않은 경쟁이 생길 법도 한데 저를 믿고 응원해 주셨다. 아이비 언니는 이건 아니다, 틀렸다가 아닌 저만의 록시를 새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줬다. 오히려 제가 연기하는 록시를 보며 자기가 몰랐던 점을 알게 되었다며 고맙단 말을 대신해준 사람이다. 가끔 사람들이 저나 아이비 언니를 보며 깍쟁이 같을 것이라 오해를 하곤 하는데, 사실 굉장히 억울하다. 아이비 언니는 한없이 주는 사람이다.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 이번 기회에 아이비 언니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

Q. 아이비와 함께 원조 ‘시카고’ 멤버인 배우 최정원

“정원 언니는 본받고 싶을 만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루도 지쳐 앉아계신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다가도 선배님을 보면 벌떡 일어나게 된다. 배우들에게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힘을 북돋아 주신다. 모든 사람과 어울리며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것 같다. 특히 후배들에게도 편하게 대해주셔서 다들 누나, 언니라고 부른다. 그야말로 시카고의 인간 피로회복제다”


Q. 유일한 기혼자 록시로서 장점

“작품 속엔 성적인 대사가 많다. 록시도 기혼자고, 저 또한 결혼을 한 사람인지라 경험을 담아냈다. 결혼 후, 약간은 능청스러워진 면도 있어 편하게 농담처럼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웃음)”

Q. 섹시한 록시로 돌변하기 위해, 셀프 메이크업을 한다고 들었는데

“어린 시절부터 활동을 시작한 덕에 메이크업이 익숙하다. 뮤지컬 ‘킹키부츠’ 때부터 본격적인 셀프 공연 메이크업을 시작한 것 같다. 사실 저 말고도 대부분의 배우가 스스로 메이크업을 한다. 심지어 뮤지컬 ‘캣츠’의 배우들 또한 그 어려운 분장을 셀프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하는 메이크업은 어려운 축에 끼지도 못한다. 록시 분장이 어려워 보여도 속눈썹과 립만 있으면 록시가 완성된다”

Q. 무대 위 연기와 TV 속 연기의 다른 점, 브라운관 복귀 계획은?

“요즘 뮤지컬에서도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한다. 정말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공연에서는 손과 눈동자, 행동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반면에 브라운관 연기는 앵글 속에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것. 솔직히 다르지 않고, 똑같다.

기회가 있으면 다시 브라운관으로 복귀하곤 싶지만, 아직까진 저에게 어울리는 역을 찾지 못한 것 같다. 조연, 단역, 카메오 상관없이 나에게 딱 맞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때 언제든 다시 드라마로 복귀할 생각이다. 그러기 이전에 제가 저만의 확고한 캐릭터를 만들고, 그쪽에서 찾아주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Q. 배우라면 피할 수 없는 남자 파트너와의 스킨쉽, 아무리 배우일지라도 신경이 쓰일 법도 한데

“부담은 전혀 없다. 그냥 일일 뿐. 극을 하는 동안엔 정말로 극 중 캐릭터를 사랑하게 된다. 저희 남편 또한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 한다. 물론 처음엔 약간의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주변 분들이 남편을 더욱 걱정해 주신다. 공연 중, 키스신이 있으면 남편 주변에 앉으신 분들이 남편 눈치를 살핀다고 한다”

Q. 공연 중, 객석을 의식하기도 하는지

“저는 객석을 잘 보는 사람이다. 객석과 함께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는 상황이 너무나 즐겁다. 제가 연기를 하는 것과 동시에 오는 반응이 너무 흥미롭다. 관객의 에너지를 받으며 공연을 한다”

Q. 배우로서 열심히 활동 중이지만, 아이의 엄마이자 남편의 아내이다. 그야말로 워킹맘의 삶을 살고 있는데 힘든 점은? 그래도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주부는 자신만의 시간도 없이 온종일 끊이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워킹맘도 힘들지만, 전업주부로만 계신 분들이 더욱 힘들 것이다. 집안일은 해도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티가 많이 난다. 그래서 가끔 이러다 죽겠구나 싶을 때가 있는데 운이 좋게 그때마다 일이 들어오는 것 같다. 저는 아이에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제 아이도 나중에 커서 엄마가 될 것이다. 여자도 이렇게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지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란다”

Q. 결혼 전후 달라진 점? 비혼주의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결혼의 좋은 점을 꼽자면

“요즘 제 가정 생활을 보면 결혼 후 마음이 편안해진 것 같다. 혹자는 남편이 돈을 잘 벌어다 주기 때문에 편안한 거라고 말하는데, 사실 생각보다 수입이 많지 않다. 물론 돈을 벌긴 하지만 다시 또 가게로 들어간다. 저희 남편은 돈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 돈을 잘 버는 사람도 아니다. 최저 시급을 걱정하는 자영업자다. 그저 저를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서 편안해진 것 같다. 밖에서 아무리 손가락질과 질타를 받아도 아닌 것을 알아주고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 좋다. 전투태세로 밖에서 일하다 집으로 돌아갔을 때 반겨주는 남편과 조건 없이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딸이 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Q. 더불어 다이어트에 성공했는데, 비결은

“복귀를 하고 싶어서 살을 뺀 것이다. 다시 공연하고 싶었기 때문에 죽을 만큼 운동하고, 안 죽을 만큼만 먹었다. 연예인이라서 거액의 돈을 주고 뺏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저도 아이가 생겼고 아이에게 쓰는 것 외에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틈만 나면 운동을 했다. 헬스장도 가고 집에서 홈트레이닝도 하고, 인터넷에서 다이어트 식단을 찾아 실행해 보기도 했다. 다 챙겨 먹으면서 운동하면 절대 안 빠진다. 안 먹고, 운동해야 하는 것이 비결이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연예인분들도 다 죽을 만큼 운동하는 것이다”


Q. 섹시한 이미지가 짙은데, 추구하고 싶은 이미지는

“섹시한 이미지도 감사하지만, 건강한 이미지가 좋다. 제가 마른 몸이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탄탄하고 건강미 넘치는 이미지가 더욱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현재 54kg인데, 더 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차피 마를 수 없는 몸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먹고 싶은 거 챙겨 먹으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

Q. 얼마 전 남편의 일터인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 결심하게 된 계기

“뮤지컬 홍보 때문에 나가게 됐다. 처음엔 안 나간다며 한사코 거절했지만, 끝끝내 넘어갔다. 남편 또한 왜 나오냐며 나오지 말라고 했었다 (웃음). 그래도 재미있었다. 남편의 요리가 아닌 다른 분들의 요리도 먹고, 남편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남편에게 더욱 잘해줘야 할 것 같다”

Q. 그동안 부부동반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많이 있었을 텐데, 앞으로도 계속할 의향이 있는지

“알아봐 주시고 궁금해 해주시는 것은 신기하고 감사하다. 하지만 사실 제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지라 조금은 창피하기도 하고 주목받는 것에 민망한 면이 있다”

Q. 아무리 내로라하는 셰프 남편이지만, 그가 인정한 나만의 요리는

“남편은 제가 한 꽃게탕과 통삼겹 간장 조림을 가장 좋아한다. 남편도 믿고 먹는 메뉴이기도 하다. 물론 남편도 집에서 요리를 하지만, 저는 생활 요리를 담당하고 남편은 손이 많이 가는 특식 위주로 한다. 평상시 요리는 제가 9할 정도 담당한다”

Q. 실제 아이는 아빠 음식과 엄마 음식 중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

“다 잘 먹는다. 정말 고마운 게 아빠가 하든 엄마가 하든 뭐든지 잘 먹고,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워 준다”

Q. 셰프 남편의 장단점은?

“남들이 들으면 배가 불렀네 하겠지만, 저도 가끔 배달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집에서 건강하게 만든 떡볶이도 좋지만, 강한 조미료 맛의 프랜차이즈 떡볶이가 당기는 날이 많다. 그래서 직접 해주겠다고 할 때 가장 곤란하다. 절대자랑은 아니다 (웃음). 그래도 장점은 늦게 들어갈 때 남편 밥걱정은 안 해도 되는 점. 늦는다 전화하면 알아서 해 먹겠다고 하며 아이까지 챙겨준다”

Q. 아이가 나중에 나와 같이 셰프와 결혼을 하겠다 하면?

“저희 남편처럼 집에서도 요리 잘하는 사람이라면 찬성이다”

Q. 뮤지컬과 남편으로 인해 큰 관심을 받는 요즘. 댓글 같은 것도 챙겨보는지

“처음엔 잘 안 봤다. 하지만 신경을 안 쓴다는 것조차도 말이 안 된다. 사실 상호작용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있는 것이고, 제가 있기 때문에 그분들도 울고 웃을 수 있듯이 무조건 못 본 척 무시할 일은 아니다. 모든 분이 비난하고 질타하는 것은 아니다. 그 극소수의 분들 때문에 좋은 의견을 안 볼 순 없다”

Q. 앞으로의 계획

“‘시카고’ 지방 공연까지 무사히 끝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연기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라는 호칭 어울릴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 더불어 록시하면 아이비 언니가 떠오르듯, 저도 김지우 하면 떠오르는 역할 하나가 생겼으면 좋겠다. 이렇게 영광스러운 일을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제가 더욱 열심히 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오디션 준비도 열심히 하고 연기에 더욱 혼신의 열정을 쏟을 것이다”

에디터: 김효진
포토: 차케이
의상: 스테이위드미, 오앨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주얼리: 바이가미, 바이씨엘로
시계: 미사키
헤어: 루710 연정 실장
메이크업: 루710 햇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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