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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연주 “대중에게 좋은 배우로 기억되도록 노력할 것”

2018-08-28 15:26:36

[황소희 기자]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6’를 통해 능청스러운 연기와 매력적인 마스크로 대중의 관심을 모은 배우 정연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지만, 그는 크고 작은 독립영화와 단편 영화에 줄곧 참여하며 꾸준히, 그리고 견고하게 연기 내공을 다져왔다.

정형화되지 않은 깨끗한 외모와 신비로운 분위기, 그리고 자연스러운 연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그는 2011년 단편 영화 ‘손님’으로 데뷔해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 예능 ‘SNL 코리아6’, SBS 드라마 ‘이판사판’ 그리고 영화 ‘아기와 나’까지 그야말로 장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정연주. 무심코 지나치다가도 발길을 머물게 하는 향기처럼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매료시킨 그. 향기를 품은 배우 정연주를 만나봤다.

Q bnt와 함께한 화보 소감

“지금까지 화보 촬영을 대부분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는데, 이번에 색다른 전시 공간에서 촬영하게 돼 신기하고 정말 재밌었다. 촬영 전에 영상물도 보고 전시 공간 여기저기를 구경하면서 이곳에 푹 빠졌다. (웃음) 특히 의상과 공간이 모두 원색으로 이뤄진 마지막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또 촬영하고 싶다”

Q. 요즘 근황이 궁금하다

“tvN ‘미스터 션샤인’ 후속으로 방송될 ‘나인룸’이라는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로펌 회사에서 변호사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변호사 을지해이 역을 맡은 김희선 선배님과 변호사를 보좌하는 역을 맡은 임원희 선배님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어떤 사건이 생길 때마다 수습하려고 하지만 어리숙한 면으로 소소한 웃음을 유발하는 감초 역할이다. 무겁지 않은 에피소드를 다루면서 임원희 선배님과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tvN ‘나인룸’을 통해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은?

“김희선 선배님과 임원희 선배님이랑 셋이서 합을 맞추는 장면이 많다.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신 덕에 좋은 연기 호흡을 선보일 수 있어 감사하다. 김희선 선배님은 볼 때마다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웃음) 임원희 선배님은 영화 ‘늦여름’이라는 작품을 제주도에서 같이 찍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니 더 친근하고 반가웠다. 셋이 그려나갈 그림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Q. 단편 영화 ‘손님’으로 데뷔해 주목받은 뒤 다양한 단편영화제서 수상을 거두며 연기 실력을 인정받았다

“주목받았다고 하기에는 민망하다.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면서 작품을 찍었을 뿐이다. 정말 내가 주목을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 (웃음) 영화가 해외에 출품되고 작품상도 받고, 단편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렇구나’하고 말았다. 이전과 다름없이 그저 내 갈 길을 간 것 같다”

Q.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6’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는데,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나?

“처음에는 소속사 실장님이 ‘SNL 코리아6’ 크루 오디션을 제의해주셔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오디션에서 자유 연기와 대본 리딩을 하고 특기로 춤을 췄다.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지만 춤 한번 춰볼 수 있냐는 말에 열심히 췄던 기억이 난다. (웃음) 이후 공개오디션을 통해 합격하고 크루로 함께할 수 있게 됐다. 막상 붙고 나니 정말 신기하더라”

Q. ‘SNL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망가지는 콩트 연기도 많은데, 배우로서 이미지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사실 이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연기를 제대로 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망가지고 안 망가지고는 문제가 아니다. 정말 문제는 망가지기만 하고 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망가지는 게 두려워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는 거다. 이미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대본에 충실했다”

Q. 배우 정연주에게 ‘SNL 코리아’는 어떤 의미인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배움의 장’. 여러 캐릭터를 연구하고 다양한 콩트 연기를 배울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내게는 정말 낯선 세계나 다름없었다. 평소에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며, 일주일마다 새로운 게스트를 맞이하고 그분들의 연기를 빛내주는 역할을 통해 많은 걸 경험했다. 크루뿐 아니라 작가님과 감독님 등 게스트의 매력을 끌어내고 빛내주기 위해 정말 많은 분이 노력하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Q. 영화 ‘아기와 나’에서는 아기만 두고 하루아침에 사라진 순영 역으로 분했다. 역할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

“순영이라는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영화 속 주인공 순영이뿐 아니라 누구나 피하고 싶은 상황,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나.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순간 하나만을 생각하고 순영이를 이해하려고 했다. 순영이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탄로 날까 두려워 선택한 게 도망이었기 때문에, 나 역시 상황은 다르지만 피하고 싶은 순간을 상상하며 연기했다”

Q. 만약 본인이 순영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만약에 내가 순영이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도망가지는 못할 것 같다. 진짜 사랑한다면 내 상황에 대해 털어놓고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할 것 같다. 사실 영화 속 순영이도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나. 순영이에게는 남편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성장의 시간이었을 거다. 그래서 다시 돌아왔을 때, 모든 걸 얘기하고 더 돈독한 사랑을 나누며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Q.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을 통해 동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출연을 결정하는 데 고민은 없었나?

“모든 드라마가 다루는 내용이 결코 가벼운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가 아닌가. 드라마가 다루는 중심 소재는 무거울지언정 그것을 잘 풀어내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대세는 백합’ 출연 결정을 한 것은 내가 잘 살릴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문장 속에 담긴 유머 코드도 마음에 들었다”

Q. ‘대세는 백합’에서 경주 역을 맡은 김혜준과 파격적인 키스신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키스신을 그렇게까지 진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웃음) 그때는 주위 사람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둘만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대본에 나온 키스신을 상상하면서 연기했는데, 상당히 집중해서 직은 것 같다”

Q.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이다. 학생 때 정연주 모습은?

“한마디로 발랄했다. (웃음) 활발하고 활기찼던 것 같다. 동기들끼리랑도 추억이 많다. 앉아서 하는 수업은 1학년 때 이후로 거의 없고, 동물 흉내나 몸 쓰는 수업이 많았다. 처음에 입학했을 때는 다들 낯가리는데, 몸 부딪히고 깊은 이야기하고 지내다 보니 엄청 돈독해지고 금방 친해진다”

Q. 학교 다닐 때 추억이 많겠다. 현재 활동하는 동기가 있다면?

“박정민, 변요한, 김정현, 임지연과 동기다. 학교 다닐 때 정말 재미있었다. (웃음) 모든 걸 내려놓고 모두가 하나였다. (웃음) 수업을 할 때 다 내려놓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대학 시절부터 함께했던 동기들이 많은 힘이 된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동기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웃음) 대학 때 항상 수업 일지를 썼는데, 박정민은 그때부터 글도 잘 썼다. 영화과에서 전과했는데, 굉장히 똑똑했다”

Q.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박정민, 변요한 오빠와 각각 단편 영화를 찍었는데, 갑자기 이들이 떠올랐다. (웃음) 둘 다 연인 역할이었는데, 너무 친하다 보니 몰입이 안 돼서 촬영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웃음) 학교 다니면서 동고동락을 해서 그런지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 없더라. 그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축복이었던 것 같다. 어떤 목적을 가지기보다는 정말 행복하게 즐기면서 찍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정글의 법칙’에 나가고 싶다. 바다를 정말 좋아한다. 근데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되게 힘들다고 하더라. 이번에 ‘나인룸’에 같이 출연하는 김영광 오빠가 ‘정글의 법칙’에 다녀왔는데, 다녀오면 살이 빠진다고 하더라. 음식도 거의 안 준다고. 직접 가서 알아보고 싶다. 정말 아무것도 안 주는지. (웃음)


Q. 이상형은?

“키 크고 잘생긴 사람.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더라. 가장 중요한 건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 키 크고 잘생긴 데다 내면까지 아름다운 사람이면 좋겠다. (웃음) 요즘 남자한테 관심이 생겼다. 지금 내게는 연애가 필요한 것 같다. 연애 공백 기간이 길었거든. (웃음) 1년 동안 썸도 없었다. 원래 사랑은 쉬지 않고 계속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정말 연애하고 싶다”

Q. 술을 즐기는 편인가?

“몸이 아픈 이후로 술을 잘 안 마신다. 몸이 건강했을 때는 정말 술을 잘 마셨다. 술도 잘 먹고 못 하는 게 없었다. (웃음) 그런데 한번 몸이 경고하더라. 굉장히 아팠다. 아프고 나니까 술을 딱 멀리하게 되더라”

Q. 지금은 건강을 회복한 건가?

“임파선 결핵에 걸렸다. 그만큼 건강 관리에 소홀했다는 거지. 그 이후로 열심히 운동하면서 많이 회복했다. 덕분에 건강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임파선 결핵으로 목에 큰 상처가 생겼는데,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한다. 내 잘못인데 받아들여야지. 이 상처를 보면서 순간마다 몸과 정신을 돌보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Q. 롤모델

“오드리 헵번.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사진만 봐도 광채가 난다. 아름답고 우아한 것 같다. 오드리 헵번은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웃음) 롤모델이라기 보다는 방향성에 가깝다”

Q. 함께 촬영하고 인터뷰를 해보니 오드리 헵번 못지않게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살짝 4차원 기질도?

“4차원 기질이 있다. (웃음) 어떻게 보면 사회적인 코드랑 안 맞을 수도 있다. 나도 인지를 한다. (웃음)

Q. 닮은 꼴

“골고루 듣는 편이다. 얼마 전에는 이하늬 선배님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설리 씨 닮았다는 말도 종종 듣는데, 좋아하면 닮는다더니. 그런 걸까 (웃음)”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

“포괄적인데, 로맨스를 찍어보고 싶다. 진지한 정통 로맨스. 장르물이나 독특한 역할도 연기해봤지만, 정통 로맨스를 해본 적이 없다. ‘8월의 크리스마스’나 ‘시월애’ 같은 영화를 찍어보고 싶은 바람이다”

Q.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좋은 배우. 기억은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지 내가 기억되고 싶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저 내 스스로 좋은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 정연주라는 이름 세글자만 들어도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게.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지켜봐 주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니까. 항상 꽃 필 수 있게 지켜봐 주시면 좋은 향기로 보답해드리고 싶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의상: FRJ Jeans, 렉토, 인스턴트 펑크, 모미니크
슈즈: 렉토, 모노톡시, 페이유에
주얼리: 트라비체
백: 토툼(TOTUM)
모자: 인스턴트 펑크
시계: 오바쿠
헤어: 알루 김민선 대표
메이크업: 알루 이은경 부원장
장소: 을지로 OF, 그란츠라움(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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