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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도아 “’프듀48’ 이후 데뷔에 대한 굳은 의지 생겨, 고마운 프로그램”

2018-09-28 14:35:12

[오형준 기자] 김도아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면 이 인터뷰가 다소 오만하고 맹랑한 여자아이와의 대화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도아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이 인터뷰가 곧 그의 목소리로 들릴 것이며 그를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할 것이라 장담한다.

‘야무지다’, ‘당차다’. 인터뷰 내내 에디터의 머릿속에는 이 두 가지 말이 맴돌았다. 그가 골라 흘려보내는 단어, 그의 무심한 말투, 그의 눈빛에서 전형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여자 아이돌’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는 없었지만 거짓은 없었다. 모든 말에는 근거가 있었고 진심이 담겼다.

그를 ‘도카콜라’와 같은 별명에 가두거나 솔직하고 가식 없는 태도에 손가락질하지는 말자. 에디터는 이 어린 소녀가 그런 주위의 눈총에 본인을 거짓으로 포장하는 흔한 ‘연예인 1’이 되지는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솔직함과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슈퍼루키 김도아를 만났다.

Q, Mnet ‘프로듀스48’(이하 ‘프듀’) 이 끝났다

“데뷔 준비하는 회사 소속 연습생으로 돌아갔다. 방송 이후에 달라진 것은 무대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지를 알았고 그에 맞춰 똑똑하게 연습할 수 있게 됐다”

Q. ‘프듀’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회사에서 경험 삼아 나가보라고 하셨다. 나에게는 중요한 기회였기 때문에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다. 프로그램 시작 전에 오디션을 봤는데 실수를 정말 많이 해서 합격할 줄 몰랐다. 어떻게 하다 보니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됐고 회차를 거듭할수록 데뷔가 간절해지더라. 탈락했을 때 너무 아쉬웠다”

Q. 연습생 기간은 얼마나 됐나

“2017년 4월10일에 처음 연습생이 됐다. 1년 반쯤 됐다”

Q. ‘도카콜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이다 발언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평소에는 굳이 필요한 말이 아니면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다. 말하는 걸 귀찮아 하는 편이다. 방송에서는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이야기 한 건데 그걸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통쾌하다고 느끼셔서 화제가 된 것 같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정말 내 분량이 적어서 한 이야기였다. 분량이 없었지만 34등에 안착한 게 정말 기적적이어서 했던 말이었다”

Q. 의도가 어떻든 제작진을 향한 강한 의사 표현은 실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두렵지는 않았나

“편집은 생각하지 않았다. 편집이 어떻게 되건 그 상황에 있었던 건 나고 그 상황을 제대로 아는 사람도 나지 않나. 나는 그 상황을 아무 감정 없이 그대로 말한 것뿐이다. 그 장면을 어떻게 쓸지는 제작진의 재량이다. 나는 출연자이기 때문에 손쓸 방법이 있다. 실제로 편집으로 불이익을 당한 것도 없다. 제작진에게는 감사한 마음뿐이다”

Q, 가수나 연예인을 꿈꾼 건 언제부터인가

“어릴 때부터 생각했다. 6, 7살 무렵에 투애니원 선배님들이 데뷔했다. 음악방송을 보면서 춤을 막 췄다고 한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어느 순간 감명을 받아서 하고 싶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항상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작년에 학교 앞에서 지금 회사의 캐스팅을 받고 갑자기 오디션을 봤을 때 준비가 미흡했는데도 합격을 했더라. 의아하기도 했지만 연습생이 되고 나서 가수가 되겠다는 의지가 더 생긴 것 같다”

Q.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지는 않나

“공부가 어려운 건 아니다. 몇몇 친구들의 시기 질투가 있다. 그런데 이것도 적응되니까 그러려니 하고 다닌다.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어서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없다”

Q. 학교 성적은 어떤 편인가

“초등학교부터 수학 경시 대회에 나가면 금상, 은상을 받았다. 한때는 국제고등학교를 준비했었다. 외국에 나가서 사업을 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고는 그 전처럼 열심히 하지는 못하고 있다”

Q. 본인이 예쁜 걸 스스로 알고 있었나. 본인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했던 시기랄까

“잘 모르겠다. (웃음) 지금도 민낯으로 거울을 보면 내가 왜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까 고민하곤 한다. 내 얼굴에 큰 자신감은 없는데 예쁘게 낳아주신 부모님을 생각해서 예쁘다고 말하고 다닌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어릴 때도 나는 내가 그렇게 예쁜지 몰랐다. 백화점 같은 곳을 가면 ‘인형 같아’라는 말을 들었던 게 기억나긴 하는데. (웃음)”

Q.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켈라니, 트로이 시반, 혼네. (의외라는 에디터의 말에)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 (웃음) 숨겨진 음악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베이스가 풍성한 노래를 좋아한다”

Q. 아이돌로 데뷔를 한다고 하면 그런 것들과는 멀어질 수도 있다

“보컬 선생님이 평소에는 중 저음으로 말을 하고 노래를 해도 올려봤자 세 톤밖에 안 올라가서 걸 그룹 할 목소리는 아니라고 하시더라. (웃음) 수긍한다. 별로 속상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 목소리고 이걸 잘 살리면 지금까지 없었던 캐릭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 생각으로 ‘롤린 롤린’을 녹음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내 목소리가 귀에 들어온다고 해주셨다. ‘프듀’를 하면서 어떤 곡에서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스스로 정리가 됐다”


Q. ‘프듀’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탈락하고 나서 했던 마지막 생방송에서 했던 ‘내꺼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연 무대는 아직도 못 보겠더라.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고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온 게 아무것도 없어서. 마지막 무대는 떨어지고 난 후에 해서 그런지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프듀’ 출연 당시를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아 보자면

“열심히 해서 후회는 없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만 한 것 같다. 어쨌든 이건 프로그램이고 방송이잖나.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묵묵하게 연습하기보다는 그런 과정도 매력 있게 보일 수 있도록 풀어나갔으면 분량도 더 많았을 것 같은데 너무 연습만 했던 것 같다. 내가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나오지 않고 잘한 부분은 ‘얘 잘하네’ 하면서 칭찬받은 부분만 쓱 지나가니까. 방송에 나갈만한 그런 스토리를 만들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Q. 오히려 작위적인 모습이 보였다면 역효과가 났을지도 모른다. 방송에 비치는 서로의 모습에 대해 연습생들끼리 많이 이야기 하나

“그렇다. 다들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 보여지는 모습과 분량이 곧 순위니까”

Q. 방송을 보면 자신의 무대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무대에도 호응을 잘 해주더라. 무대에 오르기 전이면 많이 떨릴 것 같은데

“사실 나는 방송 내내 크게 긴장한 적이 없다. 원래 성격이 그런 것도 있고. 다들 무대를 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신나니까 서로의 무대를 보면 그런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

Q.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인가

“연습생 하면서 알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 앞에 서면 떨리지 않더라. 긴장을 하는 이유가 카메라 때문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카메라만 보기 때문에 주변이 신경 쓰이지 않더라”

Q. 방송에 나가지 않았던 것들 중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재미있었다기보다 자랑하고 싶은 건 있다. (웃음) 나는 세 차례 경연 모두 1등을 해서 베네핏을 받았다. 또 첫 등급평가 당시 98명 중에 첫 A를 받았다. 방송에는 순서가 뒤죽박죽 나가서 시청자분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 그냥 프리스타일 댄스로 A를 받은 것으로 짧게 지나갔다. 이걸 딱히 자랑할 곳도 없고 해서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다. (웃음)”

Q. Mnet ‘엠카운트다운’에도 나갔다

“솔직히 경연하고 다를 바가 없었다. (웃음) 스튜디오도 똑같고 사전녹화로 진행했기 때문에 경연하고 같은 느낌이었다. 당시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누구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화장실에 가려고 벨트를 풀고 있는데 어떤 남자 아이돌분이 나오시더라 벨트를 풀면서 인사를 드려서 너무 창피했다. 기억 못 하셨으면 좋겠다. (웃음)”

Q. 일본 연습생과의 소통은

“나는 거의 못 했다. 친해지고 싶어도 내가 일본어를 하나도 못 해서 일본어를 잘하는 연습생들을 통해 건너건너 이야기했다. 영어는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한데 일본어가 안돼서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일본 연습생(AKB48)들은 사실 연습생이 아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프로그램 시작했을 때 피디님, 감독님이 ‘모두 연습생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공개적으로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고 보시는 분들의 투표로 데뷔하는 거 잖나. 시즌 1, 2에서도 이미 얼굴을 알린 분들이 나와서 초반에 관심을 받았던 전례가 있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고. 그분들보다 내가 더 매력 있다는 걸 증명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Q. 탈락 후 심정은 어땠나

“예상하고 있었다. (이)채연 언니가 19위인 걸 듣고 예상했다. 채연 언니가 이전 순위 발표식에서는 높은 등수였는데 19등으로 하락한 걸 보고 나는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탈락 후에 그냥 밥을 먹으러 갔다. (웃음)”


Q. 주변 환경에 휩쓸리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 같다. (웃음) 부모님께서 엄하게 키우신 것도 있다. 부모님이 먼저 돌아가시면 나는 혼자 살아야 하는데 그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들어왔고 생각도 많이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고민이 있어도 남들한테 잘 이야기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다”

Q. 이전 시즌의 I.B.I나 JBJ같은 파생 그룹 YBY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자 회사가 다르고 각자 데뷔 조가 있지 않나. 물론 기회가 돼서 다 함께 무대를 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Q. 회사에서 갑자기 ‘프듀’ 같은 경연 프로그램에 다시 나가보자고 하면 어떨까

“안 나갈 것 같다. 이미 어느 정도 이름을 알렸고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있는데 이런 내가 오디션 프로에 다시 나간다면 한 사람의 기회를 빼앗는 걸 수도 있지 않나.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특히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은 다신 안 나갈 거다. (웃음) 차라리 3년 후에 랩을 열심히 해서 ‘고등래퍼’나 ‘쇼미더머니’에 나갈 거다. (웃음)”

Q. 김도아에게 ‘프로듀스48’이란

“프로그램을 하면서 내가 연예인을 해야겠다 하는 굳은 의지가 생겼다. 전에는 연습을 하면서도 ‘해도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면 이제는 ‘해야겠다’로 바뀐 것 같다”

Q. 지금 본인의 데뷔가 보이나

“연습생 시작할 때부터 느낀 거지만 항상 보일 듯 말 듯하다. (웃음)”

Q.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데뷔를 할 때까지 열심히 연습을 하고 다방면으로 재능을 기를 것이다. 한 5년 후에는 영앤리치 슈퍼스타가 되었으면 좋겠다. (웃음)”

Q. 팬들에게 한마디

“부족한 점이 많은 저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좋아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에디터: 오형준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유혜윤
의상: 마가린핑거스, 느와, 블랭크
슈즈: 바이비엘
아이웨어: 베디베로
백: 토툼(TOTUM)
주얼리: 러브캣비쥬
헤어: 콜라보엑스 임지혜 실장
메이크업: 콜라보엑스 정남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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