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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폴 포츠&배다해 “서로의 목소리 잘 어울려, 더 많은 공연 함께 하고 싶어”

2018-11-05 14:36:55

[신연경 기자] 음악은 세계 공통어란 말을 잘 표현해주는 이들이 있다. 2007년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연해 인생역전을 이룬 ‘기적의 목소리’ 폴 포츠. 2010년 KBS2 예능 ‘남자의 자격’을 통해 이름을 알린 ‘천상의 목소리’ 배다해가 그 주인공이다.

KBS2 예능 ‘불후의 명곡’을 통해 첫 하모니를 선보인 그들은 목소리 하나로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마치 수년간 호흡을 맞춰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리고 편안하게 호흡을 이어온 그들은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에 관해 노래로 위로받았고, 노래가 인생 전부였고, 노래는 자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어가 다르고 가사의 내용과 의미를 깊게 이해하지 못해도 목소리 하나만으로 충분한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는 폴 포츠와 배다해. 두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이 지닌 힘은 더할 나위 없이 특별하지 않은가. 선물 같은 시간이었던 두 사람과의 만남을 공유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부탁한다

폴 포츠: 즐거웠다.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시도해볼 수 있어 재밌었고 젊어진 기분이다(웃음).

배다해: 폴과 화보 촬영은 처음이었는데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또 앞으로의 활동에도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Q. 두 사람의 첫 만남이 궁금하다.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배다해: 폴과는 ‘불후의 명곡’에 함께 출연하면서 처음 만났다. 긴장되었지만 폴이 먼저 장난도 치고 편하게 대해줘 고마웠다. 사실 낯을 엄청나게 가리는 성격이라더라. 어색할수록 장난도 많이 치고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무대 위에서만큼은 진중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또 한국과 영국의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많이 달라서 폴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을 경험할 때가 있다. 그런데도 항상 마지막에는 웃으며 배려해준다. 본인 자신도 젠틀맨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정말 내가 아는 사람 중 배려심이 가장 깊은 사람이다(웃음). 그런 모습을 보고 나도 더욱 배려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더라.

폴 포츠: 예뻤고 목소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Q. 얼마 전 첫 조인 콘서트를 개최했다. ‘드림 콘서트’를 통해 함께 활동한 소감은?

폴 포츠: 나와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많고 다양한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고 싶다.

배다해: 올해 폴과 함께 많은 공연을 해왔다. 좀 더 큰 무대에서 더욱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다는 비전이 생긴 계기가 되었다. ‘열린 음악회’ 무대에서 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데 정말 감동적이더라. 전문적이고 가다듬어진 목소리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가 특별한 것 같다. 폴과 함께 노래할 수 있음에 영광이고 감사하다.

Q. 같이 활동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폴 포츠: 리허설을 할 때 같이 고음을 맞추는 부분에서 장난을 치곤 한다(웃음). 고음을 계속 끌고 나가면 다해는 제발 멈춰달라고 살려달라고 눈빛으로 말한다.

배다해: 맞다(웃음). 폴은 호흡이 긴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여자는 고음으로 긴 호흡을 내뱉기 힘들어서 그렇게 장난을 건넬 때마다 제발 멈춰달라고 살려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콘서트에서 해프닝이 하나 있었다. 작년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던 ‘내 마음 당신 곁으로’란 곡을 선보였는데 공연 도중에 가사가 보이는 프롬프터가 작동이 안 됐었다. 폴은 영어로 적힌 한국어 발음을 보고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정말 긴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폴이 가사를 모두 외워 완창해 큰 무리 없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Q. KBS2 ‘불후의 명곡’ 출연, ‘내 마음 당신 곁으로’를 완벽한 한국어로 소화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폴 포츠: 가사 내용과 의미를 알아야 노래할 때 편하고 쉬운데 해석을 했지만 잘 모르는 의미들이 있어 정확한 이해는 어려웠다. 또 서양인으로서 한국어 모음을 발음하기 어려워 정확한 발음을 위해 계속해서 연습했다. 콘서트에서도 내가 가사를 외운 지 몰랐었는데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Q. 다해 씨의 높은 고음에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배다해: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많이 올라가는 편인 것 같다. 3옥타브 F까지는 올라가지 않을까. ‘밤의 여왕 아리아’에서 잠깐 찍고 내려오는 소리인데 성악으로는 어렵고 팝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소리다. 성악에서는 쓸 수 있는 소리와 쓸 수 없는 소리를 나누니까. 쓸 수 없는 소리로는 정말 많이 올라간다(웃음)

Q. 공연 외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폴 포츠: 여러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봤지만 그중 ‘복면가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코스튬을 하고 노래를 부르지 않나. 복면을 쓰면 내 코와 입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얼굴을 더듬어 마이크 자리를 찾아야 하고 연습할 때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호흡을 맞추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인이어 사용도 밴드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불편하기도 했지만 재밌었고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배다해: 복면을 쓰면 막혀있기 때문에 인이어를 사용해야 한다. 폴이 원래 인이어 사용을 안 하기 때문에 불편했을 거다. 그리고 워낙 성량이 크다 보니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것 같다.

Q. 복면을 쓰면 노래하는데 어려움이 있나 보다

배다해: 사실 복면을 쓰고 노래한다는 게 쉽진 않다. 폴의 말에 동의하지만 편하게 노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정말 좋다. 나는 오히려 노래 부를 때 표정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편하고 좋았다(웃음).

Q. MBC FM4U ‘2시의 데이트 지석진입니다’에도 함께 출연했다. 노래가 아닌 대화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배다해: 방송과 인터뷰를 많이 하면서 통상적으로 많이 하는 질문들과 답변이 있기 때문에 매뉴얼이 어느 정도 정해진 것 같다. 눈치껏 소통하고 있다(웃음).

폴 포츠: 좋은 통역사가 있으면 문제없다. 하하 농담이다. 보디랭귀지가 있어 다 이해하는 편이기 때문에 라디오 출연에 어려움은 없었다.

Q. 다해 씨는 워너원(Wanna One) 강다니엘의 팬이라고. ‘폴 포츠vs강다니엘’에 대한 당시 대답은?

배다해: 당시 많이 망설였지만 폴은 이해해줬다(웃음). 팬으로서 좋아하는 것과 동료와는 다르지 않나. 그 둘을 견준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장르가 다른 거다(웃음). 앞으로도 계속 승승장구하길 바라며 팬으로서 강다니엘 씨를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Q. 각자 가수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폴 포츠: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줄곧 해왔다. 학창시절 안 좋은 기억이 있는데 그 시절 음악은 나의 도피처였고 위로를 주는 유일한 매개체였다. 노래를 통해 안정된 마음을 느꼈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배다해: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할 줄 아는 게 노래뿐이었다. 초등학생 때 동요대회를 나가게 되었는데 입상을 했다. 바로 어머니께서 클래식 성악을 시키셨고 그때부터 인생의 모든 시간을 음악과 함께 했다. 때문에 노래 외에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뿐더러 노래를 부르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나이에 빨리 재능을 발견해 꾸준히 음악을 해왔다는 게 운이 좋았고 감사하다.


Q. 좋아하는 노래를 하는 삶은 어떤지,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지

폴 포츠: 나에게 노래는 나 자신이다. 꿈을 이뤘다기보다 그저 지금의 나를 살아가는 중이다.

배다해: 최근 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모든 사람의 꿈이 진행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 성공이 나의 꿈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자리가 주어진다는 것은 나누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진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노래로 위로받고 희망을 품게 된 마음을 이제는 나만 누리는 것이 아닌 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전할 수 있길 바란다.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Q. 혹시 슬럼프도 있었나

폴 포츠: 나는 슬럼프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단순히 나에게 일어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기대하거나 앞서가려 하면 스트레스가 되기 마련이니까.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배다해: 모두가 슬럼프를 겪는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나의 힘든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힘든 일도 누구나 겪는 일이더라. 인생은 힘든 것 같다. 그저 행복한 한순간들을 바라보며 버티고 계속해서 행복을 찾아내면 된다.

Q. 행복한 순간들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자면

배다해: 폴과 함께 노래하게 된 것도 나에게는 또 한 번의 기회이자 행복의 순간이다. 스토리텔링과 목소리 하나만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하는 사람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목소리를 합할 수 있다는 것이 따뜻한 순간이다. 나에게 허락된 행복한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웃음). 지금도 폴에게 항상 함께 노래할 수 있어 영광이고 고맙다고 말한다. 그런 순간들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Q. ‘꿈의 아이콘’ 폴 포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

폴 포츠: 꿈을 향해 노력하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겪는 시간들이 자기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성공에 대한 자신만의 확신이 필요한 것 같다. 그저 돈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Q. 국내 공연을 통해 여러 지역을 방문한 거로 알고 있다.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 있다면

폴 포츠: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여수, 통영, 부산, 강원도, 제주도 등등. 가봤던 모든 곳이 좋았다. 하나를 고리기 어렵지만 특히 강원도의 해안가가 너무 아름답더라. 한국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코리안’ 자체다.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은 정말 따뜻하다.

Q. 한국 음식도 잘 맞았는지 궁금하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폴 포츠: 갈비, 가리비, 소맥… (웃음). 한국 술을 좋아한다. 고주망태가 되는 걸 원하진 않지만 섞어 마시면 기분 좋게 빨리 취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은 함께 요리하고 나눠 먹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음식문화가 좋다.

Q. 다해 씨는 얼마 전 개그우먼 홍현희 씨의 축가를 맡지 않았나. 현재 결혼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배다해; (김)영희랑 정말 친한 사이다. 그렇게 현희 언니와도 친해지게 되었고 축가를 부르게 되었다. 예전부터 늘 말해왔지만 나도 좋은 짝꿍이 생기면 결혼하고 싶다. 하지만 인생의 목표를 결혼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마음 둘 수 있는 내 편이 생기길 바랄 뿐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

배다해: 크로스오버 팝페라 가수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과정들도 있고 기회가 닿는 선에서는 폴과 함께 무대를 많이 만들어갈 생각이다. 특별한 계획을 세워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중심으로 해외 무대도 오르지 않을까 싶다.

폴 포츠: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한국에 자주 방문할 거고 지금껏 가보지 못한 곳을 더 탐험하고 싶다. 그리고 늘 한국에 방문할 때마다 많은 호응과 응원을 전해줘서 감사하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홍도연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정인석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루트원, 제너럴 아이디어 스탠다드, 바이모노
슈즈: 바이비엘, 에이레네
양말: 보타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미즈노블 성자 실장, 청담동 미용실 아빈 부원장
메이크업: 미즈노블 안병숙 대표원장, 청담동 미용실 정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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