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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시은 “2019년 배우로서 대중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한 해 될 것”

2019-01-21 11:05:38

[황소희 기자] 어느덧 데뷔 21년 차를 맞이한 배우 박시은. KBS 드라마 ‘쾌걸춘향’ 속 얄미운 악녀 캐릭터부터 MBC 드라마 ‘내 손을 잡아’에서는 천사표 여주인공, 우아하고 기품 있는 해씨부인 역을 소화한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보여준 MBC 드라마 ‘훈장 오순남’까지. 필모그래피를 조금만 나열해도 그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늠할 수 있다.

SBS 드라마 ‘호박꽃 순정’에서 배우 진태현과 영화 같은 만남을 시작으로 5년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은 박시은. 결혼 후 첫 주연작이자 복귀작인 ‘훈장 오순남’ 이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그가 휴식기를 마치고 대중에게 다가설 준비를 하고 있다.

도전과 모험에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다가가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응원하며, 배우 박시은과 함께한 시간을 풀어본다.

Q.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한 소감 부탁해요

“화보를 찍을 때마다 정말 예쁘게 나와서 벌써 기대돼요. 예전에 찍었던 화보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소장하면서 한 번씩 꺼내 보거든요. 2019년을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웃음)”

Q. 요즘 근황이 어때요?

“똑같이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대중들이 봐주시는 제 모습은 배우 박시은이지만 인간 박시은의 모습도 있잖아요. 인간 박시은의 생활은 여러분들과 똑같이 살아가고 있어요. 전 그 삶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연기를 하는 시간보다 하지 않는 시간이 훨씬 많고,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갈 것이냐가 중요하잖아요. 요즘은 저를 바라보기보다는 주변을 많이 바라보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종교적인 것들과 제 이념이 섞여서 좋은 일을 하면서 지내요”

Q. 2018년 서울사회복지대회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모범 부부로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행보 같아요

“저희가 상을 받을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한테 상을 주셨어요.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결혼하면서 함께 시작한 일이 여러 가지 있었는데, 그걸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그런 과분한 상을 언제 또 받아 보겠어요. (웃음)”

Q. 작품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데, 차기작 계획이 있나요?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올해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께 찾아뵙고 싶어요. 배우니까 연기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게 가장 반가워하실 것 같아서 연기자 박시은으로 찾아뵙겠습니다”

Q. 6개월 동안 긴 호흡을 이었던 ‘훈장 오순남’이 아직도 많이 회자되고 있어요. 결혼 후 첫 주연작이자 복귀작으로 부담도 제법 컸을 것 같아요

“제가 오순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반문을 했어요.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라 해보고 싶긴 한데, 과연 내가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자 훈장이라는 설정 자체가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매번 옷을 갈아입지 않고 훈장복만 입으면 되니까 편하기도 하더라고요. (웃음) 걸그룹 드림캐쳐와 같이 춤을 추기도 하고, 이 작품을 하면서 새롭게 도전한 것들이 많아요. 너무 어려운 춤이라 힘들었는데, 운동이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웃음) 드림캐쳐 친구들한테 춤을 배우고 연습 또 연습했죠. 당시에 춤을 본 구본승 오빠가 대역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되게 뿌듯했어요. (웃음)”


Q. 아이돌 댄스뿐 아니라 액션, 택견, 뽀글머리 등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초반에 캐릭터를 만화처럼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 게 저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의외로 안 그럴 것 같은데 그런 걸 조금 즐기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제 안에 또 다른 모습이 있나 봐요. 매 순간 설레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Q. 2012년 JTBC ‘친애하는 당신에게’ 후 5년 만에 복귀한 구본승과의 호흡은 어땠어요?

“제가 사과했잖아요. (웃음) 마지막 작품을 저하고 하고 5년 만에 복귀작인데 또 파트너가 저라서 죄송하다고요. (웃음) 그랬더니 본인이 더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두 번째 호흡을 맞추니까 훨씬 편하게 찍었던 것 같아요”

Q. 극 중 러브라인에 대해 남편 진태현 씨의 질투는 없었나요?

“연기니까 서로 터치하지는 않아요. 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키스신이나 포옹신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제가 딴소리를 하거나 말을 계속 걸어서 못 보게 하게 돼요. (웃음)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의식도 되더라고요. 근데 태현 씨는 한마디도 하지 않아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해요. 물론 저도 키스신이 있다고 미리 얘기하지도 않아요. (웃음)”

Q. 그럼 진태현 씨의 러브라인에 질투한 적은 없어요?

“태현 씨랑 새벽 예배를 다니는데, 거기서 이번에 태현 씨가 참여하는 드라마 파트너 이수경 씨를 만났어요. 태현 씨가 서로 인사를 시켜줬는데, 수경 씨를 소개할 때 내가 사랑하는 역할이라고 하더니 저를 소개하면서 내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정말 사랑하는 것처럼 연기 잘하라고 했죠. (웃음) 서로 그렇게 다 친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태현 씨가 연기를 몰입할 때는 몰입하고 또 바로 빠져나오는 스타일이라서 걱정은 전혀 안 돼요. 남편한테 드라마나 영화에서 베드신, 노출신 얼마든지 찍으라고도 했어요”

Q. 배우로서 남편 진태현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배우로서 태현 씨는 타고난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연애 초반에 연기에 대한 자기만의 가치관과 생각을 들으면서 저는 ‘내가 너무 생각 없이 연기를 했나’,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성을 했어요.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에 정말 탁월한 사람이거든요. 제가 연기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조언을 구하기도 해요. 그래도 서로 일에 대해 깊이 관여는 안 하려고 해요. 본인의 연기이고 제 연기니까요”

Q. 부부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저는 좀 이성적이고 신중한 편이라면 태현 씨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세심하고 애교, 장난기도 정말 많아요. 오히려 제가 애교가 없는 스타일이죠. (웃음) 연기할 때는 이성적인 것을 깨려고 많이 노력했거든요. 태현 씨를 보면서 많이 연구했어요.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감사하게도 서로 좋은 시너지인 거죠. 제가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마지막 죽는 장면이 나올 때 같이 봤는데, 태현 씨가 우는 거예요. 그때 제가 정말 떠나면 어떨지 생각이 들었대요. 저는 제 연기가 잘한 것 같아서 뿌듯했죠. (웃음)”

Q.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서로 인정을 빨리하는 편이에요. 특히나 태현 씨가 인정을 굉장히 빨리하고 제 말에 많이 귀 기울여줘요. 늘 흘려듣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배우자를 만날 때 꼭 너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을 만나라고 얘기해요”

Q. 두 분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한데요

“‘호박꽃 순정’ 첫 대본 리딩 때 만났어요. 저는 3년 만의 복귀작이어서 긴장하고 있는데 먼저 와서 팬이라고 인사를 해주더라고요. 첫 촬영을 하고 헤어지는데 제 연락처를 묻더라고요. 복귀 축하한다는 장문의 편지를 써서 보냈죠. (웃음) 그렇게 응원해준 덕분에 저는 긴장감을 풀고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현장에서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 고민도 함께 나누고 기도해주면서 소통하면서 지냈죠. 어느 날 태현 씨가 주변 사람을 소개해주겠다고 이상형이 어떻게 되냐고 묻더라고요.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태현 씨가 고백했고 그러고 나서 일주일 있다가 첫 데이트를 했어요. 그렇게 연애가 시작됐죠. (웃음)”

Q. 그런데 그게 첫 만남이 아니라면서요?

“10년 전에 제가 미니 드라마 주연일 때 태현 씨는 MBC 공채로 입사해서 막 단역으로 시작하면서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본 기억이 없어요. (웃음) 그러고 나서 10년 뒤엔 태현 씨가 주연이고 제가 조연으로 다시 만나게 된 거예요. 극 중에서 제가 태현 씨를 좋아하는 역할이고 태현 씨는 저를 싫어하는 역할인데 편집팀에서 먼저 눈치를 챘다고 하더라고요. 눈빛을 보면 속일 수 없더래요. (웃음)”

“저희가 사귀는 걸 맨 처음 알린 분이 당시 드라마 여주인공이었던 이청아 씨예요. 태현 씨와 청아 씨의 키스신을 제가 목격하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이야기해야겠다 해서 태현 씨가 얘기했죠. (웃음) 제 촬영을 마무리하고 가려는데 아무것도 모르시는 감독님이 촬영을 구경하고 가라고 붙잡는 바람에 여러 구도에서 찍는 키스신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웃음) 저보다도 둘이 제일 불편했을 거예요. (웃음)”

Q. 5년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기도했던 배우자가 있었는데 거기에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날 정말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죠. 이 사람은 확실히 나한테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함께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제 인생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Q. 결혼하고 가장 달라진 자신의 모습이 있나요?

“저는 사람들이 결혼으로 인생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하루가 지났을 뿐이고, 이제 나 혼자가 아닌 둘이 된 것이고, 함께 사는 것일 뿐이고, 둘이 나눠서 집안일을 해야 되는 것일 뿐이죠. 정말 현실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크게 바뀐 것보다는 더 편안해진 것 같아요. 제가 못하는 빨래는 잘하는 태현 씨가 전담하고 전 주방 일을 맡아서 해요. 청소는 같이하고, 집안일을 분담해서 하니까 싸울 일도 별로 없어요”

“그런 건 있었어요. 결혼하고 보니 ‘아, 이 사람 뚜껑을 잘 안 닫는구나’ 치약 뚜껑, 샴푸 뚜껑, 로션 뚜껑 다요. (웃음) 처음에는 몇 번 얘기하다가 ‘그래, 그냥 내가 닫으면 되지’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싸울 일이 별로 없어요. 서로 바꾸려고 하면 싸우게 되잖아요. 나도 잘 안 바뀌는 데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면 바뀌겠냐고요. (웃음) 물론 너무 좋지 않은 모습은 나한테까지 파장이 온다면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하고, 서로 노력하고 고쳐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향은 인정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상대를 볼 때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그 순간 자신을 생각하면 돼요. ‘저 사람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참고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이해가 되더라고요”

Q. 신혼여행을 봉사활동으로 떠났어요. 뜻깊은 여행이 됐을 것 같아요

“우리 둘이 하나가 돼서 맞이하는 첫 여행이고, 첫 여행은 다시 오지 않잖아요. 우리 둘만 즐기고 끝내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가정이 탄생하는 게 같이 기뻐할 수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제주도 천사의 집이라는 보육원을 찾았어요. 저희의 상황을 말씀드리고 원장님께 허락을 받은 후 둘이서 배낭만 메고 갔죠. 사실 걱정도 많이 했어요. 우리가 뭘 준비해서 가야 할까, 아이들이랑 어떤 시간을 보낼지,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단체로 가면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라도 할 텐데 둘이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첫날 정말 당황했던 게 오히려 아이들과 선생님들 무대를 만들어 놓고 공연을 보여주면서 거하게 환영식을 해주셨어요. 저희가 둘이 온다고 했지만 정말 둘이 올 줄 모르셨대요. 방송사나 기자와 동행할 줄 아셨다며, 둘이 온 것에 더 진심을 느끼고 감동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들도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아요. 이 사람이 또 올지 안 올지 모르니까. 선생님께 이름하고 사진을 달라고 해서 70명 아이들의 이름을 외워서 불러주고 함께 밥 먹고, 그렇게 3박4일을 보냈어요.”

Q. 천사의 집 아이들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요

“아이들과 밥을 먹는데 여자아이들 중 고2 첫째 아이가 본인보다 어린 동생들한테 전복을 계속 까주고 있는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태현 씨와 상의해서 겨울방학 때 아이를 집으로 초대했어요. 그 아이가 미술을 하고 있었는데 화가, 디자이너, 전공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고 미술관에 함께 다니면서 아이의 꿈을 넓혀주고 싶었어요. 정말 아이의 꿈이 커져서 지금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요. 요즘도 주말이면 저희 집에 놀러 오고, 방학 때는 두 달씩 저희 집에 와있어요. 그렇게 아이들과 인연을 이어가면서 꿈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고3이 지나면 천사의 집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고 도와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신혼여행 다녀오면서 저희 인생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무것도 아닌 제가 누군가에게는 이모, 삼촌이 된 거예요.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야 하는 이유도 생겼고, 세상에 당당하고 떳떳하게 서야만 이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든든하게 따라올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Q. 선남선녀의 2세 계획은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아요

“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이제는 하나는 낳아야겠다고 생각은 해요.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면 시선이 분산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과 천사의 집 아이들을 돌보는데 소홀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도 들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를 직접 낳고 키워봐야 그 나이대의 아이한테 사랑을 주는 방법을 알 것 같은 거예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하고 2세 계획을 노력해봐야죠. (웃음)”

Q. 부부 예능프로그램이 많은데,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요?

“태현 씨가 저 없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걸 너무 두려워해요. (웃음)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저희한테 맞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언제든지 출연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올 한 해 계획은요?

“제가 게을러지면 아무것도 못 하더라고요. 게을러지기 시작하면 천사의 집 아이들한테 한 번 더 갈 것을 못 가게 되고, 일도 패스하고 점점 저를 집에 가두게 되는 것 같아요. 올해는 도전과 모험에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 내서 다가갈 수 있는 제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올해는 가능하다면 아이를 갖는 게 목표예요. 무엇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연기와 여러분께 다가갈 수 있는 일, 배우 박시은으로서 찾아뵐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에디터: 황소희
포토: 권해근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빅팍
주얼리: 위드란(WITHLAN)
선글라스: 프론트(Front)
시계: 마르벤
헤어: 정샘물 웨스트 이로원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김민서 팀장
장소: 스튜디오 유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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