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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승아 “연기 욕심 커져, 다작하는 2019년 원해”

2019-02-13 15:02:30

[우지안 기자] MBC 드라마 ‘비밀과 거짓말’에서 첫 악역으로 안방 극장을 웃고 울게 한 오승아가 치열하고 더 많은 것을 바라던 악행을 일삼던 ‘신화경’을 내려놓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122부작의 긴 호흡의 작품에서 악역으로 열연한 그는 ‘그 여자의 바다’, ‘대군’ 등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페이스로 묵묵히 연기해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2018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며 축복 같은 2018년을 마무리하는 영광을 누렸다. 무대 위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걸그룹 레인보우 출신의 가수 오승아가 연기자 오승아로 성장함을 증명받는 순간이었다.

연기에 대한 애정은 꾸준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던 탓에 조바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그는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건강한 에너지로 하나둘씩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일 년에 대한 보상도 받기 전 그는 벌써 차기작에 대한 호기심에 가득 차 있었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것도 아닌데 10대 소녀처럼 기대감에 부푼 마음이 온전히 전해졌으니 말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카멜레온’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하던 그의 꿈은 결코 막연해 보이지 않았다. 2019년 다작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다는 첫 번째 버킷리스트를 써내린 오승아와 함께한 하루.

Q. 122부작의 대장정을 마친 드라마 ‘비밀과 거짓말’ 종영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다음 주 일요일에 ‘비밀과 거짓말’ 함께 출연한 해원이랑 은별이랑 미국 여행을 떠나요. 또래여서 그런지 촬영하면서 친해졌거든요. 최근에 미국으로 여행지가 정해져서 열흘 정도 가게 됐어요. 드라마 끝나고 나서 5일 정도는 아예 집밖에도 안 나가고 집에서 쉬었어요. 집순이로 지내다가 친구들도 만나고 오늘처럼 인터뷰도 하고요. 휴식을 갖고 있는 중이에요”

Q. 악역으로 122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를 해서 에너지 소비도 컸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악역으로 출연하면서 악행을 많이 저지르다 보니 안 좋은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웃음). 주로 화를 내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긴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할 안에서의 캐릭터의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배운 느낌이에요. 쉽지는 않았지만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욕심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한 사람의 고통과 힘듦을 공부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첫 악역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압박감과 부담감이 컸던 건 사실이에요”

Q.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어요?

“전반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비밀과 거짓말’을 하면서 선배님들께 많이 배웠거든요. 아무래도 선배님들과 붙는 씬이 많다 보니 리딩하고 대사를 맞춰야 하는 과정에서 제가 편해질 때까지 선배님들이 오히려 솔선수범해서 알려주셨거든요. 극 중 부모님으로 나오신 전노민, 이일화 선배님과 서인석 선배님께서 특히 많이 도와주셔서 연기적으로도 아주 조금은 성장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Q. 가장 힘들었던 씬을 꼽자면요?

“극 중에서 20년 넘게 키워주신 할아버지의 약을 버리는 장면이요. 불효를 하는 씬들이 있었는데 그런 장면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더라고요. 연기하기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던 장면이었는데 오승아가 아닌 신화경이라는 캐릭터로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Q. 함께 활동했던 레인보우 멤버 재경과 2018 MBC 연기대상에서 나란히 신인상을 거머쥐었잖아요.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 함께한 수상 어땠나요?

“우선 ‘연기대상’ 시상식장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시상자로 가는 것도 대단한 일이잖아요. 재경이랑은 제 생일 이후로 3개월 만에 봤던지라 너무 반가워서 만나자마자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어요(웃음). 그런데 둘 다 상을 받게 돼서 전에 찍었던 사진은 다 지우고 함께 상 받은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렸어요(웃음). 멤버들이 다들 뿌듯해하고 레인보우에서 저랑 재경이, 나은이가 가장 언니거든요. 상을 받는 걸 보고 동생들이 희망을 갖기 시작한 거예요(웃음). 레인보우 때는 1등을 해본 적이 없고 상복이 없었거든요. 언니들이 두 명이나 상을 받으니까 좋았나 봐요. 함께 기뻐해 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Q. 신인상 수상,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던데 어때요?

“혹평도 많던걸요(웃음). 그래도 2018년도에는 멤버들을 제외하고는 정말 아무도 안 만나고 일만 했던 것 같아요. 노력의 대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홀로서기를 하고 배우로서 조금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저 자신이 대견하기도 했어요(웃음).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거 같아요. 주연으로 작품에 들어간 것도 긴장되면서도 영광스러웠고 열심히 했더니 신인상까지 받게 돼서 축복의 한 해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책임감이 생기게 된 감사한 한 해였어요”

Q. 최근 레인보우 멤버들과 최근 회동은 언제예요?

“아마 멤버들은 가끔 만났을 텐데 저는 촬영 스케줄 때문에 제 생일파티 때 보고 못 만났어요. 고맙게도 생일 때 멤버들이 축하해주려고 다 모였거든요. 같이 식사하고 드라마가 중반 정도 진행됐을 때라 작품 이야기도 하고요”

Q. 비록 해체했지만 여전한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 레인보우의 우정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해요?

“둥글둥글한 성격이요. 욕심내기보다는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거든요. 시기 질투가 없고, 왜 저마다의 사주팔자가 있다고 하잖아요. 저희가 딱 그렇거든요. 욕심부리는 사람 하나 없이 주어진 운명을 믿는 편이에요 다들(웃음)”

Q. 손재주 많은 멤버들, 승아 씨의 재주는 뭔가요?

“특출한 손재주는 없어요. 액세서리를 좋아해서 한창 만들어서 하고 다녔을 때가 있지만 다른 멤버들 정도의 수준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거에 도전은 하는 편이긴 해요”

Q. 연기자로 변신 후 슬럼프는 없었어요?

“드라마 막바지로 갈수록 몸이 지치고 대본도 잘 안 외워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육체적으로 힘들어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일수록 멤버들한테 의지를 많이 했어요. 이미 겪어본 멤버들이 현실적으로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고기를 먹으라고 한다든지 수액을 맞으라고 한다든지요(웃음). 그러면 또 저만 힘든 게 아니라고 생각하죠”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최근작인 ‘그 여자의 바다’에서는 착한 역할, ‘대군’에서는 모성애가 강한 중전 역할을 했었는데 캐릭터마다 매력이 있었거든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역할을 맡을지 궁금하고 지금은 호기심이 생긴 단계라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기보다 비슷한 캐릭터여도 다시 하게 된다면 좀 다르게 연기해봐야지 하는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착한 연기도 마냥 착한 게 아니잖아요. 캐릭터를 다르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한복 입은 제 모습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현대극과는 다른 오묘한 느낌을 받은 사극도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고요. 얼마 전에 했던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너무 재밌게 봐서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더라고요. 이제 연기를 시작하니까 호기심 많은 10대 같은 느낌이에요”

Q. 로맨틱 코미디를 하게 된다면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훌륭하신 분들이고 제 눈에는 너무 다들 멋있어요. 아무래도 최근에 ‘김비서가 왜그럴까’에서 박서준 씨와 박민영 씨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저도 하게 된다면 박서준 씨와 해보고 싶네요”

Q. 연애와 이상형 질문도 빼놓을 수 없어요. 일 때문에 바빠서 연애할 시간도 없었겠는데요.

“그렇죠. 작년에는 연애할 생각도 없었고 오로지 촬영에만 몰두했으니까요. 아무래 작품 할 때는 심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저를 이해해줄 수 있고 배려심 깊은 분이면 좋겠어요. 제 상황들을 받아줄 수 있는 아빠 같은 사람이면 좋겠거든요. 유재석 씨처럼 모든 걸 포용해줄 것 같은 분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외모는 정말 안 보는 편이에요. 스킨십하기 싫을 정도의 외모만 아니면 되는데 웬만해서는 괜찮던데요(웃음)”

Q. 친하게 지내는 연기자 친구는 누군가요?

“‘비밀과 거짓말’에서 만난 서해원이요. 드라마 초반에 월드컵, 아시안게임 때문에 중간에 시간이 많았거든요. 덕분에 강릉도 가고 제주도 여행도 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화가 너무 잘 통하는 거예요. 그래서 작품 끝나고도 꼭 같이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을 통해서 좋은 사람을 얻은 셈이죠. 한창 촬영할 때는 대기실도 같이 쓰고 저희 때문에 매니저랑 스타일리스트들도 다들 친해졌어요. 드라마에서는 서로를 미워해야 했지만 오히려 친했기 때문에 연기하기에도 더 편했던 것 같아요”

Q. 쉬는 날엔 어떻게 시간 보내요?

“일기 쓰는 걸 좋아해요. 드라마를 하는 동안은 일기 쓰는 것도 사치라고 생각해서 못쓰고요, 평상시에는 일기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언어 공부하는 것도 좋아해서 배운 걸 복습하기도 하고요. 요즘에는 일본어, 중국어 공부하고 있어요. 워낙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뎌 하고 밖에 나가서 할 것들 말고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하게 된 거 같아요. 간단한 악보집 사서 피아노도 치고요. 혼자 노는 법을 잘 알죠”

Q. 피부,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해요?

“피부는 물을 많이 마시고 건성 피부라 수분 팩을 매일 하려고 해요. 요즘엔 이마저도 잘 못 챙겨서 피부 상태가 별로 안 좋아요(웃음). 몸매 관리는 예전부터 필라테스는 해왔고 작품 하면서는 수영을 했어요. 수영장 씬도 있었고 운동도 할 겸 일주일에 한 번씩은 꾸준히 했어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손예진 선배님 보면 다양한 연기를 쉬지 않고 하시잖아요. 캐릭터를 소화하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자기 관리도 철저하신 것 같아서 그런 모습들이 부러우면서도 닮고 싶어요. 또 이유리 선배님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배우 중 하나에요. 같은 악역이라도 캐릭터에 맞게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Q. 2019년도 목표

“일 욕심이 점점 생기니까 일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악역도 해냈고 신인상도 받았으니까 빨리 다른 작품에서 저만의 연기를 터득하고 싶어요. 다작도 하고 싶지만 한 가지 캐릭터를 맡더라도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차케이
의상: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자라
주얼리: 바이가미, 위드란(WITHLAN)
선글라스: 프론트(Front), 루이까또즈
슈즈: 모노톡시, 자라
헤어: 루710 서진이 부원장
메이크업: 루710 문주영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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