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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회현 “오래 연기하며 영광스러운 국민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2019-02-22 15:36:32

[오은선 기자] 초롱한 눈망울에 오똑한 코, 예쁜 입술. 마치 틀에 박힌 미남이나 미녀의 외모를 묘사한 글 같지만 정말 누가 봐도 저 설명이 딱 맞아 떨어지는 배우가 우리 곁에 있다. 바로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로 연기력까지 입증해 낸 배우 여회현.

연기에 대한 꿈 하나로 열심히 달려온 그는 2015년 단역을 시작으로 단역과 조연을 오가며 연기 경험치를 쌓아왔다. 조금 일찍 찾아온 결실은 그의 연기에 대한 간절함을 알아본 덕분 아닐까. 여회현은 인기와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주말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꿰차며 차세대 20대 남자 배우로서 그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20대 남자 배우들의 군입대로 주인공 기근이 이어지는 현 시점에 여회현의 약진은 참 반갑다. 그의 이름은 ‘없어서는 안 되는, 솥뚜껑의 손잡이’란 의미라고 했다. 배우 여회현의 앞으로를 예견한 이름이 아닐까. 배우 중 없어서는 안 되는, 솥뚜껑의 손잡이처럼 중요한 사람으로 자리매김 할. 여회현과 함께한 어느 날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마음에 든 콘셉트

“오랜만에 한 촬영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막상 촬영하니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집에만 있다가 나와서 설렜다. 두 번째 콘셉트가 장난기 있는 느낌이라 나의 평소 모습과 닮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잘 나왔을 것 같다”

Q. 근황

“KBS ’같이 살래요’ 작품이 끝나고 집에서 쉬고 있다. 나만의 쉬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학창시절 이후에는 없다.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다니고 제대로 즐기고 있다. 게임도 좋아하고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한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하는 것도 좋다. 20대의 친구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Q. 여회현이 본명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이름이 조금 어렵다. 예명을 쓸까 고민을 했었지만,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내 이름이 좋다. ‘없어서는 안 되는, 솥뚜껑의 손잡이’라는 뜻이다. 또 어려운 만큼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것 같더라.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을 쓰는 것도 낯간지럽기도 했다.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여회현은 어떤 사람인가

“개구쟁이. 학창시절 때부터 장난기도 많고 까불까불하는 아이였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 순간 어두워 진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진중함이 생겼다(웃음). 현실과 타협을 하기 시작하며 성격이 많이 변했다. 지금의 나는 생각도 많고, 과도기를 겪고 있는 청년인 것 같다. 20대와 30대의 사이를 겪고 있는 생각 많고 고민 많은 청년”

“주변에서 순한 이미지라고 말씀해주는데, 스스로는 순하게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 여회현으로는 듣기 좋은 것 같다(웃음). 그런데 배우로서 순한 면만 강조되고 싶지는 않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크다. 그리고 진짜 나쁜 놈이 더 착하게 생기지 않았나(웃음). 나도 악역과 잘 어울릴 것 같다”

Q. 데뷔 과정 및 성장 과정이 궁금하다

“중학생 때 문득 연기가 하고 싶더라. 당연히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는데, 고등학생이 된 후 아버지께서 제대로 해보라며 예술 고등학교로 전학을 하라고 하셨다. 그 당시에는 정말 큰마음을 먹고 전학을 갔다. 아무래도 오랜 친구들과 헤어져야 했으니까(웃음). 그때부터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고, 동국대학교 연극학부에 입학하게 됐다”

“연기에는 정답이 없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정답이 없는 분야에서 답을 찾아가야 하고, 경쟁자도 너무 많았기 때문에(웃음). 학교 안에서 공연을 하던 도중 현재 소속사 본부장님께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주셨다. 그리고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단역부터 올라온 것 같다. 엑스트라 수준의 단역을 하다가 MBC ‘이브의 사랑’에서 윤세아 누나의 동생 역으로 6개월 고정 역을 맡았다. 그 당시 정말 기뻤다. 그 이후부터 비중이 조금 커진 것 같다. 작년에 드디어 KBS ‘같이 살래요’에서 많은 분이 욕심내던 막내 아들 자리를 따냈다. 정말 기뻤다(웃음)”


Q. 어렸을 때부터 잘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듣긴 했다(웃음). 그런데 많이 듣지는 못했다. ‘회현이 정도면 잘생겼지’ 정도였다. ‘잘생겨서 연예인 꼭 해야 해!’ 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 연예계에서도 잘생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정재 선배님이 정말 멋있는 것 같다”

Q. 과정 중에 한 번쯤은 슬럼프를 경험했을 것 같은데

“슬럼프는 없을 수가 없다. 항상 작품이 끝나고 오는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그렇지 않나. 남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고, 한순간의 행동으로 인해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 칭찬을 받았으면 받은 만큼 부담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못했다면 자책하기도 하고. 어쨌든 배우는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쉬는 기간에 더 슬럼프가 오는 것 같다. 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잘 극복하는 것도 배우의 자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잘 견뎌내고 있다(웃음).

Q. 댓글 등 본인에 대한 평가를 찾아보는 편인가

“초반에는 봤다. 처음에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항상 좋은 내용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 나 같은 경우는 상처를 많이 받는 편이라, 아예 보지 않으려고 한다”

Q. 단역부터 차근차근 올라 주연을 맡았을 때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아무래도 KBS주말 드라마니까. 내가 이걸 하고 있다니. ‘대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다’ 라고 생각하고, 기뻤다”

Q. 최근작 ‘같이 살래요’에서는 상큼한 밀당남을 연기했는데

“캐스팅이 되고 나서 캐릭터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더라. 감독님도 그 부분을 캐치하셔서 나를 캐스팅하지 않았을까. 꾸미려고 하지 않고 내 성격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 그래서 그런 캐릭터가 잘 나온 것 같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방송은 6개월이었지만 촬영은 8개월간 했다. 힘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지 않나(웃음). 작년 여름이 유난히 더웠다. 뉴스에서도 난리였다(웃음). 그 와중에 야외 촬영을 하는데, 옥탑방 씬이었다. 시멘트에 햇볕이 반사되면서 정말 죽을 것 같더라. 선생님들부터 스태프분들까지 정말 다 고생하셨다. 서로 예민의 끝을 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웃으면서 촬영을 마친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덥다는 말로 형용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Q. 함께 했던 배우들과 정말 친해졌다고 들었다

“그렇다. 새록 누나와 권이 형은 현재 촬영 중이라 바쁘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연락은 많이 한다. 특히 새록 누나의 경우에는 전화도 많이 한다. 힘들 때 위로 받으려고 전화하는 것 같다. 워낙 여리고 착한 사람이다. 다음 주에도 세완이와 ‘같이 살래요’ 카메라 팀 형들과 함께 만나기로 했다. 그때 새록 누나와 권이 형도 나올 수 있으면 좋겠는데, 바빠서 잘 모르겠다”

Q. 이 외 친한 동료가 있다면

“내가 연예계 인맥이 넓은 편은 아니다. 94년 생 동갑인 권소현과 우연히 친해지게 됐다. 학교도 같고, 내 후배더라(웃음). 펜타곤 홍석이도 나와 친해지고, 도희와도 KBS ‘란제리 소녀시대’를 하며 친해졌다. 그러면서 다 함께 모였고, 현재도 단톡방을 유지 중이다. 종종 모여서 논다.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만난 친구들은 다 친하다. 종현이 형은 군대에 가서 연락은 잘 안 되지만(웃음), 병규도 꾸준히 연락한다. JTBC ‘스카이캐슬’이 잘 돼서 보기 좋다”


Q.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재미. 나 스스로 재미를 느껴야 하는 것 같다. 읽었을 때 재미있으면 더욱 하고 싶어진다(웃음). 그리고 아직 내 능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작품성을 보는 편이다. 하려고 하는 말,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보고 고르는 것 같다. 오락성이 있는 작품도 좋지만, 어떠한 메시지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웃음). 평소에 독립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기도 하다. 난해한 작품 누군가에게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영화가 좋더라. 그리고 연출님, 감독님과 작가님에 따라 고르게 되는 것 같다”

Q. 가장 나다웠던 배역, 기억에 남는 배역을 꼽자면

“‘같이 살래요’ 박재형 캐릭터. 정말 편하게 했다. 연기를 편하게 하면 안 된다고 배웠지만 정말 편하고 즐겁게 했던 것 같다(웃음). TvN ‘기억’에서는 실제 나와 정반대인 역을 연기했다. 암울함의 밑바닥을 걷는 역할이었는데, 하면서 감정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인지 기억에 오래 남더라. 나 스스로에게도 남는 것이 많은 캐릭터였다. 그 작품으로 인해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악역.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 외모적인 부분 때문에 그런지 악역을 할 기회가 많이 없더라. 만일 기회가 온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고, 지금까지는 소년 느낌을 많이 연기했는데 이제는 진중하고 남자의 향기가 느껴지는 성숙한 역을 연기해보고 싶다. 연기 폭을 넓히고 싶다(웃음). 멜로를 하더라도 학생들의 아기자기한 연애가 아닌 끈적한 멜로가 욕심이 난다”

Q. 이상형

“정해져 있지 않다. 어릴 적부터 한지민 선배님을 정말 좋아했다. 정말 참하시고 밝으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독기가 서려 있고,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이미지다. 그런 이미지가 정말 좋다. 한없이 착하지도 않으면서 포스가 있는 어려운 느낌이다(웃음). 언젠가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정말 영광일 것 같다”

Q. 롤모델

“특정한 인물을 정해놓지 않는다. 대한민국에 대표적인 연기자분들이 많지 않나. 이병헌 선배님, 최민식 선배님, 정우성 선배님 다들 정말 멋있으시다. 특히 김윤석 선배님은 ‘암수살인’에서 느낀 점이, 연기할 때 뭘 안 하신다(웃음). 그냥 대사를 읊조리시는데 그 단어 하나로 모든 메시지가 전달된다. 내공이라고 생각한다”

Q. 몸매관리, 피부관리 방법

“피부 관리는 따로 하지 않는다. 귀차니즘이 심해 피부과 가는 것을 귀찮아한다. 기초 제품을 바르는 것이 끝이다. 특히 쉬는 기간에는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헬스는 꾸준히 한다. PT를 오랜 기간 받다가, 이제는 혼자 하려고 한다. 꾸역꾸역 한다(웃음). 즐기면서 하는 운동은 좋은데, 헬스는 노동이라고 생각한다”

Q. 배우가 아니었으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나

“내 성격상 순탄하게 살진 못했을 것 같다. 사업이나 창업을 해서 스스로 능력으로 무언가를 했을 것 같다. 평범한, 무난한 것을 싫어한다. ‘모 아니면 도’다. 중간을 싫어한다. 잘되면 대박, 망하면 쪽박이지 않았을까”

Q. 내 얼굴에 점수를 매긴다면

“잘생겼다는 소리를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웃음). 일단 이마가 정말 넓다. 회사에서는 머리를 올리라고 하는데, 이마가 넓어서 정말 싫더라. 그리고 하관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반대로 코는 정말 자신 있다. 수술을 안 했는데 오해를 진짜 많이 받는다. 만나는 사람마다 만져보라고 한다(웃음). 심지어 어머니가 인터뷰할 때 꼭 말하라고 하더라. 억울하다. 성형한 곳이 정말 한 군데도 없다. 성형외과를 가본 적도 없다(웃음). 피부과만 간다”

Q, 30대의 본인은 어떨 것 같나

“20대에는 무언가 정신없이 보내는 것 같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계속 무언가를 하는 것 같다. 복이라고 생각한다. 뿌듯하고 뜻깊다. 30대에는 많은 것들이 정리되지 않을까. 어느 정도 내려 놓고 성숙해질 것 같다. 한층 차분한 생활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Q. 올해 계획

“작년보다 조금 더 성장하고 싶다. 작년까지는 잘 풀렸던 것 같다. 올해도 역시 드라마 혹은 영화로 좋은 역할로 인사드리고 싶다. 배우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배우로서의 목표

“오래오래 하고 싶다. 신구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 박근형, 유동근 선생님처럼. 오래 하기 어려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력은 당연히 뒷받침돼야 하고 그 외에 정말 많은 것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영광스러운 국민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에디터: 오은선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안예진
의상: 23앤24, 뷔엘, 로엑슈얼, 논메인스트리머, 어널로이드
안경: 프론트(Front)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슈즈: 푸마, 엑셀시오르
헤어: 순수 청담 본점 묵 실장
메이크업: 순수 도산 본점 이민경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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