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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캐스퍼 “밴드 결성 구상 中, 힙합 아닌 다른 장르도 계획”

2019-02-28 15:52:15

[우지안 기자]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고 뱉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데에 거침없는 캐스퍼. ‘쇼미더머니4’ 거쳐 ‘언프리티 랩스타2’ 그리고 또다시 ‘쇼미더머니6’까지 조용하고 또 시끄럽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마라톤 하듯 달려온 그는 사실 힙합이라는 울타리에서 평가하기엔 넘치는 재능을 지녔다. 드럼과 기타,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하는 건 물론이고 밴드 활동의 이력과 작사, 작곡에 편곡까지 가능한 금손을 지녔으니까 말이다.

뷰티 유튜버로 1인 방송을 하고 2019년엔 밴드 음악에 빠져 밴드 결성을 구상 중이라는 그를 두고 일각에서는 ‘랩은 안 해?’라는 물음표를 갖는 것도 당연한 일. 캐스퍼 역시 자신이 하는 다양한 활동에 대해 달갑지 않은 시선들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마음만큼은 확고했다. 성공을 위한 시도가 아니며 실패라고 단정 짓기엔 그는 마냥 행복하니까.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말이 딱 들어맞게 캐스퍼와의 인터뷰는 흥미로웠다. 음악 이야기에는 수다쟁이처럼 말이 많아졌고 목표와 계획에 대해서는 한없이 진지하고 신중한 대답을 던졌다.

Q. 일 년 전 이맘쯤 만나고 딱 일 년 만이네요. 일 년 전과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머리 색깔이 달라졌을 거예요. 활동 시작한 후로 처음으로 흑갈색 머리를 한 거거든요. 항상 탈색 머리였는데 이렇게 얌전한 컬러는 정말 오랜만이죠. 또 달라진 점 한 가지는 밴드를 구상 중이라는 거!”

Q. 밴드요? 정말 새로운 소식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밴드 멤버를 찾고 있어요. 벌써 함께하기로 한 친구들도 있고 아직 찾고 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이 인터뷰를 통해 드럼이나 악기를 다루시는 분들이 있다면 연락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음 맞는 동료들을 찾고 있는데 음악을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도 좋아요. 음악적 색깔이나 생각하는 방식만 맞는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일단 밴드 멤버들이 전부 작곡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악기를 다루더라도 세션이 아닌 구성원이 될 수 있게끔 다 같이 참여하는 곡을 만들고 싶거든요”

Q. 캐스퍼와 밴드, 어찌 보면 생소하기도 한데요.

“저는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를 해왔고 힙합 음악만큼 밴드 음악을 좋아해요. 드럼, 피아노, 기타까지 연주할 수 있는데 밴드만이 낼 수 있는 리얼 악기 사운드를 라이브로 들으면 다른 음악과는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꼭 해보고 싶었던 장르에요”


Q. 최근에는 퓨처베이스 장르의 싱글 앨범을 냈잖아요. 그 이후로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11월에 퓨처베이스 장르의 싱글 앨범을 하나 냈고 그 이후로도 앨범 준비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힙합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잊지 말고 평소에 하고 싶었던 장르들을 다 해보자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11월에 냈던 곡도 EDM과 팝스러운 장르를 담았고요. 다양하게 작업하고 있고 작년 5월부터는 고양이도 키우고 있어요”

Q. 작년엔 뷰티 유튜버로 변신해 화제가 됐었어요. 마지막 영상 포스팅이 한 달 전이던데 새로운 콘텐츠 업로드 예정은요?

“제 유투브 영상 중에서 ‘랩은 관두신 건가요?’라는 영상이 있어요. 저는 그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게 없는데 억지로 해야 되는 건 싫거든요. 하고 싶은 컨텐츠가 있을 때 하자는 마인드에요. 순간순간 하고 싶은 걸 충실하게 하는 게 가장 좋아요”

Q. 음악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였어요?

“요즘은 팝 펑크에 대한 관심이 상당해요. 자기 전까지 옛날 영상 찾아보고 그러거든요. 어머니도 젊었을 때 밴드 활동하시면서 기타, 드럼을 치셔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 아빠도 통기타를 치셔서 아무래도 부모님께 음악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러면서 저는 클래식 피아노를 치면서 점점 관심이 증폭되면서 음악이 좋아진 것 같아요. 힙합도 그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가사 쓰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힙합만큼 가사 쓰는 게 자유로운 장르가 없더라고요”

Q. 작년 11월 발표한 ‘3 Months’는 어떤 곡이에요? 작사와 편곡까지 했던데요.

“사랑의 유통기한이 3개월이라는 생각에서 쓰게 된 곡이에요. 마음이 식는다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변형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애할 때 초반 3개월 동안은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잖아요. 예를 들어 늦은 시간까지 집 앞에서 기다린다든지 출근을 앞두고 밤늦게까지 통화를 한다든지요. 보통 3개월이 지나면 연애도 안정기로 접어든다고 생각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요?”

Q. 그렇다면 앞으로의 음악 활동 계획은요?

“앞으로 밴드 활동에서는 지금까지의 제 아이덴티티를 지울 생각입니다. 그래서 밴드에서는 캐스퍼라는 이름도 사용하지 않을거고 개인적으로 홍보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지금까지 래퍼로서 해왔던 음악과는 별개의 음악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거든요”

Q. 래퍼 캐스퍼의 새로운 시도들을 불편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때요?

“끊임없이 받는 메시지에요. 유튜브 할 때도 그렇고 래퍼인데 왜 계속 다른 걸 하냐는 질문을 수없이 많이 받았거든요. 처음 이런 질문을 받을 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유튜브도 그렇고 다른 활동들도 시작도 못 했을 것 같아요. 무언가 하다가 그만두면 실패하는 예가 되더라고요. 아마 제가 계속 랩을 했더라면 랩에 대해서 신랄하게 평가를 받았겠죠. 그래서 저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참지 않고 하고 싶어요. 앨범을 내보니 한 달도 채 안 돼서 또 앨범 활동을 안 하냐는 질문이 돌아오더라고요.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증명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에서 하고 싶은 걸 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Q. E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배워서 남줄랩 시즌 2’ 출연은 어땠어요?

“‘배워서 남줄랩’이라는 프로그램에 애착이 강해요. 오랫동안 서바이벌 프로그램만 출연했고 다른 예능 프로그램조차도 서바이벌이었거든요. 그래서 경쟁 구도와 인터뷰 방식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배워서 남줄랩’은 랩 가사도 편하게 쓸 수 있고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고 배우는 점들도 많아서 너무 좋았어요. 또 김숙 언니, MC 그리 등 새로운 인연이 생긴 것도 좋았고요”


Q. 캐스퍼 하면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언프리티 랩스타2’, ‘쇼미더머니6’ 출연의 득과 실은 뭐였나요?

“득이라 하면 인지도가 생겼다는 것. 어떤 걸 하는 사람인지 알려줄 수 있었잖아요. 실이라면 제가 보여주기 싫은 모습들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거요. 아티스트로서 제가 포장하고 싶은 부분들까지 너무 날 것으로 나간다는 점이 아쉽죠. 그리고 정신적으로 피폐 해진다는 거요. 댓글이 될 수도 있고 방송 편집을 통해 오해를 사서 힘들었던 때가 있으니까요”

Q.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여러 번 출연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소속사 권유도 있었고 ‘쇼미더머니6’는 마지막으로 저를 테스트해보고 싶었어요. 시즌 4 때 가사 실수로 안타깝게 떨어졌거든요. 많이 적응했다고 생각하고 이번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하고 출연하게 됐죠. 최후 25인까지 갔었는데 그만해야겠다 싶더라고요”

Q. 캐스퍼라는 랩네임을 어떻게 만들게 된 거예요?

“꼬마 유령 캐스퍼라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라틴어 뜻으로 부와 명예를 지닐 자, 보물을 지닐 자 라는 뜻이에요. 랩네임으로 하기에 어감도 뜻도 괜찮아서 짓게 됐어요”

Q. ‘미녀 래퍼’라는 수식어가 붙잖아요. 캐스퍼만의 뷰티팁이나 관리 방법이 있나요?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에요. 예전에는 잠도 안 자고 밥도 제때 먹지 않아도 힘들지 않고 괜찮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하루만 그래도 너무 힘들더라고요. 점점 잠이 간절해지고 무리한 다이어트는 해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별한 관리 방법은 없어요. 저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대충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무작정 게으른 건 지양해야 되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선에서는 대충 살았으면 좋겠어요. ‘배워서 남줄랩’ 촬영할 때 김보통 작가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저랑 인생관이 참 비슷해서 놀랐어요. 많은 분이 한 번쯤 그 강의를 보셨으면 좋겠어요”

Q. 다이어트는 어떻게 해왔나요?

“보통 사람들이 삼시 세끼 잘 먹고 물 많이 먹고 운동 많이 하라고 하잖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그대로 하면 건강한 돼지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권장하는 건 아니지만 물도 많이 안 먹고 하루에 한 끼 먹고, 운동도 안 하면 살이 안찌더라고요. 제 근육량은 2% 정도 될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방법은 정말 건강에 좋지 않답니다!”

Q. 촬영할 때 보니 타투가 많더라고요. 각각의 의미들도 있겠죠?

“가장 처음 했던 타투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손목에 새겼었어요. 그 이후로는 하지 않다가 한 2년인가부터 계속하고 있는데 새로 시작한 타투들은 검정색 없이 전부 컬러에요. 군데군데 많은데 ‘쇼미더머니 6에 나갔을 때 트라우마를 극복한 타투도 있고요. 거의 보이지 않는 옷핀 모양의 타투도 있어요. 밴드가 결성되면 밴드 이름을 새기고 싶어요. 제 음악 활동을 추억하고 싶은 무언가를 새기고 싶거든요”

Q. 쉬는 날에는 어떻게 쉬어요? 말괄량이 같은 캐릭터라 집에만 있을 것 같지 않은데요.

“제일 친한 친구가 제 침대거든요(웃음). 침대와 한 몸이 돼서 분리되지 않아요. 얼마나 심하냐면 화장실 가기 귀찮아서 물을 안 마시거든요. 저는 술도 안 먹으니 딱히 나갈 곳도 없고 클럽도 재미가 없더라고요. 쉴 때는 주로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정도에요”

Q. 친한 연예인은요?

“에이솔이요. ‘배워서 남줄랩’에서 만난 친구들도 좋고요. 친한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래퍼는 pH-1 오빠 좋아해요. 좋은 사람이더라고요”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랩 하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이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꼭 나가고 싶어요.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함께 출연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Q. 2019년 목표

“2019년 목표는 밴드를 시작하는 것! 시작하겠다 해놓고 막상 시작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밴드와 함께 앨범을 하나라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올해 목표는 아니라 뚜렷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저와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줄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는 음악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처음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 될 수 있는 스타터팩을 선물하고 싶어요. 아직 제 코가 석자라 언제 실현 될 지 모르겠는데 최근 들어 이런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내려놓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는 것 같아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백진상
영상 촬영, 편집: 정인석, 안예진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엠프로파, 늘, 홀리넘버세븐
주얼리: 위드란(WITHLAN)
안경: 프론트(Front)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슈즈: 마더그라운드
삭스: 그린블리스
헤어: 요닝 기우 실장
메이크업: 김재경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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