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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아벨 “10년 후 내 모습? 누구나 알아보는 친근한 배우가 되길”

2019-03-11 11:01:20

[이혜정 기자] 어느 작품, 캐릭터로 만나든 정말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드는 배우가 있다. 분명 연기인 것 같은데 마치 원래 거기에 존재하는 사람처럼, 현실과 연기를 모호하게 만드는 배우.

걸출한 연기파 배우들을 배출하기로 유명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대학 시절부터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쌓아온 배우, 류아벨 역시 작품 속에서 생명력 있게 살아 움직이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배우 류선영으로 살아온 시간을 뒤로하고 ‘생명력’이란 뜻을 가진 아벨로 살아가는 그녀, 류아벨. 10년을 배우로 살았지만 10년 후가 더 기대되는 그녀. 류아벨과 나눈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Q. 화보 촬영 소감

“굉장히 즐거웠고 스튜디오 촬영보다 로케 촬영이 훨씬 재미있는 것 같다. 어디서 어떤 공간이 연출될지 모르겠고 그런 새로운 공간들이 주는 느낌도 너무 좋아서… 다 좋았던 것 같다”

Q. 근황

“이제 곧 따듯해지니까 새로운 작품들을 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Q.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계기

“너무 복합적이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원래 영화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영화 음악을 하려면 우선 영화부터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 싶어서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연기 공부도 접하게 됐고… 그런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더 모르겠더라. 그래서 연기를 더 해 보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Q. 류선영에서 류아벨로 개명했는데. 이름에 담긴 뜻

“원래 이름은 어릴 때부터 굉장히 바꾸고 싶었다. 류선영이란 이름은 할아버지께 받은 이름이고 아벨 이란 이름은 내가 직접 지은 건데 원래 아벨이란 이름을 특별히 어떤 뜻을 생각하고 지은 건 아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벨’ 이 라틴어로 생명력이란 뜻이라 더 좋았다(웃음). 문득 떠올라서 정한 이름인데 좋은 뜻까지 있다니…”

Q. 대학 시절부터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아왔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많은 분께 익숙한 작품은 아니지만, 나에겐 ‘연애담’이라는 영화가 가장 특별한 작품이다.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그 작품 덕분에 사람들이 나를 배우로서 알아봐 주셨기 때문에 그 작업이 정말 좋았다. 굉장히 치열하게 촬영했거든(웃음). 나 개인적으로는 러브스토리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정말 치열하게 사랑하는 그런 에피소드. 그런데 ‘연애담’ 같은 경우는 정말 마음을 파고드는, 찢어지는 사랑의 감정을 연기했었기 때문에 여운이 깊이 남는 것 같다”


Q. 최근 인기작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출연으로 또 한 번 눈도장을 찍었다. 스페인 로케 촬영을 하는 등 색다른 경험이었을 텐데

“역시 일을 하러 가면 그게 국내든 스페인이든 정말 일만 한다(웃음). 하지만 스페인은 참 좋았다. 내가 늘 해외 촬영을 가보고 싶었는데 그게 이루어졌다. 드라마 촬영을 하러 해외를 간 건 처음이라 굉장히 재미있었다”

“일단 시스템 자체가 한국이랑은 굉장히 달라서 기억에 남았다. 밥이 굉장히 맛있게 나오고 식사나 간식 제공을 따로 담당하시는 분이 계실 만큼 체계적이더라. 카트를 끌고 다니시면서 간식을 돌리는데 그런 간식 배분 시간도 정해져 있다(웃음). 촬영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한다고 하면 정말 그대로 진행한다. 더 플러스마이너스가 없다. 그 시간 안에 다른 문제가 있다고 해도 딱 거기서 끝난다. 어디가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어디에 익숙해지냐의 차이인 것 같더라”

Q. 스페인 촬영 당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느 날은 촬영장 앞 카페에 메시가 왔다는 거다. 원래 내가 굉장한 축구 팬이다. 거기다 메시지 않나(웃음). 촬영에 들어가야 하는데 밖에 메시가 있다니 혼나더라도 나가서 보고 오고 싶었는데 마음으로만 그쳤다(웃음). 당시 스태프들끼리 굉장히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있다”

Q. 또 하나의 화제작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얄미운 역할을 완벽 소화했다. 악역 아닌 악역이다 보니 원성도 자자했을 것 같은데

“이렇다 할 정도로 원성을 산 것 같지는 않다. 극 중 모습이랑 평소 모습, 화보 모습 모두 너무 달라서 평소에는 대중분들이 나를 많이 못 알아보신다(웃음). 이미지가 굉장히 다르다고들 하시더라”

“나를 원래 알던 사람들도 실물하고 화면이 다르다고 한다. ‘나의 아저씨’의 경우가 더욱 그런 게 화면에서 좀 통통해 보이게 나왔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때 내가 40kg대였다. 굉장히 말랐던 때였는데 이상하게도 화면에는 통통하게 나오고 덕분에 많이들 못 알아보셔서 원성은 덜 받은 것 같다(웃음)”

Q. 작품마다 굉장히 다른 얼굴로 보이고 가끔은 본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기분은 어떤가

“한때는 약간 ‘난 아무리 여러 작품을 해도 아무도 못 알아보는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냥 이런 내 모습이 좋은 것 같다. 어떤 역할이든 튀지 않고 현장에서, 작품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날 수 있는 그런 캐릭터. 원래 거기 살던 사람처럼”

Q. 본인만의 슬럼프 극복 방법

“사실 사람들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어떤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더라. 그 시기를 인정하고 그냥 지내는 것이 극복이라면 극복이겠지. 슬럼프를 인정하고 이 기분이 금세 지나가도록 그냥 보내는 거다. 슬럼프 역시 내 인생에 한 부분이다”


Q. 여러 작품을 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가 있다면

“이선균 선배님? 평소 모습도 멋있는 분이지만 연기에 들어가시면 정말 너무 멋있다. 농담처럼 말을 해 보자면 그냥 아저씨였다가 연기를 하면 나의 아저씨가 된다. 이런 느낌?(웃음). 선배님을 보면서 역시 배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Q. 배우로서 연기할 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배우 혹은 대상

“나는 내가 맡은 인물과 가장 가까운 삶의 형태를 가진 사람들을 참고하려고 한다. 우선 배역과 비슷한 대상을 찾으려고 한다. 내 주변에 있는 배우나 스태프들에게서도 찾으려고 하고, 정말 모르는 사람, 예를 들면 시장에 있는 아주머니로도 참고할 수 있다(웃음). 딱히 특별한 것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주변에서 찾으려고 하는 편이다. 실제로 그 배역을 맡으면 그 배역과 비슷한 주변 사람들만 눈에 띄기도 한다”

Q. 앞으로 어떤 캐릭터나 작품을 맡고 싶나

“나는 사실 1부터 100의 캐릭터가 있다면 전부 다 해 보고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그중에서도 특히 시대물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미래든 과거든 근현대사 뭐 이런 것도 다 괜찮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면 약간 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작품도 재미있을 것 같다”

Q. 배우로서 자신만의 장점

“어디에 둬도 그냥 원래 거기에 존재했던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게 나의 장점이 아닐까”

Q. 10년 후 류아벨의 모습을 상상해보자면

“지금이랑 굉장히 비슷할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세련되고 성숙한 모습이지 않을까. 배우로서는 좀 더 친근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어? 저 배우 알아’ 이런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저 사람 누구야?’ 이런 느낌인데(웃음) 10년 후에는 ‘오~저 사람?’ 하는 배우가 돼 있을 것 같다”

Q. 앞으로 목표

“나는 내 연기를 보시는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그게 악역이든 아니든 하물며 사람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에디터: 이혜정
포토: 김연중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루트원, 스테이위드미
슈즈: 바이비엘
주얼리: 바이가미, 위드란(WITHLAN)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백: 토툼(TOTUM)
헤어: 살롱드뮤사이 루비 실장
메이크업: 살롱드뮤사이 단비 실장
장소: 살롱드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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