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부활 김태원X박완규 “우정 비결? 서로 느낌이 같고 말 잘 통해, 불안함과 불편함 사라지는 존재”

2019-03-14 17:02:27

[우지안 기자] 1985년 결성된 록밴드 ‘부활’.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이자 부활의 리더인 김태원과 부활의 5대 보컬 박완규의 두 번째 콜라보 앨범 ‘그림’이 공개를 앞뒀다. 이번 앨범은 스승 김태원이 박완규의 음악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4분의 위로를 선사할 곡으로 쓰인 곡이다.

데뷔 30년을 훌쩍 넘은 록밴드 부활이 여전히 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식하기에도 벅찬 이력과 무수히 많은 히트곡에 대해 리더 김태원의 말을 빌리자면 부활의 음악은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700번이 넘는 수정 작업을 거쳐 탄생한 부활의 음악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이라 칭해도 전혀 과하지 않을 것이다.

김태원과 박완규는 입을 모아 말했다. ‘자신을 위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음악을 통해 위로를 주고 그러한 관객들의 눈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이러한 순환을 되돌리고 싶다고. 언젠가부터 잊고 있던 음악의 힘을 다시금 회귀할 수 있는 앨범이 완성됐다. 우린 그저 들으면 된다.

Q. 함께한 화보 촬영 소감에 대해

김태원: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고 깔끔하게 촬영한 듯하다.
박완규: 형님하고는 싱글 앨범 재킷 함께 촬영하고 나서 굉장히 오랜만에 한 촬영이라 어색했다(웃음). 그래도 수월하게 끝내서 만족스럽다.

Q. 두 분의 최근 만남은 언제였는가

박완규: 이틀 됐다(웃음). 형님이 살아계신 지 체크해야 되기 때문에 자주 연락하고 있다.
김태원: 이 친구가 만나는 사람이 나 뿐이고 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자주 볼 수밖에 없다.

Q. 데뷔 후에도 끈끈한 우정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지

김태원: 말이 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박완규: 서로의 느낌이 같다. 집 같다고 해야 하나. 가족, 친구와 있어도 불안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는데 형님하고 있으면 내가 가장 편해진다.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형님이 나보다 어른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존재하지만 그런 걸 배제하고는 함께 있을 때 모든 불안함과 불편함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Q. 부활 5대 보컬 박완규 영입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다양한 일화가 있더라

김태원: 오디션을 통해 발굴한 게 맞다.

박완규: 누나가 무대조명 엔지니어였는데 누나를 통해서 형님이 관심을 가지셨고 그렇게 영입이 됐구나 싶었는데 나도 모르게 오디션을 한 번 더 진행하셨다. 한 번은 “실제로 네가 노래를 잘한다고 얘기를 들었으니 우리들 앞에서 노래를 해봐라”라고 말씀하셔서 형님들 연주에 맞춰 노래해서 오디션을 본 셈이다. 그러고 나서 “그래, 부족한 부분은 많은데 가능성이 있으니까 한 번 해보자”라고 하셨다. 난 그래서 부활의 보컬이 된 줄 알았다(웃음). 그런데 며칠 후 대학교 축제가 있었는데 그때 부활 4집의 보컬 김재기 형이 탈퇴 했던 터라 보컬없이 연주 공연만 하러 가신다고 하더라. 보러 오라고 불러주셔서 가봤더니 갑자기 나한테 노래를 시키시는 거다. 당시에 군대 제대한지 두 달밖에 안됐던 상태고 비주얼이며 노래 준비며 하나도 안 됐던 상태다. 그런데 갑자기 무대 위로 올라오라고 하셨다. 그게 숨겨진 두 번째 오디션이었다. 가능성이 있는지 한번 보자고 하셨고 다행히 반응은 좋았다.

김태원: 내가 모험을 좋아한다(웃음). 이 친구는 야성. 나쁘게 말하면 야망. 그런 부분이 어떤 사람들에겐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점을 본 거다.

Q. 대학 축제에서 데뷔 무대를 치렀다고 볼 수 있겠다

박완규: 사실 그 전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는 활동했었는데 그때하곤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부활의 싱어’라고 형님이 소개하셨고 나는 지방 조그마한 동네에 살던 애라 서울에 와 본 적도 없는데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숨도 안 쉬어지고 눈도 안 떠지고 무대에 딱 올라갔는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눈앞에 있더라. 그때 정말 이 형이 보통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아주 벼랑 끝으로 몰아버리는 게…(웃음).


Q. 부활을 벗어나 솔로 활동을 하던 박완규 씨의 방황을 김태원 씨가 다시 불렀던 이유에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던데

김태원: 망가져 있는 모습을 봤으니까.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고 말하면 될까.

박완규: 그 시점이 내가 부활을 배신하고 나갈 때부터다. 형님이 지금도 말씀하시는 게 그때 못 잡아준 게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당시 부활이 최정상 밴드이긴 해도 한국에서 그룹 생활을 하는 게 녹록지 않았다. 형님은 여러 명을 다 챙겨야 하는 리더의 입장이고 난 당시 애가 둘이었다. 그래서 형님께 “형님, 저 돈 벌러 나가야겠어요.” 그랬더니 형님이 저한테 “너 지금 나가면 망가질 거야”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나가서 ‘천년의 사랑’을 불렀다. 그 당시 히트도 하고 해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형님은 내게 “너는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분명히 이용당하고 망가질 거다”라고 하셨다. 그 말이 1년 후에 실감이 나더라. 형님이 내게 “너의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다치지 말아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로 다쳐 버린 거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다쳐서 쓰러져 있는 박완규 일병을 구하기 위해 김태원 중대장이 나선 셈이다.

Q. 부활 보컬 영입 기준은 무엇인가

김태원: 느낌이다. 가창력은 다 거기서 거기다. 이 사람이 사람인지 중요하다.
박완규: 붓을 고른다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부활이라는 한 사람이 부활이 하고 싶은 이야기나 그리고 싶은 그림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말이다.

Q. 음악적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 곡 하나를 위해 700번의 수정 과정을 거친다고 하던데

김태원: 끊임없이 고뇌한다. 매 순간을 생각하고. 심지어 지금도 그렇다. 그게 내 직업이다. 어느 한 곡이 아닌 모든 곡을 700번 정도 수정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내 음악은 그렇다. 수정이란 것은 산을 깎아서 연필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소소한 것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거다. 완성된 곡에서 그렇게 제거하는 작업이 약 700번은 걸린다는 거다. 음악을 더 멋있고 어렵게 만든다는 게 아니고 어려운 음악을 쉽게 만들려고 하는 거다.

Q. 어떤 곡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아끼는 곡이 있다면

김태원: 내 딸이 내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한다(웃음). 다소 유치한가 보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딸의 취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서운할 법도 한데 최근 13집 앨범에서 2번 곡이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 그런 말을 듣고는 ‘야, 이 아빠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유명한 사람이야. 더 좋은 곡도 많이 썼어’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냥 두 마디 했다 “나도 그래”(웃음).

Q. 딸은 아빠의 명성을 잘 모르나보다

김태원: 국민 할매로 알고 있다(웃음). 아빠로서는 어쩌면 잘한 것 같다. 너무 위엄있는 이미지보다 코믹한 부분이 있다는 거. 그렇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건 너무 좋다. 영원히 그렇게 남고 싶다.

Q. 박완규 씨는 어떤 아빠인가

박완규: 항상 부족하다. 평범한 아빠, 책임질 수 있는 아빠가 됐으면 좋겠다. 부활에서 처음 불렀던 노래 ‘Lonely night’가 내 아들과 동갑이다. 아무래도 지방에 있다가 서울 올라와서 형님댁에서 오래 지냈고 아기들이 클 때 자주 못 봤기 때문에 평범한 아빠 노릇을 못 해줬다. 그래서 그런지 대단한 것보다 평범한 것들을 다 해주고 싶다. 형님 노래 가사 중에도 그런 가사가 있다. 아버지가 치킨을 사 오고 그 치킨 냄새를 맡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100점 중에 이제 15점 정도 될까 모르겠다. 아이들의 인생을 존중하고 독립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어야 하는데 조금씩 채워나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Q. 두 분 모두 아이들과 시간을 자주 보내는 편인가

박완규: 아들은 군대가 있다. 딸에게는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그런다.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길 때 하고 지금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은 서른쯤 해도 괜찮으니 지금은 조금씩 채워보라고 하고 있다. 아들한테는 자주 면회를 하러 가고 딸은 아빠가 갑자기 살갑게 대하면 그게 오히려 더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가족들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묻곤 한다. 얼마 전에는 군대에 있는 아들 때문에 방송 하다가 아이돌 ‘여자친구’ 사진도 찍어서 보내줬다. 그게 아빠 아니겠나. 형님은 주로 싸우시더라(웃음).

Q. 명곡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 다시금 알려졌으면 좋겠다 하는 음악이 있다면

김태원: 그런 건 없다. 모두 최선을 다해 녹음한 것들이고 개인적으로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어쩔 수 없는 거다 그건(웃음). 이런 예는 있다. ‘퀸’이나 ‘레드 제플린’의 곡도 타이틀 곡이 아닌 음악들이 시간이 지나서 다 알려졌지 않나. 시간의 신비함이라고 본다. 난 그걸 믿고 싶다.

Q. 앨범 계획에 대해서도 궁금한데

김태원: 3월 중에 부활과 박완규 콜라보 앨범이 나온다. 1년 전쯤 완규랑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어떤 노래를 하고 싶냐 물었더니 완규가 자기 자신을 생각하면서 산적이 없는 것 같다고 하더라.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모든 현대인이 자기 자신을 생각하면서 살아가지 않는 것 같더라. 그걸 가사로 풀어냈다. ‘그림’이라는 제목으로.

Q. 박완규 씨는 어떤 마음으로 녹음했는지

박완규: 왜 가수들이 인터뷰할 때 그런 이야기 하지 않느냐. 신인의 마음으로 불렀다고.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럴 때마다 중간중간 형님이 “네가 듣기엔 어떠니”라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다. 처음에는 “얘가 일부러 저런 이야기를 하나?”라고 하셨던 것 같다. 근데 지금은 진짜 ‘아 얘가 지금 자기 음악을 모르는구나’라고 간파하시곤 숟가락을 거의 떠먹여 주셨다.

김태원: 쉬운 예로 주위 사람들에게 모니터한 결과 개인적으로는 박완규 같지 않더라. ‘그림’이라는 노래를 듣다 보면 박완규 같지가 않다는 거다. 그 목소리가 그 목소리면 안 되는데 그 부분에서는 성공했다고 본다.


Q. 그럼 이번 앨범은 박완규 씨의 이야기를 담은 곡이라고 보면 되겠다

박완규: ‘천년의 사랑’을 부를 때나 20년 전 ‘Lonely night’을 부를 때나 내가 무슨 노래를 하는 건지 몰랐다. 그 이후로 세상에 때가 묻고 한 번은 ‘나는 가수다’에 나와서 나름 핫해지기도 했다. 그때 형님이 “잘 됐지? 여기까지만. 여기까지만이야. 더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마. 그럼 그건 금방 사라지니까.”라고 하셨다. 그 정도쯤 되면 노래를 좀 아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진다. 정말 착각이었고 하나의 신기루였다. 결국에 살아있고 살아남고 기억되는 노래는 창작된 노래, 직접 생명력을 불어 넣었던 순수 창작곡이 남게 된다는 걸 알게 된 거다. 이번 노래에서는 내 정체를 알게 됐다. ‘내가 지금 여기 서있었구나’라는 걸. 가수로서의 삶을 다시금 얻은 거다.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있었는데 그 안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졌을 때 답을 못 찾겠으니 스승에게 고백을 한 거고 많은 걸 알려주신 그런 노래다. 음악은 굉장히 아름답다. 각자 듣는 사람마다 해석하기 나름인 노래다.

김태원: 회귀의 취지다. 혼자가 아니었구나 라는 걸 깨닫는 위로가 되는 곡이다. 요즘은 위로되는 곡이 필요하다.

Q. 지난해 3월 결성된 김태원, 김종서, 김경호, 박완규가 뭉친 포에버(4ever) 그룹에 대해서

김태원: 김종서의 생각이었다. 우선 앨범을 받았을 때 당시 내가 패혈증을 앓고 있어서 정말 죽을 뻔했었다. 그 일에 대한 가사를 쓰고 싶다고 생각할 즈음에 그가 나타난 거다. 아름다운 인연이지 않은가. 시간과 공간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거니까. 그리고 난 후 완규를 포섭했다(웃음).
박완규: 따로 놀다가 한번 뭉쳐보자 해서 이렇게 된 거지 싶다. 또 서로 다르게 시간을 보내다 심심해지면 또 뭉치지 않을까 싶다.

Q.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머릿결 관리 비결도 궁금하다

박완규: 염색이나 파마를 많이 하면 상하니까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다. 이번에 한 염색도 2년 만이다. 그리고 머리가 워낙 빨리 자란다. 그리고 형님이 항상 한쪽으로 쏠려서 음악을 해석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그렇게 노래를 하면 표현력의 한계가 금방 온다고. 요즘 말로 젠더감수성이라는 건데 남자로 태어났으니 남자로 살지만 음악적으로는 중성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라고 하셔서인가 그래서 머리가 빨리 자라는 것 같기도 하고.

김태원: 그건 아니지 싶다(웃음). 난 아무 관리도 안 한다. 샴푸만 한다.

Q. 어두운 곳에서도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가 있나

김태원: 낯을 가린다. 그렇지 않아 보이지만 사람의 눈을 잘 못 보겠고 눈을 마주치면 피한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이 기분이 나쁠 수 있으니까 그럴 바엔 아예 눈을 가리는 게 낫지 않은가.
박완규: 처음 쓰게 된 건 부활 활동 때 형님이 비주얼 때문에 쓰라고 하시더라. 형님께 코 성형 제의도 받았었는데 이젠 포기하셨다(웃음).

Q. 부활 데뷔 40주년 때는 10명의 보컬과 한자리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여전히 소망하는지

김태원: 모일 수 있을까? 솔직히 다 만나고 싶다. 마음을 열어야 진정한 만남이 될 수 있으니까. 각자의 과거를 아름답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반성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개념 자체가 부족한 것 같다. 나 자신도 그렇고.

Q. 다수의 방송 출연 경험이 있지만 두 분이 함께하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이 있는지

김태원: 두 번 나가면 식상하다. 만약 음악 프로그램에서 둘이서 MC를 한다거나 어쭙잖은 대화로 농담도 하고 때로는 진솔하게 편안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하고 싶다. 다만 그런 게 없어지는 추세니까.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면 좋을 것 같다.

Q. 후배 가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김태원: 지식보단 지성을, 지성보단 인성을 갖춘 친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 또한 스무 살 때 데뷔했지만 그때는 굉장히 흥분된 상태지 않은가. 그래서 나도 실수한 것들이 너무 많다. 실수들을 회상해보면 ‘세상이 참 쉽구나’라는 생각에서 부작용이 생겨나더라. 그것 때문에 가시밭길을 걷게 됐기 때문에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정확히 명시하고 음악을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박완규: 평소에도 자주 이야기하지만 형님이 병원 좀 가셨으면….
김태원: 알고 죽는 것 보다 어쩌면 모르고 죽는 게 더 낫다(웃음).

박완규: 건강해야 뭐든 오래 할 수 있으니까 건강이 가장 중요하지만 형님에겐 음악이 건강이다. 음악이 끝나면 형님도 죽는 거니까. 평소에도 ‘잠깐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까 말했다시피 음악 생각을 조금도 쉬지 않는다. 단순히 음악인으로서 과시하려고 하는 말씀이 아니라 짧게라도 무언가 생각나면 바로 녹음기를 들고 녹음을 한다. 내가 다 알지는 못해도 얼마나 그 작업이 힘든 것인지 알기 때문에 건강하시길 바라는데 형님에게 있어서 건강은 무엇일까 스스로도 딜레마가 생긴다. 멜로디와 단어들, 그 안에 갇혀있는 형이 때로는 가엽다. 얼마나 괴로울지. 그래서 쓰러지지 않을 때까지만 술 드시라고 그 이야기만 하고 싶다.

김태원: 최근에 이명이 와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이제 음악을 그만둬야 하는 건가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절대음감이 생기더라(웃음). 눈을 감으면 이명이 들리는데 그 때 기타 튜닝을 할 수 있더라. ‘그림’에 가사처럼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았고 행복한 삶 속에서도 행복한 줄 모르고 살아가는 동생을 바라봤을 때 형으로서 참 안타까웠다. 요즘 뉴스만 봐도 그렇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우리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음악밖에 없다. 단 4분의 위로를 위해 공연을 하는 거고 이 친구가 노래를 하는 거다. 그런 음악인이 되면 관객들이 공연장에 와주시고 하나의 문화가 되는 거고 그런 관객들의 눈을 보며 우리가 에너지를 얻는 거고 그렇게 순환이 되는 거다.

Q. 마지막으로 bnt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박완규: 친절하지 않은 인터뷰일 수도 있지만 늘 소통하고 자주 인사드리는 부활의 박완규가 되겠다. 하지만 잠시 잠깐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부활의 음악은 늘 여러분들 곁에 있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김태원: 인생의 지금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점하나를 찍어도 그게 첫 번째 그림의 시작이니까. 지금까지 그려온 그림에 미련을 두지 말고 지금 그리는 그림이 가장 처음의 그림이라 생각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 윤호준
헤어/메이크업/스타일리스트: 공민규 실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