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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주연 “자연스러운 연기자 되고파, 질리지 않는 신선한 이미지로 기억해주길”

2019-07-16 11:29:47

[우지안 기자] 2017년 CF모델로 데뷔해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에 이어 최근 종영한 KBS2 화요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에서 직장인 이유진 캐릭터로 열연한 소주연. 실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주연의 연기를 꽤나 현실적으로 느꼈을 거다. 그도 그럴 것이 소주연은 동네 병원에서 평범하게 일하던 일반인에서 이제 막 연기에 눈을 뜬 신인 배우로 날 것 그대로의 연기를 녹여냈기 때문이지 않을까.

꿈도 없이 학창 시절을 보냈다는 소주연은 장래 희망을 적어내는 게 가장 어려웠던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피사체가 되고 찰나의 순간에 포착된 그의 마스크는 새롭고 궁금했다. 가능성을 알아본 그에게 다양한 기회와 다이나믹한 상황이 생겨났고 지금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의 꿈이 생겼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어딘가 모를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배우. 초 단위로 제작되는 CF에서도 눈을 고정하게 만드는 비주얼을 가진 그의 바람처럼 질리지 않는 신선한 이미지로 오래오래 기억될 예정.

Q. 촬영 소감이 어땠어요?

“우선 특이했어요. 인터뷰도 하고 이렇게 다양한 옷들을 입으며 촬영하는 게 저에게는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신선하기도 했고요. 다른 배우분들 사진 찾아보면서 나름 연습도 했는데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Q. 2017년 '가그린' CF로 데뷔했는데 CF모델은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친구들끼리 사진 찍고 노는 걸 좋아해서 제 SNS에 사진을 많이 올렸었어요. 그 사진을 보고 지금 회사의 실장님께서 연락을 주셨죠. SNS 캐스팅으로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된 셈이죠. 처음 연락이 왔을 때는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하고 활동하는 것도 궁금하기도 하고 워낙 도전하는 것도 재밌어하는 성격이라 큰 부담감 없이 시작하게 됐어요. 사진 작업에 영상 쪽도 해보니 재밌어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에요”

Q. 그럼 원래 모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던 건가요?

“그런 생각은 못 했어요. 저는 평범하게 살아왔거든요. 모델과 배우 일을 하기 전에는 동네병원에서 데스크 업무를 2년 정도 봤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용돈 벌이나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지금은 업이 되다 보니 혼란스러울 때도 많아요. 평범하게 출근해서 똑같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보통의 삶을 살았고 다이나믹한 생활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아예 달라졌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하는 일도 달라져서 재밌으면서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아마도 적응하는 과정이지 않나 싶어요”

Q. 어떤 점 때문에 SNS 캐스팅이 됐을까요?

“셀카는 잘 못 찍는데 남이 찍어주는 사진이 잘 나오더라고요. 아마 그런 사진들을 보고 연락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요”

Q. 이런 끼를 감추고 사는 게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중고등 학생 때 꿈이 아예 없었어요. 장래희망 란에 뭘 적어야 할지도 몰랐고 꿈이 없는데 가져야 한다고 하니 참 어려웠죠. 어떻게 보면 애매모호한 학생이었어요. 평소에도 집순이 성격은 못되고 사람들 만나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이런 점들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었거든요. 연기하면서 다양한 직업군이 돼보잖아요. 알게 모르게 그런 것들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어떤 아르바이트요?

“주로 서비스, 판매직을 많이 해봤던 것 같아요. 백화점에서 구두도 판매해봤고 음료 전문점에서 음료 제조도 했고요. 토마토 농장에서 토마토도 따봤어요(웃음)”

Q. 최근에는 주류 CF에서 독특한 분위기로 화제가 됐어요. CF 모델을 할 때는 어떤 점을 부각하나요?

“음식 같은 경우는 최대한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디렉션에 가깝게 하려고 노력해요. 한 번은 하 음식을 먹으면서 하늘로 날아가는 기분을 표현해보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려고 상상력을 동원하기도 했고 주류 CF의 경우는 실제로 술을 잘 못 해서 음료수랑 술이랑 번갈아 가면서 마시면서 촬영했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얼굴도 빨개졌죠”


Q. 웹드라마부터 최근 종영한 KBS2 화요드라마 ‘회사 가기 싫어’에도 출연하며 연기에도 도전하고 있어요.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회사 들어와서 처음 접해봤던 영상물이 뮤직비디오였어요. 촬영하면서 움직이는 제 모습을 처음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관심이 가서 회사 측에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먼저 말했죠. 그러다 웹드라마 오디션을 보게 되며 첫 연기를 시작했어요”

Q. ‘회사 가기 싫어’에서는 짠한 현실 직장인 이유진 캐릭터로 열연했어요. 마치 진짜 같은 연기에 호평도 많았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회사생활을 하는 친구가 회사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소소한 이야기들이 캐릭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촬영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파일럿 촬영 때 가장 붙는 씬이 많았던 박상욱 과장님 역할에 김중돈 선배님은 연기할 때 항상 편하게 대해주셨고요. 또 연극 배우분들이 많아서 애드리브도 자연스러워서 많이 보고 배웠죠. 무엇보다 김동완 선배님은 처음 뵀을 때 너무 신기했어요. 극 중에서도 제가 동경하는 캐릭터로 나왔는데 실제로도 그런 부분이 있어서 연기에 더 리얼하게 녹았던 것 같아요”

Q. 직장인으로 살아보니 어땠어요?

“실제로 신촌의 어느 사무실을 빌려서 촬영하게 됐는데 맨날 보는 사람들을 보고 같은 곳으로 출근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정말 회사 다니는 느낌이었어요”

Q. 이제 막 연기를 시작했으니 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다양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뭔가 우울한 느낌의 캐릭터는 해봐서 그런지 발랄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실제 성격도 밝은 편이라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도 좋고 로코물도 해보고 싶고요. 누군가를 열렬하게 좋아하는 역할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메리대구 공방전’의 이하나 선배님 캐릭터도 정말 인상 깊게 봤어요”

Q. 같이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누가 있어요?

“저는 사실 남자 배우보다는 동경하는 여자 배우가 많은 편이에요. 이하나, 정유미, 정은채 배우님을 정말 좋아해요. 뭔가 멋져 보이는 분위기가 있거든요(웃음). 정유미 선배님이랑은 꼭 한번 호흡 맞춰보고 싶어요. ‘로맨스가 필요해’ 때부터 너무 좋게 봐왔던 배우님이셔서 같이 한다면 너무 떨릴 것 같아요. 남자 배우라면 박해일 선배님이요!”

Q. 롤모델이 있다면요?

“딱히 롤모델을 따로 두진 않아요. 주변 사람들에게 얻는 게 많아서 주변 사람들이 롤모델인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던 배우님들은 배우로서 존경하는 분들이에요”

Q. SNS를 보니 고양이를 참 좋아하는 것 같던데요.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힐링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곳이 있어요. SNS에도 업로드 했던 곳인데 ‘잡곡이네’라는 친한 언니네 집이에요. 고양이가 엄청 많은데 사실 알레르기 때문에 키우지는 못하거든요. 언니네 서도 약을 먹고 마스크를 끼고 만져요. 너무 좋아하지만 재채기랑 피부 발진이 심해서 가까이 두지는 못한다는 게 아쉬워요”


Q. 자연스러운 무드의 사진도 인상적이었어요. 평소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가 봐요?

“관심 많아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옷 사는 걸 좋아했었고 20대 초반에는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했다가 지금은 저한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은 것 같아요. 요즘엔 무채색 옷을 많이 입어요. 이목구비가 크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옷까지 화려하게 입으면 촌스럽더라고요. 그래서 튀지 않는 느낌으로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꾸안꾸’ 스타일을 추구하는 편이죠(웃음)”

Q. 숏컷을 부르는 헤어스타일, 짧은 머리는 언제부터 하게 됐어요?

“완전 어렸을 때 말고는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어요. 좀 길렀다 싶으면 주변에서도 머리를 자르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나 봐요. 그래서인지 계속 짧은 머리를 유지하게 됐네요”

Q. 욕심나는 광고 있어요?

“생리대요. 요즘엔 생리대 종류가 엄청 다양하더라고요. 써봤던 제품 중에서 좋은 제품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기도 하고요. 최근에 면허를 취득해서 자동차 광고도 찍어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SUV요(웃음)”

Q. 평범한 삶에서 조금은 특별한 일상을 살게 됐는데 가장 좋은 점은 뭔가요?

“요즘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어쨌든 수입이 생기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더라고요. 그게 너무 좋아서 꾸준히 하고 싶어요. 큰 게 아니라도 소소하게 선물할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소고기도 사줄 수 있고요(웃음). 마음의 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더라고요. 아까 주변 사람들이 제 롤모델이라고 했던 부분도 그 사람들이 지금의 제 인격을 만들어 준 사람들이라 소중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기 때문이고요”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은 없어요?

“예능은 아직 무서워요(웃음). 섭외는 많이 들어왔었다고 하는데 아마 제가 무서워하는 걸 아셨는지 출연한 적은 없네요.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예능은 뭔가 두려운 장르에요”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누가 있어요?

“함께 작품 했던 친구들이랑은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고 있어요.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 도 그렇고 ‘회사 가기 싫어’도 마찬가지로요. 희한하게 함께 연기했던 친구들이랑 에너지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최근에 bnt랑 작업했었던 조병규도 친구고 뮤직비디오로 인연이 된 유승우도 있고요”

Q. 앞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요?

“연기 잘한다는 건 당연하겠죠?(웃음). 뭘 해도 자연스러운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캐릭터도 잘 어울리고 질리지 않는 신선한 이미지로 활동하고 싶어요”

Q. bnt독자들에게

“bnt와 첫 화보를 찍게 됐는데 예쁘게 봐주시고 좋은 댓글도 많이 남겨주세요. 점점 날이 더워지는데 더위 잘 이겨내시고 활동도 잘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디터: 우지안
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르이엘, 그레이양, 카프리슈
슈즈: 슈츠, 나귀사
백: 토툼(TOTUM), 더위브
모자: 더위브
주얼리: 위드란(WITHLAN), 오브이티
선글라스: 스텔라 마리나(STELLA MARINA)
헤어: 요닝 최승아 대표
메이크업: 요닝 수진 실장
장소: 펜션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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