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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독’을 연기하는 배우 박형준, 연극 ‘플랫폼’으로 복귀

김도윤 기자
2020-02-20 12:09:14
[김도윤 기자] 살다 보면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고, 의도치 않은 우연이 인생의 행로를 바꾸기도 한다. 체육교육학을 전공하던 대학생의 삶이 연기에 대한 열망으로 채워진 계기 역시 그러하다.

전공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배우 박형준은 1989년 연극배우로 처음 데뷔한 뒤 같은 해 공채 탤런트 시험에 덜컥 합격하게 된다. 우연치 않게 공채 배우가 된 그는 ‘연기’에서 깊은 매력을 느끼고 연기자로서의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90년대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농구코트를 누비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때문인지 그의 나이 앞자리가 ‘5’로 바뀐 지금도 ‘청춘스타’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린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뮤지컬 ‘플랫폼’을 통해 또 다른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변함없는 외모에 깊어진 연기력 여기에 가창력까지 더해진 배우 박형준을 bnt 화보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근황과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 등을 솔직하게 전했다.

화보 촬영에 대한 소감을 묻자 “오랜만의 화보 촬영이라 전날부터 긴장됐다. 촬영이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자신감도 많이 주셔서 잘 마무리했다. 나이 들수록 찍힌 사진을 보는 게 두렵다. 관리를 잘해둘 걸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는 농담 섞인 대답으로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 박형준의 연기 열정을 엿보다


지난 7일 막을 올린 뮤지컬 ‘플랫폼’은 마약 중독자와 그 가족에 겪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 ‘각인’의 후편으로 평범한 개인이 마약에 중독되어 망가져 가는 과정과 그 가족들이 겪게 되는 위기와 갈등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박형준은 전편 ‘각인’에 이어 다시 한번 서금동 역을 맡으며 관객과 호흡하게 됐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데다 전편에 이어 동일한 인물을 연기하게 된 것과 관련해 특별히 더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묻자 “서금동이란 인물이 마약 중독자에서 중독자들을 돕는 강사로 변화하는데 경험해 보지 못했던 마약중독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과 마약을 할 수밖에 없었던 심리를 드러내는 데에 가장 고민하고 있다. 또 연극을 보러 오신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작품에 몰입하고 궁금증과 공감을 유도할 수 있도록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박형준은 이번 작품뿐 아니라 전작 ‘라쁘띠뜨위뜨’, ‘담배가게 아가씨’ 등의 작품에서 역시 시즌마다 주인공 역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그는 비결에 대해 “공연을 끝내고 나면 항상 부끄러움이 남는다”고 표현하며 자신을 낮췄다. 이어서 그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만 최대한 배역과 가깝게 보여주려고 한다”는 말로 자신의 연기철학을 덧붙였다.

연기 변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그만큼 보여주지 못한 데 아쉬움이 크다는 그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특이한 이상한 것 같으면서도 일반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며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의 브래들리 쿠퍼와 ‘아메리칸 허슬’의 크리스찬 베일 같은 역할을 예로 들어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높였다.

◆ 박형준의 일상을 엿보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 당시 남다른 농구 폼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박형준은 과거 인라인 하키팀에서 선수로 활동한 적 있을 만큼 농구 외 여러 운동에 만능인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빠져 있는 운동이 있는지 묻자 그는 “농구를 가장 좋아했지만 무릎부상 후 못하고 있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한 뒤 “2년 전부터 배드민턴을 즐겨 하고 있다”며 가수 홍서범이 만든 ‘콕놀이야’ 소속임을 밝혔다.

또한 나이 앞자리 숫자가 달라진 뒤 건강 관리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며 “배우 하정우 씨의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보고 하루 만 보 이상 걸으려고 하는데 잘 못 지키고 있다”고 설명한 뒤 “집 밖으로 나가는 게 가장 힘든 운동 같다”며 웃어 보였다.

짧은 근황을 뒤로 하고 그는 “드라마 ‘별난가족’ 이후 요즘은 주로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바쁘게 연기 활동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연기에 대한 갈증을 내비쳤다. 또한 “활동이 많지 않은데도 관심을 가져 주시고 공연에 찾아오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 항상 감사한 마음이고 새로운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우연한 선택이 이제는 ‘삶과 인생’이 되어버린 배우 박형준. 그의 인터뷰를 통해 끝없는 자기성찰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느끼며 문득 ‘마지막 승부 OST’가 BGM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마지막에 비로소 나 웃는 그 날까지 포기는 안 해 내겐 꿈이 있잖아~”

인터뷰: 김도윤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윤호준
헤어: 코코미카 소은 실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미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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