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이주빈은 원하고 바란다

박찬 기자
2020-03-03 13:30:10

[박찬 기자] 이를테면 이주빈은 붉은 메케함 속에서 피어난 코스모스다. 공백의 시간이 길어야 피어나는 코스모스처럼 그의 기다림은 분명했다. 2017년 SBS ‘귓속말’로 데뷔하고 2020년 MBC ‘그 남자의 기억법’으로 자리 잡기까지 걸어온 그. 과거와 현재 앞에서 머무르는 사람들 사이 이주빈의 미래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2020년은 여전히 특별한 시간이다. 드라마 촬영 일정이 계속 이어지는 요즘 지칠 만도 하지만 그의 꿈은 이전보다 더 자유롭고 선명하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원하고 바라는 이주빈의 꿈, 누구보다도 멀리 울려 퍼질 공간이다.

화보 촬영 현장에서의 그는 경쾌하게 빛났다. 내추럴한 콘셉트부터 모던 시크한 콘셉트까지 곱게 차려입은 그 순간들. 때로는 화려한 생화처럼, 때로는 순수한 들꽃처럼 휘날리는 이주빈의 외모 앞에 또 하나의 봄볕이 그려진다.

Q. bnt와는 이전에 뷰티 화보 촬영도 했다고 들었다.

“그때는 모델로서 ‘예쁘게 찍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임했지만 오늘은 다른 감정으로 촬영하게 돼 재밌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bnt 식구들과 만나게 돼서 반가웠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화보 콘셉트

“나른하고 자유로운 느낌의 콘셉트가 가장 맘에 든다. 평소에도 장난기 넘치는 콘셉트를 좋아하는데 오늘은 그 모습을 편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의상도 맘에 들었고”

Q. 근황

“이번에 JTBC ‘드라마 페스타 - 안녕 드라큘라’를 마무리하고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이라는 작품을 촬영하고 있다. 3월에는 웹드라마 출연도 계획 중이다”

Q. 말했던 것처럼 최근까지 JTBC ‘드라마 페스타 - 안녕 드라큘라’를 출연했다.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디 밴드 보컬 ‘서연 역을 맡았는데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면

“나도 29살까지는 배우에 대한 꿈을 가졌지만 작품을 제대로 출연해본 적도 없는 뷰티 모델일 뿐이었다. ‘30대가 가까워지는 이 시기에 내가 이렇게 계속 도전하는 게 과연 맞는 걸까?’, ‘내게 배우라는 길이 정말 맞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 전공이 방송연예과인데 나랑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은 배우로서 자리를 잡거나 다른 계열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더라. 하지만 당시의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연습, 준비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압박감이 컸다. 보통 30살이 되면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되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아직 그렇지 못해서 불안했던 것 같다”

Q.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작품인 만큼 배우의 연기력이 중요할 것 같다. 이 부분을 위해서 특별하게 노력한 부분이 있나

“최대한 그 감정선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공감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서연’은 일과 사랑 그 가운데에서 고민하는 인물이다. 이전과 다른 남자친구의 냉정한 모습 앞에서 꿈을 포기할까 흔들리기도 한다. 사실 나 또한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적이 있다. 가족, 친구에게 언제까지나 ‘나 잘되면 갚아줄게’라는 말을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랬던 과거 기억을 되살려서 연기에 임했다”

Q. SNS 계정에 올린 발레 바 연습 사진을 봤다.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촬영을 위해 연습 중인 건지

“그렇다. ‘토슈즈’를 신고 공연에 나서는 장면이 있어서 연습하게 됐다. 처음 배울 당시에는 촬영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 꾸준히 연습했다. 당장 한 달 정도의 시간만 남아 있던 상태라서(웃음)”

Q. 사진 속에서 골반부터 어깨까지 ‘박스’를 잘 지킨 모습이 매우 유연하다. 과거에 무용을 배웠던 경험이 있나

“정말 감사하다(웃음). 과거에 무용을 따로 배운 적은 없고 이번에 처음 배우게 되었다. 정말 어렵더라”

Q. 2017년 블락비의 뮤직비디오 ‘YESTERDAY’ 여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당시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팬들이 많이 생겼다고 들었는데

“사실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실 줄은 몰랐다. 이전부터 블락비를 좋아했는데 우연한 기회를 통해 발탁되었다. 너무 예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웃음). 현장에서 블락비 분들이 나를 정말 잘 챙겨주셨다. 장난도 잘 받아주시고 분위기도 좋아서 촬영하는 내내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에 이런 반응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Q. 2017년 SBS ‘귓속말’로 드라마에 데뷔했다. 대사는 거의 없지만 ‘비서’라는 배역을 처음 맡았는데 당시 소감은?

“수많은 오디션을 보고 난 후 처음으로 맡게 된 드라마 배역이다. 첫 드라마 촬영 현장이었던 만큼 많이 배웠다. 처음 해본 대본 리딩 시간도 너무 신기했다. ‘연기자분들이 이렇게 연기하는 거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 분위기 자체를 처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Q. 2018년 tvN ‘미스터 션샤인’에 깜짝 캐스팅됐다. 오디션을 위해 배우 김민정의 출연작 대사를 외웠다고 들었는데 그게 좋은 결과를 낳았던 걸까

“감독님이 그걸 염두에 두고 발탁하신 것 같지는 않다(웃음). 오디션 현장에서 갑자기 ‘연기해 봐’라고 하셔서 하게 되었던 건데 사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준비를 했었다. 김민정 선배님은 내가 워낙 좋아하는 배우였기 때문에 그만큼 더 어필했다. 항상 오디션 현장을 위해서 다양하게 준비하는 편이다”

Q. 이병헌, 김태리, 변요한, 유연석, 김민정 등 역대급 캐스팅 멤버에 합류했던 기분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촬영 당시 소감은?

“사실 오디션을 다시 불러주실 줄은 몰랐다. 감독님이 나를 싫어하실 줄 알았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정말 기뻤다(웃음). 그만큼 솔직했던 오디션은 내 인생에 처음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연습해놓겠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하며 어필했다. 어떻게든 출연하고 싶었다”

Q. 첫 사극이고 처음으로 이름이 있는 배역이다.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덜덜 떨릴 정도로 부담감이 엄청났다. 드라마에서 대사를 외운다는 것 자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을 때였다. 하지만 선배님들의 조언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이런 식으로 연기해’라고 말씀하시면서 친절하게 알려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 맡은 배역이 ‘이세훈’의 첩 ‘계향’ 역이었다. 최진호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는데 드라마 내용과는 다르게 정말 자상하신 분이다(웃음). 김의성 선배님도 촬영장에서 뵐 때마다 어색하지 않게 말도 많이 걸어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분장 선생님들이 ‘계향이 여기 점 있네? 점 찍어줄까?’라고 하면서 더 신경 써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보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단역인데 예쁘다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신기한 건 그때 분장팀을 KBS2 ‘조선로코 녹두전(이하 ‘녹두전’)’ 촬영 때도 뵙게 됐다. ‘계향’ 역은 시대 상황이 개화기 때라서 비녀만 장식하면 됐지만 ‘녹두전’ 때는 아예 기생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그때는 많이 힘들더라(웃음). 그나마 요즘엔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는데 옛날엔 사극 분장을 어떻게 소화했을까 놀라웠다”


Q. 구한말 배경의 드라마인 만큼 고증을 위해서 역사적인 지식이 요구될 것 같다. 이 부분에 있어서 노력한 부분

“내 생각보다 많은 공부가 요구됐다. 당시 기생들의 말씨, 제스처, 생활 환경 등 기본적인 요소를 인지하고 있어야 확신 있는 연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Q. 이 드라마를 보고 ‘이주빈’이라는 배우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이 생겼을 것 같은데

“그전부터 나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은 이 드라마를 보고 반갑게 느끼셨겠지만 사실 당시에는 크게 이슈가 되진 않았다(웃음). 이후 JTBC ‘멜로가 체질’에서 조금 더 인지도를 쌓게 됐을 때 ‘이주빈이 여기에도 나왔었어?’라고 말하면서 다시 찾아보시는 분들이 많았다”

Q. 같은 해 KBS2 ‘하나뿐인 내 편’에서는 ‘천수정’ 역을 맡아 불륜 상대 역할을 맡기도. 2018년에 높은 시청률의 드라마로 모습을 자주 보여준 것 같다.

“운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든다. ‘미스터 션샤인’, ‘하나뿐인 내 편’ 둘 다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작품이었기 때문에 얼떨떨했다. 감독님께서 생각보다 임팩트 있는 배역을 계속 주시니까 ‘더 잘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했다. 조금씩 더 연기적인 욕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한 씬만 더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계속 들고”

Q. 2019년 OCN ‘트랩’에서는 ‘강우현’의 비서 ‘김시현’ 역을 맡았다. 작중 늘 차가운 표정과 뛰어난 두뇌를 갖고 있는데 평소 성격과 비교한다면

“정말 어려운 캐릭터였다(웃음). 내가 말을 안 하거나 웃지 않으면 도도하고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이 촬영에서도 감정을 최대한 안 보이려고 노력했다.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나도 무언가 좋아하거나 꽂히게 되면 미친 듯이 파는 특성이 있다. ‘덕후’ 기질이라고 해야 할까. ‘김시현’을 보면 ‘포커페이스’처럼 사람마다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나. 나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무척 입체적인 성격이다. 상대하는 사람마다 대하는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Q. 같은 해 JTBC ‘멜로가 체질’에서 ‘이소민’ 역을 맡았다. 연기하는 캐릭터에 걸맞게 전여빈, 한지은과 같은 대학교, 같은 과를 졸업했는데 편한 부분은 없었는지

“여빈이가 너무 반가웠다. 사실 내가 한 학번 먼저 입학한 선배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학교 다닐 때는 내가 다소 소심한 편이었기 때문에 학년 후배 수업을 들으면서도 조용조용했다(웃음). 그때는 아직 벽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서로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기 때문에 촬영장에서 다시 마주한 순간 너무 좋았다. 여빈이는 나보다 먼저 활동을 했던 친구고 이전부터 출연한 작품을 볼 때마다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감독님이 우리 관계를 알고 이렇게 캐스팅한 게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건 아니었다(웃음). 여빈이가 성격도 너무 털털하고 밝아서 곁에 오래 두고 싶다”

“지은 언니는 ‘연기 잘하는 언니’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 다리 건너서 선배님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상태였다. 촬영장에서 만나게 됐을 때 학교 얘기로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그 조교님 아직 계셔?’ 이런 식의 대화(웃음). 우리들끼리 너무 편했기 때문에 종영한 이후로도 가끔 만난다”

Q. 20대, 30대 남녀의 수많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남겼다. 출연한 배우로서 아쉬운 감정이 많이 남았을 것 같은데

“방영할 당시에는 ‘이렇게 재밌는데?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다(웃음). 그런데 최근 ‘왓챠플레이’, ‘넷플릭스’ 등 여기저기 VOD로 많이 올라오면서 다시 반응이 뜨거워지더라. ‘역시 좋은 작품이란 이렇게 다시 인정받는 거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Q. 2020년을 기준으로 만 30세가 되었다. JTBC ’멜로가 체질’이 30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을 다뤘다는 점에서 더욱더 특별한 것 같다. 30살을 맞이하며 바뀐 가치관이나 느낌이 있다면

“사실 30살이 되기 전에는 나이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결혼도 해야 하고, 일도 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막연한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30살이 되니까 ‘나이가 뭐?’, ‘살날이 이렇게 많은데 왜 20대만 고집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20대에는 그것만의 매력이 있지만 30살이 되고 난 후 느끼는 장점도 많다. 일단 무엇보다 삶을 더 여유롭게 느끼며 시야가 넓어진 기분이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선에 굳이 따르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이소민’은 한때 잘나갔지만 현재 하락세를 걷고 있는 배우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는 역할. 이전에 입체적인 성향과 감정을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만족하나

“연기하는 내내 너무 재밌었다. ‘이소민’이라는 배역은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나보다 조금 더 현명하고 유연한 사고관을 가진 캐릭터라고 해야 할까. 사차원이긴 하지만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매력 있는 역할이다. ‘이소민’으로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웃음). 감독님이 정말 캐릭터를 잘 구상해주셨다”

Q. 2019년에 KBS2 ‘조선로코 녹두전’에 ‘매화수’ 역으로 출연했다. 원작 웹툰 ‘녹두전’에서는 ‘매화수’가 조력자, 라이벌 역할을 맡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먼저 대본을 받고 출연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아쉬운 건 없었다. ‘조금 더 단순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야’라고 말씀하시면서 캐릭터를 설명해주셨다. 작품에 돌입하기 전에 ‘이제 제대로 기생 연기를 해보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원작에서는 ‘매화수’가 굉장히 멋있게 나온다. 그렇지만 드라마 ‘녹두전’의 매화수도 나름의 멋이 있다. 잘나가는 기생이지만 자만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이성에게는 직진하는 그런 부분. 입체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Q. 배우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학창 시절에는 막연하게 ‘너 예쁘니까 연예인 해라’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연습생이 되고 나서는 학교로부터 일찍 도망갈 수 있다는 ‘일탈’ 느낌이 좋았다(웃음). 당시에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지 않고 무언가 색다른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보였다. 뷰티, 광고, 바이럴 모델을 활동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연기’에 대해서 조금씩 접근하게 되더라. 그때까지도 연기자가 꿈이지만 연기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이후 ‘연기 레슨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되고 지금까지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배우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언제인지 콕 집어서 묻는다면 광고 모델 일을 처음 접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 일을 하면서 연기가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물론 존경하는 감독님, 선배님은 너무나 많지만 연기에 대한 갈망이 내 피부에 와닿는 순간은 직접 연기를 했을 때인 것 같다”

Q. 오디션 과정 속 나만의 준비과정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대본을 정말 미친 듯이 해석한다. 그 장면을 최대한 상상하고 몰입해보는 편이다. 그 이후에는 유튜브나 영화를 통해 비슷한 부분을 찾아보고 그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심리에 대해서 사람을 관찰하는 게 좋더라. 쓸데없이 계속 본다(웃음)”

Q. 연기할 때 자신이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부분

“이전에는 내 연기에 나 자신이 만족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더 보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카메라가 얘기해주지 않나. 결국 연기라는 것은 ‘소통’인 것 같다. 내가 연기자로서 역량을 표현하고 대중은 그 모습에 대해서 반응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촬영장 안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추어야 하고 그 모습을 평가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시청자들이 보고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연기다”

Q. 작품 속에서 맡아보고 싶은 역할

“조금이라도 몸이 건강할 때 액션물을 촬영해보고 싶다. ‘안녕 드라큘라’ 때도 그렇고 ‘그 남자의 기억법’ 때도 그렇고 준비 기간이 긴 역할을 주로 맡았다. 긴 준비 기간에 적응했다고 해야 할까(웃음). 액션을 배우는 기간이 긴 만큼 노력해서 좋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그동안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가장 힘이 되었던 선배나 동료가 있었나

“‘멜로가 체질’에서 매니저 ‘이민준’ 역할로 나왔던 명준이. 그 친구와 작품 오디션 과정부터 함께 준비했는데 지겨울 정도로 대본을 연습해서 나중에는 지문 하나까지 기억날 정도였다. 지금도 친남매처럼 서로 의지하고 응원하는 사이다. 나도 이렇게 호흡이 긴 배역을 처음 맡았고 명준이는 드라마 촬영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원래 이전부터 겹치는 친구들이 많아서 알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친하진 않았다(웃음). 지금은 정말 편한 사이가 됐다”


Q. 슬럼프는 없었나

“촬영 때마다 매번 오지만 나는 그 충격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 밀어놓고 있으면 자극이 없지 않나. 주로 연기적인 욕심 때문에 많이 생긴다. 가장 힘들 때는 열심히 해도 기대했던 것만큼 연기가 안 나올 때인 것 같다. 두 손 두 발 다 들 때까지 노력했는데도 결과물이 잘 안 나오면 그때는 아주 속상하더라. 물론 그런 나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즐기고 있다. 스케줄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Q. 피부나 몸매 관리의 비법이 있다면

“‘공복 유산소 운동’. 평소에도 활발한 편이라서 이전부터 헬스장을 자주 가긴 했지만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운동이다”

“피부 관리에 있어서 수면 시간은 정말 중요하다. 피부 재생, 탄력도가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밤 10시, 11시에 잠들어서 새벽 일찍 깨더라도 그 일정 시간에 꼭 자려고 노력한다. 나는 평소에 3시간 잘 때도 있을 정도로 수면 기복이 심한 편이지만 자는 시간은 꼭 일정하게 맞춘다. 그 이유로 가급적이면 취침 시간에 핸드폰도 사용하지 않는다”

Q. 이상형과 결혼관

“물론 외모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우선이다. 사실 이전에는 외모가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그게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따뜻하고 공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좋다. 대화가 잘 통하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SBS ‘런닝맨’에 나가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활동적인 편이기도 하고 몸을 잘 안 사려서 재밌게 임할 수 있다. 평소에도 가만히 못 있는 성격이다(웃음)”

Q. SNS 속 반려견 사랑이 돋보인다. 휴일에는 산책도 많이 하는 편인가

“3년 전까지만 해도 반려견 ‘순이’가 산책하는 걸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아파한다. 가을 날씨인데도 덜덜 떨 정도로 힘들어하더라. 그래서 무엇보다도 안아주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13살인 만큼 이빨도 없어서 요즘엔 직접 사료를 만들어준다”

Q. 2020 S/S 서울 패션 위크에 참석하는 등 패션에 관한 관심은 여전해 보인다. 평소에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다면

“나는 ‘꾸안꾸’ 스타일을 정말 좋아한다. 신경 쓴 듯 안 쓴 듯한 그런 느낌. 바지랑 치마 중에 고르라고 하면 나는 보통 바지를 고르는 편이다. 바지가 활동성이 있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더 편하더라. 옷은 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끔 꾸미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럴 때는 옷 자체보다는 가방이나 모자 같은 소품을 활용해서 포인트를 준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오래 봐도 안 질리는 배우. 개인적으로 배우는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봐주지 않는다면 굉장히 버티기 힘든 직업이지 않나. ‘내가 누구를 위해서 연기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으로만 작업이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그 영향력은 아주 크다. 그래서 항상 노력하며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활동 계획

“3월에는 웹 드라마 촬영에 매진하고 예능 프로그램 계획도 있다. 나에 대해서 아직 궁금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으로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무엇보다 실망을 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 감기 조심해야 한다. 무조건 건강이 최고니까(웃음)”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윤호준
니트톱: COS
원피스: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아우터: 자라
수트: 시스템
슈즈: 모노바비
주얼리: 바이가미
헤어: 아우라뷰티 허세원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우라뷰티 정보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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