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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유빈 “올해 10곡 발매 목표, 곡 쌓이면 내년 콘서트 욕심”

이진주 기자
2020-06-12 14:56:42

[이진주 기자] 마음이 궂은 날 창밖의 빗소리가 위로가 되고, 생각이 흐린 날 다정한 목소리가 힘이 되곤 한다. 어지러운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처럼 촉촉한 음색과 곱씹게 되는 노랫말로 상처를 보듬어주는 싱어송라이터, 정유빈을 bnt가 만났다.

정유빈은 데뷔 전 SNS를 통해 자작곡과 커버 영상으로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으며 여러 아티스트의 피처링과 듀엣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세상에 알렸다. 그렇게 올해 3월30일 차가운 현실에 마주한 자신과 타인에게 따뜻한 음색으로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이중인격자’로 정식 데뷔했다.

이번 화보 촬영에서 밉지 않은 사랑스러운 꾸러기 콘셉트에 엉뚱하고 잔망한 모습을 연출하며 유쾌한 분위기로 끌고 가는가 하면 빛과 어둠 속의 이중인격자 콘셉트에 시크하고 진지한 태도로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이어 남색 밤하늘의 파란 별 콘셉트에 청묘한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내며 연신 감탄을 자아냈다.

Q. 화보 촬영 소감은

“인생 첫 화보인데 스태프분들께서 계속 칭찬해 주신 덕분에 주눅 들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 특히 두 번째 조명으로 한 콘셉트가 잘 나온 것 같아 마음에 든다(웃음)”

Q. 자기소개와 근황

“일상 속에서 겪을 수 있는 고민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스물일곱인 내 나이를 이미 겪은 분들과 앞으로 겪을 분들에게 과거의 고민 혹은 미래의 고민들이 내 노래를 통해 조금이나마 표현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래하고 있다”

“3월30일에 첫 데뷔 싱글 앨범을 냈고 쉼 없이 바로 두 번째 싱글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녹음과 뮤직비디오 회의뿐 아니라 앨범 재킷의 아트워크를 직접 작업하고 있는데 7월22일 발매 예정이다”

Q. 여름 앨범은 어떻게 구성되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자작곡 두 곡과 처음 공개하는 한 곡을 더해 총 세 곡이 담길 예정이다. 새로운 곡은 ‘좋아하고 아름다운 것을 볼 때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 바람을 담았다”

Q. 최근 발매한 1집 앨범의 ‘이중인격자’와 ‘칠’ 소개

“두 곡은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확신하지 못해 혼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기에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특히 타인에 의해 단정 지어지는 것들이 나를 더 갇히게 하는 것 같아 그런 부분에 대한 서로의 배려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Q. 1집 아트워크를 직접 작업했다. 미술에도 소질이 있나

“어릴 때 꿈이 화가였을 만큼 초중고 친구들은 나를 그림 그리는 애로 기억할 거다(웃음). 미술 학원은 다니지 않았고 혼자 입시 미술을 했는데 친구들 그림을 보니 내 그림이 형편없어 포기했다”


Q. 가수를 꿈꾼 동기나 계기

“막연하게 가수는 멋있는 사람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친구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못 할 이유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Q. 롤모델의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 선망의 대상이 있을까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이다. 특정 인물이 롤모델이 되면 따라 하는 기분이 들고 그 사람처럼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 같아서 독립적인 나로 성장하고 싶다. 또 무대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무대에 오르는 모든 분을 존경한다”

Q. 기타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스물한 살 때까지 내 노래를 만들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단순히 누군가의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알게 된 코드 몇 개의 조합으로 처음 써본 가사에 멜로디를 입히면서 시작하게 됐다”

Q. 그렇다면 첫 자작곡은 무엇인가

“자존감이 낮은 나를 위로하는 ‘텅 빈 방’이라는 곡이다. 한동안 나의 외적인 모습에 대해 모질게 말했던 사람들 때문에 자신을 깎아내리고는 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전에도 지금도 누군가에게 위로받는 건 이기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강해져야겠다는 마음으로 만들게 됐다”

Q. 자작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

“반려견 레오을 생각하며 쓴 ‘있다고 말해줘’. 레오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 분리불안증이 심해 병원에서 전화가 왔었다. 수화기 너머로 처음 들어보는 레오 비명에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레오 옆에는 내가 항상 있으니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만든 노래로 가장 마음이 간다”

Q. ‘있다고 말해줘’를 들은 레오 반응은?

“아무 생각 없는 것 같더라. 무지와 레오 둘 다 내가 노래 부르면 다른 방으로 가버린다(웃음)”

Q. 소속사와의 만남

“이전 회사에 음악 감독님으로 지금의 대표님이 계셨다. 그 회사에서 3개월 정도 작업해보니 전체적인 성향과 방향이 나와 맞지 않아 계약하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 음악 활동을 하다가 1년 후 대표님께서 회사를 꾸리고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해주셨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괜찮다고 격려해주신 분이었고 무엇보다 내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함께 하게 됐다”

Q. 본인의 경험이 음악 작업에 얼마큼 영향을 미치나

“전부. 내 생각들이 온전히 담긴 거라서(웃음). 특히 과거의 상처에 머물고 있는 감정들이 크게 작용한다”

Q. 싱어송라이터로서 멜로디, 가사 등 고집하는 스타일이 있다면?

“고집하는 건 아직 없다. 데뷔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음악에 대해 흡수한 것들이 적다”

Q. 작사·작곡하다 보면 창작과 모방의 경계에 둔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나

“스스로 조심할 수밖에 없어서 주의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은연중 흘려들었던 노래가 멜로디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나 혼자 검열하지 못하는 부분은 주변의 도움과 피드백을 받는다”


Q. 데뷔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19만 팬을 보유하고 있다. 비결이 있을까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곡과 좋아하는 곡들을 파악해 들려드리고 있다. 빠른 업로드가 목표가 아닌 진중히 몰입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스타일인데 그런 세심한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덕분에 영상 만드는 게 취미가 돼서 재밌게 작업하고 있다”

Q. 특히 아이유, 백예린, 선미의 커버 영상이 유독 많은데 이유가 있을까

“이야기를 전달하는 느낌이 좋다. 그들의 노래 가사를 보면서 사물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배우고 있다”

Q.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

“아이유 선배님과 작업하면 웃으면서 눈감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또 공연을 많이 보러갔던 곽푸른하늘 님. 바다와 비슷한 음색에 평정심을 얻게 된다. 사실 누구든 내 목소리와 잘 어우러진다면 모두 함께하고 싶다”

Q. 그렇다면 자신은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나

“지금의 노래들은 우울함에 젖어 한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커버 영상을 보면 밝은 노래도 곧잘 한다. 할 수 있는 장르가 다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힙합, R&B, 발라드 등 여러 가지 색을 풀어내고 싶다”

Q. 친한 가수 동료

“싱어송라이터 잎샘과 ‘어느새봄’ 레이블에 속해 있는 임소정. 동갑이라서 편하고 자주 만난다”

Q. 닮은꼴

“눈이 작은 연예인은 다 들어본 것 같다. 이시언 배우님과 머리 기르고 나서는 이상순 선배님도 들어봤다. 두 분 다 좋아하는 분들이라 기분이 나빴던 적은 없었고 보는 눈이 이렇게 다 다르다고 느꼈다”

Q. 콘서트 계획은 있을까

“당장은 어렵겠지만 올해 안에 자작곡 10곡 정도를 발매할 예정이다. 곡이 조금 더 쌓이고 세상이 지금보다 밝아진다면 내년쯤 한번 계획해보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3~4년 전부터 자작곡 발매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은데 처음으로 고음질의 음원을 들려드릴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좋은 곡으로 보답하고 싶다”

Q. 최종 목표

“거창한 미래를 생각하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서 태풍을 만나도 무너지지 않고 잘 뚫고 가는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김연중
헤어&메이크업: 미즈노블 장재희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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