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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소진 “연기 도전, 가수 활동하면서 호기심 있던 분야로 너무 재밌어”

2020-08-25 11:11:32

[박이슬 기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4분이 지나고 기억 속에 서서히 스며들어 갔다. 무대 위에서 받았던 강렬한 감동은 가슴 한쪽에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의 뜨겁고 짧았던 호흡은 아직도 코끝에 생생하게 남았다.

그룹 나인뮤지스가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에 대해 그는 “조금 아쉬운 점은 10주년 기념으로 팬미팅이나 콘서트를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와 상황적으로 할 수가 없다.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팬들이 너무 보고 싶다. 10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10년 동안 꿋꿋이 옆에 있어 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진심으로 팬을 사랑했던 조소진. 그는 그룹 나인뮤지스에서 배우까지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아직도 그 순간을 떠올리며 그 시절을 추억한다. 그의 천천히 붉어졌던 눈시울은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떠올리게 했다.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예전에도 bnt와 화보 촬영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와 또 다른 느낌의 콘셉트로 촬영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사실 두 번째의 수트는 여러 번 해본 적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첫 번째와 마지막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것처럼 고르기 힘들다. 굳이 고르자면 마지막이다. 자유롭게 노는 콘셉트여서 편하게 진행했다”

Q. 최근 나인뮤지스가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소감이 있다면?

“사실 중간에 합류한 멤버여서 10년을 활동한 것은 아니지만 팬들이 축하 메시지를 많이 보내줬다. 정말 감사하고 감동 받았다. 우리끼리 단톡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추억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조금 아쉬운 점은 10주년 기념으로 팬미팅이나 콘서트를 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와 상황적으로 할 수가 없다.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팬들이 너무 보고 싶다. 10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10년 동안 꿋꿋이 옆에 있어 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Q. 나인뮤지스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은 것들이 많을 것 같다. 무엇이 있나?

“기억에 남는 것은 너무 많지만 8명이 한 콘서트와 4명의 콘서트 그리고 마지막 팬미팅이다. 가장 임팩트가 크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많이 느꼈던 날들이다”

Q. 마지막 팬미팅은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어땠나?

“많이 울었다. 올라가기 전에 절대 울지 말자고 했지만 첫 곡에서 바로 다른 멤버가 울었다. 그 모습을 보고 참다가 결국 리더 빼고 전부 울었다. 무대 아래에서 응원하던 팬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자세히 보였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온다. 안 보일 것 같던 얼굴들이 표정까지 전부 보였다”

Q. 가수로 데뷔해 배우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계기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호기심이 있던 분야였다. 지금은 좋은 기회가 생겨서 하고 있지만 하니까 더 재밌다. 내가 못한다는 생각에 멘붕도 여러 번 왔지만 재밌게 하고 있다. 그래서 연기뿐만 아니라 유튜브도 더 알아가고 공부하는 중이다”


Q. 현재 웹드라마 ‘내 상사는 백만 유튜버’에 출연했다. 에피소드는?

“하루하루가 진짜 웃겼다.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이 실제로도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버분들이었다. 혼자서 말씀하는 것을 잘하는 분들이 전부 모여있으니까 현장이 정말 시끌시끌했다. 실제로 개인 방송을 보는 느낌이었다. 각자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연기인지 유튜브인지 일상생활인지 잘 몰라서 웃겼다”

Q. 아이돌 생활과 가장 다른 점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 더 무거워졌다. 아이돌 활동할 때는 부족한 부분들을 멤버들이 채워주기도 하고 서로 힘을 받는 부분도 많았다. 반면에 배우 활동은 혼자하고 있어서 힘들어도 혼자 감당하고 공감해줄 멤버가 없다. 그런 점이 더 힘들지 않나 싶다”

Q. 도전하고 싶은 배역

“첫인상을 되게 세게 보시는 분들이 많다. 나인뮤지스의 걸크러쉬적인 이미지도 그렇고 이목구비가 강하다 보니 그렇게 보는 분이 많다. 하지만 의외로 밝은 부분도 많고, 털털하다. 그래서 밝고 푼수 같기도 한 허당 역도 해보고 싶다. 그럼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올 것 같다. 예를 들면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역과 ‘감자별’의 노수영 역할이다”

Q. 연기할 때 가장 중점으로 두는 부분은?

“최근에 더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내 목소리가 중저음에 먹는 목소리다. 그러다 보니 발음이 가장 뭉개진다. 그래서 대사전달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Q. 가수 혹은 배우가 아니었다면 무엇을 했을지?

“제가 사주를 몇 번 봤는데 이쪽이 아니면 다른 길이 없다고 했다. 아니면 패션이나 뷰티 쪽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쇼핑몰의 모델 겸 CEO나 뷰티 유튜버나 모델로 하고 있을 것 같다”

Q. 유튜브로도 활동하지 않나. 소개 부탁드린다.

“요즘은 다이어트 댄스를 주로 한다. 일반 댄스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예정이다. 뷰티나 브이로그로도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자주 보여줄 예정이다”

Q.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많이 먹는 먹방이다.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 지금은 위를 많이 줄인 상태인데 예전에는 매운 떡볶이를 시키면 혼자서 다 먹을 정도로 양이 많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 가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 원래 활동 때 유지하는 몸무게와 비활동 때 유지하는 몸무게가 있다. 그런데 요즘 하루에 4끼를 먹다 보니 비활동 때 몸무게보다 5kg 정도 늘었다. 그래서 화보 때문에 14일 만에 5kg 가까이 감량을 했다”

Q. 활동 때 몸무게 유지는 어떻게 하는지?

“무대에서는 적나라하게 보인다. 그래서 다들 엄청나게 말라서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신기하게 한 명이 살이 빠지면 나머지 멤버들도 살이 빠진다. 전체적으로 말라간다. 활동이 끝나면 괜찮은데 활발한 활동 중에는 다들 피골이 상접해있다. 사전녹화가 끝나기 전까지는 아메리카노 한 잔과 밥 조금으로 버티거나 아메리카노만 먹고 버티곤 했다”


Q. 슬럼프가 왔었는지?

“당연히 있다. 나인뮤지스가 해체되고 나서 인생에서 가장 큰 슬럼프가 왔다. 지금도 가끔 하는 고민이지만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스스로 모르는 시기였다. 그리고 여태까지 해온 일들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무엇을 하긴 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더라. 모든 생각이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몇 개월 힘들다가 지금은 괜찮아졌다”

Q. 슬럼프를 이겨낸 방법은 무엇이었나?

“쉬는 것이 더 힘들었다. 그 힘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팬들이다. 팬들 덕분이 가장 크다. 자존감도 떨어지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팬들이 항상 ‘오늘은 뭘 했어? 뭘 먹었어?’라는 말들을 해주면 내가 뭐라도 되는 사람 같았다. 그것 때문에 일어날 수 있었다. 활동 때부터 팬들도 지칠 텐데 끊임없이 물어봐 줬다. 항상 SNS로 물어봐 주고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내가 잘 지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Q.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 기억나는 팬이 있는지?

“한 명으로 고르기는 힘들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 준 팬이다. 중간에 힘들어서 떠나가신 모든 팬분 전부 감사하지만, 결론적으로 끝까지 옆에 있어 준 팬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많은 감정을 공유했다. 평생 친구가 될 것 같다”

Q. 연기와 가수 꿈나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

“공부를 열심히 해라(하하). 그래도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차피 돌아오게 되어있다. 계속 마음과 머릿속에 생각이 나게 돼 있다. 중간에 어떤 풍파가 찾아와 잠깐 쉴 수는 있어도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다. ‘공부할걸’이라는 후회도 많이 했지만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한 것이 잘한 일이다”

Q. 본인의 장점은?

“모든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무덤덤한 것이다. 친구들이 가끔 감정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내일과 내일모레를 살아가더라도 전에 있었던 안 좋은 일들에 개의치 않다. 마지막으로는 밝은 것이다”

Q. 롤모델

“어머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상황에 대해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결혼해서 아이가 있는 친구들을 봐도 모든 일이 쉽지 않고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이 모든 것을 견디고 지금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가 너무 대단하다.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Q.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지

“잔잔하게 오래 기억 남는 배우다. 오랫동안 활동하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

Q. 이루고 싶은 것

“평범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쉬운 것 같지만 너무 어렵다. 평범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돈과 여유가 필요하다. 평범하면서 행복까지 느낄 수 있는 그런 삶이 되고 싶다. 소소하고 작은 것에도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그것을 잃을 때가 많다. 작은 것을 큰 행복으로 느끼는 것보다는 조그마한 불행은 아주 크게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그것보다는 행복에 큰 중점을 두고 싶다”

Q. 최종목표

“노후에 소소하게 정자에서 같이 늙어가는 팬들과 내가 좋아하는 소중한 사람과 여름에 수박을 먹고 싶다”

Q.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팬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형용하기 힘들다. 단순하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더 복잡하다. 그래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에디터: 박이슬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구카, COS, 딘트
슈즈: 렉켄
쥬얼리: 앵브록스
백: 엘레강스 파리
헤어: 미즈노블 니키 원장
메이크업: 미즈노블 제시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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