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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창의가 만족할 수 없는 이유

박찬 기자
2020-10-08 15:11:30

[박찬 기자] 돌이켜보면 배우란 참 담백한 직업이다. 고대하던 대중들을 위해 다양한 역할로 분하면서도, 타인의 기억 속에 캐릭터 잔상 그대로 머무르기도 한다. 매 순간 신선하게 맞닿은 다면적 초상은 이토록 견고하고 굵직이 새겨지는 것이다. 그때마다 배우는 작품 플롯에 맞춰 발 빠르게 얼굴선을 그려나가며, 마침내 제3의 인물을 완성한다.

송창의는 그 가운데에서도 연기자로서의 책임감과 자신감 모두 고스란히 겸비한 배우다. 2002년 뮤지컬 ‘블루 사이공’을 시작으로 ‘헤드윅’,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레베카’ 등 다양한 뮤지컬 무대에서 맘껏 기량을 보였으며, 2005년부터는 안방극장에도 진출해 SBS ‘황금신부’, MBC ‘이산’, KBS2 ‘내 남자의 비밀’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열연했다.

실제로 만난 그는 놀랄 만큼이나 진실한 목소리를 갖춘 모습이었다. “연기할 때의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조금 더 치열하게, 조금 더 인물의 정서를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중심을 곧게 지킨다.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 2)’의 하율이 아빠로 새롭게 마주한 송창의, 그 온전한 얼굴은 지금의 호흡에 만족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Q. 오랜만에 나선 화보 촬영장, 감회가 새로울 텐데

“정말 기분 좋게 임했다. 오랜만에 나선 화보 촬영이라서 그런지 설레는 감정이 컸다(웃음)”

Q. ‘동상이몽 2’에 출연 중이다. 예능 프로그램 스케줄로 정신없겠다

“연기할 때가 아닌, 가족들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서 즐겁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다들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Q. 프로그램 내에서 친근한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연에 앞서 걱정했던 점은 없나

“물론 처음에는 걱정이 컸다. 시청자분들이 즐겁게 봐주셔야 하는데 내가 다소 진지한 면이 있다. 그래서 ‘과연 재밌게 봐주실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것 같다. 소탈한 모습을 이번 기회에 잘 보여드려서 만족한다(웃음)”

Q. 과거 나영석 PD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예능에 대한 미련이 남아 ‘동상이몽 2’에 출연한 건지 궁금했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깊은 편이다. 나영석 PD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거절이라기보다는 작품 스케줄로 인해 당시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광화문연가’라는 뮤지컬 연습에 매진 중이었기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과 병행하기는 어려웠다. KBS2 ‘해피선데이 - 1박 2일’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도전하면서 진지한 감정 연기 연습까지 병행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물론 다시 한번 기회 주신다면 노력할 자신 있다(웃음)”

Q.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득과 실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는 가장 먼저 제작진에 감사한 마음이 컸고, 우리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됐다. 득과 실을 따지기보다는 그냥 편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결과물로 남을 수 있고 그게 결국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나. 즐겁게 임하자는 생각이었다(웃음)”

Q. 2016년 결혼 후 귀여운 딸까지 만나면서 가정적인 이미지가 더 커진 듯하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전에는 역할 자체가 정적이거나 차분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돋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연기했을 때의 모습과 실제 생활 속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Q. 아무래도 ‘연기자로서 이미지 자체가 굳어진 것 같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이번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달라진 부분이 있나

“주변에서는 크게 달라졌다고 하더라. 평소에도 나를 드라마 속 역할의 이미지로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동상이몽 2’에서는 아무래도 개인적인 성향과 더불어 자유로운 내 모습이 그대로 나오지 않나. 그런 소탈하고 개구진 캐릭터에 대해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생긴 듯하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아닌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실제 성격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Q.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는 점, 40대가 되었다는 점이 배역 이미지로서 변화를 주지는 않았나

“아마 없지 않아 있을 거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육아 생활도 했으니 그 모습 속에서 달라진 부분이 조금은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각 작품에 맞는 연기도 할 수 있는 거고. 좋든 나쁘든 어느 정도의 변화는 감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Q. ‘송창의’라는 사람 안에 수천 가지 성향이 있을 텐데 그중 단편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 아쉬웠던 적은 없었는지

“당연히 늘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러 가지 모습을 갖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작품 속 굳어진 이미지 때문에 고민한 적이 많다. 항상 비슷한 연기를 추구하는 것도 아닌데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알게 모르게 뮤지컬 공연에서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아왔다. ‘헤드윅’에서는 트렌스젠더 록 가수를 맡았고, ‘엘리자벳’에서는 상당히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다. 아마 드라마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의 캐릭터 위주로 캐스팅됐기 때문에 나를 그 이미지 그대로 다들 생각하시는 것 같다. 이제 아이 아빠가 됐고,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적인 부분이 드러난 만큼 새로운 영역의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물론 더 색다른 역할도 좋고”

Q.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룬 작품 ‘저 산 너머’, 오랜만에 영화계에 얼굴을 비췄는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상당히 영광스럽다. 사실 감독님께서 김수환 추기경의 조부 ‘김익현’ 역할을 맡겨주셨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실존 인물의 정서를 어떻게 담아야 할까 고민이 컸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작품에 참여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그에 보답하고자 더욱더 노력했다”


Q. 2002년 ‘블루 사이공’을 시작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레베카’ 등 다양한 역할로 변모하며 뮤지컬 배우의 길을 넓혀갔다. 다시 맡게 된다면 어떤 역할을 새롭게 표현해보고 싶나

“역시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지 않을까. 10주년 때는 되게 서정적인 느낌으로 연기했었는데 다시 맡게 된다면 또 다른 ‘베르테르’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제 나이도 들어서 ‘알베르트’ 역할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도 하지만(웃음). ‘헤드윅’도 그런 부분에서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스토리의 내용이 깊은 만큼 이 캐릭터를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무대에 오를 때마다 ‘내가 이걸 다 이해하고 연기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인물 간 심경이 심층적이고, 역사적인 배경 또한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고민이 컸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헤드윅’ 공연을 기획할 때 연령층 높은 배우들로 캐스팅한다고 하더라. 시간이 흐른 지금,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나이라고 생각한다”

Q. 누구나 잠들기 전 ‘흑역사’를 돌이켜보며 후회하지 않나. 본인의 연기를 보고 아쉬웠던 순간이 있었는지

“아쉬움은 항상 남는 것 같다. 어느 한순간이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내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진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노력할 때, 어느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연기할 때 가장 아쉽다. 그래서인지 ‘한계점 위로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 들 때가 많다. 조금 더 치열하게, 조금 더 인물의 정서를 깊게 파고들어야 한다”

Q. 학창 시절 ‘레 미제라블’에 감명 받아 배우를 결심했다고 말했는데 당시 롤모델은

“‘레 미제라블’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예술극장에서 봤던 작품이다. 최정원, 남경주 선배님을 포함한 당시 작품 내 모든 배우 분들이 빛나 보였다. 무대에 열중하고 나한테 메시지를 던져주는 그런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였고 나 또한 도전해보고 싶었다. 롤모델이라고 누구 한 명을 콕 집는 게 아니라, 이 작품을 맡았던 분들 모두 내 우상이자 염원이었다”

“그 무대를 보고 나서 예술고등학교를 진학하려고 했었는데 부모님 반대로 인해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게 됐다. 고등학교에서 방송반, 연극부 활동을 쭉 이어왔기 때문에 담임 선생님도 내게 그 방면의 학과를 준비하라고 조언해주시더라. 이후 연극과를 진학하게 됐고, 학교를 졸업하고 졸업작품으로 뮤지컬로 준비하게 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물론 연극과 뮤지컬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이 내 길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남들처럼 스타가 되고 싶다는 부푼 꿈을 가진 적도 없다”

Q. 보통 연기자로서 유명세를 얻고 싶어하지 않나

“연극과를 진학했지만 그때로써는 내가 드라마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 못했다. 단순히 ‘연극이 재밌기 때문에 대학교에서 배운다’라는 이유로 진학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스타가 되고 다양한 방송에서 사랑받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영광이겠지만 너무나 먼 목표지 않나. 정말 나와는 다른 사람 이야기처럼 들렸던 것 같다”

Q. 단순히 연극이 좋아서 선택한 대학 생활, 힘든 부분은 없었는지

“정말 좋은 기회로 입학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연극을 만들고 공연한다는 점이 정말 힘든 ‘노동’으로 다가왔다. 수업 시간이 끝나면 타이트하게 연극 연습을 시작하고 공연 준비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정신없이 1학년 마쳤을 때 ‘이 길이 맞는 걸까’ 잠시 고민했던 것 같다”

Q. ‘연기 명문’이라고 불리는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했다. 이후 작품 활동까지 ‘탄탄대로’를 걸어온 듯하다

“확실히 짚어보자면 ‘탄탄대로’는 절대 아니었다. 항상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고, 그것을 위해서 노력하고 최상의 결과물을 보여드려야 한다. 물론 좋은 작품에 캐스팅된 부분을 생각하면 운도 따랐지만 작품을 위해 그때마다 최선을 다했다”

Q. 이후 SBS ‘황금신부’ 드라마 속 비중 있는 역할을 선보이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한눈에 받았다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나보다 먼저 캐스팅된 분이 계셨는데 신인인 내가 그 자리를 운 좋게 꿰차게 된 거다.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내게 기회를 주신 건 드라마 국장님이었다. 촬영에 돌입하자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나를 믿어주신 만큼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때 국장님께서 ‘내가 너를 선택했으니 드라마가 성공하면 진하게 술을 마시자’라고 했던 게 기억 남는다. 이후 실제로 작품은 성황리에 마쳤고 그때 국장님과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황금신부’를 시작으로 다양한 드라마 작품에도 나아갈 수 있게 됐지만 그 첫 도전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Q. 영화, 뮤지컬 활동에 익숙해졌을 텐데 TV 속에서 선보이는 연기가 부담되지는 않았나

“사실 ‘황금신부’ 이전에도 몇몇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촬영하는 당시엔 ‘내가 맞게 연기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뮤지컬과 TV 드라마 속 연기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 않나. ‘황금신부’를 계기로 조금씩 방송 드라마를 이해하고, 작품과 캐릭터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드라마 연기라고 해서 특별히 힘들다기보다는 인물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거다. 그 때 좀 힘들었다”

Q. SBS ‘인생은 아름다워’,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 안방극장에서 타율이 어마어마하다. 그런 작품을 잘 고르는 안목이 있는 건가

“당치도 않다. 정을영 감독님과 김수현 선생님께서 작품을 맡겨주셨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 잘 배워갈 수 있었다. 내가 감히 무엇을 고르고 선택한 적은 없는 것 같다”

Q. 모든 작품 일정을 소화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런 작품 선정에서는 우선순위를 따지는 편인지

“고르는 기준은 예전에도 없고, 지금도 없다. 물론 나와 정말 안 맞는 캐릭터라면 먼저 제의가 와도 거절을 하겠지만 믿고 맡겨주셨을 때 그 감사함을 먼저 느끼는 편이다”


Q. 작품 대본을 소화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내가 맡은 인물을 최대한 이해하는 것. 배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면 그 누구를 설득할 수도, 감정을 이입할 수도 없다. 그런 감정선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인물과의 일체화를 노력하는 편이다. 그것을 위해 가장 먼저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한다면 그 이유는 배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내 주관이 더욱더 강하기 때문이다. 배우라면 어떤 인물이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작품에 돌입하면 그 사람의 배경, 작중 행적의 이유를 분석하는 게 가장 먼저다. 물론 이렇게 항상 중요하게 생각해도 매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어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쉽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이 인물을 책임지고 표현하고, 대중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게 배우의 의무지 않겠나”

Q. 연기와 본인, 무엇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

“항상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라고 해야 할까. ‘동상이몽 2’에서도 나왔지만 평소에는 장난기도 많고 평범한 남자일 뿐인데 연기할 때는 그 역할에 진지하게 임하는 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나만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고. 근데 앞으로는 조금 더 연기를 즐겼으면 좋겠다. 매사에 신중하고 예민한 편이었다면 이제는 더욱더 자연스럽고 나다운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

Q. 정말로 연기 자체를 즐기면서 하는 배우가 있나. 배우에게 연기는 일의 개념이라서 쉽지 않을 텐데

“정말로 있다(웃음). 표면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지만 정말로 즐기면서 연기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분들도 나름의 부담감이 있겠지만 그 순간 자체를 즐긴다는 점이 부러운 거다. 무대에 설 때도 똑같다.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대사를 외치는 게 쉽지 않은데 부담감보다 흥이 넘치는 분들이 있다. 연기란 자꾸 고민만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니다. 물론 나도 즐겁게 웃으면서 연기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은 고민에 빠져 임했던 것 같다. 유연하고 쾌활한 모습으로 연기에 임해보고 싶다”

Q. 배우 송창의와 인간 송창의, 구분 짓는 가장 큰 기준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배우는 결과물을 홀로 만들어가는 직업은 아니다.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며 더 나은 연기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다만 실제 ‘송창의’라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계산적인 모습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하고 소탈한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성격이 조금 예민한 건 있지만 그게 본모습은 아니다. 그저 술 좋아하는 보통의 남자라고 해야 할까(웃음). 반면 일할 때는 그렇지 않다. 최선을 다해 작품 속 인물을 그려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큰 차이가 보이는 것 같다. 드라마처럼 차분한 모습으로만 산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겠나. 구분이라기보다는 아예 다른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Q. 배우로서 앞으로 노력하고 싶은 것

“인생이라는 게 여러 가지 일의 연속이다. 배우의 역할도 그만큼 다양하고 폭넓은 상황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만의 고정관념과 틀을 없애야 하는데 아직 나는 좀 남아있는 듯하다. 앞으로는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더 열린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 그래야 다채롭게 상황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으니까”

Q. 40대가 되었음에도 연기관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며 성찰하는 편인가

“그렇다. 나이와 전혀 상관없이 그 고민은 쭉 이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터득하는 부분이 계속 생기는만큼 연기에 대한 가치관 또한 더 나아간다”

Q. 좋아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더 듣고 싶다. 집에서는 어떤 작품을 자주 보는지

“특별하게 가리는 건 없고, 트렌드에 따르고자 노력한다. 요즘 어떤 프로그램이 유행하는지 찾아보고 될 수 있으면 다 챙겨보는 편이다. 특히 드라마 작품 같은 경우에는 시청하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그때마다 파악하고 개선하는 습관이 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동상이몽 2’를 가족들과 자주 보게 되더라”

Q. 가족과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낸다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다. 먼 훗날 추억으로 남을 수 있지 않나

“당연히 그렇다. 가족이 노출된다는 점이 부담될 수도 있지만 ‘내가 배우라고 해서 가족들을 꽁꽁 숨겨놓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우리 가족은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시청자들과 교감하고 싶은 거다. 물론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설정은 추가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그대로를 그려냈다는 게 중요하다. 그 내추럴함이 대중들에게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어디를 가든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지 않겠나. 나는 그 부분에서 공감 포인트를 쌓고 싶었고, 아내의 의견도 같았다. 정말 감사하게도 요즘 ‘동상이몽 2’를 출연하면서 ‘우리도 그렇게 산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대중들이 우리 가족을 잘 받아주셨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감정이다”

Q. 딸 하율이에게 어떤 아빠로 남고 싶은지

“이제 딸도 내가 ‘연기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벌써 그 정도 나이가 된 거다. 바라는 게 있다면 하율이가 커서도 열심히 연기에 임하는 것. 물론 집에서 더 자상하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남고 싶다”

Q. 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뻔하게 들릴 수 있지만 믿고 보는 배우. 가장 이상적인 목표다. 아직은 절대 그 단계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신감은 있다. 물론 판단은 대중들이 해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더 노력할 거다. 노력하는 과정은 정말 끝이 없는 것 같다. 배우란 대중들이 찾아주셔야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 기대에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더 성장해야 한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설은주
의상: Officine Generale, LARDINI, Jil Sander, COS, ADHOC, 프레드페리(FRED PERRY)
슈즈: COS
백: 엘레강스 파리
스타일리스트: 김하늘, 고나은
헤어: 서울베이스 한결 원장
메이크업: 서울베이스 곽혜령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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