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나비의 변곡점

이진주 기자
2021-04-15 14:52:48

[이진주 기자]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굴곡진 순간이 모여 인생이 된다. 완만한 삶을 살아온 듯한 이도 나누지 못한 고민과 전하지 못한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멈추더라도 다시 시작할 배포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굳세게 나아갈 수 있다. 그렇게 가수 나비는 음악적 고민을 뛰어넘어 또 다른 변화의 지점에 서 있다.
2008년 데뷔해 ‘길에서’, ‘잘 된 일이야’, ‘마음이 다쳐서’ 등 수많은 이별곡을 탄생시킨 명품 발라더 나비. 그렇게 작사와 작곡까지 참여하며 지속적인 음악 활동을 이어온 그는 세대를 불문하고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한 방송을 통해 기쁜 소식과 함께 근황을 알려왔다.
그는 이번 화보 촬영에서 만삭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했다. 단정한 블랙 수트 세트업에 청순한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플라워 원피스에 상큼한 미소를 더하며 사랑스러운 모먼트를 뽐내 보였다. 이어 라인이 돋보이는 오프 숄더 드레스로 고혹적인 실루엣을 과시했다.
Q. 오랜만에 만났다.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나.
“임신하고 배가 불러오면서 살도 찌고 부어서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콘셉트여서 생각보다 사진이 잘 나온 것 같고 재미있게 촬영했다”
Q. 출산을 코앞에 두고 있다. 만삭임에도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무리한 스케줄은 자제하고 있고 라디오 DJ를 고정으로 하고 있다”

Q. 얼마 전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에서 왕년부로 출연하며 근황을 알려왔는데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13년간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나름대로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또 늘 비슷한 패턴으로 지내다 보니 재미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현역 가수로서 오디션에 참여하는 게 큰 용기가 필요했지만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무언가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쌓아보고 싶었다”
Q. 오래 해온 발라드에서 트로트로 관심을 돌리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트로트는 원래 좋아하고 즐겨 듣는 장르다. 또 R&B와 트로트가 다른 것 같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트로트를 좋아하시는 엄마의 권유도 있었다”
Q. 올 하트도 받았지만 아쉽게 본선 2차전에서 도전이 마무리되었다. 당시 소감이 궁금하다.
“1:1 데스매치에서 떨어졌다. 아쉽기도 했지만 더 올라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았다. 당시 배가 불러오는 시기여서 조심해야 했고 힘든 일정을 소화하기엔 힘들 듯했다. 그래도 몇 달간 준비한 무대를 잘 보여줬고 심사위원분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Q. MBC 표준FM ‘주말엔 나비인가봐’에서 DJ로 활약하고 있다. 친근한 성격뿐 아니라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던데 비결이 있을까?
“하하(웃음).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걸 좋아했다. 또 라디오 게스트를 10년 넘게 했고 수많은 무대 경험을 통해 실력이 다듬어진 것 같다. 하지만 청취자들과 소통하면서 자연히 수다스러워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웃음)”
Q. 절친 송가인이 게스트로 동원되기도 했다. 무명 시절부터 친했다는데 어떻게 연이 닿았나.
“‘잘 된 일이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때 미국 뉴욕에 공연차 들렀다. 그때 가인이는 본명 ‘조은심’으로 국악 민요를 공연했는데 2주간 동고동락하며 자연스레 친해졌고 그 이후로도 계속 연락하면서 한결같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Q. 그럼 트로트를 부르게 된 데 ‘미스트롯1’ 진의 영광을 안은 송가인의 영향도 있었겠다.
“한참 출연 고민을 할 때 조언을 구했다. 가인이는 나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은 좋지만 완전히 전향하는 건 아쉽다고 했다. 경연이 끝난 후에는 고생했다며 고기도 사주고 올해 생일에는 아기 선물도 챙겨줬다”

Q. 19년 결혼해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다. 문득 결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때가 있다면?
“매 순간이 그렇고 결혼 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별걱정 없이 알콩달콩 사는 게 정말 좋다. 사실 축복이 예정보다 빨리 찾아왔지만 임신하니 즐겁고 우리의 미래가 더 기대된다”
Q. 그렇다면 결혼 후 크게 달라진 점도 있을까?
“어렸을 때부터 음악만 해서 모르는 게 많다. IT 관련이나 경제적인 부분 등 내가 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옆에서 채워주는 사람이 있어서 든든하고 의지된다. 또 연애할 때처럼 헤어지지 않아서 좋고 상대가 잘 받아줘서 나도 성격이 한결 유해진 것 같다”
Q. 곧 예쁜 선물이 태어난다. 아기 태명이 ‘조이’던데 어떤 의미인가.
“영어로 기쁨이란 뜻이고 남편 성이 ‘조’씨라서 짓게 되었다(웃음)”
Q. 점찍어둔 아이 이름이 있는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지인이나 팬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는데 확 와닿는 이름은 없었다”
Q. 첫 임신인 만큼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할 것 같다. 현재 어떤 마음인가.
“엄마는 처음이고 한 아이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그런 걱정 때문에 요즘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챙겨 본다(웃음). 또 산모와 태아에 관한 책을 읽거나 남편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대화를 자주 한다. 확실히 심신이 지치다 보니 엄마 생각이 많이 나더라. 조금씩 엄마를 이해하게 되면서 감사함을 느꼈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조금 이른 질문이지만 조이에 이어 또 다른 자녀 계획도 있을까(웃음)?
“아이를 품고 보니 세상의 모든 아이가 예뻐 보인다. 해서 아직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두세 명의 자녀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모두 하나같이 일단 한 명 키워보고 생각하라고 하더라(웃음)”
Q. 태교는 어떻게 하고 있나. 본인의 노래를 들려주기도 하는지.
“특별한 태교는 없지만 좋은 이야기나 음악을 들려주고 춤추면서 많이 움직이려 한다. 물론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내 노래를 들려주거나 따로 불러주기도 하고 말도 자주 건다. 또 잘생긴 얼굴을 보면 좋다고 해서 방탄소년단의 뷔와 송강 사진을 자주 보고 있다(웃음)”
Q. 보통 산모들과 다르게 에너지가 넘치는 듯한데 스스로도 임신 체질이라고 느끼는지.
“입덧도 없고 음식도 가리는 게 없다. 물론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지만 큰 문제 없이 잘 견디고 있다. SNS에서 춤추는 영상을 보고 지인들이 대단하다고 말씀해주시는데 효자 아들이 힘들지 않게 도와준 덕분이다(웃음)”
Q. 주변 출산 선배들의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로 고민 중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영상을 찾아보는데 보면 볼수록 두렵다. 주변에서는 대체로 제왕절개를 추천해주더라. 또 몸이 힘들어지니까 빨리 낳고 싶다고 했더니 낳는 순간 전쟁이라며 뱃속에 있을 때가 행복한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웃음)”
Q. 앞으로 어떤 아내이자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밝고 유쾌한 성격이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처럼 친구 같은 아내이자 엄마가 되고 싶다”\

Q. 취미와 특기가 운동이면 살도 금방 빼겠다.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를 봤던 운동이 있나.
“임신하고 10kg 정도 쪘는데 산후조리하면 금방 빠진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이가 있어서 조금 걱정인데 걷기나 요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식단이랑 병행하면 효과가 좋은 것 같다”
Q. 유튜브 ‘나비TV’ 채널을 보니 흥과 끼가 많더라.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도 있을까?
“이제는 워킹맘으로서의 콘텐츠나 뷰티 관련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 또 대중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는 일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Q. 다수의 명곡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최애 곡은 무엇인가.
“2008년 데뷔하고 처음으로 작사한 ‘길에서’에 대한 애착이 크다.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사랑해주시고 리메이크도 많이 돼서 의미가 있는 곡이다”
Q. 노래방 인기 차트에 늘 자리하고 있던데 꾸준하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선 멜로디가 어렵지 않아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지 않나. 최대한 힘을 빼고 기교 없이 담백하게 불렀던 노래고 가사적인 부분도 여성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
Q. 10년을 훌쩍 넘긴 가수의 삶에 권태를 느끼지는 않는지.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고 음악 방송을 하는 게 감사한 일이지만 10년 넘게 하다 보니 무료함을 자주 느꼈다. 그럴 때마다 응원해주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고 마음을 다시 잡았고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신인의 자세로 임하면서 초심을 되찾았다”
Q. 1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 때문에 무대 공연을 못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정말 아쉽다. 해마다 한두 번씩 공연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해왔는데 벌써 1년 넘게 못 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두가 힘든 시기니까 하루빨리 이겨내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Q. 작사와 작곡을 넘나드는 실력파 가수다. 곡 작업에서 가장 가치를 두는 부분은?
“가사는 나 혼자만 좋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청자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또 상상하거나 누군가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지만 내 입장에서 솔직하게 풀어내려고 노력한다”
Q. 차후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5월에 출산하고 여름 동안 산후조리하며 다음 작업을 진행할 듯싶다. 아마 시기는 가을로 예상 중이다”
Q. 기억에 남는 팬과의 일화
“데뷔 때부터 응원해준 팬들이 있는데 가수와 팬의 사이가 아닌 언니와 동생처럼 가까이 지낸다. 서로 무슨 일 있으면 달려가며 챙겨주는데 최근에 아이와 같이 먹을 수 있는 수제 간식을 보내줘서 감동이었다(웃음)”
Q.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올해는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전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았다면 가족이자 삶의 이유가 생겼기 때문에 시선이 더 넓어졌다. 음식을 먹더라도 아기를 고려하게 되더라(웃음)”
Q. 팬들에게 한마디
“근래 응원과 축하를 많이 받았다. 태어나기 전부터 조이가 큰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드리고 건강하게 출산해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한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설은주
의상: 리얼마미
백: 토툼
스타일리스트: 정수은
헤어: 코코미카 유주 실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정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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