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절대근성, 한초임

이진주 기자
2021-06-03 14:00:54

[이진주 기자] 꿈을 실현시키는 데 가장 쓰임 좋은 무기는 악바리 근성이다. 무릇 성패에 개의치 않고 피, 땀, 눈물을 반복해서 흘릴 수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렇게 각고의 노력과 결연한 자신성으로 방송과 사업을 넘나들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한초임을 bnt가 만났다.
2018년 카밀라로 데뷔, 2019년 해체 후 솔로 가수로 활동하며 ‘자력갱생돌’로 이름 석 자를 알린 한초임. 최근 ‘미스트롯2’, ‘비디오스타’, ‘미스볼링’ 등 다양한 예체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신선하고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데 열심이다.
그는 이번 화보 촬영에서 타고난 몸매와 끼로 모든 콘셉트를 훌륭히 소화했다. 리본 장식의 의상을 착용해 바비인형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액세서리에 따라 러블리하거나 청순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어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원색적인 포즈를 뽐내며 관능적인 무드를 선보였다.
Q. 첫 만남이다.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나.
“너무 행복했다. 좋은 스탭분들과 함께 멋진 결과물이 나와서 매우 만족스럽고 즐거웠다”
Q. 요즘 근황은 어떻게 되나. 여러 방송에서 얼굴을 비추는 듯 보이던데.
“TV조선 ‘미스트롯2’ 이후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 코로나 이후로 방송국도 드나들지 못하고 대면 미팅이 어려운 상황이라 일이 많지 않아 속상하다. 그래도 MBC every1 ‘대한외국인’, ‘비디오스타’와 웹 예능에 출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Q. 얼마 전 TV조선 ‘미스트롯2’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놀래 켰다. 경연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코로나로 인해 가수 활동이 중단됐고 어머니에 이어 외할머니까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셨다. 당시 슬픈 일들을 몰아 겪으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미스터트롯’ 방송을 보고 사라진 자존감과 희망을 되찾았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자신 있는 건 아니었지만 노력해서 안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한 달간 열심히 레슨 받고 준비해 참가하게 됐다”
Q. 전반적으로 무대 구성이 알차다는 호평을 받았다. 직접 무대 소품까지 준비하며 굉장한 성의와 열정을 보였는데 가장 만족스러운 무대와 아쉬웠던 무대를 꼽아 본다면?
“‘사르르’, 30대초임의 ‘이제는’, ‘유혹’, 골드미스 팀 무대까지 모두 온몸을 던져 준비했다. ‘사르르’ 때는 여유가 있었지만 나머지는 2주 안에 완성해야 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크로바틱을 시도하다 뇌진탕을 입기도 하고 댄서가 사고를 당해 녹화 3시간 전에 새 파트너를 구하기도 하고 불쇼를 무리하게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런 비하인드들은 노출되지 않았다. 특히 유일한 독무대였고 가장 신경 썼던 ‘유혹’ 무대가 통편집돼서 아쉬웠다”
Q. 댄스에서 트로트로 장르적 전환에 어려움도 따랐을 것 같다.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었나.
“기존에 트로트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색다른 퍼포먼스로 주목받고자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해서 다른 출연자들은 노래에 집중할 때 나는 퍼포먼스까지 이중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Q. MBC every1 ‘비디오스타’에서는 의외의 인맥을 공개했다. 특히 배우 한정수와 열여덟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찐친 케미를 보였는데 세대적인 관점이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
“오빠는 대화도 잘 통하고 마인드나 관점이 젊어서 세대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Q. 또 가수 비를 언급하며 웃픈 일화를 이야기하기도. 뮤지션이 아닌 매니저 제안에 솔깃하면서도 내심 서운했을 것도 같더라.
“전혀 서운하지 않았고 기분이 좋았다. 당시 가수 겸 매니저였기에 그런 제안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할 일을 잘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또 매니저가 적성에 잘 맞을지도 모른다(웃음)”
Q. 볼링+ ‘미스볼링’에 도전한다. 취미가 볼링이라고 하던데 어디까지 올라갈 것 같나.
“이미 경기와 녹화는 마친 상태다. ‘미스볼링’에 출전한 16명 모두 쟁쟁한 실력자들이라 재미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평균 점수가 어떻게 되나) 160 정도 된다”
Q. 수준급 실력인데 언제부터 시작했나. 출전 선수 중 라이벌을 꼽아본다면?
“5년 전에 지공을 맞추고 장비들을 구비해 프로들과 볼링을 쳤다. 매일 치다보니 금세 늘고 자세도 예쁘게 잡힌 것 같다. 라이벌은 나 자신이다(웃음)”
Q. 타고나기를 운동 신경이 뛰어난 것 같다. 새롭게 재미를 찾은 운동이 있다면?
“어릴 적 교내 축구 선수로 뛰었고 체력장에서 단 한 번도 1급을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요즘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을 재밌게 보면서 축구에 대한 욕구도 다시 샘솟고 있다”

Q. 소속사 없이 2018년 3인조 걸그룹 카밀라로 데뷔, 2019년 솔로 가수로 활동하는 등 연예계서 보기 드문 독보적인 활약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가수에 대한 의지가 결연했던 걸까?
“가수가 꿈이었는데 대학 졸업 후 Mnet ‘댄싱9’에 출연하면서 방송, 광고 일이 들어왔고 그렇게 혼자 일을 하다 보니 회사 없이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내 일이기 때문에 내가 하는 게 맞고 그렇게 해야 성취감과 만족도가 높아서 더 열심히한 것 같다”
Q. 처음 가수에 대한 꿈을 밝혔을 때, 가족의 반응은 어땠나.
“아버지께서 배우 출신이셔서 연예계 진출에 반대가 크셨지만 지금은 적극 지원해주고 계신 상황이다”
Q. ‘Romeo(로미오)’ 활동 당시 매니저, 가수, 스타일리스트, 홍보 등 모든 업무를 혼자 소화했다고. 이 정도 능력이면 소속사를 구하고도 남았을 법 한데 자체적으로 진행한 이유가 있는지.
“데뷔 이래 모든 스케줄을 혼자 소화해냈다. 소속사에 들어가지 않은 게 아니라 좋고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기 때문에 먼저 나부터 충분히 준비가 돼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결심으로 임했다”
Q. 웬만한 기획사도 기회를 얻기 힘든 방송 일정을 혼자 다 잡기도 했다고. 근성이 대단한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관계자들에게 진심이 통했던 모양이다. 설득이나 회유 기술이 뛰어날 것 같다.
“확실히 영업 기술은 뛰어나다(웃음). 먼저 아티스트가 직접 프로필을 전달하면 그만큼 간절함이 느껴지기 때문에 관계자 입장에서도 더 귀담아들을 수밖에 없다. 내가 나를 설명하는 것과 누군가가 대변해주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Q. 그만큼 성취감도 배로 다가왔겠다. 활동하면서 어떨 때 가장 보람찼나.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에 내 이름이 오를 때 가장 행복하고 뿌듯했다. 실검이 없는 지금은 삶의 낙이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웃음)”
Q. 그러나 부푼 기대와는 달리 더딘 성과에 좌절도 했겠다. 언제가 가장 힘든 시기였나.
“카밀라 해체와 솔로 활동 당시 코로나19가 터져 가장 힘들었고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Q. 과거 파격적인 시상식 의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의연하게 대처했지만 예상치 못한 논란에 상심도 컸겠다.
“상심은 전혀 없었고 그때의 일은 잊지 못할 추억과 선물로 남아있다. 내 이름과 신인그룹 카밀라를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돼서 너무 감사했다”
Q. 이후 섹시 이미지로 굳혀지기도 했는데 걸그룹의 콘셉트 방향도 이와 같았나.
“같았다. 귀여운 콘셉트를 할 수 없는 나이이기도 했고 섹시 댄스를 좋아하고 잘 하기에 어쩔 수 없는 그림자 같은 수식어였다(웃음)”
Q. 놀라울 정도로 의연한 태도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어 보인다.
“내게 포기란 없다. 물론 정말 아니다 싶은 건 빨리 놓는 게 현명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슈퍼주니어 은혁 오빠가 아무리 짓밟아도 벌떡 일어서는 모습이 잡초 같다고 표현해 크게 웃었던 기억이 있다”
Q. 걸그룹으로서의 활동 기간이 짧았는데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카밀라로 조금 더 활동했더라면 지금쯤 다른 위치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지 않았을까”

Q. 작년에는 수제 구두 브랜드 ‘올리제드(ORETJADE)’를 론칭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사업인가.
“작년 1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아버지의 오프라인 구두 사업에도 영향이 있었다. 당시 백화점은 침체기였고 내 솔로 활동도 중단돼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온라인 스토어를 진행하게 됐고 그렇게 아버지께 조금씩 배우면서 사이트를 오픈했다”
Q. 제작과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는 것 같은데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
“20년 동안 발레를 전공하면서 발이 변형돼 대부분의 신발이 맞지 않아 불편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디자인뿐 아니라 편안함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특화된 신발을 만들고자 했다. 가볍고 편하면서도 예쁘게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생산해 많은 고객들께 다가가고자 한다”
Q.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여러모로 타격이 클 것 같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홍보를 크게 하지는 않지만 판매가 참 쉽지 않더라. 지금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으로 버티고 있다”
Q. 알면 알수록 한계가 없는 사람 같다. 하지만 활동 분야가 많으면 피곤하거나 지칠 법도 한데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아버지가 삶의 활력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아 하나뿐인 딸 걱정이 많으신데 하루빨리 성공해 효도하고 싶다”
Q. 그렇다면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방송일이다. 전에는 직접 방송국과 현장을 뛰어다녔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어 내 마음처럼 일을 잡고 트라이하기 힘든 시점이다. 갈수록 ?향성을 잃는 것 같아 걱정이다”
Q. 가수로서의 도전도 유효한지.
“행사나 공연이 없는 이 시기에 가수들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 나 역시 가수로서의 도전은 잠시 내려놓고 있다”
Q. 향후 어떤 분야를 시도해보고 싶은가.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하고 싶다. 몸 쓰는 것을 좋아하고 과감한 편이라 못하는 게 없다. 축구, 복싱, 드라이브 등 활동적인 것을 즐겨해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보고 싶다”
Q. 가수로서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반대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대를 압도하고 카메라를 잡아먹는 눈빛(웃음)? 반면 노래 연습은 더 필요하다”
Q. 찾아보니 SNS 계정이 많더라. 복수 계정을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하나는 비즈니스 관련 공식 프로필로 쓰고 있고 하나는 팬들을 위한 계정이다”
Q. 여성들이 부러워할 만한 워너비 몸매의 소유자다. 한초임만의 관리 비결을 전수해준다면?
“부모님의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았고 유년기부터 발레를 배워 탄탄하게 체형이 잡혔던 듯하다. 학창 시절에 교내 축구, 육상선수로 뛰면서 근육도 많이 발달됐고 아버지의 근육량과 어머니의 비율이 한몫하지 않았을까(웃음). 식탐이 강하고 잘 먹는 탓에 살 빼기가 힘든데 따로 운동을 하는 것도 없어서 지금은 1일 1식을 유지하고 있다”
Q. 올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방송 프로그램 고정으로 2개만 해보고 싶다”
Q. 대중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지.
“혼자 힘으로 꾸준하게 노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소식이 뜸하지만 소셜 플랫폼으로나마 열심히 소통하려고 하는 요즘이다.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응원 부탁드린다. 팬들 모두 사랑한다”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sleep over sleep
스타일리스트: 김제로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혜윤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장하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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