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김효진 “어릴 때부터 반려견과 함께 생활, 지금은 내 삶의 일부”

임재호 기자
2021-06-16 14:02:50
[임재호 기자] 많은 사람이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정말 단순 동물이 아니라 가족, 친구, 동료이자 정말 삶의 일부가 되어 사랑으로 키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단순히 귀여워서 키우기 시작했지만 막상 키우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무책임하게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며 유기되는 동물들에 대한 심각성과 그런 동물들을 돕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슈퍼모델에서 반려견 훈련사가 된 김효진. 특이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는 견주들이 꼭 갖춰야 할 요건으로 책임감과 부지런함을 말했다.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가짐과 말을 하지 못하는 반려견을 끊임 없이 챙겨줄 수 있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그가 bnt와 만나 진행한 화보 촬영에서 그는 슈퍼모델로서의 면모를 마음껏 뽐내는가 하면 반려견과 함께 진행한 콘셉트에서는 동물을 사랑하는 모습을 눈빛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도 그가 동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충분히 느껴졌다. 지금부터 그의 동물 사랑이 넘치는 인터뷰를 만나보자.
Q. bnt와 화보 촬영 소감
“강아지랑 함께 작업하는 건 항상 재밌다. 요즘 함께 하게 되는 일이 많아 좋다. 화보는 슈퍼모델 때부터 20년 가까이 해오는 일이다. 늘 하던 일인데 반려견과 함께 하는 건 느낌이 좀 다른 것 같다(웃음)”
Q. 가장 맘에 드는 콘셉트는
“강아지와 함께 한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내 전공 분야를 살린 것 같은 시크한 콘셉트가 맘에 든다(웃음). 강아지와 함께 하다 보니 이렇게 혼자 찍을 일이 줄어들어 이런 촬영도 좋다”
Q. 근황은
“반려견 훈련사로서 활동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경력이 길어지다 보니 방송이나 행사 등 반려견과 같이 하는 컨설팅도 많이 들어온다. 광고나 이런 것도 슈퍼모델로서 들어오는 것과 훈련사로서 들어오는 것도 반반이다(웃음)”
Q. 반려견을 언제 처음 키웠는지
“내가 형제가 없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항상 강아지를 키우게 해주셨다”
Q. 현재 촬영중인 ‘개동여지도’라는 콘텐츠에 대해 소개하자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다. 대동여지도를 따서 지은 이름이고 강아지와 함께 전국 일주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3년 전부터 기획하고 준비한 콘텐츠다. 강아지와 함께 세계여행을 해보는 것이 원래 버킷리스트 였는데 이제 반려견에 대해 지식도 늘고 해서 해봐도 되겠다 싶더라. 이제 반려견들과 함께 다니면서 지도를 완성하려고 한다. 지금은 경상북도를 다니고 있고 나중에 독도도 갈 것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여러 정보도 알려드리고 싶다. 채널 오픈은 6월 말에 될 예정이다.”

Q. 반려견 훈련사는 어떤 직업인지
“많은 분이 이웅종, 이찬종, 강형욱 소장님을 통해 들어 봤을 거다. 반려견 훈련사는 반려견을 훈련시키고 행동을 교정하는 직업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도 맞지만 반려견이 사람과 지내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그 문제는 소통의 부재 때문에 생긴다. 이 소통을 하게 도와주는 통역사인 것 같다.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직업이다(웃음)”
Q. 슈퍼모델에서 반려견 훈련사가 됐다. 특이한 행보인데
“그 동안에는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했다. 반려견 훈련사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래서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수입적인 부분은 슈퍼모델 때가 더 괜찮지만 수입과 상관 없이 좋아하는 걸 하니까 더 행복감이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대학생 때 전공이 동물생명공학이었다. 그때 배운 걸 지금 많이 써먹는다. 돌고 돌아 전공을 이제 찾았다(웃음)”
Q. 반려견 훈련사로 예능 프로그램도 출연했는데
“반려견 훈련사로 출연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 직업을 대표해서 나가는 기분이라 말 한 마디에도 굉장히 신경 써야 하는 느낌이다.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책임감이 생겨 조심스러워진다(웃음). 나는 반려인들과 소통이 잘 되는 훈련사라고 생각한다. 반려견 훈련사계의 오은영 선생님이다(웃음).”
Q. 출연 예능 중 기억에 남는 것은
“SBS FiL ‘당신의 일상을 밝히는가’가 기억에 남는다.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었다. 슈퍼모델로 나간 것도 아니고 반려견 훈련사로 나간 것도 아닌 그냥 나 자신으로 나갔다. 그때 훈련사가 된 계기부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반려인, 훈련사로서 나를 모두 보여줄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
Q. 그렇다면 슈퍼모델이 된 계기는
“1999년부터 잡지 모델을 했었다. 지금은 폐간돼 아쉽지만 쎄씨 출신이다. 1998년에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돼 모델을 시작했다. 집에서 반대가 정말 심했다. 설득 끝에 제안을 하시더라. 부모님이 대학만 입학을 하면 뭘 하던 놔두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슈퍼모델 대회에 나갔다(웃음)”
Q. 반려견 훈련사로서 기억에 남는 강아지가 있다면
“전라남도 고흥에서 내가 직접 구조를 한 강아지가 있다. 원래 한 마리였는데 새끼를 낳았더라. 그래서 새끼와 함께 구조했다. 구조도 하고 직접 입양도 보냈다”
Q. 펫로스 증후군을 앓았다고. 어떤 증후군인지
“우울증과 비슷하다. 함께 했던 반려동물을 잃고 나서 이 상실감이 우울증으로 오는 증후군이다. 나는 모델이다 보니 사람들 앞에 보여지는 일이 많았다. 아무리 속상하고 힘들어도 억지로라도 웃고 티를 낼 수가 없었다. 내 감정을 일 때문에 추스려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모델을 관둬야 하는지 고민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아예 개가 많은 곳으로 들어가야겠다 싶어 훈련소로 들어갔다(웃음)”

Q. 지금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는데 어떤지
“내게 있어 가족이자 가장 친한 친구, 그리고 동료다. 슈퍼모델 때는 자기 관리를 해야 하고 내가 돋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반려견 훈련사를 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돼서 너무 행복하다. 옆에 있는 반려견을 챙겨주며 지내는 삶이 자연스럽게 나를 내려놓게 됐다. 너무 좋다”
Q. 반려견 덕분에 기쁠 때, 혹은 슬플 때가 있다면
“기쁠 때는 항상이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내게 꼬리치는 걸 보면 행복하다. 슬플 때라기 보다는 화날 때가 있다. 말을 안 들을 때(웃음). 악의가 없으니까 화가 나도 그 순간 조금 화내고 그 이상의 감정이 생기지는 않는다. 속상할 때는 유기견을 볼 때다. 예를 들면 잘 놀다가 남자가 지나가는데 꼬리를 말고 숨거나 피하는 걸 보면 남자에게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구나 싶다. 아니면 작은 소리에 놀라 어디로 확 들어갈 때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이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보인다. 그럴 땐 맘이 안 좋다”
Q. 슈퍼모델 때와 반려견 훈련사 일 때 삶의 만족도는 어떤지
“지금이 훨씬 높다. 내가 치열하게 살던 것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돼서 좋다. 항상 경쟁하고 오디션에 붙고 떨어지고의 연속이었다. 이런 일을 하다가 지금처럼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일을 하니까 되게 평화가 찾아온다”
Q. 견주들에게 꼭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자연에서 살아야 하는 본능을 가진 아이들을 인간들이 원해서 데려온 것이다. 우리가 인간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온 거니까 배려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Q. 반려견을 키우는데 필수 조건은
“책임감. 무조건 필요하다. 그리고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보호자가 부지런하지 않으면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 힘들다. 말을 못하는 애들인데 조금이라도 나태한 마음을 가지면 힘들다”
Q. 롤모델은
“지금 활동하는 많은 소장님들이 다 롤모델이다. 누구를 꼽기가 어려운 게 소장님들마다 강점이 다르다. 내 사수인 이웅용 소장님은 개에 대한 마음이 정말 진심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반려인과 반려견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지금 슈퍼모델로서 훈련사를 하면서 좋은 것은 시너지가 생기는 것이다. 방송을 하면서 훈련사 활동을 하니까 내가 하는 말에 힘도 생긴다. 정말 행복감이 느껴진다. 이제 훈련사가 필요 없어질만큼의 세상을 만드는 것에 일조를 하고 싶다. 반려견, 반려인 모두 즐겁게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에디터: 임재호
포토그래퍼: 윤호준
헤어: 코코미카 라라 실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유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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