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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승환, 나를 부르는 멜로디

박찬 기자
2021-06-29 14:58:21

[박찬 기자] 새 앨범 ‘다섯 마디’로 돌아온 정승환. 그 울림 있는 목소리, 진실된 음악이 지금의 여운을 남겼다.
“이렇게 노래하는 가수가 없기 때문에 가요계에 나와야죠” 처음 그의 이름을 듣게 된 순간은 2014년 SBS ‘K팝 스타 시즌4’가 한창일 무렵이었다. 풍성하게 내딛는 발성과 호소력 짙은 감정선은 꽃봉오리가 공기 중에 퍼지듯 완연히 빛났으며, 당시 19살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음악에 있어 진지한 모습은 기분 좋은 낯섦을 선사했다.
“10년, 20년 후에도 행복하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했다” 그렇게 새록새록한 얼굴을 보여줬던 것도 잠시, 정승환은 안테나에 들어서며 더 단단하고 선명한 목소리를 찾아 나갔다. ‘이 바보야’, ‘너였다면’, ‘눈사람’, ‘보통의 하루’ 등 일련의 곡들을 거치면서 보여준 유연한 발자취는 새로운 빛깔을 그려나가기에 충분한 듯 보였다.
“정승환의 발라드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제 정승환과 발라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단어라는 것도 증명하고 싶었고” 그런 그가 이제 맑은 생각, 하고 싶은 음악, 솔직한 감정을 한데 모아서 지금의 정점에 다가서는 중이다. 2014년 ‘K팝 스타 시즌4’의 대담한 시작부터 신보 ‘다섯 마디’의 깊은 울림까지, 언제나 잔상 어린 흔적으로 세상을 비추는 그에게 앞으로의 물음표를 더했다.
Q. 70년대 재즈 에이지를 기반으로 콘셉트를 맞춰봤다. 화보 촬영에 임하는 것이 어렵진 않았나
“화보 촬영 경험 자체가 많이 없어서 어렵긴 했지만 스태프분들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오늘 입었던 옷들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웃음)”
Q. 1주일 전에 딩고 뮤직 ‘킬링보이스’에 나왔더라. 본인 노래를 이렇게 길게 이어서 불러본 적이 처음이었을 텐데
“곡과 곡 사이에 숨 쉴 공간이 없어서 부르기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즐거웠다(웃음). 곡마다 느껴지는 추억이 있지 않나. 예를 들어 1집을 내고 난 뒤 느꼈던 감정처럼 되짚어볼 수 있는 것들 말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곡을 다뤘는지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Q. 다시 불러봐도 어려운 곡은 없었나. 부르면서 새롭게 느낀 감정이 있다면
“내가 부른 곡들 자체가 다 어려운 편이다. ‘참 힘든 길을 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할 곡들이 이렇게 쌓였다는 점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Q. 이번 달 14일에 최준과 함께 ‘그러니까’라는 음반을 발매했다. 직접 본인이 작곡한 곡이라고 들었다
“사실 ‘그러니까’는 앨범 작업하면서 힘들 때 일탈하고 싶은 마음으로 편하게 썼던 곡이었다. 그 뒤로 최준 씨 측에서 먼저 협업 제의가 들어왔고, 직접 몇 곡을 보내드렸는데 이 곡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 사실 누군가에게 곡을 주는 건 처음인데 그게 또 ‘최준’이라는 캐릭터인 것도 되게 재밌는 것 같다. 곡 자체도 생각보다 너무 잘 소화해주셔서 ‘이 노래 주인은 점 최준밖에 없구나’라고 깨달았다(웃음). 내 버전으로도 나오긴 했는데 원판 느낌이 훨씬 좋은 것 같다”
Q. 2년 만에 낸 음반 ‘다섯 마디’. ‘봄을 지나며’, ‘친구, 그 오랜시간’ 등 감정의 여운이 느껴지는 곡들이 많더라. 이번 음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키워드로만 놓고 보면 ‘발라드’. 실제로 발라드로만 구성된 앨범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것이 정승환이라는 가수를 표현하는데 가장 명확한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대중들이 기억하는 내 모습에 가장 가까운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Q. 이번 앨범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일단 무엇보다도 어려웠다. 데뷔 앨범도 EP 형식이었고, 모든 수록곡이 다 발라드로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번 앨범에선 ‘버전 2’ 개념으로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나를 담아보고 싶더라. 그런 각오와 목표로 시작했던 작업이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어쨌든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내 커리어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앨범이다”
Q. 그 이유가 궁금하다
“발라드라는 장르에 국한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어쨌든 그게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지 않나. 이번 신보는 발라더로서의 입지를 조금 더 다지고 싶다는, 그런 포부가 확실히 담긴 앨범이다. 정승환의 발라드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제 정승환과 발라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단어라는 것도 증명하고 싶었고”
Q. 수록곡 중 선배 아이유가 선물한 ‘러브레터’도 큰 화제가 됐다. 평소 곡 선물을 안 하는 아티스트지 않나. 이 곡을 받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아이유 선배님이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 곡을 미완성인 상태로 부르셨던 적이 있다. 그 방송을 본 뒤로 이 곡이 너무 좋아서 그냥 집에서 혼자 커버를 해서 내 SNS에 올렸는데 선배님이 그걸 직접 들으신 거다. 그 이후로 ‘이 곡을 승환 씨가 직접 불러 보면 어떻겠냐’ 제안을 해주시더라. 그리고 당연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부르게 됐다”
Q. 한창 앨범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는지
“앨범 구상을 한창 하고 있던 단계라 곡들이 많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사실 나 또한 팬으로서 아이유 선배님의 완성된 버전을 기다리고 있던 입장이었는데 내가 직접 부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영광스러우면서도 재밌는 상황이다”
Q. 작업하는 과정에서 아이유의 피드백은 없었나
“편곡을 도와준 서동환이라는 프로듀서가 있는데 그 친구랑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식으로 해보면 어떨까’라는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셨다. 사실 전반적으로는 그냥 내게 믿고 맡겨주셨던 것 같다. 작업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곡을 들려드리니 좋다고 말씀해주시더라”
Q. 이번에는 조금 옛날이야기를 꺼내 보려고 한다. SBS ‘K팝 스타 시즌4’에서 준우승을 수상하고 처음 이름을 알렸다.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는 장면은 아직도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돌아다니더라. 본인에게도 인상 깊게 남아 있을 텐데
“내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으로 남는 순간인 만큼 여전히 인상 깊게 새겨져 있다. 사실 오디션 방송에 참가해도 얼굴을 비추지 못하고 떨어질 수 있지 않나. 나를 좋게 봐주셨다는 점이 그런 부분에서 감사하고 뜻깊다. 만약 이 시점에서 다시 도전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웃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땐 지금보다 훨씬 겁이 없었다”
Q. 심사위원들이 극찬한 이후로 부담감은 안 느꼈는지
“물론 어느 정도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게 나를 뒤흔들 만큼의 힘은 아니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그때는 정말 겁 없이 무대에 나섰기 때문에 누군가의 칭찬이나 혹평이 내게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내 방식과 생각에 더 잡혀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게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외부에서 오는 목소리에 흔들리고 싶지 않은 마음뿐이었다”

Q. 이후 유희열의 ‘안테나’를 선택해 지금까지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당시 ‘10년, 20년 후에도 행복하게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하곤 했는데, 지금도 그 믿음은 변함없는지 궁금했다
“그렇다. 이미 ‘토이(TOY)’라는 이름으로 내가 꿈이라고 말했던 것을 실현했고, 데뷔한 지 거의 30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그 길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분이시지 않나. 당시 안테나가 음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라고 느꼈고, 지금도 그 결정과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Q. 그러면 이번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유희열의 직접적인 디렉팅이 있었나
“아무래도 회사의 대표님인 만큼 컨펌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지 않나. 하지만 그 이전에 뮤지션 선배님이시기도 하고, 총괄 프로듀서시기 때문에 조언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가감 없이 말씀해주신다. 요즘엔 그 방향성을 조금씩 조금씩 내게 일임해주시는 편이다”
Q. 그러면 어떤 부분에 있어서 쓴소리를 해주는 편인가
“주로 노래에 대한 디렉팅을 자주 해주시는 편이다.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니’ 이런 비슷한 말투로 말이다(웃음). 사실 굉장히 따뜻하면서도 차가우신 분이다. 스위치가 바뀌듯 이성과 감성이 정말 딱 절묘하게 공존한다고 해야 할까. 감성적인 부분을 지탱하기 위해서 한없이 날카로운 이성으로 의견을 내주시곤 한다”
Q. 대중들이 정승환이란 이름을 깊게 각인 받았던 시점은 아마 tvN ‘또 오해영’의 OST ‘너였다면’을 내면서부터였을 거다. 멜로디를 처음 들었을 때 대박 날 것을 예상했나
“전혀 몰랐다(웃음). 사실상 정식 데뷔하기 이전이라서 그런 것에 대한 감이 있을 리가 없었고, 지금도 사실 (어떤 곡이 뜨는 곡일지) 느끼는 감은 없다. 그때는 말 그대로 데뷔 전이었고, 어떤 기회가 오면 그냥 그 기회 자체에 감사하게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좋아해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1위는 아니었지만 차트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둔 모습에 그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드라마 ‘또 오해영’의 인기가 많았던 만큼 그 노래도 여기저기서 많이 나오더라. 그리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차트에서 계속 머물렀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는 곡이구나’ 생각했다”
Q. ‘너였다면’은 왜 부르기 어려운 곡일까
“내 노래들이 거의 다 그렇다(웃음). 음 자체가 높기도 높고, 잘못 부르면 되게 밋밋한 느낌이라서 나조차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서 ‘A 파트에서는 조금 더 속삭이듯이 끝 음을 올려야 한다’ 같이 디테일한 포인트 있지 않나. 곡을 섬세하게 다룬다는 건 늘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 불러버리면 노래 자체가 너무 평범해져 버리니까 말이다”
Q. 그러면 본인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나
“지금은 워낙 많이 불러서(웃음). 조금 무뎌진 부분도 있긴 하지만 부를 때마다 힘들긴 하다. 다른 가수분들도 이 노래가 어렵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 사실 나도 어렵게 느껴진다(웃음)”

Q. 작년에는 JTBC ‘비긴어게인 시즌 4 코리아’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Falling Slowly’, ‘Viva La Vida’, ‘희재’ 등 다양한 곡을 소화했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곡이 있다면
“너무 많은 곡을 불러서 하나로 꼽긴 어렵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마지막 화에 불렀던 선우정아의 곡 ‘도망가자(Run With Me)’. 가장 인상 깊게 느껴지는 곡은 소라 누나와 함께 불렀던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다”
Q. 나이 차가 꽤 많이 나는데 ‘소라 누나’라고 부르는구나
“맞다. 유희열 선배님에게도 ‘희열이 형’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불러도 된다고 하시더라(웃음)”
Q. 가요계 대선배 이소라 앞에서 떨지 않고 함께 노래 부른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엄청 떨리면서도 좋았다. 정말 많고 많은 아티스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 이소라 누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라드를 잘 부르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만큼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배님과 같은 무대에서 같은 곡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다. 그 꿈 같은 감정은 시간이 가도 전혀 무뎌지지 않는다. 듀엣을 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라는 생각을 하며 소라 누나의 목소리를 감상하고 있더라. 그때 당시에도 물론 좋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추억의 가치를 느낀다. 앞으로 내가 얼마나 긴 세월 동안 음악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두고두고 자랑할 만한 추억거리다. ‘나 이소라랑 같이 노래해 봤어’라고(웃음)”
Q. 어떤 부분에 그렇게 매료되었나
“가장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이소라만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누나의 음악을 듣게 되면 노래 같지 않고 기도처럼 느껴진다. 노래와 기도 그 어느 사이 지점에 있다고 해야 할까. 너무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정말 자기 이야기처럼 곡을 해석하는 분이다”
Q. ‘도망가자(Run With Me)’라는 곡도 평이 되게 좋더라. 노래 부를 때 최우선으로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도 가사 속 메시지가 잘 들려야 한다는 것. 노래지만 상대방에게 그 말뜻이 곧바로 전달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리듬감을 잘 살리고, 끝 음을 잘 이어서 부르고, 발성을 잘 울리는 등 이런 포인트는 당연히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지 않나. 하지만 가사가 말처럼 들리는 건 그 이상의 궁극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소라 누나의 음악을 좋아하는 거다. 정말 자기 이야기처럼 부를 수 있는 그런 뮤지션이니까 말이다. 나 또한 그 모습을 본받고자 노력하고 있는 시점이다”
Q. 정말 진심 어린 사랑을 겪었기 때문에 호소력이 짙은 거라는 추론이 있더라.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번 앨범 작업을 예로 들자면 간접 경험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내가 부를 곡의 감정과 맞닿아 있는 창작물이 있다면 그것을 시청하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되더라.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 ’친구, 그 오랜시간’의 경우도 그렇다. 화자의 성향 자체가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를 못 해서 오랫동안 끙끙 앓는 짝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실제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금방 티가 나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바로 감정 이입하기엔 쉽지 않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tvN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 씨 연기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작중 ‘김정환’ 역이 ‘성덕선’과 오랜 친구로 지내지만 특별한 감정을 혼자 지니고 있지 않나. 철저하게 그런 감정을 잘 숨기기도 하고. 이런 간접 경험을 통해서 곡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쉽게 대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목소리가 깊고 울림이 있다는 평이 많다. 본인의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편인가
“나는 사실 겸손 떠는 게 아니라 정말로 내 목소리가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내 목소리를) 듣는 게 힘들 때가 있다. 녹음이 끝나고 목소리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 들 때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정말 감사한 부분은 이런 목소리임에도 좋게 받아 들여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웃음)”
Q. 그러면 본인이 생각했을 때 목소리가 좋다고 느끼는 가수가 있나
“음색으로 따진다면 성시경 선배님. 들을 때마다 시경이 형의 음색은 정말 타고났다는 생각이 든다”
Q. 많은 사람들이 ‘포스트 성시경’으로 정승환을 꼽더라. 어떻게 생각하나
“당연히 그런 말씀을 해주신다는 점 자체가 영광이다. 나 또한 시경이 형의 음악을 줄곧 듣다 자라왔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정말 다른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대중분들은 그런 부분을 떠나 ‘발라드’라는 큰 공통점 안에 있어서 다음 세대를 이어간다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Q. 주로 어떤 부분에 있어서 다르다고 느끼나
“시경이 형과 비교했을 때 내 노래는 톤이나 무드가 다소 거친 느낌이 있다. 시경이 형은 반대로 감정적인 조절에 있어서 정말 섬세하고, 감정 자체도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런 담백한 표현은 개인적으로도 본받고 싶은 부분이다”
Q. 과거 가장 닮고 싶은 재능의 아티스트로 ‘라디오헤드(Radiohead)’ 보컬 톰 요크(Thom Yorke)를 꼽기도. 그의 어떤 부분을 닮고 싶었는지
“개인적으로 이 믿음은 변함이 없다. 톰 요크는 지구에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사실 보편적인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가창력이 높은 뮤지션은 아니지 않나. 음 이탈도 자주 하는 편이고, 그렇다고 스킬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부르는 내내 목소리가 떨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다 떠나서 본인의 음악을 누구보다도 잘 표현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갖추고 있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게 자신의 음악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가수라는 점,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내 음악을, 내 목소리를 다른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이끌고 싶은 뜻이 있다”
Q. 2019년 내한 공연에도 보러 갔나
“물론이다. 라디오헤드 광팬인 지인과 함께 정말 신나게 즐겼다(웃음)”
Q. 그러면 이젠 정말 정통 발라드로 넘어온 건가. 정승환에게 모던 록이나 브릿 팝적인 요소를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사실 발라드는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일 뿐이지 그것에 국한된 뮤지션이 되고 싶진 않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인 만큼 그 부분을 크게 보여드리고 있지만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은 줄곧 있다. 다만 그렇다고 어설프게 준비할 생각은 없기 때문에 확실한 모습이 갖춰졌을 때 시작해보고 싶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두윤종
의상: 라코스테(LACOSTE),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아크네 스튜디오, COS
슈즈: 뉴발란스, C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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