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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저, 한슬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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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수록 새롭다. 깊고도 오묘한 한슬의 세계.


[박찬 기자] 카메라 앞, 모델이 몸을 내딛는 순간 세상은 변화를 포착하고 기록한다. 그 누구보다도 변화에 익숙한 모델 한슬의 저력은 이때 가장 맹렬하게 발휘된다. 퇴색되지 않는 행보, 유연하고 반듯한 얼굴로 변화와 성장을 맞이하는 그.

그런 그가 이번엔 IHQ 월화 드라마 ‘스폰서’의 새로운 얼굴로 등장해 변신을 예고했다. “내 안의 또 다른 가능성과 존재감을 조우한 기분이었어요. 이번 기회에 그 지점을 꼭 한번 도약해보고 싶어요” 수줍고도 분명한 목소리 사이 사이에 그간의 절실한 감정이 묻어났다.

모델 한슬과 배우 한슬, 이 아득한 경계 앞에서도 그는 결코 흔들리는 법이 없어 보였다.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생각했어요. 내가 잘하는 부분이 무엇이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쟁취하고 지향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깊이 되뇌었죠” 들여다볼수록 선연함이 번지는 연기의 세계에 새롭게 눈뜨게 됐다고.

화보 촬영장에 들어선 한슬은 차가운 얼굴과는 다르게 풋풋하고 해맑은 모습이었다. 사람들의 이런 오해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는 없는지 묻자 “이렇게 반전적인 모습이 있는 것도 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재밌잖아요”라고 웃으며 답하는 그. 그렇게 투명한 미소를 내비치던 한슬이 카메라를 마주하자 별안간 무연한 얼굴로 몸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Q. 화보 촬영을 위해 여러 가지 착장을 준비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척척 소화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콘셉트에 대한 내용도 미리 숙지하고 있었고, 현장 스텝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Q. 패션 모델이지만 가끔 당황스럽거나 버겁게 느껴지는 촬영도 있을까

“물론이다. 모델들은 계절과 상관없이 다양한 의상을 착용하지 않나. 한여름에 겨울 의상을 입더라도 덥다는 걸 절대 내색하면 안 된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힘들 때가 있긴 하다(웃음)”

Q. 얼마 전에 26번째 생일을 맞았다. 특별한 날을 어떻게 보냈나

“아직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 만큼 정말 친한 친구들만 불러서 소소하게 와인 마신 뒤 귀가했다(웃음)”

Q. SNS 계정을 살펴보니 반려견 사랑이 애틋해보이더라. 함께 지낸 지는 얼마나 됐는지

“5개월 정도. 유기견 봉사 활동을 하던 도중 만나게 된 아이다. 원래는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만 맡을 계획이었지만, 나보다 더 잘 키워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동행을 결심하게 됐다. 그만큼 정이 많이 들기도 했고”

Q. 호주에서 태어나 고3 때 한국에 들어왔다고. SNS를 통해서 모델 활동을 제안받았다고 했는데 준비하는 과정 중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어가 많이 서툴렀기 때문에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전에도 조금씩 촬영 모델 일을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포즈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런웨이 위에서의 워킹이 문제였다. 평소에는 힐을 절대 안 신는 편라서 그런지 몰라도 (워킹이) 특히 불편하고 힘들었다”


Q. 프로 데뷔 이전의 모델 활동과 이후의 모델 활동 중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포즈의 표현력에 있어서 훨씬 능숙해지고 과감해진 느낌이다. 이전에는 촬영에 임할 때 부끄럼이 많아 쉽게 표현하지 못했다(웃음)”

Q. 그렇게 2016년 패션 매거진 ‘보그’ 모델로 데뷔했다. 처음 활동 시작했을 때를 기억하나

“누구나 다 알만한 대표적인 패션 매거진인 만큼 촬영에 임하게 되어 영광이었다. 함께 촬영했던 모델 선배에게 많은 걸 배웠던 기억이 있다”

Q. 모델 활동을 위해 꾸준히 지켜온 연습이나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처음 느꼈던 그대로의 감정을 잃지 않고자 노력한다. 그 초심을 잃게 되면 나 스스로의 중심마저 결국엔 지탱할 수 없다고 믿는다”

Q. 그러면 활동 중 신체적으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해외 촬영 일정으로 이동할 일이 정말 많았다. 현지에 가서는 딱 촬영만 하고 곧바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신체적인 피로감 또한 적지 않았다. 조금만 시차를 적응해도 다시 이동해야 한다는 점이 특히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문제없다(웃음)”

Q. 반대로 심리적으로 가장 위축되었을 때는

“나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모델분들이 코로나 사태로 많이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쭉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사회적인 이슈로 (일정이) 하나둘씩 줄다 보니 혼란스러움이 컸다. 나 스스로 ‘이제 모델로서 강점이 없나’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Q.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겠다

“1년 반의 기간 동안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내가 잘하는 부분이 무엇이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지향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크게 되뇌었던 것 같다”

Q. 그런 와중에 연기 욕심에 불이 붙었는데,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사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점점 욕심이 커졌다. 매거진이나 MV 촬영을 진행하면 영상으로 남길 때도 많은데, 문득 대사는 없지만 조금씩 몸을 움직여 포즈를 만드는 것도 연기의 한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내 안의 또 다른 가능성과 존재감을 조우한 기분이었다. 이번 기회에 그 새로운 지점을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고”

Q. 이번에 IHQ의 새 월화 드라마 ‘스폰서’에 출연하게 됐다고. 작품에 처음 임하게 된 소감은

“대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정말 영광이었다. 처음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선배님들의 지도 덕분에 조금씩 갖춰 나갈 수 있었다”

Q.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선배가 있는지

“조언해주신 분들이 정말 많다. 한채영, 김로사, 박근형 선배님 등 연기자 선배님들에게 정말 큰 영향을 받았다”

Q. 연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새롭게 얻어간 부분이 있다면

“작품 속 배역에 몰입하고 대사로 소통하는 과정. 모델로서의 영상 촬영은 대부분 표정으로만 감정을 나타낸 반면, 배우로서의 드라마 촬영은 대사를 통해 감정을 나누는 형태이기 때문에 더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것 같다”

Q. 특별히 어렵게 느꼈던 부분도 있나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만큼 대사를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서 어려움이 컸다. 아무래도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들이 많다 보니 익숙해지기 쉽지 않더라. 어색해 보이지 않기 위해 각별히 노력했다”

Q.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맡아 보고 싶나

“아직 스스로 배역을 택하고 진행할 자격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저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묵묵히 노력하고 나아갈 단계다. 물론 잘 어울릴 것 같은 역할을 생각해본 적 있지만(웃음)”


Q. 생각해본 배역이 있다면

“엉뚱하고 털털한 역할. 실제의 나를 많이 드러내기 때문에 유독 잘 어울릴 것 같다”

Q. 평소 도도하고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을 것 같은데

“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느낀다. 특히 SNS 계정에는 센 이미지의 사진들이 많다 보니 실제로도 그럴 거라고 오해하시는 것 같다(웃음). 실제의 나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허당’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Q. 지금의 진솔한 이미지를 더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없나

“물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영상 콘텐츠에서는 편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한다. 진솔한 이미지도 이것 나름대로 자유로운 나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Q. 모델, 방송, 배우 활동 등 다양한 역할을 시도하고 있는데 부담되진 않는지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그만큼 내게 많은 역할이 주어진다는 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다양한 방면으로 내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니까”

Q. MBC ‘두니아 ~ 처음 만난 세계’를 통해 얼굴을 널리 알렸다. 야외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촬영을 위해서 몇 번이나 해외를 오갔어야 했고, 날씨도 무더웠기 때문에 (촬영에 임하기) 쉽지는 않았다. 물론 힘든 만큼 기억에 깊이 남는다. 함께한 출연진들끼리 무척 친해져서 지금도 편하게 연락하고 만난다”


Q. 스스로의 장단점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는 편인가

“정말 가끔은 생각해볼 때가 있다. 장점이라고 꼽자면 조금만 친해져도 먼저 다가간다는 점. 물론 처음 보는 사람과 있을 때는 다소 소극적인 편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정말 말이 많아진다(웃음). 촬영장에서 처음엔 낯가렸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에너지를 한껏 쏟아내고, 집에 도착해서는 곧바로 방전된다”

“단점은 준비안 좋았던 기억을 쉽게 흘려보내지 못한다는 것. 거기에 연연해서 좋을 게 없는데 빠르게 벗어나진 못하는 편이다”

Q.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을 때 나를 위로해주는 것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 운동은 시작할 때는 힘들지만 막상 끝나고 나면 성취감이 어마어마하다. 헬스도 하지만 아마추어 대회에 나갈 정도로 복싱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먹방’을 시청하면서 식사하곤 하는데 그게 은근히 편하고 행복하다(웃음)”

Q. 패션모델인 만큼 쇼핑도 좋아할 것 같은데 최근에 산 것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발열 내의(웃음). 의외의 답변일 수도 있지만 요즘 캠핑에 빠져서 관련 용품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 처음으로 가볼 예정인데 정말 기대된다”

Q. 연기 활동에 있어서 롤모델이 있다면

“전지현 선배님. 어렸을 때 ‘엽기적인 그녀’ 속 연기를 보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호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만큼 한국 연예인을 자주 접하지 못했지만 선배님 이름만큼은 그때부터 줄곧 외워왔다.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스스로 소화해내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신 것 같다”

Q. 2022년, 한슬에겐 어떤 한 해가 될까

“연기에 대한 기본기를 탄탄히 채워 놓은 뒤 작품 준비에 충실할 예정이다. 새로운 한 해를 마주하며 연기자로서, 모델로서 한층 더 성장해 나가고 싶다”

에디터: 박찬
포토그래퍼: 두윤종
의상: EENK, 오드원아웃, 솔티페블(SALTY PEBBLE), 블루마린, Nanushka by YOOX.com, ALEXANDER WANG by YOOX.com, MSGM
슈즈: 레이첼콕스, 렉켄, EENK, 8 by YOOX
주얼리: 오드콜렛
백: louie ooie(루이우이)   
아이웨어: 젠틀몬스터
헤어: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주다흰 디자이너, 박윤지
메이크업: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이스트점 이은솔 디자이너

bnt뉴스 기사제보 parkcha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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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전체 2,009
황금돼지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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