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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인뮤지스 현아의 소탈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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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희 기자] “제가 나이가 들면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자아가 강해졌더라고요”라는 말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모델부터 연기까지 지금의 현아로 자리잡기 위해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눈을 빛내며 자신을 알아봐주는 이들은 많았지만 이상은 달랐고, 외로움이 엄습할 때 즈음 서로를 지탱해줄 동료는 없었다.

나인뮤지스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힘든 여정 속 평생을 함께 할 동료를 얻을 수 있는 기회와 동시에 숨겨왔던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에.

갑자기 책이라니, 어떻게 된 거에요?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봐요. 저도 모르는 어떤 특별한 감각이 생기고 있는 기분이에요. 이번 년도에 뭔가 해내야겠다는 저와의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어요. 1월이 되자마자 편집장님을 찾아다녔죠. 써놨던 이야기도 있어서 금방 끝날 줄 알았던 게 벌써 1년이 다 되었네요.

숨겨진 끼가 너무 많잖아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 소소한 일상에서 공감 가는 부분들을 이야기로 풀어냈어요. 공감이 가면서도 연민이 드는 그런 이야기요.


어떤 이야기에요?
반려묘와의 이야기에요. 제목은 ‘매일매일 사랑해’고요. 근데 쓰고 나니까 아빠와의 이야기가 많네요. 아빠가 동물 키우는 것을 굉장히 반대하셨었거든요. 1년 내내 원고를 바꾸고, 또 바꾼 것 같아요. 원고 들어가면서 이것저것 많이 빠진 것 같아 아쉬워요.

그럼 개인적으로 빠져서 아쉬운 부분을 얘기해주세요.
이거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민감한 내용일 수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동물을 키우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우리 애기들은 어쩌지?’하는. 전쟁이 나는 꿈을 꿨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대책이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은 호야랑 모야를 위한 스노우보드 장비 가방 같은 것을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런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빠졌어요.

그런데 왜 고양이었어요? 강아지도 있잖아요.
어려서부터 동물을 많이 좋아해서 처음에는 강아지를 데리고 왔었어요. 수도 없이 많이. 길 강아지, 학대 받은 강아지 등등. 아빠는 그 때마다 납득이 안 가는 이유들로 돌려보내시곤 했고요. 우리 집에서는 동물을 못 키운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러던 도중 제가 애기 강아지를 데리고 왔는데 새끼 강아지라 낑낑대고 하니까 아빠가 술김에 밀치셨어요, 강아지를. 그 때 너무 충격을 받고 ‘강아지는 내가 보호해줄 수 없는 대상이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고양이로 시선을 돌렸죠. 허락 없이 또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3일 동안 몰래 키웠어요. 모야도 내성적이어서 안 나왔고. 그런데 3일이 지나도 비염이 있다고 하시던 아빠가 아무렇지 않으신 거에요. 그래서 3일 째 되던 날, 아빠께 모야를 보여 드리면서 “3일 동안 고양이가 우리 집에 있었는데 아빠는 멀쩡해요. 이 고양이는 내가 끝까지 키우기로 했으니까 얘는 내가 독립하기 전까지는 같이 키웠으면 좋겠어요”라고 해서 키우게 됐죠.

바로 허락하셨나요?
물론 그 때도 반대했어요. 아빠가 쥐 띠인데 고양이가 있으면 사업이 안 되지 않겠냐며. 어른들은 그런 것들을 중시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리고 고양이에 대한 미신도 있었고. 많은 충돌이 있었어요. 그런데 참 재미있는 건 지금은 아빠가 길 고양이를 키우세요. 물론 너무 좋아하시고요. “아빠가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나 보다”고 가족끼리 농담을 하고는 해요. 아빠 시대는 참 단순하세요. 모야를 백구라고 불러요. 하얘서…. 하하. “야, 백구는 잘 있냐” 이런 식으로요.

모야가 같이 사진 찍은 고양이죠?
네, 모야가 한 번 크게 아파가지고 제 인생에 고비가 왔었어요. 그 때 아빠가 술을 드시고 전화가 와서는 “모야, 걔 한 5년은 더 사니까 걱정 말어”라고 하시면서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나이가 드시니까 외로우신지 지금은 고양이도 키우시고 강아지도 키우시고 양 쪽에 끼고 사세요.


나인뮤지스 현아에 대해서도 궁금해요. 멤버로 영입되기 전과 후의 차이가 있나요?
제 인생에서요? 엄청나죠. 가수의 꿈을 위해 많이 돌아왔어요. 모델도 했고, 연기자도 했고. 하우스룰즈라고 하우스 밴드에 객원 보컬도 하고 그랬어요. 지금은 처음 밝히지만 홍대에서 디제이 하시는 분들의 음악적 소스를 위해서 녹음도 하고 그랬어요. 디제이용 일렉트로닉 음악에 여자 보컬이 살짝 들어가는 소스가 있는데 그런 것들도 하면서 음악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나인뮤지스에는 어떻게 들어간 거에요?
모델 했을 때 알고 지내던 실장님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분이 하우스룰즈 윤지아를 알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윤지아도 저고, 문현아도 저였어요. 그 때 실장님과 미팅도 하고, 오디션 보고 해서 나인뮤지스로 데뷔를 한 거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나인뮤지스로 데뷔를 할 수 있었다는 게.

SNS에 민하 동영상 올리신 게 화제가 많이 됐었잖아요.
행사가 끝난 후 매니저 없이 제주도에 남아서 놀았었을 때에요. 근데 제주도가 생각보다 택시비도 비싸고, 아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숙소에만 있었어요, 이틀을. 숙소에서 고기 사서 고기 구워먹고, 음식 해먹고, 술도 좀 마시고. 인스타그램 영상은 추운데 불이 너무 끄고 싶은 거에요. 장난 삼아 “민하를 부르자”에서 시작됐죠. 사실은 여기에 비속어들도 정말 많아요.
편집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민하만 보내라, 민하만 보내면 행복할 수 있어” 이런 협박과 함께. 결국 민하가 불을 끄고 갔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그랬었어요. 숙소도 따로 쓰는 데 사이가 좋은가 봐요.
사장님 방침이 ‘여자는 뭉쳐놓으면 일 난다’에요. 싸움이 날 수도 있고.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잘난 친구, 저기서 자란 친구. 어떻게 보면 다들 사랑 받고 자란 친구들이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더 붙어 있고 싶어서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샵에서도 바로 옆에 있으면서 메신저하고 그래요. 저희가 사이가 안 좋으면 대중 분들에게도 그게 보이거든요. 그렇게 하기 싫어요. 우리가 일하기 위해서 만났지만 어찌됐든 큰 인연이잖아요. 안 좋은 일도 많이 겪었지만 이것을 계기로 조금 더 단단해질 기회가 생긴 거라 생각해요.


‘저는 19금 토크를 잘해요’라고 말했던 인터뷰를 봤어요. ‘좋아해요’도 아니고 ‘잘’한다니. 멤버들과 19금 토크를 자주 나누는 편인가.
19금의 수위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남들이 들으면 “쟤네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정도에요. 조용조용하긴 하죠. 야한 영화를 보거나 이러면 아니면 무서운 영화를 보더라도 야한 씬이 있으면 꼭 시작이 되는 거죠. 저게 무슨 상황이냐며. 그런 얘기도 많이 하고 저희끼리 야한 장면이 있으면 공유도 해요. 이거 보라면서.

제일 솔직한 멤버가 누구인가.
이거 멤버들과 상의를 하고 얘기해야 하는데…. 모든 멤버가 다 19금 얘기를 잘 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 중에서 주도를 해서 하는 사람이 있고 솔깃해서 듣는 친구도 있고 제각각인 것 같아요.

그게 현아 씬가요? 그럼 현아와 잘 통하는 멤버가 있는지.
있긴 있죠. 근데 화제 거리마다 다르고. 아슬아슬하게 우리끼리 하는 얘기들은 있어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꿀게요. 현아 씨에게 대적할 만한 상대가 있다면.
아, 안되겠네요. 피해가려고 했는데. 하하. 혜미? 혜미요. 최근에 살짝 얘기했거든요. 걔랑 얘기하면 야한 얘기도 아닌데 호들갑을 떨면서 얘기하게 되요. 리액션이 과감해서. 떠오르는 19금 토크의 주자에요. ‘마녀사냥’ 같은 데 나가면 잘할 거에요.

본인은요?
저는 안돼요. 혜미가 적당히 끊어내고 잘 해줄 것 같아요. 조리 있게 잘 피해가지를 못 해요. 하하. 제 인생이 다 탄로나 버릴 거에요.

끼를 발산하고 올 것 같다 생각 했는데 아쉽네요.
나인뮤지스의 미래가 야설가들의 모임이 되는 것 같아서 저는 살짝 발을 빼겠습니다.

그럼 자신에게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예능은 뭐에요?
‘우리 결혼했어요’? 어울리는 것보다 하고 싶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송재림, 김소은 커플 너무 부러워졌어요.

요즘 대세죠. 연기도 관심 있어요?
이번 년도 초반까지만 해도 연기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전환점이 생겼어요. ‘음악을 더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해지는. 이번 년도에 연기는 학원을 다녔었는데 자꾸 캐릭터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제가 연기를 하기에는 자아가 너무 강해져 버린 거죠. 그래서 음악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졌어요.


그게 스무살과 ‘지워지지 않는 11자리 번호’의 피처링인가요? 개인적으로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의외의 모습에 놀랐어요.
못 쉬는 성격이에요. 인생에 있어 일에 대한 고픔이 커서…. 일이 없을 때 굉장히 불안해요. 그게 싫어요. 그걸 놓고 편안하게 쉬고 싶은데. 이번 년도에 앨범을 못 냈어요. 그리고 12월 말에 싱가폴에서 공연이 있었어서 소소한 계획들을 못 세워서 불안했고요. 근데 아니나 다를까 멤버들도 나가고 생각치 못한 갑작스러운 일들도 있어서….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빨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 라고 생각했어요. 회사에서는 제가 어떤 음악적 성향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먼저 나서서 회사의 도움을 받는 게 빠르다고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들이댔어요.

적극적이시네요.
첼로하는 친구가 있는데 고등학교 동창 중 인디 밴드 하는 친구와 첼로 스트리밍을 작업하고 왔다고 해서 “그럼 나 그 친구 앨범 좀 들어볼래”가 시발점이 되었어요. 첫 마디 듣고 이 친구다 싶었죠. 그리고 그 친구에게 가서 “내가 이런 곡을 연습을 해왔는데 어떤 음악이 맞을지 잘 모르겠다”라고 해서 스무살이 맞는 곡을 찾느라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어요.

있었던 곡을 불러보기도 하고,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근데 이건 오래 전에 만들어졌던 파일이에요. 계속 파일을 찾기도 하고 얘기하면서 하고 싶은 얘기도 하고 일 얘기 회사 얘기 가족 얘기도 하면서 찾은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고 우리 나이에 정서에 맞는 음악을 찾기 위해. 4월부터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에서야 나왔네요.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많이 보고 싶어요. 또 다른 숨겨진 끼가 있나요?
저에게 어떠한 끼가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개인 활동 계획이 계속 있는 건가요?
그룹 활동에 더 치중하고 싶어요. 스무살과의 협업은 목소리를 찾는 과정이에요. 이런 쪽으로 가다듬으면 나인뮤지스에 더 도움이 되겠다 싶기도 했고. 경리와 이야기를 나눈 게 있어요. 이번에 경리가 ‘네스티네스티’를 하면서 섹시함의 아이콘으로 부각을 시켰잖아요. 그런데 콜라보레이션을 하자마자 나인뮤지스로 빨리 컴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죠. 어찌됐든 시작점이 그룹인 거고, 내부적으로 많이 흔들리기도 했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아요. 개인 활동을 하면서 오히려 애착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한 번 나인뮤지스 현아는 끝까지 죽을 때까지 나인뮤지스 현아에요.
맞아요. 제가 애가 있어도 꼬리표가 늘 따라다닐 거에요.

절대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죠.
그걸 저희 멤버들은 잊지 않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좋아요. 사실 경리가 인지도가 제일 높잖아요. 어깨에 있는 부담감도 너무 잘 보여서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것을 앞으로 같이 헤쳐나가 줄 사람들은 결국 멤버잖아요. 서로서로 많이 챙겨주고, 잔소리도 해주고 그래야 해요. 저는 잔소리를 안 들으면 사람이 안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잔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거에요.

기획 진행: 최원희, 서주연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주줌, 락리바이벌, 데님앤서플라이
선글라스: 필라 아이웨어 by 룩옵티컬
주얼리: 엠주
슈즈: 스티브매든
베개: 클푸
헤어: 정샘물 EAST점 혜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EAST점 희선 팀장
장소: 보에(B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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