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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수현 “10년 뒤 박해일 같은 배우 되겠다”

2015-04-30 19:08:13

[김희옥 기자] 드라마 ‘달려라 장미’에서 패기 넘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좌충우돌 캐릭터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권수현은 86년생의 늦깎이 신인 배우다.

올해 30살이지만 갓 제대한 20대 열혈 백장수 역을 완벽히 소화할 정도의 동안 외모는 자칫 철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또한 한 집안의 가장인 만큼 의젓하고 생각이 깊은 배우였다. 모든 것이 배움이라 생각하고 하루하루가,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도 했던 그다.

음악을 하다가 연기로 전향해 늦게 시작한 배우의 길이 너무나도 행복하다며 앞으로 박해일과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 음악이 맺어준 연기자의 길

고등학교 때는 미술을 했고 미대에 들어갔지만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좋아했던 음악을 20살 서울에서 시작했다. 곡에 나만의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생각들을 담아내는 것이 매력적이다.

‘안녕바다’라는 팀으로 밴드 활동을 하고 있었다가 한 독립영화에 캐스팅 되어 처음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연기랄 것도 아니었고 그냥 공연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후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에 캐스팅 됐다. 연출팀에서 원하던 캐릭터 하나를 못 찾고 있었는데 나와 비슷하다고 판단이 들었는지 연락이 왔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 이제, 연기에 나를 담고 싶어

3분30초 남짓 나를 표현해야 하는 곡과는 달리 연기는 1분이라도 다른 사람이 될 수 도 있고 다양한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과 어떠한 배역이 있으면 그것을 내식으로 얼마든지 바꿔서 표현하는 점이 가장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젠 연기에 나를 담고 싶다.


# 첫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

주인공 윤제문을 괴롭히는 역할로 출연했다. 시사회 날 큰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올 때의 감격스러움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사실 화면보다는 엔딩 크레딧에 ‘권수현’이라는 이름 석 자 올라가는 것이 더욱 가슴이 짜릿했다.

# 첫 드라마, 달려라 장미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캐릭터에 대한 큰 고민거리가 없었다. 나의 어린 시절과 거의 흡사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비슷했고, 괜찮은 집안이 어려워진 형편, 극중에서는 막내지만 누나 같은 여동생을 둔 점 등 ‘백장수=권수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감독님 역시 너의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하셨다.

# 연기를 위해 10Kg 감량

한동안 나를 내려놓았던 시기가 있었다. 술과 먹는 것을 워낙 좋아했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내 인생의 최고의 몸무게인 79kg까지 늘었다. 대표님이 어느날 촬영된 내 모습을 보고 ‘뚱뚱해’라는 한마디를 던졌는데 충격을 받고 그 때부터 더욱 혹독하게 뺐다. 아무래도 연기자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자기관리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자극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바로 지금의 드라마도 시작하게 됐다.

# 힘 빠진 연기?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이 그러신다. 힘을 빼고 연기한다고. 연극 같은 경우 힘이 빠져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 드라마에서는 특히 영화, 힘이 들어가 있으면 정말 그냥 연기하는 것 같고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더라. 그리고 배역 역시 ‘그냥 나’라고 생각해서 편안하게 하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

# 화기애애 드라마 현장

정준 선배가 극에서는 원수로 나오지만 평소에 가장 잘 챙겨 주신다. 감독님은 ‘카메라 앞에서 놀아’라며 편안하게 해주고 정준 선배는 그것을 정말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올해로 24년차 선배가 이렇게 좋은 스텝들을 만나기 쉽지 않다며 언제나 감사하라고 말해주신다. 첫 작품이지만 좋은 스텝들을 만나서 복 받은 것 같다.


# 하늘에 계신 아버지

병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는 무뚝뚝했던 편이셨다. 그래서 제대로 술 한 잔 기울였던 추억도 없고 살아생전 많은 것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요즘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셨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사랑하는 두 여인

아버지를 여의고 나서 내가 가장이다. 스쿼시 선수인 2살 터울 여동생과 미술 전공한 어머니는 전주에 계신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나를 언제나 믿어주셨다. 걱정을 하시더라도 하고싶어하면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셨다.

스무살 때부터 서른이 될 때까지 서울에 혼자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어 걱정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너무너무 좋아하신다. 게다가 출연 중인 작품이 일일드라마다 보니 엄마가 매일 볼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이상형

아무래도 가장이다 보니 현명한 여자가 좋다.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현명해서 똑똑하고 뭔가를 하자라고 했을 때 그것이 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키는 작고 아담한 사람이 좋다. 지금은 일이 좋아서 연애 생각이 없다. 결혼도 늦게 하고 싶다.

# 김수현 닮은꼴

너무 많이 듣는 얘기다. 김수현 때문에 예명을 짓자고 했는데 싫다고 했다. 김수현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기타 치는 씬을 지도하러 갔을 때 처음 인사했다. 우리나라 탑배우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으니 좋다.

# 롤모델, 배우 박해일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나, 어떤 배역을 해보고싶나 라는 질문의 정답은 ‘무조건 박해일’이라고 할 정도로 연기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존경한다.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고 모던보이같은 영화에서는 세련되고 남성다운 매력을, 때로는 백수도 그런 백수가 없고, 살인의 추억에서의 눈빛 등. 가벼운 배역이더라고 묵직함을 가지고 있다. 해보고 싶은 배역은 너무나도 많지만 10년 뒤에 박해일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기획 진행: 김희옥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경섭
의상: 머시따, 트루젠, 길옴므
슈즈: 바네미아, 스베누
헤어: 아쥬레 수안 부원장
메이크업: 아쥬레 권인선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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