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이청아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

2015-08-14 10:37:54

[이유리 기자] 누가 지어준 이름인 줄은 모르겠지만 어쩜 그리 잘 지었을까. 이름처럼 청아한 매력이 돋보이는 배우 이청아와 bnt뉴스가 만났다.

인기 인터넷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늑대의 유혹’ 속 강동원과 조한선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정한경 역으로 스타덤에 오름과 동시에 전국 여성들의 공공의 적이 된 그. 교복이 잘 어울리는 청순한 소녀에서 어느덧 데뷔 13년차 성숙한 여배우가 됐다.

그가 밝은 미소를 띠고 촬영장에 들어서자 비 내리던 하늘도 덩달아 화사해졌다. 네 가지 콘셉트로 진행돼 이청아의 데뷔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이번 화보에서 그는 깊이 있는 눈빛 연기로 촬영장을 압도했다.

어느 순간은 사랑에 빠진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이다가 우아하고 고혹적인 여성으로 그는 180도 변신했다. 이어 꿈꾸는 듯 몽환적인 모습으로 신비함을 자아내더니 곧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렘을 완벽히 표현해냈다.

표정부터 포즈까지 척척 힘들어하는 내색 한 번 없이 촬영현장을 리드한 그와 수다 떠는 것처럼 편안하고 진솔했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Q. 오늘 화보촬영은 어땠나

화보작업을 많이 해보지 못한 편이라 걱정했다. 이전 bnt화보를 봤는데 배우에 초점이 맞혀 잘 나오는 것 같아서 걱정을 덜었다.

Q. 촬영하면서 느꼈는데 스타일링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사실 외모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았다. 신경 쓴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금이 한창 재밌을 때다.
요즘 뷰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를 많이 접해서 해보고 싶은 것이 더 느는 것 같다. 보통 배우들이 이미지 변신이라 자신만의 컬러를 찾기 위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데 나에겐 그 시기가 지금인 것 같다.

Q. 그렇다면 언제부터 꾸미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처음 옷이나 화장에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를 촬영할 때다. 자의는 아니었고 주변사람들이 나를 예쁘게 꾸며주고 싶어 하는데 내가 싫어하니깐 화를 냈었다(웃음). 머리도 짧은 머리를 고수했고 단정하거나 보이쉬한 옷을 선호했었다. 지금도 짧은 옷이나 조금 파인 옷은 불편하다.

여성스러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다. 꾸미는 것도 마음이 편해야 할 수 있는건데 20대 때는 ‘내가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라는 마음에 ‘지금 연기도 제대로 안되는데 무슨 멋이야’이런 식으로 연기가 내 마음에 들고 난 후 멋을 부릴 수 있는 거라 생각했다.

서른이 넘어가면서 내가 내 삶을 즐겁게 살 때 좋은 기회도 오고 그게 연기에도 묻어난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는 내가 잘 못하니 광고나 예능, SNS도 싫었다. 대본 없는 상황에서 내가 노출되는 것이 나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좁혀놨던 삶의 폭을 넓혀 보고자 지금은 이것저것 많이 하고 있다.

Q.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연기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처음 포문을 연 것은 황정민 선배와 같이한 ‘그저 바라보다가’였다. 눈치 없는 백치푼수 역할을 맡았는데 연기를 하려면 그 캐릭터를 이해해야 하지 않느냐. 원래 눈치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였는데 그런 역할을 하다 보니 그런 성격이 조금 이해되더라.

그 때 씨가 심겼다면 그 이후 ‘꽃미남 라면가게’가 확실한 계기가 되었다. 욱하고 화가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성격이 종이 한 장 뒤집어지듯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인생 뭐 있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할까. 배우 인생이 나의 성격 개조 프로젝트 같다.

‘늑대의 유혹’ 당시가 21살이었다. 왜 20살 갓 넘었을 때는 자신이 어른인 줄 알지 않느냐. 그런데 고등학생 캐릭터다 보니 ‘어리다’, ‘귀엽다’ 이런 말이 날 더 물러나게 했던 것 같다. 오히려 지금 성격이 20대에 그랬으며 사랑스러웠을 것 같은데 아쉽다.

Q. ‘늑대의 유혹’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던 강동원, 조한선과 연기함으로써 여성들의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았다

‘늑대의 유혹’은 나의 첫 주연작이다. 내 연기하기도 바쁘고 습득할 것이 많아서 즐길 여유가 없었다. 당연히 내가 행복한 건지도 몰랐고 왜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는지 몰랐다. 연기를 정식으로 준비한 상황도 아니었고 조연 오디션 보러갔다가 덜컥 주연이 돼버리니 할 것이 많아 바쁘고 나를 객관적으로 볼 시간이 없었다.

그 전 경험이 없으니 영화를 찍으면 미움 받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공교롭게 다음 영화인 ‘해변으로 가요’에서도 전진씨와 이완오빠 사이에 낀 역할이라 미움을 많이 받았다. 그때까지 원래 여배우는 미움과 부러움을 받는 존재인 줄 알았다.

요즘 티비에서 ‘늑대의 유혹’을 방송해줄 때면 가끔 본다. ‘왜 조금 더 즐기지 못했지’, ‘내가 굉장히 행복했었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날 부러워했구나’ 생각했다(웃음).

Q. 오래전 일이지만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부산에서 무대인사 후 다른 영화관으로 이동하는데 1미터 가는데 5분씩 걸렸었다. 그리고 원래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지 알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오빠들이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느낀다.

내가 그 때 겪었던 일은 살면서 겪기 힘든 일이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도 모든 것이 잘되는 것이 아닌데 ‘내가 출연한 작품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큰 복이구나’ 많이 느낀다.

Q. 출연작 중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

배종옥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는데 선배님과 처음 인연이 닿았던 ‘호박꽃 순정’에서 많은 것을 배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후 촬영한 ‘꽃미남 라면가게’는 내가 이전에 조금씩 쌓아온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 맞아 떨어진 작품이라 특별하다.

그 작품 덕에 성격도 많이 바뀌고 세상을 사는 것이 많이 편해졌다.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도 겁내지 않게 됐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다 하고 살게 됐다. 그래서 난 20대보다 30대가 훨씬 좋다. 후에 돌아보면 가장 행복했을 시기를 30대로 꼽지 않을까 싶다.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고등학교 때 명동에서 영화 아카데미 졸업 작품에 출연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고 출연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오디션 제의를 받아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때까지는 연기자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극작과 영화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했는데 1학년2학기쯤 매니지먼트사에서 연락이 와서 들어가게 됐다. 기획사에 들어가니 아무래도 오디션을 계속 보게 됐고 처음 회사에서 소개해 준 오디션에서 발탁된 것이 ‘늑대의 유혹’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하고 싶은 것이 연기가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Q. 언제 연기가 천직이라고 느끼게 됐는지

사실 연기가 천직이라고 느낀 적은 아직 없다. 하지만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현장에서 안 되는 것 열 개 중 하나 씩 찾아질 때가 너무 좋다. 그것을 더 많이 찾고 싶어서 계속 연기를 하고 있다. 현장에 있고 안되는 게 10개인데 하나 씩 찾아질 때 너무 좋다. 그것을 더 많이 찾고 싶어서 계속 연기를 하고 있다.

선배님들이 하는 말이 ‘생각이 많으면 연기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천성적으로 생각이 많은 편이라 작품분석은 빠른 데 표현하는 것이 아직 쉽지 않다.

내가 배우지만 아직 배우들을 보면 동경과 존경 그리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든다. 어떻게 보면 내가 그들을 그렇게 바라보기에 계속 연기를 하는 것도 같다. 언젠가 내가 연기한 것을 보면서 ‘저 연기는 내가 봐도 잘했다’ 당당하게 남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Q. 잘한 연기라는 것에 대한 목표치가 있을까

10개 중 10개 다 잘하는 배우는 드물다. 배우, 연출, 스태프, 운 모든 것이 좋을 때 잘되는 것 같다. 좋은 배우지만 이전의 작품보다 덜할 때도 있다. 나보다 어리고 신인이라도 어떤 장면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면 그 장면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편이다.

Q. 그런 면에서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

연기는 물론이고 삶의 자세가 멋있는 분을 더 존경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배종옥 선배님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충고와 조언을 많이 해주신 분이다.

그리고 황정민 오빠와 연기할 때면 앞에서 큰 에너지를 주셔서 원래 내가 연기하는 것보다 2배로 더 잘하게 된다. 같은 작품에서 뵌 적은 없지만 같은 소속사라 사석에서 가끔 뵈는 최민식 선배님께도 많이 배운다.

술을 잘못하지만 최민식 선배님이 약주하고 계시면 그 자리에 나가 이야기를 듣는다. 그곳에 듣는 말들은 완성되지 않은 배우들에게 꿈같은 얘기가 많다. 선배님이 작품을 임하는 태도를 보면 ‘저런 대배우도 저런 고민을 하는구나’ 힘이 될 때도 있고 나에게 채찍질을 하는 계기가 될 때도 있다. 저런 상황에서는 저런 접근을 해야 하는구나 교훈을 얻을 때도 있고.

Q. ‘연평해전’에 특별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 너무나 가슴 아팠고 그 당시 내가 고삼이라 잘 몰랐던 것이 부끄러웠다. 혹시 나처럼 연평해전을 모르고 지나갔을 사람들이나 당시에 어려서 잘 모르는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알리는 데 작은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

Q. 지금 영화 ‘해빙’ 촬영 중이다. 맡은 캐릭터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미스터리한 간호조무사 역을 맡았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극의 키를 쥐고 있는 비밀스러운 인물이다. 지금까지 해 온 역할이 주로 정의롭고 진솔한 역이었다면 이번에는 세상이치에 빠르고 실리적인 캐릭터다. 이제껏 내가 했던 캐릭터와 다른 것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 않았던 것이라 재밌으면서도 어렵다.

Q. 눈빛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던데

사실 눈이 콤플렉스다. 눈이 착해 보인다. 실제 성격은 순하지 않고 비극을 좋아하는 편인데 제의가 들어오는 역이 착하고 밝은 역이어서 고민한 적도 있다.

Q. 배우들은 고정적인 역할을 맡는 것을 기피해 성형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성형이나 시술 고민은 해본 적 없는지

내가 좋아하는 얼굴은 조디 포스터처럼 각이 있고 차갑게 생겨 감정이 묻어나지 않는 얼굴이다. 만약 눈을 고치면 얼굴 전체를 고쳐야 한다(웃음). 날카롭게 보이기 위해 살을 많이 빼기도 했다. 그런데 예쁜 살만 빠져서 밉게 돼서 그만뒀다. 그 점을 계속 고민하다가 메이크업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된 것도 있다.


Q. 네이버TV캐스트 ‘뷰티스테이션 트루미쇼’ 진행자로서 뷰티 팁을 하나 주자면

여름에는 피부온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속에서 열이 나면 모공이 늘어나고 피지 과다분비돼 트러블로 이어진다. 썬번도 화상의 일종이니 미백제품을 사용하기보다 피부온도부터 낮춰야 기미나 주근깨가 올라오지 않는다.

나는 야외촬영이나 조명을 많이 받았을 때 냉타월로 얼굴이 시원해질 때까지 계속 식힌다. 그 뒤에 클렌징해야지 피부에 자극이 없다. 피부가 열 받아 있을 때 손을 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트러블이 시작된다.

‘연평해전’ 촬영 때 매일 배 위에 있으니 땀이 나는데도 건조해지더라. 그 때 아이스박스에 얼음이랑 흰타월을 가져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얼굴을 식혀줬다. 그게 선크림 자주 바르는 것보다 덜 타더라.

Q. 유연석과 친분이 두텁다고

연석이와는 대학교 1학년 때 단편을 같이해 벌써 12년 지기다. 내 졸업 작품 남자주인공이기도 했고 여러 작품을 같이 했다. 어릴 때부터 친해서 그런지 서로 챙기고 그러진 않는다. 호준씨에게 하는 것처럼 나에게 다정하지 않다. 서로 칭찬하는 것이 어색한 사이다(웃음).

Q. 박보검이 청아씨를 이상형으로 꼽았는데

보검이가 아는 여자가 많지 않다. 작품에서 본 사람이라 언급한 것 같다(웃음). 이상하게 동생들이 나에게 연락을 잘하는 편인데 보검이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삶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멋진 아이다. 배종옥 선배님도 ‘저 녀석은 무조건 잘될 것’라고 말했을 정도다. 최근 연기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누나로써 뿌듯하다

Q. 데뷔 13년차 그동안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카페지기를 해주던 팬이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 방송국에서 만나서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다. 오래된 팬들과는 SNS로 안부도 묻고 실제로 연락하는 친구들도 있다. 팬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너무 좋다. 특히 팬들의 결혼소식이 들리면 행복하다.

‘그저 바라보다가’ 때 연기에 대한 리뷰를 정확하게 써주는 남성 팬이 계셨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리뷰를 보기 위해 드라마를 하고 싶을 정도다. 무조건 좋다고 해주는 팬들보다 배우 인생을 같이 걱정해주는 팬 분이 너무 감사하더라. 토시하나 빼놓지 않고 다 읽는다.

Q. 앞으로의 연기활동에 목표가 있다면

스펙트럼을 넓히자고 스스로 목표를 세웠다. 이제껏 무서워서 하지 않았던 것도 편하게 접근해보고 한다. 연기 외의 활동에도 다양하게 얼굴을 비치고 보여드리고 싶다. 다양한 이미지가 쌓여서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기획 진행: 이유리,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레미떼, 르샵, 주줌,
슈즈: 아키클래식, 데상트, 더포인티드
주얼리: 민휘아트주얼리, 이에스듀
백: 오야니
시계: 베카앤벨
헤어: 아우라뷰티 하나 실장
메이크업: 아우라뷰티 안희정 부원장
장소협찬: 청담n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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