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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여은 “‘우결’ 출연 중인 오민석 덕분에 팬 늘었다”

2016-02-02 15:01:12

[위효선 기자] ‘부탁해요, 엄마’의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멈출 줄 모른다.

드라마의 흥행과 더불어 손여은은 단아하고 여성스럽지만 얄밉기도 한 싱글맘 혜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9년 SBS ‘찬란한 유산’, MBC ‘지붕 뚫고 하이킥’ 등에서 당차고 발랄한 역할을 소화한 그는 영화 ‘코인라커’에서는 날카롭고 차가운 캐릭터를,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는 막말을 서슴지 않은 못된 계모를 연기했다.

10여년의 연기 인생을 살아오며 다양한 변신을 거듭해온 손여은. 그는 대중 앞에 자신의 여러 모습을 선보이며 즐거움을 느끼는 배우다. 더불어 그는 ‘생생하다’ 라이브하다’는 평을 듣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손여은의 바람이 담긴 살아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손여은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그가 현재 혜주 역을 소화하고 있는 ‘부탁해요, 엄마’는 연장방송을 확정 지을 만큼 인기가 좋다. 드라마의 흥행과 더불어 손여은의 인기 또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혜주라는 캐릭터와 배우 손여은이 찰떡처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혜주를 연기하다 보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도 캐릭터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어요.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성격도 닮았고 약간은 사차원 같은 모습도 비슷해요. 그런 부분을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혜주가 형규(오민석)와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이유는 바로 혜주가 한 차례 결혼에 실패한 싱글맘이었던 것. 아직 미혼인 손여은이 싱글맘 혜주를 연기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을까?

“엄마 역할을 소화하면서 ‘내가 엄마니까 어떤 연기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제가 쉬는 날이면 보육원에 다닐 정도로 아이들을 좋아하거든요. 아이들과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어요. 오히려 아역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감탄한 적이 많죠”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싱글맘 혜주와 결혼을 결심한 형규 역에는 배우 오민석이 활약하고 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고 있는 오민석 덕분에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도 있다며 파트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손여은. 부부 연기를 함께 하는 오민석은 어떤 배우일까?

“굉장히 편안한 배우에요. 연기자에게는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한데, 민석씨는 호흡을 주고 받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저희끼리 합이 잘 맞아서 현장에서 추가된 신들도 있어요. ‘우결’ 속 모습은 실제 민석 씨의 모습과 정말 똑같고, 극 중 형규와는 약간 거리감이 있는 것 같아요”

‘부탁해요, 엄마’는 매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15년 KBS 연기대상에서 배우 고두심이 대상을 수상했고 유진과 김갑수 또한 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함께 현장에서 고생하는 배우들의 수상에 손여은을 비롯해 함께 자리한 ‘부탁해요. 엄마’ 식구들은 한 테이블이 모여 앉아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함께 출연하고 있는 배우 분들의 인성이 너무 좋아서 트러블이 전혀 없어요. 감독님께서도 가족적으로 이끌어주시고요.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 등 전 스태프가 너무 잘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으니까 계속 가고 싶어요. 드라마 끝나면 많이 허전할 것 같아요”


2005년에 데뷔한 손여은.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소화해왔는데 2014년이 되어 비로소 주연을 맡았다. 영화 ‘코인라커’는 손여은의 첫 주연작이기 때문에 의미가 깊기도 했지만 영화를 촬영한지 4년만에 대중 앞에 공개할 수 있었던 소중한 작품이었다.

“’코인라커’를 생각하면 마음 한 쪽이 아팠어요. ‘전주국제영화제’에 초대되면서 4년만에 개봉을 할 수 있었죠. 시도 해보지 않았던 강렬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저한테 무척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예산 영화라 두 달 정도 촬영을 했는데 짧은 기간 내에 굉장히 몰입해서 참여한 작품이에요”

‘코인라커’는 주인공 연이 한국에서의 모진 삶을 버리고 뉴질랜드로 떠나기 위한 준비 과정을 담았다. 돈을 벌기 위해 자폐를 가진 아들을 지하철 물품 보관함, 일명 코인라커에 넣는 연의 모습은 섬뜩하기도 하다. 작품의 소재와 분위기가 주는 무게감이 손여은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몸 보다는 정신적으로 힘이 들었던 작품이었죠.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극단의 상황에 내몰리는데, 감정을 계속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어요. 주변사람들에게 ‘다른 사람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삶에 지치다 못해 냉소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캐릭터였죠. 그래서인지 ‘코인라커’ 촬영이 끝나고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손여은은 이 작품으로 엄마 역할을 처음 소화했다.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엄마 연은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필요로 했다.

“감독님께서 장애 아동과 그들의 부모님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추천해주셔서 참고했어요. 엄마 연이 가지는 아이에 대한 사랑이 보통의 엄마들보다 더욱 강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어요. 영화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이 주어지니까 그 속에서 내가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는지 연구했고요”


손여은이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작품은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였다. ‘세결여’에서 그는 맹랑한 며느리이면서 못된 계모인 채린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채린은 시청자의 미움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채린이 이기적이고 못된 여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저는 제 캐릭터가 안쓰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어미니에게 미움을 받는 상황에서 남편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아이도 잘 따르지 않는 채린이가 안타까웠죠. 극 중 채린의 행동이 정당화되기는 힘들지만 회가 지날 수록 시청자 분들이 ‘채린이도 그럴만하잖아’라는 반응을 보내주실 때 굉장히 보람이 있었어요”

‘세결여’는 김수현 작가의 작품. 손여은은 많은 배우들이 존경하는 작가이자 스타 작가로 통하는 김수현의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행운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선배님들께서 ‘김수현 작가님 대본은 수십 번씩 읽다 보면 그 안에 답이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대본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대사와 지문, 동선까지 대본에 있는 대로 지켜야 했어요. 그만큼 작은 단어 하나하나에 의미가 모두 담겨있었죠. 그런 대본을 만나는 건 연기자에게 굉장한 행운이에요. ‘세결여’를 하면서 굉장히 성숙할 수 있었어요”


손여은의 연기관은 다양한 연기를 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멜로는 손여은이 꼭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 중 하나다.

“’부탁해요, 엄마’에서 보여드리는 멜로 연기가 제 연기 인생에서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항상 짝사랑했거나 사랑을 못 받았었거든요. ‘세결여’에서는 사랑을 조금 받아볼까 할 때 작품이 막을 내렸고요(웃음). 멜로를 꼭 해보고 싶어요. 중국에 진출한다면 한국에서 사극 경험도 있으니 중국의 전통 사극도 좋을 것 같아요”

평소 꾸밈 없는 성격을 가진 손여은. 차분하면서도 낯을 가리는 성격에 예능 울렁증까지 있다고 살짝 고백하면서도 기회가 있다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저는 제 모습이 솔직하게 담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은 것 같아요. ‘꽃보다 누나’ 같은 여행 프로그램도 여행을 가서 좋다기 보다 제 모습이 꾸밈 없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부탁해요, 엄마’에서 다사다난했던 결혼 준비 과정을 한번에 날려버릴 듯 환상적인 웨딩 드레스 자태를 선보인 손여은. 그가 현실에서 만나고 싶은 이상형은 어떻게 될까? “콜린퍼스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선한 눈빛 안에 많은 것이 담겨있는 배우죠. 따뜻하면서도 순수한 남자가 좋아요”

따뜻한 눈빛을 가진 부드러운 남자를 이상형으로 꿈꾸는 반면 손여은이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들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강렬한 배우들이다. “김윤석 선배님 정말 좋아하고요. 곽도원 씨도 꼭 한번 작업했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 두 분을 뵙고 싶어요”


손여은은 ‘세결여’가 끝나고 나서 “’세결여’로 스타 됐는데 그 전에 무명 시절은 어떻게 견뎠어요?”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손여은은 이 질문에 덤덤한 답변을 전했다.
“무명이었던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그런데 그 시간 동안 아주 작은 역할부터 소화하면서 저는 연기자로서 능력을 쌓아가고 있었어요.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지나온 시간이 있기 때문이죠”

손여은은 ‘부탁해요, 엄마’의 앞으로를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어머니의 시한부 소식에 가슴 아픈 전개가 시작될 것 같다고 전하며 더불어 형규(오민석)와의 결혼 생활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해피 엔딩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손여은은 줄리엣 비노쉬와 같은 배우가 되기를 꿈꾼다. 나이가 들어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그가 줄리엣 비노쉬를 롤모델로 꼽은 이유다. 손여은은 지나가는 시간과 함께 살아가는 배우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다양한 변신을 멈추지 않는 배우의 숙명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여배우가 될 것이다.

기획 진행: 오아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르샵, 레미떼, 로우클래식, 라이
안경: 룩옵티컬
시계: 자스페로 벨라
슈즈: 지니킴, 페르쉐
헤어: 정샘물 청담WEST점 오효영 실장
메이크업: 정샘물 청담WEST점 진애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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