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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은 배우 진현빈

2016-05-09 10:57:17

[김희운 기자] 임성한 작가의 신기생뎐으로 처음 얼굴을 알린 배우 진현빈은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배우였다. 배우로서 지금까지 쌓아왔던 필모그래피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그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 보기로 했다.

오늘 촬영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콘셉트가 있었나요?
마지막에 입은 정장 스타일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원래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거예요?
아니요, 평소 수트처럼 몸에 딱 피트되는 옷을 즐겨 입지 않아서 오히려 신선하고 좋았어요. 쇼파도 편해서 포즈 취하기도 쉬웠어요.

도전해보고 싶은 콘셉트나 의상스타일이 있다면요.
아이돌 같은 스타일이요. 최근에 엔시티라고 SM에서 나온 보이그룹을 봤는데 멋있더라고요. 나이가 더 먹기 전에 염색도 해보고 싶어요.

배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군대에서 홍보영화를 찍었거든요. 그냥 일반병사였는데 차출돼서 영화를 찍었고 그 이후로 연기가 너무 재밌어서 전역하자마자 회사 찾아다니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운이 좋게도 지금의 회사에 한 번에 오디션이 붙어 지금까지 인연을 유지해오고 있어요.

처음 오디션을 봤는데 한 번에 합격하셨으니 너무 기분 좋았겠어요.
네, 처음에는 사실 이 길이 이렇게 어려운 길인걸 모르고 그 당시에 ‘원래 이런건가?’라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에는 가짜 명함 돌리고 기획사를 사칭하는 사람도 많아서 의심하기까지 했어요. 학원 같은 건가 싶기도 하고요. 원래 전공은 토목공학과였거든요.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었는데 어렸을 때 배우가 되고 싶다하면 주변에서 허황된 일이라고 해서 점수 맞춰 가게 된 거였는데, 군대 가서 영화를 찍고 제 진로를 명확하게 알 게 된 거죠.

배우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토목공학과를 나왔더라면 취직 못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토목공학과는 기술직이잖아요.
취업문이 워낙 좁다보니 주변 친구들 보면 현실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토목공학과 공부는 별로 흥미가 없으셨나 봐요?
네, 원래 수학을 좋아했는데 미적분 이후로 싫어졌어요.

몸매관리를 위해 즐겨하는 운동 있어요?
저 뛰는 거 좋아해요. 날씨도 점점 좋아지고 한강 근처에 살아서 한강에 런닝하러 나가요. 친구랑 야구 피칭하다가 어깨를 심하게 다쳐서 몸을 많이 쓰는 운동은 못하고 있어요.

취미는요.
가끔 레고 만들어요. 집에서 IP TV도 많이 봐요. 테마별로 많이 있으니까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 보거나 평소 보고 싶은 게 있으면 한꺼번에 보기도해요.

원래 집에 있는 걸 좀 좋아하시나 봐요?
네, 밖에 나갈 때는 한 번에 몰아서 약속을 잡고 사람들을 만나요. 일정한 패턴이 있어서 친한 친구들은 제가 집에 있을 때 연락을 잘 안하는 편이예요.

특기는요? 잘 모르겠으면 남들이 말하는 본인의 장점이라던가.
남의 얘기를 잘 들어준대요. 카운셀링 정도는 아니고요. 가끔 도움이 될 때가 있대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죠, 평소 연기연습은 어떻게 해요?
최근에 만났던 감독님 한 분이 계시는데 그 분이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을 보면서 배우들 대사를 외우고 배우가 나올 때만 음소거 버튼을 누르고 립싱크로 연습을 해보라고 하셨는데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카페 같은 곳에 가서 남을 관찰하거나 평소에 사람구경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가 실제로 암에 걸려 암환자가 될 수 없고, 술 취한 연기는 술 안취한 사람이 제일 잘 한다고 하는데 술 취한 사람을 자세히 봤기 때문에 그렇대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연습하고 있어요. 이것도 어떤 감독님이 말씀해주신 거예요.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하게 연기를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뭐예요?
저는 데뷔작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신기생전’이라고 임성한 작가님 작품이기도 했고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맨 몸으로 뛰어든 느낌이라 항상 기억에 남아요.

첫 작품이었으면 힘들진 않았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혼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혼은 다 같이 모여서 대본 리딩할 때 자주 혼났는데, 오히려 촬영때는 카메라 테크닉적인 부분을 카메라 감독님이 이것저것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그나마 덜 혼났어요.

배우로서 강점이 있다면요? 회사에서 한 번에 뽑은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전 제 눈이 좋아요. 주변에서는 밝은 기운이 있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잘 지치지 않는 것 같아요. 긍정적인 편이예요.

배우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다면요.
제가 알기론 많은 배우들한테 있는 일인데 연기를 하다가 암전된다고 해야 되나, 멘붕이 올때가 있어요. 5일 동안 다 외운 게 현장에서 디렉션이 바뀌어 버리는 순간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심지어 ‘그러나 하지만’ 이런 말도 한마디 못했어요. 앞에서 백여 명의 스텝들이 저를 보고 있는데 모든 게 정지된 상황이 있었어요. 배우들한테 흔한 일이라고 하는데 저한테는 너무 충격적인 일이라 한동안 현장 나가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결국 못 찍었어요. 근데 감독님이 잘 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만들어서 노래하듯 연기하면 그만인데 그럴 때가 와야 한대요. 사실 저는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었거든요. 큰 실수에 눈감아주셔서 감독님과 스텝분들께 너무 감사했어요.

드라마, 영화, 연극 다 해 보셨잖아요. 어떤 점이 다르고 뭐가 제일 재밌었어요?
저는 일단 드라마가 제일 재밌었어요. 연극 같은 경우에는 모든 것을 배우 혼자 만들어서 진행하는 것 같아요. 연출이랑 동선부터 많은 부분을 상의해서 결정해야 하거든요. 무대를 위해 의견을 내야 하는데 저는 초연인 작품이라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점도 좋았지만 드라마 찍으면서 느끼는 희열이 더 강렬했어요. 왜냐하면 촬영 후 드라마가 방영되면 시청자 게시판이든 어디든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잖아요. 그 리액션이 너무 좋았어요.

그게 악플이나 나쁜 리액션이어도 좋은 거예요?
그럼요, 밑도 끝도 없는 악플은 상처받겠지만 연기에 대한 지적은 감수해야죠. 성적표인데.

영화는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진행하다보니 감독님이 말씀해주시는 디렉션만 잘 듣고 연기하면 돼서 굉장히 편했어요.

그게 싫을 수도 있잖아요.
저는 그 당시엔 그게 옳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아직은 제가 어떤 디렉션에 대해 뭔가 의견을 제시할만한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친한 배우 있어요?
같이 작품하면서 친해진 임수향씨요, 인간관계가 좁고 깊은 편이예요.

스트레스는 해소법이나 즐겨 찾는 곳이 있다면요.
스트레스 해소는 먹는 걸로 풀거나 재밌는 거 보고 되게 평범해요. 자주 찾는 곳은 한강 가는 거 진짜 좋아해요. 뚝섬유원지역에 거의 매일가요.

주량, 좋아하는 음식은요?
소주 3잔이요, 술을 잘 못해요. 좋아하는 음식은 탄수화물, 밀가루 음식이랑 고기요.

좋아하는 음식이 여자취향인데요, 몸매 관리할 때 힘들지 않아요?
되게 많이 먹고 먹는 만큼 정직하게 찌는 편인데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많이 먹으려고 항상 뛰어요. 하루에 8km는 뛰어요. 혼자 뛸 때도 있고 친구들이랑 같이 할 때도 있어요. 런닝하고 줄넘기하고 자전거 타는 운동 패밀리가 있어요.

그럼 겨울에는요?
실내에서 어디든 가서 뛰어요.

최근 근황은요.
가장 최근에 20분짜리 중국드라마 사전 티저 영상 찍었어요.

중국진출을 생각하시는 건가요? 한국과 어떤 점이 달랐나요?
그렇게까지 거창한 것은 아니고요. 한국하고 촬영스타일이 많이 달랐는데 그 점이 좋았어요. 시간제한이 있고 현장에서 하나하나 커트 커트마다 집어가는 게 있어요. 중국의 경우 한국처럼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서 촬영하면서 여유가 있었거든요.

본인의 성격은 아까 말하대로 기본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거죠. 혹시 화가 나거나 불만사항이 있을 때는 없나요?
화를 잘 안내는데 화가 날 땐 동굴로 들어가요. 근데 왜 화가 났는지 얘기해요. 한 번 화를 낼 때는 이 사람한테 화를 내서 이 사람을 잃을 것까지 생각하고 화를 내요.

화보나 연기 등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 있어요?
이연희씨요. 너무 예쁘세요.

이상형이신 거죠, 저는 여배우라고 얘기안하고 배우라고 얘기했는데...
그렇다면 남자배우는 안재욱 선배님이요. 요즘에 드라마 보는데 멋있게 잘 하시더라고요. 실제 성격도 좋아보여서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상형은 아까 이연희씨처럼 청순하고 여리 여리하고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 하시나 봐요. 성격은요?
네, 너무 뻔하죠. 성격도 여성스러운 분이 좋아요.

너무 전형적이고 반전매력이 하나도 없는 진부한 답변이네요. 거의 이런 스타일은 20살 초반의 남성분들이 많이 좋아하시지 않나요?
저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요. 오히려 20살 때는 활발하고 불같이 싸우고 그랬으면 했어요. 이제는 그럼 사람 만나보니 정반대 타입을 만나보고 싶더라고요.

나이는 상관없으신가요?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나이는 상관없는데 너무 어리면 곤란할 것 같아요. 20대 후반정도.

20대 중반인데 이연희씨 같은 스타일이라면요?
좋아만 해주면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러나 어디까지 이상형은 이상형이니까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남들이 저렇게 되고 싶다, 닮고 싶다 하는 배우요. 연기든 라이프 스타일이든 그게 무엇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 거요.

그게 한편으론 쉬운 말이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배우의 성공여부와도 관계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실제 롤모델은요?
하지원씨요. 성별을 떠나서 현장에서 그 캐릭터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좋아하게 됐어요.

인터뷰에서 더 하고 싶은 말 있어요?
인터뷰 언제 끝나요? 농담이고요,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불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획 진행: 김희운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양
의상: 울프(wolp), 라코스테, 에스플러스, 앤듀
선글라스: 리에티
슈즈: 비욘드클로젯
헤어: 아쥬레 다호 부원장
메이크업: 아쥬레 조아 부원장
장소협찬: AR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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