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제2의 전성기를 향한 브라이언의 끝나지 않은 노래

2016-11-22 14:10:22

[조원신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R&B 남성 듀오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멤버 브라이언이 bnt와 패션화보로 만났다.

최근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데뷔 17주년 기념 팬 미팅’을 성황리에 마치며 가수로서의 건재함을 드러낸 그. 또한 크로스핏 체육관을 열어 건강미를 과시하고 플로리스트로 분해 플라워 숍을 운영하는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팔방미인’ 브라이언과 함께 한 패션화보는 프로페셔널 한 그와 같이 물 흐르듯 진행됐다. 또한 이번 화보는 로얄캐닌이 함께 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그의 반려견이 함께 해 더욱 더 의미가 컸다.

촬영을 마친 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껏 살아온 브라이언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아낌없이 들려주었다.

-화보를 진행하며 프로라고 느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흐트러짐이 없더라.

이런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일이 진행이 안 되거나 쉽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컨트롤이 잘 된다.

-화보 촬영 소감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화보를 찍어서 즐거웠다. 무엇보다 좋은 취지로 진행하는 유기견 캠페인이라 더 좋았다. 예전부터 관련된 일들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고, 어떤 경로로 할 수 있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기회가 생겨 꼭 하고 싶었다.

-반려견과 화보 촬영을 진행했는데, 처음인지.

5~6년 전 쯤 찍었었는데 그 이후로는 처음이다. 보통은 가족들과 함께 화보를 찍을 경우 자신의 사생활이 없어지는 느낌이라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우리 강아지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자랑스러웠다. 반려견으로 인해 외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유기견 사태에 대한 생각

마음 같아서는 버려진 강아지들을 전부 집으로 데려 와서 기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평소에 유튜브나 인터넷에 공개되는 영상을 보고 많이 운다. 버려지는 강아지, 이유 없이 강아지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보면 못 참는다. 강아지는 말도 못 할뿐더러 사람들과 가까워지면 사랑밖에 안 해주는데, 굳이 애기들을 버리고 떠나거나 괴롭히는 걸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이렇게 내가 유기견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고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기쁘다. 기회만 된다면 더 많은 캠페인과 유기견을 돕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

-근황으로 넘어가, 플로리스트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가수가 되기 전부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건축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접고 한국에 와서 가수가 되면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인테리어’라고 하면 데코 아이템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식물이나 꽃인데 집을 꾸밀 때 빼놓지 않는 편이다. 예전엔 장식이나 만들어진 것들을 샀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깝더라. 이렇게 하다보면 거지 되겠는데?(웃음) 싶어 직접 꽃 시장에 가게 됐다. 그렇게 산꽃으로 인터넷을 보고 직접 만들다가 운이 좋게 지금 함께 일하고 있는 원장님을 만났다. 지금은 공동 대표로 있는데 당시 인터넷에 올린 내 작품을 보고 연락을 주셨고 그렇게 함께 하게 됐다.

-플로리스트로서 목표가 있는지.

특별한 목표라기보다는 ‘꽃’을 떠올렸을 때 주로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남자들도 꽃을 좋아할 수 있다는 것과 꽃을 통한 인테리어 노하우를 전하고 싶다. 인테리어에 있어 데코 아이템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꽃이 들어가게 되면 허전하고 삭막한 느낌이 사라진다. 그런 꽃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과거 키플링과 당신이 함께한 꽃꽂이 수업에 참석했었는데 참 좋았다. 마음이 편해졌고, 왜 꽃꽂이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괜찮은 취미 같다.

스트레스가 풀린다. 많은 분들이 처음 시작할 때 어렵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지만 처음엔 다 그렇다. 나중에 슬슬 작품의 모양이 갖춰지면 내가 만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힐링이 된다.

-11월20일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데뷔 17주년 기념 팬 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얼마만의 가수 활동 재개인지.

거의 1년 만이다. 오래되진 않았는데 마지막 콘서트가 작년 12월 말이었다.

-다시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하는 건지.

본격적인 시작은 내년이 될 것 같다. 원래는 올해 10월에 미니 앨범을 내고 컴백할 계획이었는데 운동을 하다 다리를 다쳤다. 다치는 바람에 춤을 추지 못하니 콘서트를 취소하고 그렇게 컴백도 미뤄졌다. 내년 중으로 예정돼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다리는 괜찮은지.

수술을 해야 되는데 적어도 3일 동안 입원을 해야 하고 3~4일 동안 집에서 나올 수 없다고 하더라. 7일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하는 건데 스케줄이 겹쳐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병원에서도 더 미루면 몇 년 뒤 무릎을 못 쓸 수도 있다고 해서 조만간 받을 계획이다.

-최대한 빨리 완쾌하길 바란다. 컴백 소식도 흥미로웠지만 사실 더 궁금한 건 당신이 가수가 된 계기이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걸 아는 친한 동생이 뉴욕 한인타워에 붙어 있던 한국 가수 오디션 포스터를 보고 내게 말도 없이 이름과 정보를 넘겨 오디션 접수를 했다.

이후 캐스팅 하시는 분이 우리 동네에 왔다며 전화가 왔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다. 노래, 연기 등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았고 2주 후 쯤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나고 싶어 한다는 연락이 왔다. 학생 신분이라 돈이 없어 망설이자 기획사에서 비용을 지원해 줄 테니 겨울 방학 때 한국으로 가자는 제안을 해왔고 휴가를 간다는 마음으로 가게 됐다.

한국에 도착해 연습실에 왔는데 낯이 익었다. 오디션 인터뷰 당시 좋아하는 가수에 HOT, SES, 신화 등의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을 적을 정도로 팬이라 그들이 출연하는 다큐멘터리를 다 봤는데 그때 나왔던 연습실이었다. 그때 연습실에 있었던 직원에게 물어 SM인 걸 처음 알게 됐다.

그 말을 들으니 떨리고 긴장됐는데 그 와중에 HOT가 연습실에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웃음) 오디션을 보는데 이수만 대표님이 쌍꺼풀 없는 눈을 선호하는데 날 직접 보니 장우혁과 느낌이 비슷하다며 마음에 들어 하셨다.

당시 HOT에서도 우혁이 형을 가장 좋아했기 때문에 내겐 기분 좋은 말이었다. 그렇게 바로 계약서를 썼고 미국으로 돌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게 됐다.

-환희와의 만남

한국 오디션 때 만났었다. 환희가 나보다 먼저 계약을 했었는데 당시 학교를 마치고 연습하러 왔었다. 그 때 환희가 교복을 입고 꾸며지지 않은 모습으로 와서 ‘아 설마 이 친구는 아니겠지?’ 했는데(웃음) 꾸며놓으니 확실히 연예인 같아서 우린 잘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데뷔하자마자 잘 됐다. 하지만 멤버 환희에 비해 다소 저평가 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남자 보컬 트렌드가 환희에 더 가까웠다. 우리가 데뷔한 뒤 바이브, 엠투엠, SG워너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SG워너비의 김진호, 환희, 박효신 같은 목소리가 인기였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답답할 거라 생각하시는데 나는 사실 그런 게 없었다.
물론 신인 시절에는 조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내가 욕을 먹는 건 아니었지만 환희와 나를 비교했을 때 환희가 더 잘 한다, 목소리가 더 좋다는 식의 말을 많이 들어 나는 왜 그러지, 나를 왜 안 좋아할까 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환희의 이미지가 좋아지면 그룹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나 또한 같은 멤버이기 때문에 함께 좋아지는 거니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차츰차츰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뀌었다.

-환희의 목소리가 부각되는 건 브라이언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는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사실 내가 환희랑 같은 목소리였다면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매력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톤 자체가 달라서 비교도 되고 차별화가 된다.


-브라이언에게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주는 의미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로 인해 나의 커리어, 인생, 삶이 시작됐기 때문에 ‘내 인생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족들이 없는 한국에 오자마자 환희와 합숙을 하게 됐을 때 10대가 아닌 성인이 돼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활동을 하며 인생을 제대로 깨닫게 해줬다.

-지금까지 불러온 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

예전에 베스트 앨범에 있던 곡 중에 ‘리틀 스텝’이라는 곡이 있다. 우리 노래는 이별을 이야기하는 슬픈 노래가 많은데 그 노래는 밝다. 매해 봄에서 여름으로 날씨가 바뀔 때 쯤 듣는데 들으면 기분이 업 된다. 다른 곡에 비해 발랄해서 참 좋다.

그리고 ‘가버려 너’. 8집에 수록된 곡인데 정엽 씨가 써 준 곡이다. 그때 처음으로 환희와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개인 활동을 하자고 얘기를 나눴었다. 아예 서로 기획사부터 다른 곳에 가자고.

그렇게 얘기를 끝내고 당분간 이별한다는 기사가 떴을 때 이 곡이 들어왔다. 이후 녹음을 하는데 가사가 그때 상황과 맞물려서 더 와 닿더라. ‘가버려 너, 가버려 너’라는 가사가 환희에게 하는 말 같았다.

녹음을 하다가 작곡가에게 조금만 쉰다하고 화장실가서 울었었다. 해체로 모는 사람들 때문에 실제로 환희와 이별하고 작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노래는 여자에게 이별을 말하는 내용이지만 당시에는 환희에게 하는 말 같아서 위로가 되면서도 슬펐다.

-활동 중 가장 힘들었을 때.

‘미싱 유’ 활동했을 때. ‘미싱 유’로 컴백한 뒤 첫 방하고 일주일 뒤에 매니저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장마철이었는데 지방에서 공연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데 비가 많이 내렸다. 그 때 환희가 그 매니저와 같은 차에 타고 난 벤으로 서울에 가고 있었다.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가자고 결정하고 첫 번째 휴게소에서 만났다.

매니저 형과 환희는 그랜저 차량을 타고 있었는데 비가 많이 내려 불안하다며 환희를 벤으로 옮겨 타게 했다. 그 와중에 비가 많이 내리고 천둥 번개가 쳐서 휴게소 전기가 나갔다. 부득이 다음 휴게소에서 밥을 먹기로 상의한 뒤 매니저 형이 먼저 출발했다.

그때 휴게소로 가는 길에 차량에 사고가 났다며 매니저 형에게 연락이 왔다. 도로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 첫 번째 빠지는 곳에 차를 세우고 있으니 오라는 전화를 받고 찾아갔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몇 번을 배회하다가 근처에 경찰이 있어서 물어봤다. 경찰이 큰 사고가 있었다며 이곳에서 사망한 분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우린 분명히 매니저랑 통화를 했는데 사망이란 말을 듣고 놀랬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지갑을 주며 이 사람을 아냐고 묻더라. 지갑을 보니 매니저 형이더라. 영안실로 안내를 했고 머리가 많이 다쳐 숨이 끊어진 모습을 보고 모두 오열했다.

분명 매니저 형이랑 통화를 했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의아했다. 알고 보니 형이 사고가 난 뒤 차에서 내려 우리랑 통화를 했는데 그 후 지나가던 차량이 형을 들이받아 2차 사고가 났고 그렇게 사망하게 된 거다.

그 형과 함께 ‘미싱 유’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갔었고, 그 형이 ‘미싱 유’를 많이 좋아했다. 형의 컬러링도 ‘미싱 유’였다. 그래서 ‘미싱 유’만 들으면 환희랑 나는 늘 힘들었고 방송할 때마다 울었다.

많은 분들이 그 곡을 플라이 투 더 스카이를 다시 만든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우리에게는 충격적인 기억이 담긴 노래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미싱 유’를 들려달라고 할 때 마다 힘들다. 이 노래만 부르면 그 형 생각이 난다. 콘서트 당시 매니저 형의 어머니가 오셨는데 노래 부르다 눈이 마주쳐 펑펑 운 기억이 난다.

-그에 반해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씨 오브 러브’ 활동했을 때. 그 때가 첫 활동이었고 마침 2002년 월드컵과 겹쳐서 월드컵 행사만 있으면 우리를 불러줘 이 노래를 부르게 했었다. 월드컵 송은 아닌데 월드컵 송인 것처럼 사람들이 반겨주고 좋아해줘서 더 즐거웠었다.


-의외로 힙합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좋아한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1~3집 때까지는 내가 랩도 했었다. 처음에는 ‘R&B 힙합 듀오’로 데뷔했는데 ‘R&B 발라드 듀오’로 타이틀이 바뀌니 작곡가들이 노래에서 랩을 뺐다. 그래서 다시 랩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고 래퍼들과 작업해보고 싶다.

-작업해 보고픈 힙합 뮤지션

우리나라에서는 도끼, 지코. 빈지노는 함께 했던 적이 있는데 다시 한 번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 플로우식. 좋아하는 동생이기 때문에 같이 하면 재밌을 것 같다. 해외 힙합 하는 분들 중에서는 카니예 웨스트, 제이지, 릴 웨인 이런 분들과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쇼 미 더 머니’ 출연 계획은 없는지.

(웃음)‘쇼 미 더 머니’까지는 나갈 마음이 없다. 거기는 너무 전쟁터 같다. 나는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데 방송을 위해서 다른 친구를 욕하는 뉘앙스로 랩을 해야 하는 게 나와 맞지 않는다.

-브라이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과거 예능프로그램 속 활약이다. 2006년도에 인기상을 수상하기도 할 정도였는데.

나도 그 때 놀라웠다. 2006년도가 나에게 좋은 해였다. 케이블 채널에서 ‘가지마’로 1위 후보까지 올랐었고 ‘SBS 인기가요’에서는 1위까지 했었다. 광고도 찍고. 솔로 엔터테이너로서 좋은 해였던 것 같다.

그런 날이 돌아올까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또 요즘 예능에는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사실 조금 부담스럽다. 그래서 요즘에는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다. 지금 다시 방송을 시작하면서 좀 더 나와 맞는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특별히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은 있는지.

약간 집을 꾸며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출연해보고 싶다. 먹는 것과 관련된 먹방 프로그램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다.

-과거 깔끔한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여전히 그런지.

늘 그렇다. 몸에 배어서 스케줄이 늦더라도 설거지나 청소 등을 하고 외출하게 된다. 다만 침대 정리는 잘 하지 않는다. 어차피 다시 흐트러지니까.(웃음) 어릴 때부터 늘 했던 거다. 아버지가 시켜 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다. 당시엔 하고 싶지 않았지만 혼자 살다보니 아빠의 잔소리가 없어도 하게 됐다. 결벽증은 아니다.(웃음) 그런데 가끔 미국 부모님 댁에 놀러가서 청소를 하면 부모님이 “여기 너희 집 아니니까 청소 그만해라”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웃음)

-연기 경력도 있는데 차후 계획 있는지.

연기 욕심은 있다. 원래 학교 다닐 때는 가수보다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일 정도여서 기회만 된다면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그래서 뮤지컬도 하게 됐다. ‘렌트’, ‘바람처럼 불꽃처럼’, ‘남자가 사랑할 때’, ‘꼬리 많은 남자’ 등 여러 가지 작품을 했는데 할 때 마다 캐릭터에 깊게 들어가는 내 모습을 보며 연기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 작품을 위해 준비할 때는 지치지만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나 자신이 작품 속 캐릭터가 되는 그런 매력 때문에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뮤지컬 차기작 계획 있는지.

뮤지컬은 당분간 쉬고 있다.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지만 준비 과정만 생각하면 하지 말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나 같은 경우 다른 배우들과 달리 연습에 참여하지 않으면 대사나 블로킹이 안 외워져서 뮤지컬 연습 기간 동안 매일 간다. 매일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그렇게 연습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고 지치더라.


-첫 데뷔 때는 미소년 이미지가 강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환희 씨보다 더 건장한 몸이 됐다.

아마 2002년도, ‘씨 오브 러브’ 할 때. 그 때 2001년~2002년 까지 일 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미국에 가기 전, 이수만 대표님이 말하기를 “넌 아티스트야. 아티스트는 샤프해보여야 돼. 뚱뚱하면 안 돼. 살 빼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2001년부터 6개월 동안 빠지지 않고 운동을 했다. 6개월 만에 몸과 얼굴이 변하니까 많은 분들이 “성형했나? 몸은 왜 이렇게 커졌지? 멤버 바뀌었나?”라고 말하기도 하더라.(웃음) 그런데 운동을 해보니 운동이 왜 좋은지 알게 됐고 운동을 그만둘 수가 없더라. 건강을 챙기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재밌는데다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이 드니 운동을 포기할 수가 없게 됐다.

-지금은 크로스핏도 한다고.

했었는데 다치고 난 뒤로 많이 못한다. 그래서 이제는 거의 다시 헬스 쪽으로 가고 있다. 일단 다쳐서 달리기를 못 하니까. ‘스파르파 레이스’ 아니면 ‘터프 머더’라고 해서 마라톤 같은 느낌인데 마라톤은 그냥 뛰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하는데 반해 만약 10km 경기라면 10km 구간 동안 장애물이 있다. 뛰며 장애물을 넘거나 수영을 하거나 벽을 넘어야 하는 그런 종목인데 그걸 준비하다가 사고로 인대가 나가고 관절이 깨졌다. 다치는 바람에 예정된 휴가도 못 갔다. 갑자기 순간적으로 우울증이 올 뻔 했다. 아무 것도 못하는 기분이 들어서. 지금은 걸을 때는 무리가 없지만 과격하게 움직이면 통증이 있다.

-체육관을 운영 중인데 왜소한 남자들을 위해 몸이 커지는 운동을 추천한다면.

몸이 말라서 벌크 업을 하고 싶다면 웨이트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분들이 운동만 하면 몸이 커진다고 생각하는데 겉으로 하는 것보다도 내 몸에 들어가는 음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단백질, 지방이 있는 음식을 추천한다. 탄수화물보다는 지방이 있는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인간이 지방을 태우면서 살아가지 않나. 많은 분들이 탄수화물을 먹으면 더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먹으면 좋다. 에너지를 비축해야 하니까. 꾸준히 웨이트를 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음식 조절도 사실 운동 못지않게 어렵다.

많이 먹는다고 해서 배가 터질 정도로 먹으면 안 된다. 너무 배부르지 않을 정도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우리 직원 중 한 명은 뭘 먹어도 살이 안 찐다고 한다. 남잔데 가장 많이 나갔을 때가 52kg라고 했다. 그런 친구들은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한다. 칼로리가 높은 단백질 셰이크를 끼니로 먹고 2시간 뒤 또 챙겨 먹고. 운동은 하루에 적어도 1시간가량 하는 것을 추천한다. 너무 긴 것도 좋지 않으니 2시간미만을 추천한다.

-사실 직장인들은 운동하기가 쉽지 않다.

다들 시간이 없고 밤 되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운동을 미룬다. 하지만 우리 체육관의 회원님들을 보면 다 바쁜 분들인데도 운동을 하러 나온다. 정말 마음먹고 해야 한다. 지쳐서 운동을 안 해야겠다는 마음을 이겨내야 한다. 나 또한 가끔 운동하기 싫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냥 무작정 헬스장으로 간다. 막상 가면 옆에 사람들이 열심히 운동하니까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도가 중요하다. 몸은 저절로 따라가 주니까. 운동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효과적이다. 크로스핏과 같이 수업의 형태를 가진 운동을 추천하는 것이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들이랑 친해지니까 갈 때마다 운동을 같이 하고 즐기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돼 능률이 오른다. 운동을 하려고 해도 아는 사람이 없으면 외롭고, ‘내가 여기에 왜 와있지’라는 생각이 들 면 운동이 더 힘들게 느껴진다.

-이렇게 바쁘다보니 연애하실 시간도 없을 것 같다.

그게 문제다.(웃음) 여자 친구를 만났던 게 8년 전이다. 8년 동안 여자 친구가 없으니 많은 분들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외롭지 않은 게 집에 오면 강아지들이 있고 집이 아닐 때는 일을 하고 있으니 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잘 안 든다.

혼자만의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있을 기회가 생기면 혼자 있고 싶다. 그런데 연애를 하게 되면 일할 때는 일에 몰두해야하고 집에 오면 강아지들과 놀아줘야하고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애인과 데이트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 시간이 없어진다.

예전에는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안 하고 있으니 편하고 내가 만나고 싶은 친구들을 다 만날 수 있다. 오히려 연애를 하는 친구들이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면 ‘아니야, 나 연애 안 할 거야’라는 마인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일부러 연애를 안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애를 안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고 편할 뿐이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걱정을 한다. 근데 또 어릴 때 누가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듯이 결혼하라고 하니까 더 하기 싫어지기도 한다.(웃음)

-사실 연애를 한다는 건 스스로 채울 수 없는 허전함을 위한 것도 있는데 그런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찾지 않아도 스스로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같아 보기 좋다.

그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그걸 안 좋게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난 이게 편하다. 평소 남들한테도 얘기하는 건데 누군가가 행복해 보인다면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잘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연애해야 한다고 잔소리하며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길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혼자만의 삶에 만족도가 크다면 굳이 연애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날 수는 있지만 나타나지 않는다고 내가 여기저기 대시하고 싶지 않다.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지.

운동 좋아하고 유머러스한 사람. 내가 말하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 만났던 여자 친구 중 누군가는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인상을 찌푸리며 분위기를 망치곤 했다. 누가 봐도 괜찮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 자리의 분위기를 보고 잘 어울릴 수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다.

-그런 여자가 나타난다면 연애를 할 의향이 있는지

있다. 일이 끝나고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여자 친구가 곁에서 나를 위로해주고 즐겁게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연말이 가까워졌는데 연말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연말만 되면 늘 바빴다. 플라이 투 더 스카이든 솔로 활동이든 너무 바빴다. 이제는 편히 쉴 수 있는 연말을 보내보고 싶다.

-내년 계획은.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하고 프로그램이 들어오면 해보고 싶다. 이제는 게스트보다 MC에 욕심이 많이 생겼다. 현재 ‘카톡쇼’ MC를 진행하고 있다. 항상 게스트 역할을 했는데 메인 MC로서 프로그램을 맡은 건 ‘카톡쇼’가 처음이다. 내겐 자식 같은 프로그램이어서 더욱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사실 교포 출신 연예인이 MC를 맡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유재석, 남희석 형들을 본보기로 해서 나만의 토크쇼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미국 토크쇼 중 ‘엘렌 드제너러스 쇼’라던가 코난, 제임스 코든 등처럼 내 이름을 건 토크쇼를 해보고 싶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잘 안될 거라고 했던 프로그램이 잘 되는 것과 같이 편견을 깬다면 저러한 형식의 토크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도전해보고 싶다.

-끝으로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은지.

최종적으로 남들이 봤을 때 ‘브라이언은 참 멋있는 연예인이다’라는 말보다도 ‘참 인간다웠고 따뜻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자기 인생을 잘 관리하고 즐겁게 사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벽을 두고 색안경을 끼며 대하는 것을 좋아 하지 않아서 평소 팬들과 밖에서 마주치면 편하게 다가오라고 말한다. “사진 찍어도 돼요? 포옹해도 돼요? 악수해도 돼요?” 나는 그런 걸 다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 따뜻함이 넘치는 남자로 영원히 기억되고 싶다.

기획 진행: 조원신, 마채림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관형
영상 촬영, 편집: 박수민 PD
반려견: 체스터, 저지, 베컴
의상: 비욘드클로젯, 플러스마이너스제로, 매료, 홀리넘버세븐, 스컬홍, STCO
슈즈: 아키클래식, 에이레네
꽃: 브라이언 뜨리아농
헤어: 보이드바이박철 헤어 디자이너 이재영
메이크업: 보이드바이박철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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